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과기연구 선순환 환경 시급하다

 

장준연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소장

지난 4월 21일은 '과학의 날'이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시작은 1966년 KIST가 설립되면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듬해인 1967년 4월 21일 과학기술처가 발족하고 그 다음해인 1968년부터 과학기술처의 발족일을 과학기술의 발전과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과학의 날'로 지정됐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스마트폰 기술에서 볼 수 있듯, 과학기술은 경제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을 비롯한 대부분 나라에서 과학기술 연구는 시장이 아닌 정부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의 경우처럼 기술개발이 제품이나 상용화로 무조건 직결되는 것은 아닌 경우가 있고, 원천기술의 개발이 산업화 기술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비교적 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 그리고 우주개발과 같은 국가적 차원의 큰 프로젝트는 당장 경제적 이익을 가져오지는 않지만 국가의 존립과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기에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타당하다.

 

과학기술처의 발족으로 시작된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다소 부침은 있었으나 일관적으로 국가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을 강조하며 수립됐다. 1970년대에는 대덕연구단지 건설이 시작됐고 다양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설립됐다. 이후, '2000년대를 향한 과학기술발전 장기계획', '선도기술개발사업(G7프로젝트)' 등의 장기적인 연구 프로젝트가 80~90년대에 시행됐다. 또한, IMF 경제위기가 엄습한 1998년에는 과학기술처가 과학기술부로 승격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기도 했다. 2001년에는 과학기술기본법이 제정돼 2003년부터 5년마다 제정된 법에 근거한 과학기술분야 최상위계획인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04년에는 과학기술부총리제 시행으로 과학기술의 위상이 더욱 높아지는 듯 했으나, 2009년 과학기술부와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과학기술부로 통합되며 연구개발 예산권이 기획재정부로 이관됐고, 이후에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재개편됐다. 최근에는 R&D 예산의 총괄조정과 R&D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에 대한 권한이 기획재정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관돼 과학기술의 위상이 재정립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2월 정부는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2018-2022)'을 발표하며, 현 정부의 과학기술방향을 제시했다. "과학기술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비전 아래, '미래도전을 위한 과학기술역량 확충', '혁신이 활발히 일어나는 과학기술 생태계 조성', '과학기술이 선도하는 신산업·일자리 창출', '과학기술로 모두가 행복한 삶 구현'이라는 4대 전략이 발표됐다. 그리고 각 전략별로 4~5개의 중점추진과제가 선정돼, 연구자 중심의 연구몰입 환경 조성, 원천적 기초연구 육성,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제조업 및 중소기업 육성, 일자리 창출, 안전하고 편안한 사회 구현 등의 과제들이 중점과제로 선정됐다. 현재 부각되는 사회문제를 과학기술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4월20일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과학기술유공자 32명에게 증서가 수여됐다.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선배 과학자들께서 과학기술유공자로 지정됐다는 점에서 과학기술인의 한사람으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함을 느낀다. 그러나 미래의 과학기술을 이끌어 갈 어린이들에게 과연 과학기술자가 사회에서 성공한 직업으로 인정받고, 선망의 직업인가 하는 점에서는 맘이 편하지 못하다. 

 

금전적인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밤늦게까지 주말에도 쉬지 않고 연구 개발에 몰입하는 것이 과거 연구자에게 기대되는 미덕이었다. 워커홀릭 되는 것이 마치 바람직한 것으로 취급받았고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가 당연하게 여겨졌었다. 그러나 돈도 제대로 못 벌고 일만 열심히 해야 하는 과학자, 연구자는 더 이상 미래 새싹들이 바라는 장래희망 1순위가 아니다. 필자는 이제 과학자라는 직업은 본인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발휘하고 나아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로 좋은 직장의 조건)이 좋은 직종으로 인식돼야 한다.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가 아닌 개인의 시간이 보장되고 저녁이 있는 삶의 기반을 마련하는 연구소이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을 통해 창의적이고 원천적 연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고 이러한 성과들의 기술적, 경제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 노력에 대한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가능한 선순환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까지 과학기술은 경제발전의 수단으로 취급받고 희생을 강요당한 적이 많다. 정부는 늘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효율성과 성과 면에서 과학기술자들의 반성과 위기의식을 강요해 왔다. 우리 기억 속에 우리나라는 늘 경제 위기였고 그 주요 원인을 정책의 실패나 외부 요인이 아닌 과학기술 성과에 돌렸던 것 같다. 

