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실화야? #조선시대 로맨스 드라마 #믿거나 말거나
#놀이기구 무서워서 남원랜드 안감#남원 추어탕은 진리#생크림슈보루

 

1. 사랑의 고장 남원
두 번째 전라북도 여행은 남원이다. 남원은 추어탕도 유명하고 광한루원도 유명하다. 특히 광한루원에서 열린 남원 춘향제는 5월에 반짝 열리는 국내유명 축제이다. 며칠 전에는 미스 춘향이를 뽑는 날이었는데, 안타깝게 축제의 마지막 날에 가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도 적어서 한적한 광한루를 제대로 느끼고 왔다.

<그림-1> 광한루

보물 제 281호인 광한루는 조선 태종이 충녕대군(세종)을 세자로 책봉하려 하자 황희는 폐위된 양녕대군을 두둔하였다. 결국 태종의 노여움을 사 남원으로 유배되었고 이곳에 광한루를 세워 산수를 즐기며 유배생활을 지냈다고 한다. 광한루를 포함한 이 주변 전부를 일컬어 광한루원이라고 하는데 명승 제33호로 지정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지니고 있다. 광한루는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로 뒤편에는 호남제일루(湖南第一樓) “호남에서 제일”가는 누각이라는 현판이 달려있는데,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광통루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하동 부원군으로 부임했던 정인지가 이곳 경치에 매료되어 달나라 궁전과 같다 하여 광한루(廣寒樓)라고 하였다고 한다. 또한, 광한루 앞에 견우와 직녀의 아름다운 전설을 간직한“오작교”는 송강 정철이 지었다고 하니, 이곳, 광한루는 이몽룡과 성춘향 뿐만 아니라 여러 위인들이 사랑했던 곳이기도 하다.

<그림-2> 축제기간의 광한루와 오작교

축제 기간 동안 광한루의 주차장은 만석이다. 그리고 광한루원 입구 앞 도로도 통제되어 주차하기가 마땅치 않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광한루원과 약 1km 정도 떨어진 춘향테마파크에 주차하며 된다. 주차하고 광한루원으로 가는 1km는 지루하지 않다. 요천을 따라 걷는 강변길은 나무도 우거져 있고, 곳곳에 춘향설화의 내용이 안내판에 담겨 있다. (본격적으로 광한루를 구경하기 전에 이곳을 즐겼다 가면 더 좋을 거 같다) 특히 강변길에 있던 안내판에 참 재밌는 내용이 기억난다. 바로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

 

2. 성춘향과 이몽룡의 러브스토리는 실화였다.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스토리는 성이성이라는 조선 인조시절의 실존 인물인 그는 남원부사로 부임한 아버지를 따라 전북 남원에 지내면서 기생을 사귀었고, 세월이 흐른 후, 암행어사가 되어 다시 찾은 남원에서 옛 연인을 찾았지만 이미 죽고 난 이후였다는 내용이다. 우리가 어디선가 들었던 흔한 내용이다.

그런데 두 번째 춘향전 설화는 더 재밌다. 옛날 옛적에, 몰락한 양반가의 딸 춘향이가 있다고 한다. 그녀는 얼굴이 아주 못생겨 혼사가 깨지는 일이 빈번하였다. 그래서 노처녀가 되었다. 그런데 서울에서 잠시 남원으로 내려온 이몽룡에게 춘향이는 사랑에 빠졌는데, 정작 그는 춘향이의 시종인 향단이의 출중한 미모에 빠져있었다. 그러자 춘향이는 이몽룡 때문에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이를 보다 못한 춘향이의 어머니인 월매는 얼토당토않지 않는 계략을 짜기 시작했다. 월매는 향단이에게 밤에 만나자고 이몽룡을 꾀어내게 한다. 이몽룡은 얼씨구나 좋다며 향단이와 함께 둘은 첫날밤을 치렀다. 하지만 아침에 향단이 얼굴을 본 순간 이몽룡을 깜짝 놀란다. 바로 전날 밤에 불이 꺼지자 향단이가 방에서 나오고 춘향이가 대신 이몽룡과 밤을 지낸 것이다. 이몽룡을 울며 겨자 먹기로 사랑의 징표를 서로 나눠서 서울로 올라온다. 그리고 다시는 남원을 찾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그저 그런 남녀의 짝사랑 이야기이다. 재밌는 것은 여기부터이다. 서울로 간 이몽룡을 그리워하며 매일같이 울며 지내던 춘향이는 결국 광한루에 목을 매어 죽게 된다. 그리고 귀신이 되어 남원으로 부임한 부사들을 죽이는 원혼이 되었다고 한다. 이 소식을 들은 어느 유명한 작가가 아름다운 소설을 지어 원혼을 위로한 뒤로는 부사들이 무사하게 되었다는 설이다. 로맨스, 코미디, 호러까지 장르를 망라하는 요즘 유행하는 퓨전 드라마의 원조 격이다. 어떤 이야기가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이 재밌다고 생각되는 것으로 믿으면 되겠다.

