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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STORY/KIST 소식(행사·연구성과)

[창의포럼] 프랑스처럼 살고싶다(문화평론가 김갑수)

우리도... 그들처럼 살 수 있을까...?

(11월 창의포럼 후기)

 

 11월 창의포럼에서는 시인으로 출발했으나 지난 20여 년간 거의 모든 방송사에서 진행자와 패널로 얼굴을 알리며, 구수한 입담을 자랑하고 있는 김갑수 문화평론가를 초청했다. TBS(교통방송) 심야 팝 프로그램 「김갑수의 마이웨이」 DJ를 맡고 있으며, 종편TV 프로그램인 <강적들>, <아궁이>, <황금알> 등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세종사이버대학교 초빙교수를 비롯해 교보문고 북멘터 전문위원과 중앙선데이, 국제신문 고정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세월의 거지>를 필두로 클래식 음악 칼럼집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작업실 생활기 <지구 위의 작업실>, 시사 칼럼집 <나는 왜 나여야만 할까>, 서평집 <나의 레종 데트르>, 음악 에세이집 <텔레만을 듣는 새벽에>, <삶이 괴로워서 음악을 듣는다>, 작업인문학 <아는만큼 꼬신다> 등이 있다.

 

문화평론가 김갑수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에 평범하게 차려 입은... 종편에서 보던 그모습 그대로 였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흰색 셔츠위에 검은색 양복상의... 그리고 특유의 질끈 동여맨 머리와 밤색 뿔테 안경... 다소 커보이는 구두를 신은 모습으로 성큼성큼 걸어 무대위로 올라 ‘안녕하세요. 김갑수 입니다.’ 로 말문을 열었다.

 

< 이야기를 시작하며... >

사회자께서 나에 대해 소개를 해주셨는데 좀 민망하다. 나 자신도 내가 어떤 인간인지 궁금할때가 많다. 우리 아들이 대학생인데 “아빠를 뭐라고 설명해야 돼?” 라고 얘기를 한다. 내 얼굴을 아는듯한 분도 많아서 ‘아, 종편을 보시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98년부터 직업적으로 방송을 해왔는데 주로 라디오에서 했기 때문에 노출이 좀 덜 됐었다. 이른 아침시간이다. 오늘 이자리가 여러분들한테 즐거운 휴식시간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오늘 내가 하려고 하는 말은 좀 거창한 이야기일수도 있으나 한번은 해야할 이야기이다. 전에는 PPT를 띄우고 통상적으로 이야기 했는데 오늘은 그냥 말을 통해 여러분들 질문도 받고 내 생각을 좀 말해보려 한다.

 

< 당연시 하는걸...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

먼저 선후배 이야기부터 해보려 한다. 누구나 선후배가 있고 그와 연결된 관계가 있다. 직급, 직책 이런 거 말고 후배가 선배를 공경을 해야 하는것이 당연시 되어있다. 즉 선배는 윗사람이 되는 거다. 근데 왜 그래야 되는걸까? 고등학교에서 2학년은 1학년한테 반말을 한다. 그럼 1학년은 2학년을 형이라 부르고 당연히 받들어 모시며 심부름도 시키면 한다. 너무나 이상하지 않은가. 어떤 학교를 1년 먼저 들어간게 어떻게 해서 벼슬이 되는건가. 너무나 우연히 1년을 늦게 들어왔는데 그게 어떻게 아랫사람이 되는가. 이게 아주 어렸을 때부터 못마땅했다.

 

다른 나라 언어를 보니까 선배, 후배 이런 개념의 말이 거의 없더라. 굳이 찾으면 일본의 센빠이가 있는데 그것도 그런 의미로 쓰이지도 않는다. 윗사람, 아랫사람의 개념이고 그들은 선배, 후배 관계도 형성돼 있지않다. 그게 참 이상하다... 라는 말을 어디서 했더니 종편에서 나와서 그런 이야기를 좀 해달라고 하더라. 그걸 시작으로 이렇게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 됐다. 열심히 그 얘기를 했더니 이번엔 시청자들이 너무 이상한 이야기를 한다고 반발해서 다 편집을 당했다. 그 이상한 이야기 몇가지 하면서 오늘 본론에 들어가려 한다.

 

이건 딴데서도 한 이야기인데 12~3살 먹은 여자아이 아비가 백내장에 걸려셔 앞이 안보인다. 조폭들이 와서 너의 몸을 내놓으면 몸값으로 1억을 준다고 했다. 아버지 수술비용을 생각해서 눈물을 머금고 여자아이가 목을 바쳤다. 1억을 받아서 아비는 눈을 뜨고 아주 아주 뺑덕어멈과 행복하게 살았다. 몸을 바친다는게 물에 빠져 죽는 거였다. 여러분 그 여자애 참 잘 했다고 생각하는가? 아비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서 목숨을 바쳐 물에 빠져 죽은 행동이 잘한건가, 못한 건가? 그냥 같이 생각해보자는 거다. 그 아이 잘했나, 못했나? 근데 왜 칭송을 하나. 온 나라가 그아이를 칭송을 한다. 심청이를 한번 생각해 보자. 자기 아버지 앞 못 본다고 여자애가 물에 빠져 죽었더니 그돈 받아서 그 아비는 뺑덕어멈 얻어서 잘 놀고 잘 살사는데 그걸 효도라고 잘했다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난게 부모의 덕이라고 생각하시는데 그게 그렇게 평생토록 너무나 감사해서 미치겠는가? 그게 그렇게 고마운가? 내가 원한것도 아니고 선택하지 않은 삶이다. 어느날 하룻밤에 부모가 날 만든것이다. 물론 학교도 보내주고 옷도 입혀주고 밥도 먹여줬으니까 고맙긴 하다. 근데 그건 나도 그렇게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당연한 거다. 그걸 그렇게 고마워라. 감사합니다. 눈물겹습니다. 이래야 되는것인가? 그리고 자기가 부모 입장이 되면 자녀에게 너 그렇게 고마워해라. 고마워해라. 가르쳐야 되는가. 잘 생각해 보면 좀 웃기는 이야기다.