 

과학·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밝혔듯이 한국은 ICT 발전지수 2위, 과학기술 경쟁력 6위로 세계 선두권에 위치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인력 양성은 39위, 과학흥미도 26위, 수학과학교육의 질적 수준 36위 등 미래 희망을 담보하는 과학기술의 기반순위는 아직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 과학기술 종사자가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우리 어린이들의 장래 희망이 다시 과학자가 되고, 국민들이 과학자들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연구 환경, 풍토가 만들어져 경제, 기술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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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연구진들의 협업연구로
미래형 첨단 양자컴퓨터 구현 및 검증 방법 해결
- 개방형 연구사업을 통한 융합연구로 양자물리학의 고정관념 깬 검증방법 개발
- 향후 대규모(Large-scale) 양자컴퓨터 구현 및 검증 적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전 세계적으로 수퍼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의 구현에 높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진들이 협업 연구를 통해 양자물리학 법칙에 의해 작동하는 ‘미래형 첨단 컴퓨터’인 양자컴퓨터의 구현 및 검증 방법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양자정보연구단 조영욱 박사팀은 새로운 융합연구 형태인 개방형 연구사업(ORP, Open Research Program)의 일환으로 「KIST Joint Research Lab」 포항공대 김윤호 교수팀(POSTECH)과 공동연구를 통해 양자컴퓨터의 연산과정을 효율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구현하였다고 밝혔다.
KIST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개방형 융합연구 형태인 ORP 사업을 통해 양자정보 분야의 국내외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로 컨소시움을 구성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차세대 최첨단 컴퓨터인 양자컴퓨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본 연구 결과는 KIST 양자컴퓨팅 개방형 융합연구사업(ORP)을 통해 구성된 국내 연구진만으로 수행된 결과로 큰 의의를 가진다.

<그림 1> 양자연산과정을 검증하기 위한 양자회로도

이번 연구 결과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관측량을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는 양자물리학의 고정관념을 깨고 두 관측량을 동시에 측정 가능함을 보이고 이를 활용하여 양자연산 과정을 효율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을 보인 것이다.

<그림 2> 양자연산과정 검증 예시

양자역학에서 잘 알려진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관측량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어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 성분의 경우 둘 모두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양자측정’의 행위가 양자상태를 붕괴시키기 때문인데, 이번 연구에서는 가장 일반화된 양자측정 방법에서 허용되는 약한(weak) 양자측정기법을 통해 양자상태를 완전히 붕괴시키지 않음으로써 양립할 수 없는 관측량들을 동시에 측정하는데 성공하였다. 또한, 이러한 양자측정방법을 이용하여 양자컴퓨터의 연산과정을 효율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기법이 가능함을 보이고 이를 단일광자 큐비트(qubit)*를 이용하여 실험적으로 규명하였다.
*큐비트(qubit) : 양자정보기술에서 기본 정보단위로 현대 정보기술의 디지털 비트(bit)에 해당
KIST 조영욱 박사는 “최근 최첨단 미래기술 중 하나인 양자정보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고 말하면서, “본 연구결과는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한 기초과학 성격의 연구 결과로, 양자물리학의 근본원리를 직접 응용하는 양자정보기술 전반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며, 양자컴퓨팅 연구 기반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지원으로 KIST 개방형 연구사업(ORP, Open Research Program),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자연과학분야의 국제학술지인 ‘Nature Communications’ (IF:12.124, JCR 상위분야 4.69%) 1월 15일(월)자 온라인에 게재되었다.

* (논문명) Direct quantum process tomography via measuring sequential weak values of incompatible observables
 - (제1저자) 포항공과대학교 김요셉 학생
 - (공동저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용수, 이상윤, 한상욱, 문성욱 박사 
 - (교신저자) 포항공과대학교 김윤호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조영욱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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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성장엔진 작동시키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이 지났다. 대통령 5년 단임제를 택하고 있는 현행 헌법 아래서는 대통령 취임 후 첫 6개월 동안의 국정운영 청사진에 따라 그 정부의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임기 초에 발표한 새로운 정책들이 꾸준하게 지속되지 못하고 임기 후반으로 가면서 레임덕 현상과 맞물려 추진동력이 떨어지는 일이 반복돼 왔다. 지난 정부의 부패와 정책실패로 수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왔다. 이러한 국민들의 적극적 정치 참여에 기반해 새로운 정권이 탄생한 만큼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100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70%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지지율의 이면에서는 바쁘게 헤엄치고 있는 백조의 발과 같이 최근 북한의 핵무기 위협과 이와 관련된 미(美)·중(中) 간의 갈등 상황 하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이 보장된 균형 있는 외교, 안보 정책을 수립하고, 촛불집회에서 분출된 각계각층의 요구를 적절하게 수용하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쓰고 있을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국가건설을 위한 새 정부의 구상과 정책이 차근차근 진행되길 바란다.