<그림-3> 저기 보이는 이도령과 춘향이는 나를 놀리는 거 같다

다시 광한루원으로 돌아와서... 이곳은 즐길거리가 많다. 이몽룡이 춘향이에게 첫눈에 반했던 곳인 그네도 있고, 그 옆에는 월매의 집도 있다. 월매의 집 뜰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그곳 가운데 있는 항아리에 동전을 넣으면 노랫소리가 들린다. 근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 괜한 호기심과 승부욕 때문에 돈 천 원만 잃었다. 마침 옆에서 몇 백 원 던지지 않은 아저씨가 승리의 노랫가락을 울렸다. 거기에 있던 다른 십여 명은 겉으로는 찬사를 보냈지만 아마 속으로는 아픈 배를 쥐고 있었을 거다.  광한루원 역시 커플들이 많다. 대대적으로 커플축제라고 광고한 남원시의 효과도 크겠지만, 광한루원의 공기만 마셔도 사랑이 싹트는 분위기가 난다. 하지만 솔로들에게 이곳은 비추한다. 여기는 정말 달달하다. 누텔라에 초콜릿을 찍어 먹는 느낌이다.

 

3. 추어탕의 교과서
사랑에 취해 어질거리는 몸을 이끌고 광한루원 밖으로 나왔다. 따뜻한 햇볕을 쐬니 온몸의 세포가 광합성을 하며 신진대사가 활발해졌다. 곧바로 배가 출출해진다. 남원에 오면 역시 남원 추어탕을 먹고 가야 한다. 다행히 광한루원 근처에 추어탕 거리가 있다. 체인점도 꽤 있지만, 이곳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다 보면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곳이 몇 군데가 보인다. 거기가 모두 맛집이다. 남원에 사는 선배한테 들은 정보로는 축제 기간에는 주문하고 5분이면 나온다고 한다. 진짜다. 앉아서 물 따르고 숟가락, 젓가락을 테이블에 딱 올려놓으니 어느새 반찬과 추어탕이 나왔다. 그래서인지 회전율이 빨라 줄도 오래 서지 않았다.

<그림-4> <그림-5> 생각보다 찬이 많지는 않았다.

남원 추어탕.... 맛있다. 추어탕 맛을 설명하자면... 추어탕 맛인데 추어탕보다 더 맛있다. 남원은 미꾸라지를 삶고 으깨서 만든 남도식 추어탕으로 국물이 진하고 구수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들깻가루가 우거지 사이사이에 베여있어서 국물 한 모금, 우거지 한 젓가락이면 간장게장에게 미안하지만 국민 밥도둑 타이틀을 뺏을 수 있을 정도로 맛있다. 숟가락, 젓가락을 번갈아 드는 시간이 아까워 오른손에 둘 다 쥐고 먹다 보니, “왜 나는 양손잡이가 아닐까”라는 자책감이 들 정도로 맛있게 먹었다. 남원뿐만 아니라 전라도는 넓은 평야가 많아 논농사를 잘 지었기 때문에 논에서 크던 미꾸라지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부터 추어탕을 자주 먹었다고 하는데, 부모님 고향에서는 추어탕뿐만 아니라 민물고기 매운탕도 자주 즐겨 드셨다고 한다. (전라도에 여행 오게 된다면 민물고기 매운탕(새우탕)은 꼭 드셔 보셔라. 정말 맛있다)  내가 간 식당은 미꾸라지 튀김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깻잎에 싼 미꾸라지 튀김을 좋아하는데 여기에는 없다. 단일메뉴였다. 남도식 추어탕. 끝. 어른들에게 들었던 한 우물만 파면 “성공”한다는 얘기는 여기에도 적용된 거 같다. 하지만 미꾸라지 튀김까지 했다면 “대성공”을 했을 것이다.