 

< 효에 대한 또다른 생각... >

조금만 눈을 돌려서 효라는 관념에 대해서 비교 문화론적으로 들어가보자. 이 지구상에 효라는 관념을 가진 문화권은 단 하나 우리나라밖에 없다. 이천년 전에 효사상을 가졌던 중국도 이미 폐기한지 오래됐다. 근데 우리는 효도, 효도, 효도, 효도 이러고 있다. 그럼 다른 나라 사람들은 효도 안하나? 효도 안 한다. 대신 사랑이라는게 있다. 사랑은 자발적인 것이고 사랑은 매우 애착관계도 있지만 미움의 관계도 있다. 그러니까 사랑은 강요라든지 무슨 절대적인 계율이라든지 이런게 있는게 아니다. 난 부모와 나이가 육십이 다 되도록 만나면 싸우는데 뭘 이렇게 고마워 해야 되나. 나이 먹은 사람들이 평생을 자녀 상태로 살아야 되는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조금 더 스터디를 해보니까 이 효도라는 것이 사실은 국가통치의 기술 같은 거였다. 국가를 확대된 가정으로 생각하고 이 가부장이라는 관념 하에서 최고 통치자에 대한 절대적 복종, 이것을 위해서 중세 농경사회에 있었던 것을 지금까지 계속적으로 이어오는 거다. 그래서 마치 그것이 인간의 가장 고매한 도덕이자 가치인냥 여기게 됐다. 그런데 지금은 어디서도 그러지 않는데 우리나라만 그러고 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사랑이라는 형태로서 자발적인 것이다. 그러면 요구되는 덕목이 뭘까. 여기 생명공학 하시는 분들 많이 있을것 같다. 리처드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에서 보면 인간이란 생명체가 세상에 태어난 유일무이한 이유를 들자면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전파하라는 그 사명 하나다. 이 관점에서 보자면 효 대신 새롭게 형성돼야 될 관념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한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나의 삶을 충실히 사는 거고, 이와 더불어 그만한 가치를 지닌 또 하나의 대상이 있다면 즉, 열정을 쏟아야 될 대상이 있다면 그건 나의 배우자다. 즉 아내나 남편이나 연인이다. 그러고도 힘이 남으면 그 다음 대상은 유전자가 내려가는 그 흐름의 순서인 자녀에게 열정을 쏟는 거다. 그러다 가끔 생각이 나면 1년에 한두번 명절날 부모한테 전화는 할 수 있을거다. 좀 가까이 살면 1년에 한 서너 번 찾아갈 수도 있고 용돈을 드릴수도 있겠다. 그러나 평생을 자녀가 돼서 ‘아이고 부모님 사랑해요. 어쩌고저쩌고 하는 눈물겨운 이것은 굉장히 웃기는 신파극이다. 이 신파극이 왜 계속 이어져야 될까. 그게 우리 모두에게 공동체에 어떤 도움이 될까... 라는 이야기를 어떤 토론회에 가서 얘기했더니 미친놈이라 하더라. 내가 미친놈인가? 미친놈일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 김정은... 그를 생각하다... >

이번엔 좀 센걸 이야기 하겠다. 그렇다고 정치적 발언하려는 건 아니다. 난 김정은이 집권했을 때 아주 환호했던 사람이다. 지금은 핵실험 때문에 골치 아프지만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냐면 김정은의 꼬라지를 봐라. 나이를 보고 과거를 봐도 정말 아무것도 없는 놈 그자체다. 유일하게 할아버지가 누구고, 아버지가 누구라는 것 외에는 아무 공적이 없다. 김일성은 다르다. 나름대로 제3세계 비동맹에서 힘깨나 쓰던 사람이다. 그 아들 김정은 18년 동안 승계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나름 정당성도 있다. 그런데 그 손자가 정권을 잡았다. 그럼 어떻게 될까. 체제 유지를 하는데 어떠한 정당성도 명분도 없기 때문에 상당히 위태로울 거란 말이다. 동북권 몰락과 더불어서 산업이라는게 존재하질 않으니까 진짜 고난의 행군을 겪고 있다. 우리에겐 너무 좋은 기회가 온것이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점프에 점프를 거듭해 왔다. 점프 과정에서 중동 특수라는 걸 생각하면 정말 기가 막힌다. 중동 특수를 통해서 한국 경제가 왕창 점프를 한건 다아는 사실이다. 내 전공이 국문학이고 대학원 때 <고전>을 했는데 옛날에 찬란한 문화유산을 가졌노라... 하는건 전부 뻥이었다. 동북아시아의 존재가 없는 작은 나라인데 특이한건 총생산량에 비해서 문(文)을 매우 숭상했고 철학적 성찰의 깊이가 제법 있는 나라였더라... 하는 여기까지만 맞는 것이다. 북경이 옛날에 평양을 의미하고, 중국 세웠던 은나라의 시조가 우리 한민족이고 하는건 전부 뻥이다. 지금이 이 땅에서 사람이 살기 시작한 이래 제일 잘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왕 잘됐는데 이정도 잘되고 있는것으로 끝낼거냐 하는 말이다.

 

< 이게 왠떡... >

여기 계신 분들은 다 해외여행 했을 사람들이다.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이런데 가봤지 않은가. 뭐 그 정도는 살아야 되지 않겠는가. 그쯤 한번 돼보는게 우리가 가질 현실적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럴려면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수준을 따라가야 되겠지만 솔직히 1번은 경제력이다. 한번은 더 점프를 해야 되는데 이제 점프 할 꺼리가 없다. 옛날에 60명이던 반에서 57등을 했으니까 그때는 저임금으로 무기로 30등, 20등 까지는 올려 놓았는데 그 다음엔 잘 안되고 있다. 왜? 다 열심히 하기때문에... 여러분들 공부 잘 한 사람들이다. 공부 좀 하면 10등이 9등 되고 9등이 5등 되는 거 거의 무지하게 어려운 일이다. 지금 우리가 딱 그 상황이다.

 

근데 이게 왠떡인가. 북한이라는 경제와 영토가 우리에게 있다. 이천만 노동자가 기다리고 있고, 개발 안된 자원이 있고, 그 다음에 물류통로로써의 유럽하고 항로가 있다는 생각을 해보니까 저렇게 취약하고 얼칙이 지도자가 있는 북한이 우리한테 기회인 것이다. 그래서 너무  좋아했는데 9년전 단박에 인연을 딱 끊어버리고 종북, 종북, 종북 이 소리만 하고 있으니까 아주 미치겠더라. 사실은 가난한 사람들은 오기만 남기전에 살살 긁어주고, 체면 세워주고, 우리가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이면 얻을 이득이 엄청날텐데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을 하고 방송에 나가서 김정은 체제의 가능성을 얘기했다가 편집되고 프로에서 영원히 퇴출됐다. 내가 생각이 잘못 된 건가? 난 이북 출신이다. 어머니는 황해도 해주, 아버지는 평안남도 강서, 장인어른도 평안도 대동군 전부 이북이다. 마음의 고향이 이북이랬더니 아 진짜 빨갱이라더라. 진짜 빨갱이가 되려면 공부 꽤나 해야 되는데 난 <자본론> 한번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 자아의 발견... >