 

작년 10월,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 유력 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2007년 참여정부시절 북한 인권안에 대한 UN표결 관련 의혹에 휩쓸려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적이 있다. 이때 문재인 대통령의 출구전략은 정치적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유력 야당 대선 후보로서 민생에 전념한다는 이른바 '민생투어'에 나섰다. 민생투어 기간 중 국가 성장동력 창출의 핵심인 과학기술계에 현안을 청취하고 과학기술자들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필자가 근무하는 KIST에 방문했다. 당시 수행인원 1명만을 대동하고, 의전도 거절한 그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과학자들과 사전 각본 없는 편안한 대화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과거 참여정부 시절 잠시 설치됐다가 다음 정부에서 교육과 과학의 결합정책으로 사라진 과학기술혁신본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국내 과학계뿐만 아니라 OECD에서도 인정한 가장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국가 R&D 정책수립 및 시행의 핵심기관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KIST방문은 그 가치와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또한 과학기술혁신본부를 통해 과학기술 정책에 일대 대전환을 기대하게 됐다.

 

문재인 정부는 우선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주무부처의 이름을 바꾸며 그 역할을 명확히 했다. 뒤이어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부활하면서 과학기술인들이 직접 국가 R&D예산의 자율적 기획, 집행, 평가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예산 배분을 주도해왔던 기획재정부와 정부 내 유관 부처간의 조율이 남아 있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므로 일찍이 보기 어려웠던 자율권이 과학기술계에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제시하는 '선수심판론'은 과학기술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과학기술은 항공우주와 같은 거대과학이나 기초학문 연구에서부터 기업을 지원하는 상용화 연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이런 다양한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국가 R&D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데 비전문가인 관료집단보다는 과학기술자들이 적극 나서야 함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특히 경제논리만으로 국가 과학기술을 논하는 것은 하나의 잣대로 무게, 부피, 질량, 길이 등 서로 다른 특성을 모두 측정하고 평가하는 것과 같다. 이런 이유로 과학기술계에서는 과학기술혁신본부의 부활을 환영하고 있다. 그만큼 20조 원에 달하는 국가 R&D 예산을 기획하고 집행할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역할은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 

 

좋은 시스템의 구축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 일을 맡아서 수행할 사람들의 역량에 성패가 달려있다. 후보 개개인에 대한 비토가 아니라 국가적 운명이 달린 문제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국가 R&D 정책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과학기술에 대한 깊은 식견과 자기 전공 이외에 다른 분야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전문성 그리고 각 전문분야 간 융합을 추진할 수 있는 정확한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함께 일을 추진할 과학기술자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책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정파와 계층과 이념을 떠나 진정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정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새 정부의 국가과학기술에 대한 의지는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 이 일을 맡길 것인가도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수장이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서두에서 이야기 했듯이 새로운 제도가 수립되고 나면 그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제도의 근본적인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를 운영하고 이해하는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 만큼 기성 인력보다는 젊은 인력들이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습득력이 보다 빠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술개발 주기가 빠른 신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려면 대학원 학생, 박사후 과정 연구자 등 신진연구인력 양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관심에는 재정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기술 분야를 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포함돼있다. 대학들이 인력양성을 담당하고는 있으나 대학에 개설된 세부 전공만으로는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국가 연구개발의 큰 축인 출연연은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고 연구환경이 우수하므로 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학생들에게 대학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학문 또는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새 정부에서는 출연연에서 근무하는 학생연구원의 처우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정부기관의 특성상 예산 총액이 정해져 있으므로 혹여나 더 많은 젊은 학생 연구자들에게 돌아갈 기회가 줄어들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운 마음도 없지 않다.

