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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10분 충전으로 서울↔부산을?…'마그네슘 전기차' 개발

 

 

 

 

조병원 박사팀 '마그네슘-공기전지 배터리 핵심기술 개발' 세계최초 시험주행 성공
"블랙아웃대비 '비상발전용전지'로 추가·개발 예정"

 

 

소음이 아주 적고 공해가 없어 매우 친환경적인 전기자동차는 1873년 가솔린 자동차보다 먼저 개발됐으나 배터리의 무거운 중량과 충전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단점이 있어 상용화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다시금 전기자동차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지난 17일 조병원 KIST 박사팀이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전기자동차의 단점을 해결해 주목 받고 있다. '교체식 마그네슘-공기전지 기술'을 개발, 세계최초로 시험주행에 성공한 것. 조 박사팀이 개발한 세계최초 마그네슘전기자동차는 10분 교체식 충전으로 500Km거리를 운행할 수 있으며, 무게도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연구개발을 했다는 조 박사를 직접 만나봤다.

 

여기서 잠깐! 마그네슘-공기전지란?
마그네슘 금속과 공기 중의 산소를 전극물질로 이용함으로써 용량을 극대화한 전지를 말한다.

 

 

 

긴 충전시간? NO…"마그네슘판·소금물 교체하면 끝!"

 

 

전기자동차에 들어갈 전지개발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특히 아연분말을 집어넣어 전기를 발생시키는 아연공기전지는 20여 년 전부터 연구되고 있지만 방전되면 수산화아연으로 변해 전기를 전달하는데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을 갖고 있어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보편적으로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차전지' 역시 2시간 이상 전기로 충전해야 거리를 달릴 수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미국처럼 차고가 있다면 충전해 사용할 수 있으나 차고가 따로 없는 국내실정에 잘 맞지 않고, 충전소에서 2시간씩 충전하기도 쉽지 않아 상용화가 어렵다는 것이 조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소비자 입장에서 고민, '손쉽게 전기자동차의 전지를 교체하는 방식이라면 상업화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착안해 마그네슘-공기전지기술 개발에 도전했다. 그 결과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마그네슘 금속판과 소금물 전해액을 10분 안에 간단히 교체하는 방식에 성공, 기존 리튬이차전지의 단점인 긴 충전시간과 충전인프라 부족을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기자동차용 전지를 개발했다.

 

조 박사가 실험을 위해 개발한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마그네슘-공기전지는 총 38개로 금속판도 38개가 들어간다. 전지 1개의 무게는 성인이 한손으로 손쉽게 들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워 교체를 하는데도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그가 개발한 전지는 기존 리튬이차전지에 비해 무게도 가볍고, 같은 양의 충전으로 3배 이상 달릴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매우 친환경적이다.

 

 

그는 "금속은 입자가 되면 불이 나거나 사고가 날 수 있어 위험하지만 마그네슘 금속판은 금속 파우더가 아닌 하나의 판으로 이뤄져있어 안전하다"면서 "소금물 역시 독극물이 없고 흔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에서도 친환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랙아웃대비 비상발전용전지로 추가·개발한다

 

 

조 박사는 20여 년간 전지연구를 해온 베테랑이지만 마그네슘음극에서의 반응 효율이 낮고 공기양극에서의 반응속도가 느린 마그네슘-공기전지의 단점을 해결하기까지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성공에 대한 확신은 갖고 있었지만 기술개발이라는 것이 결과를 알고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진짜 되나?' 의심이 들기도 했고 너무 멀고 힘든 길을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한 연구결과는 소멸되지 않고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니 내일은 더 나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즐겁게 연구했습니다."

 

 

계속되는 연구의 반복 끝에 마그네슘음극 및 공기양극의 새로운 화학조성과 전지구조 개발에 성공했다. 여러 물질들의 합성을 통해 개발한 마그네슘음극과, 공기양극의 탄소 소재 조성과 구조를 변경해 개발한 마그네슘-공기전지는 반응 효율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에너지효율과 에너지밀도를 향상시켜 기존에 비해 출력이 2배정도 향상됐다.

 

그에 따르면 마그네슘은 국내에 풍부한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어 순수 국내생산 소재로 전지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지난 11월 강원도 옥계에 포스코 마그네슘제련소가 준공돼 가공에 들어가는 등 시기적으로 좋다"면서 수입에 의존하던 리튬을 마그네슘으로 대체해 완전히 국산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 박사는 개발한 전지기술을 자동차뿐만 아니라 전력공급부족에 의한 블랙아웃을 대비한 비상발전용 전원장치로 추가 개발할 예정이다.

그는 "비상발전용 전지로 납축전지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개발한 전지는 납축전지보다 가볍고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각 가정뿐 아니라 기지국같이 지대가 높은 곳에서 사용하기에도 적절하다"면서 "각 가정에 콤팩트하게 들어가도록 추가 개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마그네슘-공기전지는 현재는 동일 주행거리에 소요되는 휘발유 비용에 비해 3배 정도 비싸기 때문에 해결해야할 문제점들도 많지만 그는 "향후 기술이 최적화되고 반응 부산물인 수산화마그네슘의 재활용 기술 등이 개발된다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어 미래 전망은 밝은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