예컨대 한 오백년 전에 길거리에 사람이 지나가는데 칼에 푹 찔려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 죽으면 그냥 보는 거다. 길거리에 죄지은 놈을 매달아서 돌로 쳐서 아주 잔혹하게 죽여도 ‘아, 재밌네.’ 한다. 자기 자식이 죽으면 어떻게 했나? 일손이 하나 부족해진 것이기 때문에 돼지우리에 주거나 들판에 버렸다. 귀족계층이 아니면 대부분 그랬다. 부부 간에 사랑?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 말하는 건 근대휴머니즘이라는 건데 근대라는 것은 바로 여러분들 때문에 생긴 새로운 역사다. 즉, 신의 세계에서 인간이 벗어나서 과학기술문명으로 살게 되고 이 과학기술문명의 결과물에서 첫 번째 가장 큰 발명품은 ‘자아’ 즉 나라는 관념이다. 그전에는 자아라는 관념이 없었을까? 없었다. 나라는 존재는 거대한 전체에 소속된 어떤 것이기 때문에 왕이 죽으면 300명씩 땅에 들어가서 같이 묻힐 수도 있었다. 자아는 뭐냐면 나의 욕망, 나의 슬픔과 기쁨, 나의 것... 이 모든 것이 우주만큼 중요해지는 것, 이 세상에서 나라는 존재가 가장 첫 번째인 가장 중요한 것이 되는 것이 자아라는 관념이다. 이 근대 발명품인 자아관념이 과학기술문명에 의해서 확장되는 과정에서 사회적 전략과 선택으로 <사랑>을 발명했다... 하는거다.

 

< 사랑과 성의 정치학... >

예전에는 거대한 농토에 노비 같은 사람들이 일하니까 일하는것과 노는것 이런게 구분이 안됐다. 그런데 이제 어느 시점부터 산업사회라는게 형성될 때는 임금노동이라는 형태로써 일하니까 쉬는 시간이 분리가 되고, 이 사람들을 열심히 일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건 단위가정을 많이 만드는 거다. 엄마, 아빠, 아이라는 구도하에 이 단위가정을 무지하게 많이 만들면 한 개별가정들이 자기생존을 위해서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고 이게 자본주의의 사회적 선택 같은게 되었다. 무지하게 열심히 사람들이 처음으로 역사상에 나타나게 된것이다. 그런데 모든 재화는 독점의 성격을 갖는다. 위에서 다 해먹는 것이다. 온갖 방법으로 윗에서 다 먹게 돼있다. 그전에는 교회가 다 먹었다. 그렇게 위에서 다 먹으니 현장에서 일을 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굶주리고 빈곤했다. 그들에게 밥 대신 주는게 사랑이다. 너희들은 비천한 물질을 소유하진 못했으나 고귀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대한 가치인 사랑을 가졌노라... 하면서 사랑을 마구 선양하고 강조하고 키운것이다. 그게 사회적 선택이었던 거다.

 

특히 남녀 간의 사랑은 어느 정도로 키워지냐면 유부녀인 당신을 내가 너무 사랑해서 당신과 함께 하고 싶은데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니 나는 ‘빵’하고 머리에 총을 쏘고 죽어버리겠다... 이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다. 이와 같이 근대가 흘러오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막 키워서 현실을 마구 파괴하고 뒤집어업는 그런 인간의 격정을 찬미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랑이라는 것이 매우 매우 중요한 인간의 가치가 되어갔다. 옛날엔 안 그랬다. 인간에게는 성적교접을 위한 본능적 욕망으로서의 사랑의 흔적은 있었겠지만 지금처럼 인생에서 너무나 중대한 가치가 된 것은 근대의 전략이다. 그럼 섹스는 뭐냐. 우리는 근대인의 섹스를 한다. 지속시간이 3분이면 그대는 로마인이고 3시간이면 아주 위대한 선각자다. 에로티시즘... 성을 기쁨의 대상으로 삼게 된것 또한 근대 발명품이다.

 

< 카사노바... 그대는 바람둥이인가? ... >

카사노바... 우리가 아주 미묘하게 알고 있는 무슨 난봉꾼으로 알고 있는 사람... 카사노바는 굉장히 많은 저술을 남겼고 3권의 자기 자서전이 있다. 이걸 꼼꼼히 읽어봤는데 카사노바가 여자를 많이 건드렸다고 해서 내가 그의 책을 읽으면서 세어보았다. 40명이 채 안되더라. 그러면 바람 꽤나 피고, 룸살롱 가는 사람들의 원나잇스탠드 숫자를 세어보면 카사노바가 별로 많이 한게 아니다. 카사노바는 아주 뛰어난 당대의 철학자이고 문필가였고 지식인이었다. 기독교적 전략으로 성적탐닉을 해악으로 삼아야만 될 사회적 필요가 그시기에 대두되었고, 그를 상징적 존재로서 나쁜놈으로 막 몰아간 거다. 에드워드폭스의 <로마 풍속사>의 내용을 보면 로마인들의 지속시간은 5분이었다. 5분이라는 거는 그야말로 종번식을 위한 남자의 쾌감만을 위한 시간이다. 그런데 근대라는 인간의 욕망이 마구 확장되고 분출하는 시기가 되면서 끝없이 그 시간과 기쁨을 매우 확대하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런데 그 에로티시즘의 결과물이 문화예술의 모든 원천이었더라... 라는 것이다. 전쟁이 생산이나 산업에 기여한 몫이 있다고 한다면 인간의 문화예술적 요소들은 사실 성적인 어떤 동기가 모티브가 된다. 조용필이 우리나라 최고 가수다. 조용필은 왜 이렇게 인기 있을까. 그의 목소리를 잘 들어보라. 콧소리 비슷한 발음이 나온다. 옐로우 보이스라고 음악적으로 얘기하는 건데 이 옐로우 보이스가 성적인 건드림이다. 사람들은 모르게 왠지 조용필이 좋은데 사실은 그게 굉장히 섹슈얼한 발성 때문이었던 것이다. 하여간 에로티시즘이 충만해서 그것이 굉장히 다채로운 방법. 다른 말로 하면 변태적으로 흐를 때 그 사회가 굉장히 발전했다는 것이다. 한국은 어떠한가? 한국은 매우 도덕적인가? 한국은 이중사회다. 표면에는 매우 도덕적인 것을 강조하나 문만 열고 나가면 10m 거리에 모텔이 있는 아주 기이한 사회다. 즉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통로를 다 막아버리고 대신 오로지 말초적 쾌락만으로 남아있는 아주 불행한 선택을 했다는 얘기다. 이런 식의 얘기가 어떻게 방송을 타겠나. 다 잘린다.