 

세계 각국은 과학기술분야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기술 중심의미래 사회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기술 선진국과 후발 국가들 사이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고 있다.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지구촌 사람들을 연결하는 사회연결망(SNS),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이용해 스스로 학습하고 분류해 인간의 영역인 판단까지 가능한 인공지능 등 생소하던 기술들이 어느덧 익숙한 시대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이미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물결에 뒤처지면 우리의 미래도 담보하기 어렵다. 국가적 역량을 총 결집해 이 물결을 잘 헤쳐 나가야 하는 시대적 소명이 우리에게 있다. 이 엄중한 시기에 새 정부와 과학기술혁신본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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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실험실'이 혁신 첫걸음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가치를 지닌 사람들의 공통된 관심사는 '건강한 생활의 영위'라는 것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과거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에는 '안전'이라는 부분은 소홀히 여겨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경제성장 자체보다는 그 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안전의식이 그 사회와 국가를 판단하는 새로운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외국생활을 해보거나 해외여행을 가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아끼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주차료와 배달료다. 필자가 생각해 보건데 이러한 비용은 상품의 가치를 향상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여기에 지불되는 비용이 아깝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와 유사하게 그동안 안전을 위한 비용도 허공으로 없어지는 비용이란 인식이 많았다. 만약에 일어날 사고를 대비해 만들어진 보험보다도 실질적인 안전을 위한 투자에 인색한 것은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조금은 이상한 일로 여겨질 법하다. 논리적으로도 보험은 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니 안전에 대한 투자가 보다 적극적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산업 재해로 인한 직·간접적인 경제적 손실 추정액도 연간 20조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안전을 위한 투자가 결국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실험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몇 가지 의견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첫째, 안전과 관련된 예산을 적정수준으로 확보해야 한다. 연구현장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최근 들어 실험실 안전비용이 연구비에서 필수적으로 배정되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연구과제나 기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연구비 중 약 0.5%가 연구실 안전관리비로 배정되고 있다. 실험실 안전이 지켜지지 않아 발생하는 손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최악의 경우엔 인명피해가 발생함은 물론이고 연구지연으로 인한 기술적, 경제적 손실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안전이라는 가치가 가지는 무게를 생각해 볼 때 0.5%가 과연 적절하고 충분하게 책정된 것인지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안전에 관련된 비용도 기관의 승인을 받으면 적절한 규모를 더 사용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실험실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과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안전에 대한 홍보나 교육이 부족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연구현장에서는 여전히 안전사고 소식이 들려온다. 여기에서 우리가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실험실 안전사고는 개인의 안전의식 부족의 탓이라는 사고방식이다. 물론 개인의 귀책사유가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안전사고를 개인의 과실로만 돌리는 것은 과도하다. 현실적으로 우리는 24시간 안전사고를 염두하고 지내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실험실 안전관리를 위한 시스템과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 개인이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 길을 건넌다고 해도 신호시스템이 잘 갖춰진 도로를 건너는 것만 못한 것과 같은 이치다. 안전시설이나 안전시스템은 일종의 사회 간접자본이다. 따라서 이러한 간접자본의 유지를 위해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예를 들면 대피로와 같은 안전공간의 확보, 전기안전 점검, 그리고 이런 안전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 등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험실 안전과 관련된 패러다임 간 충돌을 완화해야 한다. 많은 경우에 있어 실험실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효율이라는 가치와 안전이라는 가치가 서로 대치되기 때문이다. 지킬 것 다 지키면서 언제 실험을 하고 언제 성과를 낼 수 있느냐는 분위기를 주변에서 느낄 수 있고 현실을 무시한 규정을 만들어서 연구자들을 귀찮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단 1%도 되지 않는 사고 위험성 때문에 일이 중단되고 늦어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1%의 사고 위험성이 가지고 올 엄청난 후폭풍을 생각해야 한다. 안전매뉴얼과 규칙들은 수많은 전문가들과 선배 과학기술자들이 시행착오를 통해 만들어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비록 그 확률이 1%가 아니라 0.01%라고 하더라도 꼭 지켜야 하는 이유다. 효율성이라는 가치와 대립이라는 패러다임을 버리고 안전이라는 가치를 주어진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학은 과거로부터 꾸준히 미신과 오류로부터 인류를 계몽하며 현재의 지위를 확보했다. 그만큼 과학기술자들의 의견이나 행동이 일반 대중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위험시설이 들어선다거나 하면 과학자들이 해당지역으로 이주해 안전성을 몸소 입증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을 안심시키기도 하고 방송에서 어떤 의학 전문가가 즐겨먹는다는 음식을 소개하면 그 음식이 불티나게 팔린다. 따라서 과학기술자들의 일터인 실험실의 안전이 잘 지켜질 때 국민들은 과학기술자들이 지키는 안전의 가치를 소중히 인식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연구비를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받고 있는 현 상황에서라면 안전한 실험실의 구축에 앞장서는 것은 당연한 책무다. 연구자들은 오직 연구성과로만 말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의 실험실과 실험환경은 노벨상과도 바꿀 수 없는 일상의 소중한 삶이다. 경제적 효율성의 논리로 희생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제 과학자들이 경제성과 효율성이 최고라는 미신과 오류로부터 실험실을 해방시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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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버스킹 그리고 R&D

