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IST STORY/KIST 소식(행사·연구성과)

[창의포럼] 대중음악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대중음악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2016년 12월 송년 창의포럼 연사는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우리에게 팝을 비롯한 대중음악의 세계를 친숙하게 전해주고 있는 가요계의 마당발 임진모 대중 음악평론가를 초청했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후, 1984년 경향신문에 입사, 본지와 주간지를 통해 약 5년간 팝송 평론을 썼다. 음악의 힘에 이끌려 음악평론을 인생의 목표로 정하고 ‘86년 대중음악 평론가로 입문하게 된다.

 

저서로는 《우리 대중 음악의 큰 별들》, 《젊음의 코드, 록》, 《가수를 말하다》, 《팝, 경제를 노래하다》 등이 있다. MBC 표준FM에서 《임진모의 뮤직스페셜》을 진행했으며, 동 방송 《지금은 라디오 시대》,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고정출연하고 있고 2006년 MBC 연기대상 라디오부문 공로상을 받았다.

 

< 이야기를 시작하며 .... >

통통하고 자그마한 키에 안경, 곱슬머리에 밤색계열의 수트를 입은 평범한 중년신사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섰다. ‘안녕하세요? 소개받은 임진모입니다. 어디를 가서 봐도 강연시 앞자리가 비어있는 것은 사회학 전공으로 풀어보면 동굴심리라는 것이다. '공부 잘하는 사람은 반드시 앞에 앉는데~~’ 라고 농담을 건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강의를 가장 열심히 듣는 부류는 40~50대 주부들이다. 이들은 스스로 감동을 예약하고 온다. 사법연수원의 판사들도 강연을 열심히 듣고 제일 안 듣는 부류가 20대 대학생들이다. 이들은 노트북만 보고 있으면서 돈 이야기에만 살짝 고개들뿐, 취업이야기도 거짓말이라 생각하고 관심이 없다. 대학생의 부모인 베이비 세대 부모가 뭔가 잘못하고 살아온 게 원인이지 싶다. 강연 요청하기 전에 먼저 ‘강의료가 얼마예요? ’라고 물어본다. 어떻게 강의료부터 물어보나. 온통 돈이 전부인 사회가 되었다. 얼마의 문제가 아니라, 명예가 중요한 것인데 우리는 점점 돈에 의해 소중한 것들을 좀먹고 있다.

 

< 꼰대가 꼰대를 이야기 하다 .... >

20대는 50대를 단군 이래 최악의 ‘꼰대‘라고 말한다. 우리 아버지 세대는 전쟁시대여서 배우지 못했던 ‘꼰대‘ 였지만 우리세대 아버지들은 학력이 있다 보니 조직적으로 아이들의 정서를 지배한다. 그래서 악랄한 꼰대라고 한다. ’배웠다는 것‘을 공학적으로는 모르겠는데 인문학적으로 볼 때 배움과 학벌에 대해 상당히 회의를 느낀다. 이 세상의 모든 범죄는 배움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마저 든다.

 

20대 여성의 가장 큰 형벌은 회식때 50대 부장 옆에 앉는 경우란다. 모두 젊은이들 앞에서 그렇게 잘난척 한다. ‘우리시절의 보리고개 들어봤어?’를 비롯해 한 얘기 또하고 또한얘기 또한다. 꼰대의 특성은 끝없는 반복이다. 제발 성공담보다 실패담을 얘기하라. 그리고 한얘기는 제발 스마트폰에 적어두고 다시하지 마라.

 

< 밥딜런과 비틀즈.... 노벨문학상.... >

혹시 밥딜런을 들어본 적이 없는 분이 계신가? 혹시 모르는 분이 있다면 자결해야한다. 그런 사람은 통장 잔고와 명예만 아는 사람이다. 돈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왜 배우고... 왜 관계를 맺는가? 우리에게도 뭔가 차원 높은 것이 있을텐데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돈만 아는 천민화된 사회로 돈이 권력이고 목표이고 해결수단이 되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대중 가수인 밥딜런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1941년 생으로 비틀즈 시대에 많은 활동을 했다. 양희은, 김창완, 기타리스트 김목경씨도 자신들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과 같이 기뻐했다고 들었다. 나도 밥딜런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날, 심한 감기에도 불구하고 너무 기뻐서 소주 한잔을 했다. 딴따라 대중가수가 노벨상을 수상하다니, 이제 세상의 가치와 질서가 많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배경을 살펴보면, 내가 78학번인데 우리나라는 베이비 부머 세대는 한국전쟁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55~64년생을 이야기한다. 미국은 2차 대전을 기준으로 삼아 42~43년생부터를 베이비 부머라 규정한다. 밥딜런이 베이비 부머시대의 초입부이고, 60년대가 되면서 이들 세대가 대학에 입학한다. 이들은 아버지 세대와 달리 배운만큼 자신들의 음악이 필요했다. 60년대 초에 아버지들이 듣던 음악에 대해 반기를 든다. 비틀즈는 락큰롤 밴드이고 밥딜런은 포크싱어이다.