터질듯한 배를 움켜잡고, 남원의 인기 빵집으로 향한다. 추어탕 국물은 물론이거니와 반찬까지 싹쓸이한 나의 배님은 풀충전이 되었지만, 원래 “밥배”, “디저트배”는 서로 다른 차원에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서서히 또 다른 차원을 열고 XX제과로 향한다.

<그림-6> 다음에는 기필코! 먹어보겠다.

광한루원에서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명문 빵집은 아니나 다를까 빵을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굉장히 길었다. 이곳의 생크림슈보루빵과 꿀아몬드빵이 하도 유명하다길래 대체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기다려보기로 했다. 한 5분쯤 지났을까...사장님이 밖으로 나와 단체여행객들이 다 사가서 1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1시간... 나에게는 너무 긴 시간이었다. 단 5분이지만 전우애를 느낀 대기자들에게 혼잣말로 “1시간은 너무 길다”라고 읊조리며 등을 돌려 전우들의 동조를 바랐다. 하지만 이게 웬걸 전선이탈자는 나밖에 없었다. 1시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모두 동요 없이 차분한 줄 기다림은 나에게 이 빵맛을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아쉽게 돌아왔지만 최근에 남원 XX제과를 다녀온 친구에게 어떤 맛인지 알려달라고 했다.

 

친구 : “맛있어. 맛있는데, 많이 먹으면 살찔 거 같아”

남윤 : ‘그래 친구야. 어떤 음식이든 많이 먹으면 살은 찐단다. 코끼리는 채식만 해도 덩치가 그래’

 

도움이 1도 안된 친구의 인터뷰였지만 정말 맛있긴 맛있나 보다. 다음에 남원을 다시 찾게 된다면 빵 나오는 시간에 맞춰 꼭 먹기로 다짐해본다.

 

*남원여행 꿀팁*
1. 춘향제 기간에 오면 광한루 앞은 도로 통제를 한다. 그래서 춘향테마파크 주차장을 이용해라.
2. 오작교 옆에 흔들다리가 있는데, 여자친구를 업고 한 번에 건너면 아름다운 사랑을 한다고 한다.

    자신 있으면 해봐라. 하지만 도중에 넘어지면 등짝 스매싱은 책임 안 진다.
3. 사람이 많아서 한적한 광한루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는 어렵다.

    방문객들도 광한루 일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찍어라.
4. 광한루원의 중심이 오작교는 꼭 건너봐라. 색다른 느낌이 든다.
5. 추어탕은 체인점 말고 줄 많이 서 있는 곳으로 가라. 후회는 안 할 것이다.
6. XX제과 생크림슈보루, 꿀아몬드 꼭 먹어봐라(그리고 후기 좀 알려주길 바란다)

 

다음편 : 전라북도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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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r.정 2017.09.12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KIST 서문 나가서 월곡역 가다보면 남원추어탕 이 있는데 맛있다네요. 저는 추어탕 안먹는데 미꾸라지 튀김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

  2. 고슐랭 2017.11.06 16: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명문제과.... 언젠가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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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새로운 테마투어를 해보려고 한다.

‘라멘’집 방문해서 라멘지도를 만들겠다는 ‘커피룸’ 사장님과의 목표.

 

2. ‘라멘트럭’

 지난 번 소개드린 ‘하카타분코’ 는 라멘의 원조라고 볼 수 있겠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14년 동안 한자리에서 맛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어줘서 감사합니다. ‘라멘트럭’ 은 조금 다르다. 얼마나 오래된 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근 몇 년 새에 유명해진 집으로 보인다. 근데 맛있다. 처음 가본 건 2년 전으로 기억이 된다. 원래 진짜 ‘트럭’에서 장사를 하다가 잘 돼서 가게를 냈다고 친구가 데리고 가서 먹었다. 근데 나를 데려간 그 친구가 누군지 기억이 안 난다. 고맙다. 처음 갔을 때만 해도 거의 바로 먹은 거 같은데 요즘 가면 평일에도 30분? 주말에는 1시간은 대기해야 된다. 세상에나. 애매한 날, 애매한 시간에 가시길 바랍니다.