 

흩날리던 벚꽃 잎을 바라보던 것이 바로 얼마 전 같은데 한낮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다행히 아직 아침저녁으로 기분 좋게 선선한 바람이 불어 이 시간대에는 집에서 나와 짧은 외출을 하곤 한다. 필자는 주말마다 가급적 밖으로 나가 새로운 볼거리, 먹거리를 찾아 나선다. 지난 일요일 저녁에는 홍대로 향했다. 홍대 인근지역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음과 활력이 넘치는 거리가 아닐까 싶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무작정 홍대 앞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대형 옷가게와 음식점 사이로 수많은 작은 가게가 즐비했다. 또 그 속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가게 구경에 지루함을 느낄 때쯤 길 한편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가 발걸음을 잡았다. '홍대 버스킹'이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버스크(busk)'란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연주를 한다는 뜻으로, 영화 '원스'의 주인공 '글렌 한사드'가 길거리에서 한을 담아 연주하고 노래하는 예술 행위처럼, 아일랜드나 파리와 런던, 프라하와 같은 유럽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문화다. 홍대에서 버스킹이 주로 이뤄지는 곳은 '걷고 싶은 거리'다. 해외에서 봤던 버스킹과는 다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어 보였다.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은 홍대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젊은이들은 대략 5미터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이들은 노래도 하고 연주도 하고 춤도 추며 각자의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구경하는 다른 젊은이들에게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높은 앰프 볼륨으로 인해 하나의 공연을 집중해서 즐기기 어려웠다. 덕분에 버스킹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다.

 

흩날리던 벚꽃 잎을 바라보던 것이 바로 얼마 전 같은데 한낮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다행히 아직 아침저녁으로 기분 좋게 선선한 바람이 불어 이 시간대에는 집에서 나와 짧은 외출을 하곤 한다. 필자는 주말마다 가급적 밖으로 나가 새로운 볼거리, 먹거리를 찾아 나선다. 지난 일요일 저녁에는 홍대로 향했다. 홍대 인근지역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음과 활력이 넘치는 거리가 아닐까 싶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무작정 홍대 앞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대형 옷가게와 음식점 사이로 수많은 작은 가게가 즐비했다. 또 그 속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가게 구경에 지루함을 느낄 때쯤 길 한편에서 들리는 음악 소리가 발걸음을 잡았다. '홍대 버스킹'이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버스크(busk)'란 길거리에서 자유롭게 연주를 한다는 뜻으로, 영화 '원스'의 주인공 '글렌 한사드'가 길거리에서 한을 담아 연주하고 노래하는 예술 행위처럼, 아일랜드나 파리와 런던, 프라하와 같은 유럽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문화다. 홍대에서 버스킹이 주로 이뤄지는 곳은 '걷고 싶은 거리'다. 해외에서 봤던 버스킹과는 다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어 보였다.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은 홍대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젊은이들은 대략 5미터 간격으로 늘어서 있었다. 이들은 노래도 하고 연주도 하고 춤도 추며 각자의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구경하는 다른 젊은이들에게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높은 앰프 볼륨으로 인해 하나의 공연을 집중해서 즐기기 어려웠다. 덕분에 버스킹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다.

 

처음 들었던 생각은 버스커들의 열정이 참 부럽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이 남긴 약간의 돈을 받기는 하지만 액수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데 더 집중하고 있었다. 옆에서 공연을 하는 다른 버스커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더 큰 소리로 더 큰 몸짓으로 재능을 뽐내고 있었다. 필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저런 열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또 수많은 사람들이 반복되는 일상과 업무 속에서 열정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과학기술 R&D에서도 열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내겠다는 열정이 없다면 예술가가 갖는 창작의 고통처럼 연구개발 활동 역시 상당한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일이다. 