 

폴 메카트니(42년생), 밥딜런(41년생), 존 레논(40년생)인데 서로 어울려 지냈고, 심지어 비틀즈에게 마약까지 가르쳤다. 비틀즈와 밥딜런은 ‘63년에 동시에 떴는데 혁명적으로 세상을 바꾸었다. 비틀즈의 ‘I Want to Hold Your Hand’ 곡에서 ‘나는 너의 손을 잡고 싶어, 너는 내사랑~ ’이라는 가사의 노래에 10~20대 여성들이 기절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밥딜런 공연장에는 숫자는 적었으나 대학생과 지성인들이 모여들었다. 노랫말을 보면 ‘누군가 사람으로 불릴 때까지 얼마나 하늘을 쳐다보아야 하나, 폭탄이 영구히 금지될 때까지 얼마나 전쟁을 겪어야 하나’ 등 심도 있는 가사로 비틀즈 노랫말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런 가사내용에 비틀즈는 깜짝 놀란다. 어떻게 이런 가사를 만들 수 있는가? 하며 비틀즈의 노랫말도 포크송의 영향을 받아 바뀌게 된다. 밥딜런을 만난 비틀즈도 1년 반만에 가사의 내용이 깊어진다. 밥딜런이 노랫말을 통해 전후 세대의 새로운 시대적 감성과 사회상을 표현한 공로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 한국의 베이비부머 세대 음악 .... >

한국의 베이비 부머 세대는 아버지들이 듣던 뽕짝에 심한 거부감을 느낀다. 그러나 전쟁후 가난했던 우리나라는 일부 대학생을 빼놓고는 밴드음악을 들을 수가 없었다. 밴드음악은 연습공간이 필요하다. 특히 신중현의 음악인 락큰놀은 일렉트릭 기타, 드럼 등 비싼 악기가 필요해 돈이 많이 드는 음악이다. 서대문, 문화촌, 미아리, 공덕동에 산재한 당시 우리나라 집들은 옹기종기, 다닥다닥 붙어있어 동네에서 밴드 연습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통기타 하나로 음악이 가능한 포크 송, 즉 밥딜런류의 음악이 발달하게 된것이다. ‘너의 침묵에~~’ 로 시작하는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노래 같은 조용한 음악이 주류를 이루게 된다. 비틀즈에게 영향 받은 가수가 신중현, 김홍탁, 조용필, 김수철, 배철수이다. 밥딜런의 영향을 받은 가수는 김민기, 한대수, 양희은, 서유석,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4월과 5월, 김광석 등을 꼽을 수 있다.

 

요즘은 진정한 의미에서 세대와 계층을 막론하는 대중가수는 없다. 지금은 모두 섹션화 되어있다. 요즘 20~30대 청년들이 좋아하는 가수는 유희열, 김동율, 이적, 성시경, 장범준 같이 모두 좋은 학교출신이다. 50대들은 유희열 노래를 하나도 모른다. 안다고해도 듣지 않는다. 반대로 세시봉 좋아한다. 10대들은 세시봉을 모르고 들어도 금방 까먹는다. 우리 아들은 조용필과 김현식이 비슷하다고 아직도 헷갈려한다.