 

< 아!!! 우리나라... >
 나도 이제 어쩌다보니 나이가 많은 사람이 됐다. 영원히 철없을 것 같았는데 정말로 휙 하고 10년씩 가더라. 특히 50대 10년이 이제 한해 남았는데.... 그러다보니 이제 나에 대한 생각이 많이 줄어들었다. 지진 나고, 핵무기 위기 오고 그러면 나한테 어떤 위험이 닥치나? 하는 생각은 뭐 살만큼 살았으니까 잘 안난다. 그런데 우리 다음세대 애들이 그걸 복구하느라고 30년 세월을 보낸다고 한다면 원통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 지금 우리가 뭘 해야 되지? 어떻게 해야 되지? 에 대한 큰 얘기를 좀 해볼까한다.

 

먼저 우리가 대한민국이라고 부르는 우리나라에 대한 얘기를 짧게 정리를 해보자. 자꾸만 우리나라는 반만년 역사 어쩌고 얘기하는데 좀 그러지 좀 말자. 우리는 신생국의 아들들이다. 70년 된 나라다. 그 옛날 나라들은 우리 선조들의 왕국이지 우리나라는 아니다. 어쨌거나 우리가 대한민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는 대체 언제 만들어졌느냐 하는 건국절 논란... 참 웃기다고 생각한다. 삼성의 그룹 역사의 맨 앞을 보면 국수집이 먼저 나온다. 국수집이 삼성 대기업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 이씨 집안에서 처음 시작한 가게를 시초로 보는 거니까 위로 끌어당긴건 맞는다. 그런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언제 생겼느냐 하면 지금으로부터 한 이십여년 전인 1900년대에 생겼다고 확신한다. 우리나라가 1900년대에 생겼다는 이유가 뭐냐면 적어도 한 국가가 형성되려면 공화정이 그 시작이다. 근데 공화정이 제도로써 덜컥 주어진 것이 광복 이후의 산물인거 잘 알고 있지않은가. 결정적으로 공화정은 시민사회의 산물이다. 시민사회는 왕권이나 귀족으로부터 해방된 혹은 그걸 극복한 사람들의 무리다. 즉, 자율성이 핵심인 집단이다. 언론사 사장을 바꾼다고 언론사가 전부다 바뀌어버리고, 대학총장을 바꾼다고 그 대학의 분위기가 싹 바뀌어버리는 그런게 없는 자기 독자성을 갖는 집단들... 각종 사회들 즉 학교사회, 군대사회, 공무원사회, 기업사회 등 온갖 사회의 집합들이 한 국가의 기본구성이 되는데 이 사회가 자율성을 가질 수 있을 만큼의 판단을 하는 시민들, 권력, 이런걸 가진 사람들이 있어야 가능하다. 즉 시민사회의 권력이 그 사회의 기초가 되는데 한국에서 시민사회는 1900년대에 만들어졌고  우리가 명실상부하게 대한민국이라고 부를 수 있는 나라의 내용을 갖췄다...라고 생각을 한다.

 

< 노태우... 그를 다시본다... >

그러면 그 내용을 갖추는데 기여한 사람이 누구냐. 자꾸 박정희 떠올릴 텐데 난 노태우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다 하는건 아니지만 어쨌든 상징적 존재로 그렇다는 말이다. 인간의 종 분류에서 한국만 하는 분류가 있다. 계문강목가속종...으로 분류할때 한국은 분류가 하나 더 있는데 그게 좌파 우파다. 나더러 좌파라고 한다. 왜 좌파인지 이유는 모르겠는데 하여튼 그렇다. 난 좌파 좋아한다. 좌파 역사인 체계바라를 봐라. 정말 멋지다. 근대 사람들은 ‘넌 좌파인데 왜 노태우 대통령을 칭송해?’ 이런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에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 처음으로 민선대통령이니까 일을 많이 했다. 북방외교도 하고, 인천공항 그런 것도 만들고 일산, 분당 베드타운도 만들고 일을 많이 했다. 근데 다른 대통령도 사실 그만큼 일한다. 근데 자꾸 사람들이 뇌리에서 잊어버리는게 있다. 그가 36%로 집권을 했다. 이거는 정통성이 없다시피한 거다. 정권을 어떻게 잡았는지는 모르지만 집권의 유지가 불가능 했다. 그런데 노태우 5년 동안에 노동자 실질임금이 3배가 상승했다. 연세가 좀 있는 분들은 다 기억을 할 거다. 어떤 사람이라도 그때는 자기 급여가 확 느는 걸 느꼈을 거다. 백만원 받는 사람이 삼백만원 받게 되고 삼백만원 받던 사람이 천만원 받는 세상이 돼 버렸다. 그때의 보수언론들 다 우리나라, 기업이 망한다고 그랬다. 그런데 천만의 말씀.... 기업이 훨씬 튼튼해졌다. 왜? 내수가 늘어나니까. 내 수입이 늘어나면 저축만 하나. 뭔가를 쓰지.... 엄청난 한국의 변화는 바로 대중에게 처음으로 최초로 돈이 갔다는 거다.

 

< 엄청난 변화... >

대중에게 돈이 가고 해외여행 자유화가 이루어졌다. 1988년도의 일일거다. ‘87년 12월 17일날 정권을 잡았고 ’88년에 해외여행 자유화가 이루어지고 그 사이에 10월 노동자대투쟁 이라고 하는 엄청난 격변이 있었다. 그 다음에는 임금을 한 네다섯 번에 걸쳐서 마구 올렸다. 지금은 임시직, 파견직 등 괴상한 제도가 많아서 임금을 올려도 이익 보는 사람 만큼 손해 보는 사람이 생겨나는데 그때는 그냥 노동사회가 단순했다. 고용 아니면 실직이나 이 두 가지 밖에 없으니까. 인구의 거의 대부분이 노동자고 사는게 괜찮아지니까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하면 전민련, 전민투, 애학투 뭐 이름도 복잡한 ‘투’자 들어가는 단체가 싸그리 사라졌다는 거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투’자 들어가는 단체들은 뭐냐면 혁명하자는 말이다. 혁명은 체제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권력을 잡아서 옛날에 카스트로가 했던 것처럼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가치관을 완전히 뒤집어 엎는다... 라는 그런 민중혁명의 뜻을 갖고 있다. 그리고는 시민단체라고 하는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경실련 이렇게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 막 생겨났다. 시민단체는 우리가 그때 최초로 체험한 건데 그런 성격의 기구들은 바로 부르주아 시민운동 즉, 내부의 개혁운동인거지 체제를 전복하자는 혁명운동이 아니었던 거다.

