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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대학생 서포터즈

[KIST인 생활탐구] 스핀융합연구단 김형준 박사

 

안녕하세요! KIST 서포터즈 4기 조규철, 박지은입니다. 6월 첫 인터뷰의 주제는 반도체입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성장을 이끌고 수출 강국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을 이끌어 나가고 계시는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중 스핀융합연구단의 ‘김형준 박사님’의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Q1. 안녕하세요! 박사님의 짧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김형준이라 하구요. 2005년도에 KIST에 입사해서 이름이 여러 번 바뀌긴 했지만, 스핀트로닉스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입사한 지 10년이 넘었는데요. 처음에는 선임연구원이었다가 지금은 책임연구원으로 있어요.

 

Q2. 차세대반도체연구소중 스핀융합연구단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스핀트로닉스가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 대중에게는 어떤 연구인지 잘 모르실 거예요.  지난 수십 년간 반도체 전자소자는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가 무어의 법칙에 따라 소형화를 통해 개발이 되어왔는데 이제는 한계가 왔다고 생각을 해요. 반도체를 더 소형화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기존의 반도체가 소비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며 또한 발열 문제 때문에 반도체 연구에 획기적으로 새로운 전환기가 있어야 해요. 그 이후의 반도체 소자를 연구하는 것 중의 하나가 스핀융합연구단에서 하는 일인데요. 기존의 소자는 전하만을 이용해서 전자의 움직임을 이용했다면 저희는 전자의 스핀 특성도 함께 이용해서 새로운 개념의 소자를 연구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소자의 디바이스에 비휘발성이라는 새로운 기능이 생기고 발열 문제와 전력문제를 줄일 수 있어요. 간단히 말하자면 전하와 스핀개념을 이용해서 차세대반도체 중에서 반도체 소자 개발을 하고 있다 보면 됩니다.

 

Q3. 전자의 스핀방향으로 신호를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자의 up, down을 이용한 것인데요. 예전 트랜지스터는 매우 많은 전자가 움직이면 1, 가로막히면 0으로 해서 on, off를 조절했다면 저희는 전자의 스핀 방향이 평행, 반 평행을 이용해서 신호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Q4. 기존의 도핑을 이용한 반도체와 스핀트로닉스를 이용한 반도체 소자와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p형반도체, n형반도체를 여러 개 조합시켜서 소자를 만드는 것처럼 어떤 전자를 스핀의 원리를 이용해서 평행하게 또는 반 평행하게 만들어요. 스핀트로닉스에서는 기존의 MOSFET과  같은 효과를  n형, p형 반도체를 만들지 않고 스핀의 방향으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Q5. 스핀트로닉스가 현재 반도체를 가장 소형화 시키는 기술인가요?
그렇게는 말할 수 없어요. 스핀트로닉스는 소형화의 개념을 떠나서 이때까지 사용하던 반도체 전자소자의 동작 원리와 다른 새로운 개념의 소자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것이에요. 이 목적은 소형화가 아니라 기존의 원리를 방향 전환해서 새로운 개념의 소자를 연구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Q6. 전자의 스핀은 원래 존재하던 것인데 최근에야 연구가 되는 것은 어떤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인가요?
전자의 스핀특성은 1920년대에 발견이 되고 그 이후 60년 동안은 소자에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해 몰랐던 거죠. 1988년도에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개발될 시점에 GMR이 연구되면서 전자의 스핀도 반도체 소자에 이용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고 스핀트로닉스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7. 현재 반도체 분야에서의 직접화는 소비전력 문제로 어느 정도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스핀트로닉스를 이용하면 해결이 가능한지 알고 싶습니다.
스핀트로닉스가 그 문제를 다 해결해주지는 못하겠지만, 그것을 지향하는 연구분야예요.
지금 반도체의 이슈는 발열 문제, 전력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작은 에너지로도 반도체를 동작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에요. 다양한 분야 중 하나가 스핀트로닉스이고 많은 전자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보다는 전자의 스핀을 up, down시키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훨씬 작아서 소비전력을 감소시킬 수 있죠.

 

Q8. 에피텍셜 성장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실제연구실에서는 어떤 방법을 이용하는지 궁금하고 그 원리가 궁금합니다.
스핀트로닉스 연구단은 융합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분야예요. 샘플을 만들고 분석하고 시뮬레이션까지 진행하는데 전자공학, 재료 공학, 물리학 박사님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에피텍셜 박막 성장을 만들어지면 그것을 소자로 만들고 그 소자에 전기적 신호를 주면서 신호 측정을 담당하는 각각의 역할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어요.
저는 진공 펌프로 얻을 수 있는 지구에서 가장 낮은 압력(진공) 하에서 나노두께로 쌓는 에피텍셜 박막 성장을 하고 있어요. 반도체 제조방법 중에는 화학적 증착 방법(CVD)과 물리적 증착 방법(PVD)가 있는데 저희는 물리적 증착 방법(PVD)를 이용해서 고순도 물질을 빔으로 쏴서 원자를 한층 ,두 층을 쌓아 나노 두께로 제어하고 있어요. 고순도 물질이란 금의 14k, 18k이런 개념이 아니라 순도 99.99999%의 개념을 말해요
 
Q9. 화학적 증착 기법(CVD)도 장점이 있는 걸로 아는데 물리적증착기벙(PVD)을 이용하는 이유가 있나요?
화학적 증착 기법(CVD)은 대량생산이 용이하고 여러 샘플을 만들 수 있어서 기업에서 많이 사용하죠. 하지만 원자를 한층 한층 제어하는 것은 다소 힘듭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물리적 증착 기법(PVD)은 웨이퍼를 하나 밖에 넣을 수 없는 단점은 있지만, 더욱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요. 공정변수를 독립적으로 여러 변수를 제어할 수 있어서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소에서는 더욱 선호하죠. 또한, 가격이 CVD 장치보다 훨씬 비싸지만, 저희 KIST에서는 굉장히 좋은 진공박막증착장치를 가지고 있어요.