 

< 역시.... 대단한 마돈나.... >

강남스타일이 뜨고나서 싸이는 마돈나의 공연에 초청을 받는다. 2012년 마돈나의 초청으로 싸이가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실감했다. 강남스타일 같은 대중음악을 듣지 못한 사람이 있는가? 난 이들을 클래식만 듣는 온통 돈과 권력만 아는 자본주의의 쓰레기라고 표현하고 싶다. 암만 쓰레기라도 강남스타일 정도는 알아야 한다. 유튜브 조회수가 26억 9천회 정도된다. 올 초에 유튜브에 엄청난 인기를 모은 곡이 있는데 3개월 정도 오르다가 뚝 떨어지고 말았다. 강남스타일이 너무 재미있어 그 어느곡도 따라오지 못한다. 19살이나 어린 싸이를 자신의 공연에 초청한 것은 정말로 엄청난 일이다. 마돈나는 빌보드 차트 1위곡만 13곡이다. 슈퍼스타들은 자신의 공연에 게스트들은 쓰지 않는다. 왜 싸이를 불렀냐고 마돈나에게 묻고 싶다. 이런 심리작용이 아닐까? 오랜만에 보는 남녀노소, 잘나고 못난사람 모두가 좋아하는 대중 스타일이라 초청한 것일 것이다. 마돈나가 공항에 리무진까지 보내 극진한 대우를 하였으며 싸이에게 한마디 한다. 충격이었다. ‘무대에서는 나의 아무데나 만져도 돼’ 이건 살벌한 말이다.

 

마돈나 공연이 끝날 즈음에 싸이가 마돈나를 들어올렸다. 상당히 무거웠다고 한다. 들어올린 마돈나의 치마를 뒤에서 걷어올린다. 빨간 팬티가 보였다. 관객들이 환호했다. 다른 곳에서 이랬다면 바로 구속이다. 바로 그 한마디! ‘무대에서는 나의 아무데나 만져도 돼’ 마돈나의 말이 있어서 가능했다.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마돈나는 페미니즘에 물꼬를 튼 정말 대단한 여자다. 락을 하지도 않았는데 ‘살아있는 락의 전설’이라 한다. 기성에 질서에 덤벼드는 저항행위로 락의 전설로 불리는 것이다. 멘탈이 중요하다.

 

마돈나의 공연에 싸이 가랑이에서 마돈나가 기어나오는 장면이 있다. 박남정 가랑이 사이에서 패티김이 나온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에 노홍철이 가랑이를 벌리고 흔드는 장면에서 싸이가 나오는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다. 강남스타일 초반의 명장면이라 생각한다. 쇼킹한 장면이 왜 나오겠는가? 대서특필을 원하거나 게런티가 오르는 것이 아니다. 마돈나 공연은 티켓료가 300불, 400불이나 한다. 자신의 공연에 온 팬들을 무조건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 관객이 좋아한다는 그 하나 때문에 하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이것을 종종 잊어버린다.

 

< 2차 직업... 음악평론가.... >

내 직업은 음악평론가다. 이름이 알려지고 잘나갈 때 우쭐했는데 46살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음악평론가와 음악가와의 관계로 볼때 가수 조용필과 작곡가 조용수(저작권료 1위)와 옆에는 어마어마한 게런티를 받는 섹스폰 연주자가 있다. 이런 분을 우리는 뮤지션, 존칭을 써서 아티스트라 부른다. 음악평론가는 이런 분들과 거래하는 사람이다. 나의 직업은 가수, 작곡자, 연주가가 없으면 직업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즉, 2차 직업인으로 음악가들에게 서비스하는 사람이다. 내가 살려면 이들을 신랄하게 비판해야 한다. 나는 왜 이런 사실을 왜 모르고 살았을까!

 

연주하는 사람은 날 의식하지 않는다. 이런 분들은 음악만 생각한다. 임진모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내나이 58세인데 46세에 이런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서비스를 제대로 하기 위해 이들을 신랄하게 까야 한다. 칭찬은 가장 독일수 있다. 신랄한 비판이야말로 정말 애정의 표현이다. 하지만 독설은 하지 말아야 한다. 연구원들은 3차 직업일지 모른다. 항상 국가, 국민에게 봉사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 세대간 소통을 위한 가요계 공부.... >

상식을 넓히는 시간을 가져본다. 소녀시대가 제시카가 빠지면서 숙녀시대가 되었다. 슈퍼주니어가 데뷔한지 12년 다가온다. 기성세대가 잘아는 바니걸스가 6년 활동했다. 아이돌의 수명이 짧다고 단정내릴 일이 아닌 것이다. 2NE1의 공민지가 탈퇴했고 박봄은 나올때 마다 얼굴이 바뀐다. 성형중독이다.