 

대중에게 돈이 가니까 차를 사고, 아파트를 사고, 여가를 즐기고 슈트 한 벌이면 됐는데 멋을 위해서 다섯 벌도 사는 사람도 생겨났다. 한국인들이 최초로 돈을 쓰는 체험을 하게 된다. 소비사회에 진입된 거다. 그당시 소비의 주체가 누구냐 하면 놀랍게도 ‘난 알아요.’ 서태지와 아이들로 대변되는 청소년이었다. 텔레비전 광고 보면 그 나라의 소비주체가 누군지를 안다. 소비의 주체로 청소년이 등장하고 대중은 자기 여유를 갖게 되고 등등등 이런 식으로 진화하면서 소위 신민이거나, 백성이거나, 민중이거나 이런게 아닌 시민... citizen 시민계층인 시민이라고 하는 존재가 한국사회에 확고부동하게 뿌리를 내려서 지금까지 오게된 것이다. 이게 대한민국의 실질적인 건국이라고 생각한다.

 

< 너무 좋은 미국.... 미칠것 같은 유럽... >

옛날의 꿈의 나라 같은 나의 체험담을 얘기해 보자. 1988년에 최초의 해외여행 자유화제도가 생겨났는데 어떻게 하다보니까 운이 좋아서 ‘87년 미국을 한 달간 여행할 일이 있었다. 처음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어떤 대표단에 뽑혀서 샌프란시스코 행사를 갔는데 그건 3박 4일로 끝나고 나의 그녀가 유학가 있었다. 그래서 회사에서 잘릴 각오를 하고 그녀와 한 달간 여행을 했다. 정말 죽을 거 같더라. 미국이라는 데가 너무 좋아서 말이다. 보이는 게 전부 미제고 안 좋은게 하나도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동네슈퍼 같은데 가서도 막 황홀하고 그랬다. 미국이 너무 좋아 돌아왔는데 병이 났다.

 

이어서 ‘92년에 프랑크프루트 도서전이 열렸다. 국가단위로 모아서 가는데 거기 또 뽑혀서 유럽을 갔다.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달을 있었다. 거기도 행사는 5일인가 그랬고 행사 끝난 다음에 유학을 가있던 친구 놈하고 투어를 했다. 프랑스를 가보고, 독일을 가보고, 영국을 가보고, 스위스를 갔는데 어땠을까. 말로 설명이 안 됐다. 인간이 이럴 수가 있구나. 여섯시만 되면 사람들이 싹 흩어져 어디로 가나 했더니 집으로 가더라. 집에서 뭐하냐고 하니까 목수질 등 각자 취미생활을 한다더라. 아파트는 다 5층 이내고, 사람들은 천천히 걷고 다들 표정이 너무 편안해. 아~ 인간이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살지 않는 세상이 있을 수도 있구나...하는 그때의 감동과 충격은 정말 진짜 오래갔다. 1년 이상 갔던것 같다. 요약하면 프랑스는 나같은 기질의 사람은 상상도 못 할 꿈의 나라다. 독일하면 너무나 멋진 곳이다. 영국하면 너무 품위 있는 곳이다. 일본은 너무나 우아하고 섬세하다... 라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우리나라가 얼마나 후진 나라였는지 이중에 제일 연로해 보이는 원장님은 아실 거다. 북한병사가 회충 50마리 나왔다고 그러는데 그때는 다 그랬다. 초등학교 때는 한반에 96명인가 그랬다. ‘70년대 우리들이 지금 북한 인건데 경멸하고 조롱하는 사람 보면 참 가소롭다. 깜짝 놀라고 대단한 일이 벌어진냥 그러는데 정말 사람은 과거를 빨리 잊어버린다. 그시절 미국을 구경하고, 서유럽을 보니 어찌 미치지 않을수 있겠는가.

 

< 대한민국... 희망은 있다... >

그 와중에 2002 월드컵이 있었다. 아마 그 즈음일거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그때 한겨레신문에 정치칼럼을 몇 년을 연재했었다. 꽤 길게 연재를 했는데 칼럼을 쓰다가 우연히 알게 된 거다. 언감생심 꿈도 못 꿀줄 알았는데 굉장히 특이한 걸 발견을 했다. 우리나라 면적하고 영국이 1자 하나 틀리고 똑같다. 프랑스는 인구가 칠천여만명이다. 우리가 남북을 합치면 칠천이백만이다. 교육수준을 보니까 대학가는 인구는 우리가 더 많다.  GDP를 보니까 그들이 우리보다 그 당시에 일만불 앞서고 있었다. YS때 우리는15,000불 달성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참고로 이야기하면 사회 갈등은 만불 이상부터 생긴다. 중국이 6천불, 7천불 조금 안된다. 그때는 에브리바디 해피이다.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시진핑이 그걸 딱 잡은거다. 그런데 만불, 만오천불이 넘게 되면 그 다음에는 모든 것이 경쟁관계가 된다. 그러면서 너의 행복이 나의 불행이 되는, 그런 시기에 돌입하기 때문에 사회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통합하느냐는 또다른 큰 이야기거리가 있다. 어쨌든 우리는 개발에 땀 쏟는 나라니까 영토도 비슷해, 인구도 비슷해, 교육 수준도 뒤질 것 없어, GDP도 큰 차이 안나니 우리나라가 영국이나 프랑스나 독일이 될수도 있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가능성이 어느날 보인 거다. 너무너무 흥분했다. 정말 그럴 것 같았다. 이거는 엄청난 발견이었다. 왜 누구도 안 가르쳐 줬지? 우리나라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영원이 어떤 수준의 덫에서 못 헤어날 거 같았는데, 우리나라가 서유럽하고 별로 다를 것이 없더라하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2만7천불이고 이들이 4만불 조금 미만이다. 극복 가능한 격차다. 굉장히 흥분했었다. 너무 좋았다.

 

< 선진국 문턱에서 망하는 지름길... >

어쨌든 한 150년 역사를 보니까, 우리가 1세계, 2세계, 3세계 분류를 한다. 혹은 선진국, 후진국 이렇게 분류를 한다. 되게 웃긴 게 있다. 선진국은 150년 전에도 독일, 영국, 프랑스, 미국, 일본, 이탈리아 정도 한 7~8개 나라, 100년 전에도, 50년 전에도, 30년 전에도, 지금도  명단이 항상 똑같은 거다. 200개 나라가 있는데 선진국은 100년 이상 명단이 똑같다니 다른 나라들은 도대체 뭐냐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나라들도 있었다. 아르헨티나, 멕시코 굉장히 잘 나간 적이 있는데 거꾸러졌다. 한때 필리핀이나 태국도 잘 살았다. 그랬는데 여전히 고만고만하다. 즉, 개발에 땀낸 나라들이 있었지만 그 나라들은 확 성장했다가 거꾸러지고, 제1세계라 부르는 한 10개 미만의 몇몇 나라들은 100년 전에도, 50년 전에도 계속 1세계고, 전쟁을 해서 완전 잿더미가 되도 금방 일어나고, 뭘 해도 계속 잘 산다. 그들은 혈통이 다른가? 인종, 유전자가 다른가? 별 생각을 다 하게 되었다.