출처:고세환’s IPhone 6s

 우선 여기는 국물이 그렇게 찐득하거나 짜지는 않다. 하카다분코 인라멘 보다는. 그래서 사람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뭔가 분위기는 여기도 그렇다. ‘이랏샤이마세’ 외친다. 조그마한 공간에 남자 3,4분이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일한다. 사실 난 이런 분위기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다. 그러고 보면 난 정말 내성적?(내성적이라는 것조차 잘 모르지만) 이고 나서지(나대지) 않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조용하고 편하게 혼자 먹을 수 있는 분위기.

출처:고세환’s IPhone 6s

하카다분코는 인사는 크게 하지만 그 다음엔 상관 안한다. 그리고 손님이 많은데 정작 가게안 에 들어오면 조용하다. 여긴 뭔가 기다릴 때부터 정신이 붕 떠 있고 안에 들어오면 더 그렇다. 난 상수역의 뒷골목을 좋아한다. 뭔가 없을듯하면서 이것저것 있는. 걷다보면 한강이 나오고. 근데 여기는 뭔가 안 어울린다. 뭔가 불평(?)을 하는 것 같다. 아 여기서 조금 생각이 나는 것. 고무줄 머리끈을 준다. 정말 조그마한 공간이다. 바에서 먹어도 좁고, 테이블도 작다. 그래서 더 더운데 라멘 먹을 때, 머리 흘러내리는 것을 대비해서 말하기 전에 고무줄을 줬다. 요런 건 좋은 것 같다. 근데 여기 맛있다. 몇 번을 먹어도 맛있다. 아마도 요즘에는 여기하고 부탄츄, 매생이라멘집이 손님이 제일 많은 것 같다.

 

 

3. ‘부탄츄’

  오늘은 2곳을 소개한다. 내 맘대로. 요즘에는 부탄츄를 2번이나 갔다. 여기의 최대 장점은 양이 많다. 맛도 있고. 하지만 여기도 기다린다. 음... 그리고 좀 더 일본적인(?) 맛 이라고들 한다. 본점은 일본에 있고, 실제 직원들도 일본인이 많다.

출처:뚜뚜르베베 사장님’s IPhone

  요기는 라멘 종류가 4개가 있는데, 진하고 연하고 차이다. 그리고 육수 진하게, 파, 마늘, 숙주 많이! 는 무료로 선택할 수 있다. 면 종류도 3가지! 호소맨/치지레맨/드레곤맨 선택 할 수 있다. 여기도 식사 시간에 가면 아~~주 많이 기다려야 되기 때문에 메뉴판 보면서 고르시면 된다. 재밌다. 이게 뭘까. 그리고 여기의 가장 큰 장점은 사이드메뉴가 정말 맛있다. 가라아게, 덥밮, 교자가 다 맛있고, 세트메뉴로 먹으면 저렴한 편이라서 먹어보시길 권한다. 특히 마요네즈와 가라아게가 맛있었다. 사진은 없다.

사진은 별로 맛없게 나왔는데 여긴 음... 개인적으로는 맛있다. 근데 확실히 짜고 진한 느낌이 있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리고 여기가 최근에는 분점이 생겼다. 홍대만 있었는데, 신촌·대학로·롯데월드몰까지!! 얼마 전엔 롯데월드 몰에 가서 먹었는데 분위기는 다르지만 맛은 비슷했다. 홍대가 너무 멀면 한 번 가보세요. 아 롯데월드 몰에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까지 있으니 먹고 구경하면 좋을 것 같다. 석촌호수도 한 번 돌아보고. 노래를 소개하고 싶었지만 라멘투어 특집호라서 참았다. 다음 정식기사에서 노리플라이 2집을 기대해주세요.

 

* 다음 호 예고)
- ’마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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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ory에 내 글을 쓴다는 것이 정말 꿈만 같다. 그동안 [고슐랭의 가이드 투어]를 보며, 전라북도에도 맛있고, 멋있는 곳이 많은데, 언젠가는 내가 사는 이곳을 꼭 자랑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칼을 갈던 차에 기회는 운명처럼 나타났다. 사실 기회가 이렇게 일찍 올 줄은 몰랐다. 그래서 조금 당황했다. 각설하고 첫 번째 전북여행을 소개하려 한다.

