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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함께하는 출근 길이 행복해요" KIST가 맺어준 행복한 신혼부부


"함께하는 출근 길이 행복해요" KIST가 맺어준 행복한 신혼부부
연구원에서 만나 친구로 또 연인으로… '김상옥·이강미' 커플




같은 핏줄을 가진 형제 남매들이야 닮는게 당연하다. 부모로부터 동일한 DNA를 물려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같은 DNA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나와 닮는 사람은? 정답은 부부다.

부부는 함께 살면서 닮아간다고 한다. 형제나 남매가 ‘is’나 ‘are’라면 부부는 대신 ‘becoming’인 셈이다. 그래서 닮았다가 아니라 닮아간다는 표현을 쓴다. 성별도 성격도 다른 두 사람이 닮는 이유는 긴 세월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서로를 맞춰주려는 배려심이 마침내 유전인자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KIST 안에서 만나 마침내 부부의 연을 맺은 커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사람들의 축복 속에 지난 4월 결혼한 행복한 신혼부부 김상옥 에너지저장연구센터 연구원과 이강미 도핑콘트롤센터 전문원의 러브스토리를 들어보자.

인터뷰를 위해 찾은 이강미 전문원은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덕분에 주말 없이 일했지만 그녀의 웃음은 변함이 없었다. 게다가 미소 자체가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힘을 갖고 있어 인터뷰 하는 내내 기자 또한 행복 바이러스에 젖어드는 기분이었다. 미소가 갖는 힘이라니.

그녀가 속한 도핑콘트롤센터는 스포츠 시합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소변을 검사해 경기에 유리하게 작용될 가능성이 있는 약물을 투여했는지 여부를 검사하고 판별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는 KIST가 유일하게 도핑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처럼 큰 경기도 있지만 작은 경기까지 합치면 연간 약 3천건 정도 도핑 실험을 실시한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도핑을 실시하는 랩은 35개. 그 중 KIST는 상위권 실력을 가지고 있다. 세계 랩 도핑실력 테스트는 소변 샘플을 각 도핑연구소에 보내 어떤 약물이 들어있는지 맞추는 형식으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진행한다. 테스트에서 실력미달이 되면 벌점이 매겨지고 누적되면 도핑 기관으로서 운영 정지령까지 떨어지는데 KIST는 WADA의 테스트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유머러스한 그에게 반하다'



김상옥 연구원과 이강미 전문원은 부서는 서로 다르지만 2007년 KIST 입사 동기로 신입사원 워크숍에서 처음 얼굴을 확인했다.

"KIST가 연구기관인 특성상 직원을 박사 이상으로 뽑는 탓에 하반기 신입사원 워크숍에 동갑이 없겠구나 했는데 의외로 나와 동갑이 몇 있었다. 동기라 몇 번 만나다 보니 친해졌고 호감을 갖게 됐다."

김상옥 연구원의 첫 인상을 이강미 전문원은 잊을 수 없다. 이강미 전문원의 첫인상이 환한 미소라면 김 연구원은 매우 선한 인상이 트레이드 마크. 덕분에 공부만 하는 범생이(?)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분위기를 띄울 줄 아는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이 전문원은 "신입직원 워크숍 때 부모님과 함께 저녁식사 자리가 있었고 가족인사 시간이 있었다. 그때 남편이 가족소개를 할 때 어머니에게 '여긴 다들 공부하는 사람들만 온다'며 농담을 던졌는데 다들 박장대소했다. 정말 유머러스하고 의외로 재밌는 사람이라는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유머러스한 대화술뿐 아니라 이 전문원은 자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박식한 김 연구원의 모습에 결정적으로 반했다고. 이 전문원은 "도핑콘트롤센터에서 일하지만 스포츠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는데 남편은 스포츠에 대해 잘 알아 항상 세심하게 설명해 준다"며 "또 기계나 사회 전반적인 일에도 관심이 많아 이야기도 많이 해주는데 그런 모습이 믿음직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김 연구원은 곤충에도 관심이 많아 친구들 사이에서는 파브르라고 불린다는 점. 특히 여름만 되면 울어대는 매미를 잘 포착하는데 거의 신기에 가까운 수준이란다.

"남편은 곤충에 대해서도 많이 안다. 특히 여름만 되면 나무에 붙어 잘 보이지도 않는 매미를 정말 잘 찾는데 무슨 종류의 매미인지까지 설명 해준다. 주변에 이런 캐릭터가 없어서 그런지 너무 신선했다."

그럼 김 연구원은 이 전문원의 어떤 점이 맘에 들어 결혼까지 생각하게 됐을까?

"남편에게 나의 어떤 점이 제일 좋아 결혼까지 생각했느냐고 물으면 전부 다라고 해요.(웃음) 3년동안 꼬치꼬치 캐 물었는데 전부 다라고만 말해주더라고요. 나중에 또 한번 물어봐야겠어요."


3년간의 사내연애…"다 좋은 것 만은 아니야"


이 전문원은 "3년간 같은 연구소에서 일해 시간만 맞추면 언제든 볼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지만 모든 것이 다 좋지는 않았다"고 털어놓는다. 그 중 제일 힘들었던 것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

"어머! 니 남자친구(여자친구) 어제 연구동에서 ***하고 있던데 너 알고 있었어?"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공식커플이어서 주변 눈이 너무 신경쓰였다. 원하지 않게 서로를 감시하는 그런 느낌을 받기도 했고, 사람들의 시선에 항상 조심해야 했다. 하지만 '믿음'과 사랑'의 힘으로 모든걸 극복, 그렇게 사귄지 3년째 되던 올해 4월 16일 두 사람은 모두의 축복 속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프로포즈는 김 연구원이 먼저 했다. 양초로 길과 하트를 만들어 이 전문원을 불러내 고백한 것. 이 전문원은 이걸 언제 다 혼자 준비했을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너무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온 과정을 지켜본 부모님도, 그리고 주변 지인들도 두 사람의 행복을 축하해줬고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웨딩마치를 올릴 수 있었다.

2명의 아이를 갖자는 계획을 세운 두 사람은 같은 지붕아래 생활하며 함께 출근하는 길이 너무 행복하다. 특히 같은 연구소에 근무하기 때문에 연구소 일정상 전체적으로 업무 및 행사 스케줄이 맞아 떨어지고 서로 필요할 때 바로 연락해 의논할 수 있어 더더욱 좋다.

결혼은 축복이다. 아이를 낳아 기르며 밥상을 마주하는 것은 작고 소소할지 몰라도 또다른 행복이다. KIST에서의 일과 가정을 함께하는 김 연구원과 이 전문원의 결혼생활에 행복이 가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