 

선진국 근처로 열심히 올라갔다가 거꾸러진 사례를 보면 보이는게 있다. 대표적으로 아르헨티나다. 거기는 지주경제였다. 거대한 영토를 가진 지주들이 목축 등으로 경제 성장을 했던 역사가 있다. 선진국 부근까지 가거나 실제 선진국이 된 배경과 이유, 과정은 나라마다 다 다르다. 그런데 그 나라들이 잘 나가다가 자빠지고 거꾸러진 이유는 똑같다. 너무나 똑같은게 놀라울 정도다. 이유가 뭐냐면 성장을 주도한 각종 세력들 즉 정치권력이 있고, 언론권력이 있고, 각종 분야마다 권력이 있는데 성장을 주도한 세력이 대물림을 해서 내려오면 다 망하더라는 것이다. 대물림을 하면 그대로 망한다.

 

< 선진국... 그들은 왜 승승장구 하는가...? >

미국은 로스차일드 가문도 있고 록펠러도 있다. 그러나 그 집안의 자손들은 사회경제 활동의 중심에 서 있지 않다. 단지 부유한 사람들인 거다. 자선 바자회 많이 하고, 연예인들이랑 놀아나고. 자가용 비행기 타고 폼잡고 부유한 인생을 살지만, 그 사회의 첨예한 주류적 위치에서 실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가문이 배후에서 모든 것을 조종하고 흔들고 이럴 수가 없다. 왜냐면 우리가 선진국이라 부르는 사회는 끊임없는 내적 주류 교체의 과정을 밟기 때문이다. 미국을 보자. 이런저런 한계에 부딪히면 흑인을 대통령으로 앉히고, 백인 우월자를 딱 앉히기도 하고, 카터 같은 목사 같은, 수도승같은 사람을 앉히기도 하고, 끊임없는 내부의 주류 교체가 전 사회적으로 일어난다. 단적으로 드러나는게 포브스라는 그 유명한 경제잡지가 세계 400대 부자를 매년 발표하는데 400명 중 한 380명이 미국 부자다. 그런데 그중 세습 부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 다 당대에 창업해서 구글도 만들고, 페이스북도 만들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만든 당대 부자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는 4명, 내가 알고 있는 통계가 6년전 건데 4명 전부가 세습 부자들이다. 결론은 그게 어느 분야가 되든 대를 물려서 그 주도 세력이 계속 끌고 왔더니 2대, 3대 때는 탁 쪼그라들더라는 것이다.

 

끊임없는 주류 교체를 하여 선진국의 반열을 계속 유지하는 것에 비해서 그렇지 않은 나라들은 붕괴되고 만다. 우리나라는 교회도 세습을 한다. 역사상 없는 일일 거다. KIST에도 아마 자신이 독실한 신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을 거다. 난 청년사에서 시리즈로 종교 서적을 많이 내고 관심있어서 공부도 많이 했다. 내가 내린 결론은 어떤 종교가 있는데 돈을 달라고 하면 그건 종교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성당이 됐건, 절이 됐건, 교회가 됐건 돈 요구하는데 있으면 나와 보라 해라. 자신있게 말하는데 다들 성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경작을 해서 먹고 사는게 종교의 기본이다. 현대 사회에는 그게 불가능하니까 국고로 보조금 주어서 생계를 유지시켜 주는 것이지, 개별 신앙 집단이 신도들에게 돈을 걷는다면 그것은 사업이다.

 

<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려고 하는 것일까? 난 지난 여러해 동안 이렇게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으면 항상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우리나라는 망했다. 이미 망했다. 이미 망했는데 망한 모습이 나타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못 느낄 뿐이다’ 라고 이야기를 무척 많이 하고 다녔다. 모든게 세습에 의해 망가지고 있는게 온통 보였다. 여기에 다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이에 대해 논박은 하지 않겠다. 다만 한국도 다시 한번 무언가 새 출발을 한번 해야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노태우 이야기를 할 때는 항상 이승만 때부터 최근까지를 대통령 중심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 다 긍정적인 이야기다. 공적들이 실제로 존재를 했었으니까. 내가 진보 근처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승만이 독재 정권을 우격다짐으로 세운거는 잘한거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 냉전에 끼인 역사를 보니 그렇다. 냉전이 올 줄은 아무도 몰랐을 거다. 그 다음에 박정희 시대인 총동원 체제, 유례없는 일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대부분의 신흥국들이 쿠데타를 경험한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쿠데타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80년의 쿠데타는 매우 잘못된 건데, 60년대 쿠데타는 오히려 자연스러웠다. 왜냐? 거의 식민지 통치 형태로 세계사가 지배되고 있다가 1945년 전쟁이 끝나면서 다들 신생독립을 하는데, 식민 모국의 행정가들이 싹 빠져나갔을 것이다. 국가라는 건 기초적인 행정 시스템이 존재해야 하는데, 국가를 운영할 도리가 없었던 거다. 그럴 때 거의 유일하게 훈련된 조직이 군대였다. 그 군대에서 야심을 가진 사람들이 그냥 톡 건드리면 정권을 잡을 수 있어서 대부분의 나라들이 쿠데타를 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나라들이 미국으로부터 자금지원도 받고, 경제개발 계획을 세웠다. 다 실패했는데 우리나라는 성공했다.

 

박정희의 공적을 이야기 안할 수가 없다. 소위 총동원 체제인데, 시골 촌로부터 도시의 아주 교양 계층까지 ’잘 살아 보세‘로 뛰게 만들었다. 그 우격다짐이 상당한 정도의 효율성을 발휘한 것도 사실이고, 거기의 문제점을 이야기해보면 많다. 하지만 그 모든 문제점을 상쇄할 만큼의 현실적 성과가 있었던게 사실이다. 그러고 나서 1973년부터 유신이라는 걸 했는데 사실 나치가 했던 것과 똑같은 총통제다. 입법, 사법, 행정을 한 사람이 거머쥐는.... 그러니까 왕인데 왕위를 갖지 않은 것이 총통제인데, 그러다가 79년도에 박정희 대통령이 사살이 된 다. 김재규라는 부하가 그런 것이 아니라 그때의 시대 상황이 그랬다고 이해를 하셔야 한다. 한국은 소위 남미가 경험한 하이퍼 인플레의 직전이었다. 하이퍼 인플레가 1000~2000% 되는 거다. 오늘 100원짜리가 내일 휴지가 되는... 밥 한끼 먹으려면 수레에 돈을 지고 와야 하는 상황으로 경제가 일정 속도, 어떤 단계를 지나면 전혀 통제되지 않은 상태로 날아간다. 우리가 그 직전이었다. 전두환 대통령이 아무리 무도한 장군이었다 할지라도, 적어도 김재익이라는 경제수석의 말을 듣고 거의 무식한 방법으로 총칼을 사용해서 중화학공업을 쪼개고 이 기업을 저 기업에다 붙이고 해서 한일이 있다. 그때의 슬로건은 물가 안정, 내용은 저성장으로의 시프트였다. 고성장 구조가 이렇게 이렇게 가다가 거의 날아갈 뻔 한것이다. 이것은 시장이라는 차원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건데, 총칼의 힘으로 3% 이하의 저성장 기조로 집권 초반에 확 돌려 놓았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다. 그건 그야말로 무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인데 가능했던 거고, 그 과정이 없었다면 우리도 남미의 경험을 했을 것 같다. 아주 명확한 공적이다.