 

KIST 전북분원은 전라북도 완주군에 위치한다. 완주는 마치 소중한 물건을 손에 꼭 쥐고 있듯이 전주를 빙 둘러싸고 있다. 면적도 꽤나 넓다. 그만큼 자랑할 거리도 많기 때문에 완주는 내 기행문의 대미를 장식하고자 아껴두고 있다. 본원 사람들이 가끔 전북분원을 들른 김에 여행한다는 곳이 전주 한옥마을에서 비빔밥이나 콩나물 해장국만 먹고 가는데, 참으로 안타깝다. 사실 나는 강원도에서 30여 년간을 살아온 강원도 토박이다. KIST 전북분원에 오게 된 것은 우연이었고, 운명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전라북도가 고향이신 부모님에게 이곳 말씨나 음식에 대해 ‘허벌나게’ 많이 들었다. 이곳에 오기 위한 영재교육을 미리 한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 대한 나의 애착은 남다르다. 아무튼 결론은 강원도 토박이가 눈과 입을 호강시킬 수 있는 전라북도 방방곡곡을 이제부터 여러분께 소개하겠다는 말씀!

 

#고창 학원농장 #청보리밭 #커플 #교통체증 #나는 진짜 도깨비 #유채꽃 #이것이 천국
#보리새싹비빔밥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1. 도깨비도 반할 청보리밭
첫 번째 전라북도 여행지는 바로 고창이다. 고창은 여행할 곳이 많은 곳이다. 갯벌체험, 고인돌 박물관, 고창읍성, 선운사, 해수찜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4~5월 단 3주간만 열리는 연인들의 축제가 있다. 바로 청보리밭 축제이다. 불과 한두 달 전만 해도 “내가 여길 왜 가?”라며 학을 뗄 정도의 커플들만의 성지였지만 지금은..... 아니다.(박수)
고창으로 출발하는 새벽부터 들뜨기 시작했다. 얼마 전, 친형이 이곳에 다녀왔다며 카톡 프사에 자랑스럽게 올린 사진 배경에는 사람 허리까지 올라온 청보리가 가득했다. 눈으로만 봐도 벌써 싱그러운 풀내음이 느껴졌다. 들뜬 마음을 추스르며 아침을 대충 때우고 신나게 출발했다. 그러나 가는 길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평소때라면 고창 청보리밭 학원농장은 전북분원에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축제기간만 되면 농장 주차장까지 3시간이 소요된다. 말이 3시간이지 체감 시간은 10시간쯤 되는 것 마냥 차가 엄청 막힌다. 고창 IC를 빠져나와 동서대로를 쭉 타고 갈 때까지만 해도 카톡프사 하나 건지겠다는 덧없는 상상을 했다. (여러분들은 반드시 동서대로가 끝나기 전에 화장실과 주유소에 다녀와야 한다) 동서대로 끝 무장교차로에서 좌회전하면 무장면 방면으로 가게 된다. 대부분 내비게이션은 무장면에서 무장읍성길 쪽으로 우회전하라고 나오지만 절대! NEVER! 가면 안 된다. 그쪽은 거리도 더 멀고 길 끝에는 무장면 직진도로와 합류해야 하는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까지는 아니지만 전투적인 운전자들이 양보를 잘 해주지 않는다. 명심하도록. 여기서부터 주차장까지만 1시간이 걸린다. 

<그림-1>6km를 앞두고 1시간이나 정체되어 있었다.