 

케이팝은 세계로 뻗어간다. 엑소(EXO)를 ‘이엑스오’로 읽으면 큰일난다. HOT는 ‘핫’이라 하지않고 ‘에치오티’로 발음해야한다. 엑소는 이수만 사단의 작품인데 원래 순수 한국인들로 구성된 팀과 중국시장울 겨냥해 중국인 위주로 구성된 2팀이 있었다. 이수만은 한류의 귀착지를 중국으로 봤다. 절대 미국, 유럽이 아니다. 그들은 그냥 인증샷일뿐이다. 독일, 프랑스, 사람이 한국음악을 보고 지갑을 열지 않는다. 2010년에 엑소를 만든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난 안된다고 생각했다. 중국 성장속도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 실패의 원인이다. 정확히 3년 반이 지나자 실제로 크리스, 루한, 타오가 탈퇴했다. 셋 모두 중국에서 솔로로 활동중이다.

 

방탄소년단 들어보셨나? 영어로 BTS인데, 홍콩에 방탄소년단이 가면 공항이 마비된다. 모든 직원들이 일손을 놔버린다. WINGS라는 앨범이 빌보드 26위 까지 올라갔다. 어마어마한 성공이다.

 

설현! 우리모두 기억해 두자. 이뻐도 너무 이쁘다. 20대 여자들이 박보검, 송준기를 좋아한다. 남자들은 설현을 좋아한다. 설현이 안중근을 모르고 이세돌은 조세돌이라 해서 화제가 된적이 있다. 그런데 그 사건 이후에 CF가 5개 더 들어 왔단다. 브레인이 그렇게 허약한데도 ‘예쁘잖아~~’ 로 모든 것을 용서받았다. 왜 그렇게 외모를 따질까. 이쁜게 뭐가 그리 중요한데 안중근도 모르는 애를 막 가져다 쓰는가! 우리나라가 썩은 것이다. 학력은 필요하지만 학벌사회가 돼서는 안된다.

 

마마무! 투와이스! 아이오아이! 어차피 다시는 안 불릴 이름이지만 한번 불러보자. 마마무의 노래 ‘넌 is 뭔들’ 제목이 특이하다. 누가 항상 잘하면 “뭔들 못해“ 에서의 뭔들이다. 아이들을 창찬할 때 앞에 대놓고 하지 말고 지나가는 말로 ‘누구, is 뭔들?’ 해봐라. 바로 손가락을 치켜들며 ‘대박~’ 이라 할 것이다. 이게 소통이다.

 

투와이스는 실제로 보면 더 이쁘다. 눈이 휭하고 돌아간다. 예외없이 가혹하게 예쁘다. 남자 아이돌도 얼굴이 너무 잘났다. 장동건, 배용준을 봤을 때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인간이 아니다. 70m 거리에서도 화려하게 빛을 발하며 걸어오더라. 후광이 비칠 정도다. 배용준도 머리에서 발끝까지 쫙 뻗었다. 흠 잡을데가 없다.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외모다. 그렇게 잘 났다.

 

< B급 가수 싸이의 반란.... >

잘난 그 많은 가수들을 제치고 세계무대는 못생긴 ‘싸이’ 가 접수했다.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빌보드차트에 올려놨다. 2위까지 7주간 지켰다. 지금 같으면 1위다. 그때는 유튜브 조회수를 참고하지 않았다.

 

한 기자회견장에서 놀라운 장면을 연출한다. 한기자가 ‘묻겠습니다. 미국시장에서 먹힌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 라는 말이 떨어지는 순간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제가 B급이다’ 라고 했다. 갑자기 싸해졌다. ‘그럼 기자분들은 절 C급이라 생각하시나요?’ 라고 긴장감을 유머로 반전 시켰다. ‘광대 같고 삐에로 같으니까, B급 스타일이기 때문에 통했다’ 고 했다. 나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그말을 듣고 눈물이 와르르 쏱아졌다. 그렇게 맹렬히 춤을 추는데 싸이는 살도 빠지지 않는다. 실물은 봐줄만 한데 화면에서는 조폭같이 나온다.

 

한라그룹 강의에 회장님이 참석해서 한 이야기다. 강남스타일이 뜨기전 싸이가 참여하는 행사를 잡았는데 강남스타일로 대박을 쳐 못오겠구나 했는데 그가 약속을 지켰다. 동시에 인터뷰가 진행됐는데 첫 번째, 말이 너무 이쁘다. 기자들의 질문에 ‘월드스타라 부르기 전에 국제가수라 하시고요. 그전에 전 쌍둥이 딸을 가진 뚱뚱한 아빠예요’라고 했다. 이렇게 겸손하다. 많은 사람들이 재능도 없고 더구나 겸손하지도 않다.