 

< 시장영역... 정부영역... >

이후 노태우 등 우리가 아는 대통령들 각각의 공적이 있다. 그 흐름 속에 쭉 왔는데 이제 우리는 세습 사회를 맞이한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 했지만 대한민국은 1990년대에 시민 권력이 최초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세워진 나라다. 그런데 시민에 반하는게 왕정이나 귀족정인데 지금 귀족정 앞에 우리가 직면해 있다. 그 귀족 앞에 심지어 변호사들도 고개 숙이고, 돈만 생기면 뭐라고 하겠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제 발로 귀족정으로 걸어가고 있는 와중이다. 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3가지만 이야기를 하겠다. 국가는 2개의 범주, 2개의 영역에서 항상 갈등하면서 같이 간다. 하나가 시장 영역이고 다른 하나가 말 그대로 정부 영역, 국가 영역이다. 시장이 자율성을 갖고 합리를 추구한다는 경제학 개념은 예전에 깨진 허구의 논리이다. 그 시장은 자체가 합리성을 갖는게 아니라 무한 독식, 독점의 방향으로 간다. 그러면서 일정 시점이 지나면 거의 자동적으로 돈이 위로 쫙 빨려 들어가는 속성을 갖는다. 위에서 다 먹는다는 말이다. 사람이 나빠서가 아니라 속성이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가 개입을 해서 아주 전폭적이고, 심지어 무식한 방법으로 돈을 밑으로 확 내려야 한다. 밑으로 돈을 억지로 내리는 일을 해서 또다서 한 바퀴 섞었다가 또 일정 시간이 지나고, 이 일을 반복하는 거다. 지금 우리는 그 시점을 너무 오래 경과해서 너무 오래 늦춰져 버렸다. 민주당 정권 10년 있어서 분배가 될줄 알았는데 첫 대통령인 김대중 대통령은 IMF 수습하느라 제정신이 아니었고, 그 다음에 대북 관계에 전념을 해서 분배에 신경을 쓸 여지가 없었다. 그 다음 노무현 대통령 시기는 거의 5% 아주 고성장을 기록했지만 그것을 분배로 정책화시킬 힘이 없었다. 의회를 움직여야 했고, 입법을 해야 했는데 힘이 없었고, 의지만 갖다가 허무하게 끝났다. 그 이후 보수정권들은 돈이 상층부로 빨려가도록 적극적으로 풀무질을 했다.

 

< 복지... 내수 기반을 다지는 재정투자... >

우리나라가 돈이 없지는 않다. 단지 밑으로 가지 않는 것 뿐이다. 내수 기반이 거의 붕괴 상태이다. 수출이 올해 들어 좀 높아졌다고 좋아하는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 물건을 해외에 많이 팔아서 돈을 벌어야 우리가 부자가 된다는 말은 웃기는 이야기다. 여기 계신 엘리트들은 설마 그렇게 생각 안하실 거다. 좌우간 경제 총량에서 내수 비중이 17~20% 가 적당하다는 소리를 하고 있는데 그게 50%가 넘어야 한다. 지금 해야 할일 첫 번째는, 그냥 재래 용어를 쓰자면 복지이다. 그러면 복지가 뭐냐, 매우 큰 착오가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거를 복지라고 이해하고 있는데 아니다. 국가의 재정 투자가 복지다 지금은 구조가 복잡해 돈을 뿌릴 수도 없고 임금 상승을 할 수도 없다. 그러니까 방법은 지출을 줄여 주는것이 선택이다. 내 지출 분야를 국가나 지자체가 상당한 부분을 맡아서, 대행해서 떨궈 나가게끔, 그러면 300만 원 벌지만 실질 효과가 400도, 500도, 심지어 600도 되게끔 만든다면 그 사회의 내수 기반은 매우 튼튼해질 것이고 위에 올라간 돈이 아래로 내려가는 효과가 분명히 생겨날 거다. 지금이 그래야만 할 시점이다. 그런데 대부분이 입법 과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데, 그러지 않으면 이 공동체는 붕괴된다는 이야기이다.

 

< 통일... 그거 멀기만 한건 아니다.... >

두번째는 북한이다. 북한은 길게 이야기 안 해도 너무 우리 사회에서 많이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재론할 필요는 없다. 장기적으로 연방제 국가를 형성을 해야한다. 연방제는 다른게 아니다. 전부 위아래로 따로 노는 건데, 군대가 하나 되고 외교가 하나 되는 거다. 적어도 전쟁 가능성 앞에 사람이 산다는 건 사는게 아닌것이다. 그리고 북한이라는 경제 영토를, 북한을 경제적 관점에서 이야기하면 아주 비난들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솔직한게 낫다고 생각한다. 북한 사람들도 먹고 살 수 있게 되고, 하다못해 도라산역에서 출발해서 시베리아 횡단열차 거쳐서 유럽까지 가게 되면, 그 중간 기착지, 경유지, 북한 영토를 지나는 경유지에 숙소, 식당, 도박장, 노는 것, 그런 것만 해도 엄청난 양이 된다. 개성공단 폐쇄되었잖은가. 거기 부지가 천만평인데 80만평을 쓰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북한 전체 GDP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아시는가? 이 천만평을 꽉 채우고 남포, 신의주, 해주 공단을 만들고 우리 기업이 가서 직접 투자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지금까지는 한국 기업이 단 한 군데도 직접투자(설비)를 한 데가 없다고 한다. 개성공단이 가공 무역이었다는 거다. 우리 기업들이 가서 직접 설비를 하고 북한 사람 고용을 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북한 GDP의 20%를 점할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그게 바로 통일이다. 구태여 한 개의 나라가 될 이유가 없는 거다. 북한 GDP를 우리 기업들이 가서 15~20% 육박하는 정도의 경제적 내용을 갖추게 되고 고용 효과를 갖게 되면 그냥 통일인 거다. 김씨 왕조 당분간 유지시켜도 된다. 안 그러면 내몽고에 텐트 치고 망명 국가 세운다고 하는 판인데,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는 거다.