전라북도에 놀러 오라고 한 사람이 왜 이렇게 안 좋은 얘기만 하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지루하고 짜증나는 시간 끝에,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청보리 초록물결을 본 순간 그 짜증이 눈 녹듯이 사라기 때문이다. 그만큼 청보리밭은 아름답다. 고창의 옛지명은 보리 모(牟)에 볕 양(陽)을 써서 “모양(牟陽)”이다. 그렇다고 딱히 보리가 특산품은 아니다. 오히려 이곳 경관이 특산품이다. 원래 청보리라는 품종은 없다. 덜 익은 보리를 청보리라고 하는데 단어에서부터 왠지 시원하고 신선한 느낌이 든다. 청보리밭이 위치한 학원농장은 입구에서부터 노르스름하면서도 푸르스름한(둘을 섞으면 결국 초록색!) 물결이 파도를 친다. 농장 면적이 30만 평이라고 하니 이 물결의 정대함이란 가히 볼만하다. 그 물결 사이를 슬슬 걷다보면 일상의 피로가 시나브로 지워지는 듯하다. 사실 우리가 구경하는 곳은 농장의 한 1할 정도 되는 3만 평이다. 하지만 절대 작게 느껴지지 않는다. (주차장을 보면 나머지 경작지가 보이는데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 수시로 감시하는 사람이 있어서 혼쭐 날 수 있다.) 청보리밭 한 쪽에는 유채꽃이 한창이다. ‘노랑색 보전의 법칙’라도 있다는 듯, 노란 유채꽃이 지면 청보리가 노란색으로 물든다. 그래서 그런지 노란 유채꽃 색과 청보리의 푸른 색이 참 조화롭다. 원래 청보리 꽃도 노란색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그림-2>, <그림-3>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길 158-6 학원농장

사람들이 이곳을 여행하는 목적이 하나 더 있다. 얼마 전에 종영된 “도깨비”라는 드라마는 다들 아실 것이다. 바로 이곳이 도깨비(공유 분)와 도깨비 신부(김고은 분)의 첫키스 장면을 연출한 촬영지다. 그래서 많은 남자들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도깨비 문에서 스스로 공유가 되어간다. 아직 사랑에 빠진지 얼마되지 않은 필자 입장에서 보면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것은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한다. 사진을 찍는 동안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모델들을 응시하기 때문에 보통 용기가 아니면 공유나 김고은 빙의샷은 언감생심이다. 차마 나는 가슴에 박혀있는 도깨비 칼을 쥐고 찍지는 못했다. (몇 명 가슴을 움켜잡으며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다. 용기내보시라) 극 중에는 눈이 소복이 쌓인 것처럼 메밀꽃이 피어있던 곳이었는데, 봄에는 보리를,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메밀을 키운다고 한다. 참 아낌없이 주는 밭이다.

<그림-4>진짜 도깨비같이 생겼네

이곳의 여행팁은 천천히 녹색을 음미하며 걷는 것이다. 양팔을 벌리면 손가락 끝에 청보리의 푸릇푸릇한 머리칼이 살짝살짝 닿는다. 느낌이 정말 좋다. 또 붉은 흙길 위에서 ‘나는 청보리다’ 라고 상상하며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삼보일배하듯 삼보일셀피를하다 보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진다. 일몰을 보기 위해 유채꽃밭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 청보리밭 전경을 바라보니 다시금 ‘여기는 참 예쁜 곳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창 청보리밭은 전남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도 경유지로 아주 좋다. 전남 영광 가까우니 영광굴비 정식도 먹고, 해안도로를 따라 예쁜 펜션도 많다. 고창 → 영광 코스를 추천한다.

<그림-5>전망대에서 바라본 청보리밭

 

2. 고창에서 꼭 풍천장어만 먹을 필요는 없다!
이제 먹는 얘기를 좀 해보자. 고창의 유명한 음식하면 풍천장어다. 풍천을 지명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풍천이란 바다에서 밀물이 밀려오면 내륙 쪽으로 부는 바람을 일컫는다. 한자로 風川, 즉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강 하구를 뜻한다. 고창의 풍천장어는 주진천 일대에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잡히는 뱀장어로 몸값이 아주 귀하다. 귀하다는 것은 곧 비싸다는 말이고 고로 나는 못 먹었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꼭 먹는 것을 추천한다. 인터넷에서 “고창 풍천장어 맛집”으로 검색하면 블로그에 많은 음식점이 나오는데 보통, 싯가로 판매되기도 하고 식당마다 가격은 비슷해서 블로그에서 세팅된 테이블 사진을 비교해보고 기본 반찬이 더 좋은 곳으로 선택하면 된다고 한다.