 

그 다음은 소통이다. 어떤 버스커는 관객이 많아서 까치발을 들고 봐야 했지만 어떤 버스킹은 관객이 별로 없었다. 관객을 많이 끄는 버스커들은 필자가 보기에 관객과의 소통을 제법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도 하고 눈을 맞추기도 하고 때론 같이 노래를 부르고 춤도 같이 추고 있었다. 최근들어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키워드 중에 하나가 소통이다. 생각해보면 과학자는 혼자서 묵묵히 한길만 가는 사람으로 여겨졌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과학자의 활발한 소통이 하나의 덕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연구개발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선배 연구자의 오랜 경험과 신진 연구자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공존할 때 연구개발에 진정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고리타분하다고 여겼던 과거 지식도, 말도 안 된다고 여겨지는 새로운 생각도 모두 함께한다면 의미 있고 활기찬 연구개발로 발전할 수 있다. 연구개발을 같이 수행하는 지도교수와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토론하는 소통의 문화가 정착해야 한다. 다양한 아이디어에 기반한 연구개발 활동은 더욱 풍성한 성과로 나타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변화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홍대의 '걷고 싶은 거리'는 사실 무대라기보다는 그냥 길거리다. 그렇지만 버스커들은 그 길을 자신들의 무대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듯 하다. 포드자동차 창시자이자 수많은 명언을 쏟아낸 헨리 포드는 "안정성이라는 것은 시냇물에 떠내려가는 죽은 물고기와 같다. 우리가 추구할 유일한 안정성은 변화뿐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늘 기존에 해왔던 일과 방식에 안주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은 새로운 방식,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발전한다. 특히 최근 연구개발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융합연구에 있어서 놀라운 성과는 남의 새로운 방식을 내 것으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나를 변화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많은 스트레스 속에서 살아간다. 그 결과 조현병이니 분노조절장애니 하는 다양한 현상들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연구개발을 주 임무로 하는 연구원들도 이러한 업무적 스트레스에 있어 예외는 아니다. 필자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것에 참여해 보기를 권한다. 예를 들면 나와 전혀 다른 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강연을 듣는다거나 낯선 환경에 나아가본다거나 예술 공연을 보는 식이다. 자신의 일에 집중하여 많은 시간을 쏟아 붓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시간을 내어 나와 다른 세계를 접하거나 취미활동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필자처럼 자신의 일에 대한 많은 생각을 일깨워 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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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연 소장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이 지났다. 대통령 5년 단임제를 택하고 있는 현행 헌법 아래서는 대통령 취임 후 첫 6개월 동안의 국정운영 청사진에 따라 그 정부의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임기 초에 발표한 새로운 정책들이 꾸준하게 지속되지 못하고 임기 후반으로 가면서 레임덕 현상과 맞물려 추진동력이 떨어지는 일이 반복돼 왔다. 지난 정부의 부패와 정책실패로 수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왔다. 이러한 국민들의 적극적 정치 참여에 기반해 새로운 정권이 탄생한 만큼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큰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100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70%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지지율의 이면에서는 바쁘게 헤엄치고 있는 백조의 발과 같이 최근 북한의 핵무기 위협과 이와 관련된 미(美)·중(中) 간의 갈등 상황 하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이 보장된 균형 있는 외교, 안보 정책을 수립하고, 촛불집회에서 분출된 각계각층의 요구를 적절하게 수용하기 위해 무척이나 애를 쓰고 있을 것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도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국가건설을 위한 새 정부의 구상과 정책이 차근차근 진행되길 바란다. 

작년 10월,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 유력 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2007년 참여정부시절 북한 인권안에 대한 UN표결 관련 의혹에 휩쓸려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적이 있다. 이때 문재인 대통령의 출구전략은 정치적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유력 야당 대선 후보로서 민생에 전념한다는 이른바 '민생투어'에 나섰다. 민생투어 기간 중 국가 성장동력 창출의 핵심인 과학기술계에 현안을 청취하고 과학기술자들과의 허심탄회한 대화를 위해 필자가 근무하는 KIST에 방문했다. 당시 수행인원 1명만을 대동하고, 의전도 거절한 그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과학자들과 사전 각본 없는 편안한 대화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과거 참여정부 시절 잠시 설치됐다가 다음 정부에서 교육과 과학의 결합정책으로 사라진 과학기술혁신본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국내 과학계뿐만 아니라 OECD에서도 인정한 가장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국가 R&D 정책수립 및 시행의 핵심기관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KIST방문은 그 가치와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또한 과학기술혁신본부를 통해 과학기술 정책에 일대 대전환을 기대하게 됐다.