 

우리나라에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언론과 검찰이다. 언론은 정말 자정을 해야 한다. 나도 기자출신이지만 어떻게 사람에게 ‘엽기 가수’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가! 오만방자해서 그렇다. 그러나 B급 싸이는 부자이고 아버지, 어머니가 경기고 나온 수재집안이다. 싸이 어머니가 양희은과 고교 동기동창이다. 서울대보다 더 높이쳐주는 경기고와 경기여고의 만남이다. 그러나 싸이는 미국에서 공부했지만 졸업장 못 받아 최종학력은 고졸이다. 싸이를 좋아하는 여자를 본적이 없다. 그러나 나의 아내는 좋아한다. 그 선택에 감동한다. 세계적 선택 아닌가!

 

< B급 천재들 .... >

과연 B급이란 무엇인가? 신중현 선생은 키가 157cm이다. 학력은 중졸이다. 가난하고 잘 생기지도 않았다. 이런 사실만 보면 B급이 아니라 C급이다. 그러나 신중현이 등장하면서 60년대 우리 대중음악이 바뀐다. 이미자, 나훈아, 남진 등의 노래는 명곡이지만 뽕작인데 1963년 신중현은 밴드를 구성하고 새로운 음악세계를 펼쳤다. 그의 대표곡 ‘미인’을 보자. 일렉트릭 기타로 한국적, 동양적 느낌을 주기 위해 가야금, 거문고를 뜯듯이 땅다아당~ 땅따당따다당~ 따다당땅땅~ 따다당땅땅... 으로 연주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는 천재다. 그러나 우리는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스펙을 따지고 있다.

 

심수봉이 10.26 시해사건에서 병풍뒤에서 노래불렀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못생겼다는 의미다. 이 소문이 사실인지 너무 궁금했다. 음악평론가가 되면 꼭 물어보겠다고 생각했다. 2001년 누나동생 하는 사이로 친해지고 나서 역사를 기록한다는 용기로 물었다. 첨으로 욕 비슷하게 말씀하신다. ‘내가 지금도 소문낸 사람 찾고 있다. 대통령 바로 앞에서 노래 불렀다’ 고 했다. 외모지상주의가 만들어낸 허구였다. 누가 심수봉을 B급이라고 하나? 유명한 곡은 모두 심수봉이 직접 썼다. ‘사랑보다 더 슬픈 건 정이라고‘  ’사랑밖에 난 몰라‘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주세요’ 어린 처자가 써낼수 있는 노랫말이 아니다. 그녀는 천재다.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서태지와 아이들을 기점으로 꼰대세대를 구분 할수 있다. ‘72년생이니까 지금 40살이 훨씬 넘었다. ‘난 알아요’ 를 모르면 간첩이다. 서태지는 락음악, 일본음악에 심취하다 공고에 들어갔다 중퇴를 한다. 최종학력은 중졸인 셈이다. 그러나 그의 곡들을 보자. 그 노래들이 어디 중졸의 작품인가?

 

내가 한때 음반제작에 손을 댔다가 쫄딱 망했다. 그래서 음반제작자로 내 이름이 거론되지 않는다. 음반제작의 빚을 갚게 해준 고마운 친구들인 아카펠라 6인조 그룹 ‘인공위성’이 있는데 이들 모두 서울대 학생이었고 경제학과, 법학 등 학과도 쟁쟁했다.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시청앞 지하철역에서’ 등의 알려진 노래가 있다. 그 스팩좋은 인공위성 아이들도 인정하는 서태지다.

 

< 마무리말.... >

사람은 모름지기 재능과 함께 겸손의 미덕을 가져야 한다. 사람 인격이 B급이면 안된다. 성공보다는 행복이 우선되어야 한다. 나이를 먹었어도 가끔 영화도 보고, 새로운 음악도 들으며 아랫사람과 소통하고 접점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외롭지 않다. 대중들은 익숙함을 좋아해 주구장창 듣던 장르의 음악만 듣는 경향이 있다. 요즘 노래를 찾아서 들어보자. 문화적 감수성이 없으면 살아있는 시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건강을 챙기자. 그래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