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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news

"더 빠르고 정밀" 대면적 레이저 가공시스템 개발(07.17)

기계연 이제훈 박사팀, 영역 무한대·속도 향상 '온더플라이' 실현
시스템 모듈화로 기존 장비 제어봉만 교체해도 이용 가능

 

 

▲ 레이저 스캐너-스테이지 실시간 연동 제어 시스템을 설명하는 기계연 광응용기계연구실원들. ⓒ 2013 HelloDD.com

 

 

"컨베이어벨트에 제품을 올려놓으면 각 공정을 흘러가며 조립·완성되는 것처럼 온더플라이 기술은 움직이는 스테이지 위에 올려놓은 가공품을 상단의 레이저 스캐너가 날아다니며 마킹하는 개념입니다. 스테이지의 크기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가공영역이 무한대, 가공속도가 20%, 생산성은 25% 이상 향상된 돌파형 신기술이죠."

 

기존 레이저 스캐너와 스테이지를 함께 움직이는 방법으로 대면적에서도 정밀한 레이저 가공을 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최태인) 광응용기계연구실 이제훈 박사팀.

 

이 박사팀은 17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원천연구개발사업인 '초정밀/초고속 레이저 가공시스템 핵심요소기술 개발'을 통해 '레이저 스캐너-스테이지 실시간 연동 제어 기술(on-the-fly 기술)'을 공개했다.

 

"햇빛을 돋보기로 모으는 것과 같은 원리인 레이저 스캐너는 초당 2m이상의 초고속 정밀가공이 가능하고 고 가감속도 10G로 굉장히 크다다는 장점이 있지만 선폭이 짧고 가공품을 놓는 스테이지(테이블)가 고정돼 있기 때문에 가공영역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 기존 레이저 가공 시스템 vs. On-the-fly 기술. ⓒ 2013 HelloDD.com

 

 

이제훈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휴대폰과 같은 소형 제품은 레이저 스캐너로 정밀 가공이 가능했지만 최근 OLED를 비롯해 태블릿PC와 데스크톱에 필요한 터치판넬 등의 대면적 추세와 함께 대면적 정밀 가공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현재 사용하는 스캐너를 이용한 가공은 빠르고 정밀하지만, 가공할 수 있는 면적이 작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스텝&스캐닝(Step and Scanning) 방식은 스테이지를 움직여 대면적화는 가능해 졌지만 연속 가공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음매 부분의 품질이 낮고, 가공 속도가 느려 생산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 박사팀이 개발한 온더플라이(on-the-fly) 기술은 최적경로생성 알고리즘을 통해 가공품을 올려놓는 스테이지가 연속으로 이동하면서 스캐너가 위치 오차를 보정하는 방식으로, 대면적에서 레이저 가공의 품질 및 가공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연동오차를 10마이크로초(㎲)마다 새로 인식해 가공을 제어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를 갖게 됐다. 고속가공이 가능하다는 점과, 연속가공이 가능해 불연속 부위가 없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또한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터치 패널 가공,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의 금형 및 라우팅 공정 대체, 대형 TV 패널 가공 등 활용범위가 매우 다양하며, 생산성 향상, 제조단가 절감, 환경성 및 효율성을 동시에 충족시켜 기존의 한정된 레이저 가공시장의 벽을 뛰어 넘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산업현장에서 바로 적용가능한 기술 만들고 싶다"

 

 

▲ 이제훈 박사(좌)와 김경한 박사(우). ⓒ 2013 HelloDD.com

 

 

"온더플라이 기술은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이제 막 시작된 분야입니다. 우리 팀에서 처음 시작할 때는 개념조차 알려진 것이 없던 분야였기 때문에 개념을 만들고 SW화 시켜 궤적을 분리해 내고 또 궤적을 받아 제어하고 하드웨어까지 제작해야 하는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이제훈 박사는 "우리나라는 반도체 레이저 관련 가공장비를 대당 약 6~7억 정도에 수입해 왔지만 그 기술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최근 대면적 가공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며 기계연에서는 독자적인 기술개발을 시작했다"고 연구개발의 의미를 설명했다.

 

온더플라이 기술은 세계적으로 이제 시장에 진입하는 단계이다. 미국에서도 4~5년 전 기계연과 비슷한 시점에 온더플라이 기술을 바탕으로 제어콘트롤 개발을 시작, 올 봄 제품을 선보였지만 다양한 제품에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떨어진다.

 

 

▲ 이제훈 박사가 온더플라이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2013 HelloDD.com

 

 

2009년 5월 산업융합원천기술로 시작된 과제는 1단계에서는 원천기술을 개발, 2012년부터 시작된 2단계에서는 상용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책임자인 이제훈 박사를 비롯해 김경한 박사, 윤광호 박사 등 박사급 연구원 5명과 석사급 3명이 중심이 돼 연구를 진행했다.

 

기계연 광응용기계연구실은 지금까지 첨단 레이저 응용 미세가공 기술개발 및 실용화 기반을 확립하며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발전에 기여해왔다. 그동안 축적해온 요소기술을 기반으로 SW부분의 알고리즘과 광학기술은 비교적 쉽게 접근 할 수 있었지만 제어보드와 같은 HW 제작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융복합 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1단계에서는 레이저로 커팅하는 용도로 개발하고 논문발표를 했다. 그러자 기업을 중심으로 드릴링 기능 등을 비롯해 더 많은 수요가 접수되어 2단계 사업에서는 전체적으로 보드를 재설계하며 다양한 패턴에 대한 대응이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 자체를 모듈화했기 때문에  기존 시스템에서 제어봉 등만 교체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사실 연구팀에서도 처음에는 이렇게 깊이 들어갈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국내 레이저 가공기 제작업체는 물론 대학교 교수 등 전문가들을 만나 조언을 듣고 협력했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수요자 입장을 듣고 연구의 방향성을 정립했다.

 

지난 1996년 기계연에 입사한 이제훈 박사는 "초정밀 레이저 가공분야의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던 자신은 행운아"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산업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련 기술은 현재 국내특허가 출원 및 등록됐으며, 국제특허 출원을 앞두고 있다. 또한, 국내 기업인 AST젯택에 기술이 이전됨에 따라 향후 대면적 디스플레이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결과는 레이저 분야의 권위 있는 저널인 '저널 오브 레이저 마이크로/나노엔지니어링(Journal of Laser Micro/Nanoengineering)'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 온더플라이 시스템을 이용한 가공 영상을 소개하는 김경한 박사. ⓒ 2013 HelloDD.com

 

 

 

 

▲ 대면적-고속 레이저 가공 알고리즘. ⓒ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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