 

학원농장 창고를 중심으로 먹거리가 즐비하다. 사실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배가고파 피난민이 구호물품 찾듯이 요깃거리부터 찾아다녔다. 다행히 커피, 딸기음료, 옥수수, 핫도그 등 지친 여행자의 갈증과 허기를 달래줄 길거리 음식들이 많이 있었다. 가격은 여느 축제때 사먹던 가격이랑 비슷하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핫도그 하나를 걸신들린 듯이 먹고 나서야 비로소 가출했던 이성이 돌아왔다. 그것도 잠시, 어느새 또다시 구수한 파전 냄새에 이끌려 노점식당에 두꺼운 다리를 박고 앉았다. 옆 중년커플의 테이블을 흘깃 한 번 쳐다보고 그들과 똑같은 메뉴인 “보리새싹 비빔밥과 열무국수”를 시켰다.

 

겉보기에 보리새싹비빔밥은 그냥 보리비빔밥과 흡사하다. 하지만 보리새싹만 추가되었을 뿐인데.... 맛이 굉장히 고소하다. 어느 연예인이 “먹어봐야 네가 알던 그맛이다.”라는 명언을 남겼지만 아낌없이 주는 참기름과 고추장의 조화, 쌉쌀하고 신선한 채소와 탱글탱글한 보리밥의 식감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혀끝의 호사이다. 정신없이 먹다보면 입이 조금 물리는데 그럴 때는 열무국물 한 모금을 마시면... 그냥 끝.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뇌에게 ‘너는 배부른 게 아니야. 우리 더한 것도 많이 해봤었잖아’라고 암시를 걸며 터지려는 배를 달랜다.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계산을 하였다. 사람이 참 간사한 것이 먹을 때는 십만 원짜리라고 생각하면서 먹었으면서 다 먹고 나서 비빔밥값 팔천 원을 계산 하려니 또 조금 아깝다.

<그림-6> 사진 찍을 새도 없어서 남의 거 퍼왔다. <그림-7>.(http://blog.naver.com/sobasic110/221024401129)

고생하신 나의 “배”님에게 잠시 휴식을 주기위해 식당가 앞에서 전통놀이를 하였다. 투호, 널뛰기 등이 있는데, 대부분은 어린이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양보를 하... 지는 않고 꼬맹이들 사이에서 당당한 어른아이로 재밌게 놀았다. 한참 놀다 보니 깜깜해졌다. 어두워지니 싱그럽던 청보리밭도 을씨년스러워 보였다.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정말 즐겁게 놀아서인지 돌아가는 길은 하나도 아쉽지 않았다. 뭐, 아쉽더라도 나는 전라북도에 사니까 가을에 메밀밭 구경하러 또 오면 된다.

 

* 고창여행 꿀팁 *
1. 청보리밭 축제 기간에는 오전 9시쯤 고창 학원농장에 도착하면 심각한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다.
2. 오후 4~5시쯤 사람이 적어서 사진찍기 아주 좋다.
3. 시간이 남으면 고인돌 박물관, 구시포 해수찜도 즐겨라.
4. 새싹보리비빔밥은 배가 불러도 꼭 먹어라.
5. 나한테는 풍천장어는 비쌌다.
6. 차 없으면 여행하기 힘든 곳이다.
7. 여름의 해바라기, 가을에 메밀 축제도 정말 좋다고 한다.
8. 눈의 피로에 좋은 아이소프트존(eye softzone)인 초록의 청보리 때문에 돌아오는 길은 피곤하지 않다.

   그러니 마음껏 노세요.

 

다음 편 : 전라북도 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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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웰가 2017.07.03 16: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전북 100배즐기기

  2. 고니고니 2017.07.03 1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차네요ㅎㅎ

  3. 2017.07.03 16: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공유 닮으신거 같애요!

  4. nahm 2017.07.05 10: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사 넘 잘 읽었어요~ 김남윤 기자님!! 청보리밭 꼭 가보고 싶네요~!!ㅎㅎ '청보리의 푸릇푸릇한 머리칼이 살짝살짝 닿는다'->이 표현 넘 맘에 들어요~!!ㅎ

    • 김남윤 2017.07.08 0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고창 학원농장은 예술입니다. 그리고 "메밀꽃 필 무렵"인 9월에도 참 좋다고 하네요. 고창은 사계절 여행하기 좋은 곳이에요. 아! 혼자는 안됩니다. 커플들이 정말 많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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