문재인 정부는 우선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주무부처의 이름을 바꾸며 그 역할을 명확히 했다. 뒤이어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부활하면서 과학기술인들이 직접 국가 R&D예산의 자율적 기획, 집행, 평가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예산 배분을 주도해왔던 기획재정부와 정부 내 유관 부처간의 조율이 남아 있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므로 일찍이 보기 어려웠던 자율권이 과학기술계에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제시하는 '선수심판론'은 과학기술의 속성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 과학기술은 항공우주와 같은 거대과학이나 기초학문 연구에서부터 기업을 지원하는 상용화 연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이런 다양한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국가 R&D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데 비전문가인 관료집단보다는 과학기술자들이 적극 나서야 함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특히 경제논리만으로 국가 과학기술을 논하는 것은 하나의 잣대로 무게, 부피, 질량, 길이 등 서로 다른 특성을 모두 측정하고 평가하는 것과 같다. 이런 이유로 과학기술계에서는 과학기술혁신본부의 부활을 환영하고 있다. 그만큼 20조 원에 달하는 국가 R&D 예산을 기획하고 집행할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역할은 그 무게가 가볍지 않다. 

좋은 시스템의 구축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 일을 맡아서 수행할 사람들의 역량에 성패가 달려있다. 후보 개개인에 대한 비토가 아니라 국가적 운명이 달린 문제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국가 R&D 정책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과학기술에 대한 깊은 식견과 자기 전공 이외에 다른 분야도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전문성 그리고 각 전문분야 간 융합을 추진할 수 있는 정확한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함께 일을 추진할 과학기술자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책을 책임지는 자리인 만큼 정파와 계층과 이념을 떠나 진정으로 국가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고 정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새 정부의 국가과학기술에 대한 의지는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 이 일을 맡길 것인가도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는 과학기술혁신본부의 수장이 누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서두에서 이야기 했듯이 새로운 제도가 수립되고 나면 그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제도의 근본적인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를 운영하고 이해하는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 만큼 기성 인력보다는 젊은 인력들이 정보에 대한 접근성과 습득력이 보다 빠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기술개발 주기가 빠른 신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려면 대학원 학생, 박사후 과정 연구자 등 신진연구인력 양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관심에는 재정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신기술 분야를 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포함돼있다. 대학들이 인력양성을 담당하고는 있으나 대학에 개설된 세부 전공만으로는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국가 연구개발의 큰 축인 출연연은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고 연구환경이 우수하므로 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학생들에게 대학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학문 또는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새 정부에서는 출연연에서 근무하는 학생연구원의 처우 개선에 대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처우를 개선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다만 정부기관의 특성상 예산 총액이 정해져 있으므로 혹여나 더 많은 젊은 학생 연구자들에게 돌아갈 기회가 줄어들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운 마음도 없지 않다.

세계 각국은 과학기술분야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기술 중심의미래 사회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기술 선진국과 후발 국가들 사이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 지고 있다.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지구촌 사람들을 연결하는 사회연결망(SNS),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를 이용해 스스로 학습하고 분류해 인간의 영역인 판단까지 가능한 인공지능 등 생소하던 기술들이 어느덧 익숙한 시대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이미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물결에 뒤처지면 우리의 미래도 담보하기 어렵다. 국가적 역량을 총 결집해 이 물결을 잘 헤쳐 나가야 하는 시대적 소명이 우리에게 있다. 이 엄중한 시기에 새 정부와 과학기술혁신본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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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과감한 실패`를 허하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실패에 그리 관용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실패가 없음은 도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할 텐데요. KIST의 장준연 차세대반도체연구소장님이 과감한 실패를 주제로 기고를 해주셨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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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KIST 서포터즈 4기 조규철, 박지은입니다. 6월 첫 인터뷰의 주제는 반도체입니다.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성장을 이끌고 수출 강국으로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우리나라 반도체 기술을 이끌어 나가고 계시는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중 스핀융합연구단의 ‘김형준 박사님’의 인터뷰를 시작하겠습니다!

 

Q1. 안녕하세요! 박사님의 짧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김형준이라 하구요. 2005년도에 KIST에 입사해서 이름이 여러 번 바뀌긴 했지만, 스핀트로닉스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입사한 지 10년이 넘었는데요. 처음에는 선임연구원이었다가 지금은 책임연구원으로 있어요.