 

Q9. 반도체의 성장속도에 비해 주변 기술의 성장속도가 느려서 더 이상 반도체분야에서의 폭발적 성장은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박사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반도체 기술의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는 말이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인텔, 삼성처럼 반도체 기업에서 50년 동안 채널의 길이를 줄이며 소형화를 이룸으로써 집적도를 높였습니다. 그래서 현재 14㎚까지 만들어냈고 갤럭시 s7에도 들어가 있어요. 이후에 10㎚가 개발되고 7㎚, 5㎚ 까지는 개발이 힘들 수도 있는데 더는 물리적으로 소형화 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만약 가능할지라고 수 년내에 소형화와는 다른 개념의 새로운 기술로 개발된 반도체 소자를 필요로 하게 될 거예요. 그래서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소자를 어떤 기술이 대신할지는 그래핀, 나노와이어, 화합물반도체 등 여러 가지가 후보 기술로 연구가 되고 있지만, 아직 어떤 것이 대세가 될지는 기업에서조차도 모릅니다. 예전에는 기술은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소형화시키는데 목표가 있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소자 타입, 새로운 소재, 실리콘보다 좋은 소재를 만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해야 하므로 많은 기업, 연구소에서 자신의 분야가 대체 할 방법이라 생각하고 연구를 하고 있죠.

 

Q10. 반도체를 더욱 작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데 발전이 끝났는지, 또 실리콘 웨이퍼로는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 그럼 실리콘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물질이 무엇인가요?
지속적인 소형화 기술 개발로 채널 길이가 7㎚, 5㎚ 이하는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관점도 있고 불가능하다는 관점도 있어요.  그 이하는 이제 개발할 수 없으므로 대안기술을 찾고 있죠. 실리콘 대체물질이라고 그래핀이 개발되었을 때 많은 관심이 있었지만, 반도체를 대신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습니다. 실리콘을 대신할 수 있는 후보물질은 많아요, 스핀트로닉스도 한 예고 화합물반도체, 새로운 소자 메커니즘, 실리콘을 계속 이용하지만 포토닉스 배선기술을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요.

 

Q11.박사님께서는 앞으로의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가 반도체 1위라고 하지만 사실은 아니거든요. 반도체는 정보처리를 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와 정보저장을 하는 메모리반도체가 있어요. 그중에 메모리반도체만 1등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시장보다 몇 배나 훨씬 큽니다.  인텔 같은 세계적인 반도체 그룹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R&D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기업이 먼 미래를 내다보고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죠.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은 비메모리만 다루고 있는데 중국에서 모든 반도체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가 비메모리 분야 1위를 유지 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 더 큰 활약을 보이려면 지금까지는 추격형 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성장하였지만, 추격형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연구자 입장에서는 미래를 좀 더 내다보고 먼저 연구해서 원천기술을 확보해 이끌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해요.  

 

Q12. 반도체를 전공하셨다면 진로를 결정하셨을 때 다양한 길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KIST에서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 당시에는 실용적인 연구와 학문적인 연구의 길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했어요. 기업에서는 몰입하는 연구, 실생활에 현재 쓰이는 반도체 칩을 개발할 수 있지만 관심 분야를 두루두루 연구할 수 있는 곳은 KIST가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을 느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봐도 그 때 기업에 입사했다면 지금처럼 다양한 분야의 연구는 할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해요.
 
Q13. 그럼 지금까지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는 어떤 것이었나요?
제가 속해있는 팀이 스핀트로닉스 중 스핀트랜지스터를 연구하고 있었어요. 1990년도에 스핀트랜지스터가 이론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지만 어떤 연구팀에서도 직접 개발해서 동작하는걸 보여주진 못했어요. 저희가 2009년에 스핀트랜지스터를 만들고 동작시키고 신호까지 얻는 걸 처음으로 보여주었고 그 결과 SCIENCE 지에 논문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SCIENCE 지에 논문을 싣는다는 자체도 굉장히 힘든 일이었거든요.  KIST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혼자서 이 연구를 진행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10명 정도 팀을 이루어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스핀트로닉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연구할 수 있는 것은 KIST가 유일해요. 그때 이론적으로만 나와 있는 연구를 신호까지 측정함으로써 성공시키고 SCIENCE 지에 실린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던 것 같아요

 

Q14.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일과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부탁드려요.
대학생 때는 무엇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는 거 말고는 없었어요. 지금의 대학생들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을 해요. 하지만 공부, 취미생활, 노는 것도 열정을 가지고 한다면 언젠가는 그 분야에 대해 더 깊은 것이 보일 테고 열정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한 경험이 나중에 어떤 일을 하건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