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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대학생 서포터즈

[영화 속 과학산책] 인터스텔라

인터스텔라


SF영화 인터스텔라 속에서는 우주비행사들이 동면에서 깨어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더는 공상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이론으로 상대성 이론, 웜홀 이론 등이 언급되었지만 이번 기사에선 이 영화에 관련하여 어디서나 다뤄 온 주제가 아닌 냉동수면에 관련된 이론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인터스텔라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농작물이 자랄 수 없는 환경파괴로 인해 농업사회로 전환되어 산업관련 직업이 쓸모없게 되면서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완전히 붕괴된 미래가 다가오게 됩니다. 지난 20세기에 범한 잘못이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을 불러왔고, NASA도 해체되게 됩니다. 이때 시공간에 불가사의한 틈이 열리고, 남은 자들에게는 이 곳을 탐험해 인류를 구해야 하는 임무가 생깁니다. 주인공 쿠퍼를 포함한 우주 비행사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인류라는 더 큰 가족을 위해 희망을 찾아 우주로 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 쿠퍼가 새 행성을 찾아가기 위해 냉동수면을 하게 되는데요. 오늘은 냉동수면의 원리와 이를 다룬 사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일단,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냉동수면이란 극저온의 냉매로 생물을 얼려 보관하는 방식을 말하며, 냉동되는 대상이 말 그대로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되기 때문에 수면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흔히 무언가를 손상이나 부패 없이 보존하려 할 때 얼리면 보존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데, 거기서 착안하여 생명체를 얼림으로써 장기 보관하는 개념을 냉동수면이라고 일컫습니다.

 

 

<출처>https://t1.daumcdn.net/cfile/blog/2531064B54628B070F

 

 

하지만 한 가지 알아둘 점은 그냥 얼려서 보존성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얼음이 물건을 지켜주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냉동을 통해 물건의 보존성이 높아지는 까닭은 정확히는 물건이 얼려질 만큼 온도가 극한으로 떨어짐으로써 미생물이 그 안에서 살 수 없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합니다. 한마디로 냉동을 통해 보존하는 것은 젓갈과 같이 소금을 극한으로 쳐서 보존성을 높이는 것이나 피클처럼 식초에 푹 담가 보존성을 높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포의 파열을 막기 위해서는 체내의 모든 수분을 제거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냉동인간 처리를 할 때, 체액을 제거하고 체액과 비슷한 성질이지만 얼음결정이 생기지 않는 부동액이라는 물질로 채워 넣어야 합니다.

 

 

<출처>http://kids.dongascience.com/kids/newsview/111

 

최근에 미항공우주국(NASA, 나사)이 우주기술업체 스페이스웍스와 함께 동면실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2030년대에 화성유인탐사선에 적용될 동면실로, 우주에서 2주간 동면할 수 있는 챔버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주비행사용 챔버는 우주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승무원들을 필요에 따라 동면상태에 빠지게 합니다. 더불어 우주비행선의 거주공간과 질량을 줄여 공간낭비를 없애고 최적의 활동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죠. 우주비행사들이 동면에  빠져있는 동안 다양한 센서들을 연결하여 건강상태를 모니터링 하고 필요에 따라 깨어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출처>http://www.mnn.com/earth-matters/space/stories/cryosleep-its-not-just-science-fiction-anymore

 

 

그러나 우주여행은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 같기만 하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냉동수면하면 냉동인간이 떠오르실 텐데요. ‘불치병 환자가 미래에 치료법이 개발되길 바라며 냉동인간이 되기로 하였다’와 같은 기사를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의학적 치료를 위한 초저온상태는 이미 급성 심장마비, 뇌, 척추손상 환자 등을 처리하는 데 활용되고 있죠.

 

아직 인체냉동보존술(Cryonics)은 실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벌써 냉동인간 수가 250여명을 넘어섰습니다. 물론 현재로선 냉동 중인 사람을 되살리는 기술이 불완전하여 주로 의학적·법적으로 사망진단을 받은 사람들만 지원합니다. 대표적인 냉동인간 전문기업으로는 미국에는 앨코어(Alcor), 유럽에는 크리오러스(KrioRus)가 있습니다.

 

작년에는 암 투병 중인 태국의 2살인 여자아이가 미래에 치료를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고 냉동수면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미국 앨코어 생명연장재단은 소녀의 뇌를 액체질소가 들어 있는 특수 진공컨테이너에 분리하고 몸은 극저온 냉동 방식으로 처리 보존하고 있습니다.

 

<출처>http://alcor.org/

 

 

하지만 일단 냉동하는 경우부터 난제가 많습니다. 온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신체 내부에 있는 각종 세균이나 박테리아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문제지만, 완전하게 냉동시키는 경우 세포 내의 얼음결정이 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급속냉동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의 경우 급속냉동설비가 필요한데다가 너무 급격하게 얼리는 나머지 과정을 통제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또한 냉동인간을 다시 깨우는 방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인간을 냉동시킬 때 파괴된 세포를 고칠 수 있는 핵심적인 나노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기술들을 완벽하게 구현하려면 향후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만약 현실화 된다면 앞서 이야기한 불치병 치료뿐만 아니라 영화 인터스텔라의 이야기가 공상과학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날을 기대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