 

< 재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마지막이 바로 재벌 문제이다. 재벌은 지식인이라면 정말 인식을 확실히 하셔야 된다. 나와 아무 관계가 없더라도 인식을 하셔야 한다. 민주화는 있으면 좋은 것이지만 독재도 괜찮아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을 봤다. 정말 웃기는 이야기다. 민주화의 속성이 뭐냐면 분배하는 거다. 민주화는 권력 가진 사람이 다 먹는 건데 우리도 달라 하는 거다. ‘80년대 10년동안 거리에서 한국의 학생과 노동자들이 돌 던지고 싸웠다. Stone-Throwing People 이라고 불렀다. 돌 던지는 백성이라고.... 그런데 그게 의미한게 무슨 주사파하고 막스-레닌주의, 스탈린주의 그런게 아니다. 그 배경의 모든 것은 70년대 말까지 형성된 국가적 부를 우리도 달라 하는 분배의 욕망이었는데 학생들이 책을 보다 보니까 복잡한 이야기를 했던 것뿐이다. '80년대 민주화는 정치 민주화를 의미했고, 이 민주화는 독재를 하지 말자는 거다. 그러면 경제 민주화는 뭘까? 경제도 지금 민주화 이야기가 나온다. 그건는 독점을 하지 말라는 거다. 마이크로소프트같이 우량 기업이 미국에서 독점 재제에 걸려서 5년인지 7년인지 고생하는거 뉴스에서 보셨을 거다. 독점은 그만큼 경계해야 할 자본주의 최대의 해악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어떤가? 누구도 창업하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하면 똘똘한 놈은, 기업 들어간 놈은 바보야 이래야 한다. 아버지 돈 뺏고 이모 돈 빌려서 5백만 원 갖고 조그만 귀퉁이만 생기면 친구 자취방에서 창업을 해야 하는 거다. 그 중에 망하고 또 망하고 10번 망했다가 한 번쯤 되는 것이고, 그 중 한 놈은 거물도 되는 것이다. 그래야 살벌한 생태계 속에서 국가의 경제 체제가 건강해지고 세계 경제에 경쟁이 가능하다. 아무도 창업하지 않는다. 왜? 이유는 단 하나, 재벌 때문이다. 공무원이 되고 싶고, 교사가 되고 싶고, 의사가 되고 싶고, 또 공부 잘 하면 법조인이 되고 싶어 하고... 이 직종들의 특징은 누구와도 경쟁할 필요 없이 오래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면 망한다.

 

1대 정주영, 이병철, 구인회 이런 사람들이 수퍼맨이다. 방송하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봤는데 정말 엄청난 사람들이다. 머리 팍팍 돌아가고, 배짱이 있고, 지를 줄 알고 정말 존경해 마지않는다. 난 그런 사람들 정말 수퍼맨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옛날에는 애들을 일찍 낳았다. 조그만 회사 키우는 거 보고 자라서 성장 과정을 알아서 2세들도 인정해야 할것 같다. 3세부터가 심각하다. 도련님으로 자랐는데 얘들이 엄청난 결정을 내리는 존재들이 돼있다. 4세는 말할 것도 없다. 다른 사람들과 여느 사람들과 다른, 아예 종자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태어났다. 어떤 기업이나 주력 기업이 있는데, 주력 기업의 중요한 자리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삼성중공업을 보자. 회장을 맡고 상무, 전무 할 수 있는 것들은 직계 가족 몇 명일 것이다. 그런데 가족은 무지하게 많은 거다. 4촌, 5촌, 6촌, 7촌, 8촌, 9촌, 10촌이 있다. 이 사람들이 다 돈이 무지하게 많다. 삼성중공업에 들어가고 싶지만 못 들어간다. 그런데 돈은 많다. 그러면 동네에서 할 만 한 일들을 하는 것이다. 이쑤시개도 수입하고, 떡볶이, 만두도 다 만들고, 빵집도 하고, 플라스틱 제품 소소한 것도 다 하고, 이런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모든 영역에 조금 잘되는 곳을 뒤집어 보면 재벌가와 연관이 된다. 그러니 아무도 경쟁하려 하지 않는다.

 

< 재벌... 부유하게만 놀아다오.... >

우리가 살아나는 길은 중하위 계층의 경제력이 다시 한번 복원되게끔 개입하는 일, 또 하나는 북한이라고 하는 경제 영토를 어떻게 최소한 10년 이내에 우리가 사업으로 왕래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 그라고 마지막으로 재벌을 정리 하는일... 무조건 해야하는 일이다. 지구상 어디에도 이런 식의 가문 경영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이바츠라고 일본재벌이 1945년에 해산되고 더 이상 없다. 그게 왜 문제인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안 되고 있다. 무조건 정리해야 한다. 그집안 사람들이 부유하게 사는 것은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팜 스프링 필드에 별장이 엄청나게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중동 부호들하고 같이 노는 곳이다. 한국의 부호들이 지금 그러고 논다. 그 수준으로 노는데, 그건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지배구조는 안 된다는 거다. 그 지배구조 때문에 누구도 경쟁하지 않고, 누구도 시장에 신규로 진입하지 않고, 창업하지 않고, 모든 인재들은 연구원이 되거나, KIST만 들어오려 한다. 지금 열을 내서 이야기를 드렸는데 최소한 이게 정치적 발언으로 해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 마무리 말 >

어쩌다 보니 나이 많은 할아버지 수준이 되었다. 살아 있다는 의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 본다. 허무감에 많이 빠진다. ‘인생이라는 게 요만큼 반짝였구나, 35살에서 45살까지 활발하게 사는게 인생이구나, 그 전은 어설프고 그 후는 쇠락하더라...’ 나이들면 신체적, 정신적으로 쇠락하고 중심에 있기 어렵다. 다만 내가 소속된 공간이 근사하면 좋겠구나 하는 간절함이 있는데 눈에 보인다. 이렇게 하면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많은 희망적인 조짐이 보인다. 내가 한 이야기를 여러분들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지금은 권력의 중심부로 많이들어가 있는 환경이 되었다. 어쨌든 우리가 상위 중진국 쯤 근처에 있다. 우리나라가 교역규모가 13위라고 착각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우리가 벨기에 이런 나라보다 훨씬 못 산다. 교역 규모 때문에 그렇게 보일뿐이다. 200개 나라 중 적어도 5~60위권 정도인데 조금은 잘 되었으면 좋겠다. 3가지로 집약해서 드린 말씀이 그야말로 선결 과제라고 생각이 든다. 그러면 혹시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