 

Q2. 차세대반도체연구소중 스핀융합연구단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스핀트로닉스가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 대중에게는 어떤 연구인지 잘 모르실 거예요.  지난 수십 년간 반도체 전자소자는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가 무어의 법칙에 따라 소형화를 통해 개발이 되어왔는데 이제는 한계가 왔다고 생각을 해요. 반도체를 더 소형화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기존의 반도체가 소비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며 또한 발열 문제 때문에 반도체 연구에 획기적으로 새로운 전환기가 있어야 해요. 그 이후의 반도체 소자를 연구하는 것 중의 하나가 스핀융합연구단에서 하는 일인데요. 기존의 소자는 전하만을 이용해서 전자의 움직임을 이용했다면 저희는 전자의 스핀 특성도 함께 이용해서 새로운 개념의 소자를 연구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소자의 디바이스에 비휘발성이라는 새로운 기능이 생기고 발열 문제와 전력문제를 줄일 수 있어요. 간단히 말하자면 전하와 스핀개념을 이용해서 차세대반도체 중에서 반도체 소자 개발을 하고 있다 보면 됩니다.

 

Q3. 전자의 스핀방향으로 신호를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자의 up, down을 이용한 것인데요. 예전 트랜지스터는 매우 많은 전자가 움직이면 1, 가로막히면 0으로 해서 on, off를 조절했다면 저희는 전자의 스핀 방향이 평행, 반 평행을 이용해서 신호를 만들어 내고 있어요.

 

Q4. 기존의 도핑을 이용한 반도체와 스핀트로닉스를 이용한 반도체 소자와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p형반도체, n형반도체를 여러 개 조합시켜서 소자를 만드는 것처럼 어떤 전자를 스핀의 원리를 이용해서 평행하게 또는 반 평행하게 만들어요. 스핀트로닉스에서는 기존의 MOSFET과  같은 효과를  n형, p형 반도체를 만들지 않고 스핀의 방향으로 조절하는 것입니다.

 

Q5. 스핀트로닉스가 현재 반도체를 가장 소형화 시키는 기술인가요?
그렇게는 말할 수 없어요. 스핀트로닉스는 소형화의 개념을 떠나서 이때까지 사용하던 반도체 전자소자의 동작 원리와 다른 새로운 개념의 소자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것이에요. 이 목적은 소형화가 아니라 기존의 원리를 방향 전환해서 새로운 개념의 소자를 연구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Q6. 전자의 스핀은 원래 존재하던 것인데 최근에야 연구가 되는 것은 어떤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인가요?
전자의 스핀특성은 1920년대에 발견이 되고 그 이후 60년 동안은 소자에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해 몰랐던 거죠. 1988년도에 컴퓨터 하드디스크가 개발될 시점에 GMR이 연구되면서 전자의 스핀도 반도체 소자에 이용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고 스핀트로닉스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7. 현재 반도체 분야에서의 직접화는 소비전력 문제로 어느 정도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스핀트로닉스를 이용하면 해결이 가능한지 알고 싶습니다.
스핀트로닉스가 그 문제를 다 해결해주지는 못하겠지만, 그것을 지향하는 연구분야예요.
지금 반도체의 이슈는 발열 문제, 전력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작은 에너지로도 반도체를 동작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에요. 다양한 분야 중 하나가 스핀트로닉스이고 많은 전자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보다는 전자의 스핀을 up, down시키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훨씬 작아서 소비전력을 감소시킬 수 있죠.

 

Q8. 에피텍셜 성장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실제연구실에서는 어떤 방법을 이용하는지 궁금하고 그 원리가 궁금합니다.
스핀트로닉스 연구단은 융합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분야예요. 샘플을 만들고 분석하고 시뮬레이션까지 진행하는데 전자공학, 재료 공학, 물리학 박사님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에피텍셜 박막 성장을 만들어지면 그것을 소자로 만들고 그 소자에 전기적 신호를 주면서 신호 측정을 담당하는 각각의 역할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어요.
저는 진공 펌프로 얻을 수 있는 지구에서 가장 낮은 압력(진공) 하에서 나노두께로 쌓는 에피텍셜 박막 성장을 하고 있어요. 반도체 제조방법 중에는 화학적 증착 방법(CVD)과 물리적 증착 방법(PVD)가 있는데 저희는 물리적 증착 방법(PVD)를 이용해서 고순도 물질을 빔으로 쏴서 원자를 한층 ,두 층을 쌓아 나노 두께로 제어하고 있어요. 고순도 물질이란 금의 14k, 18k이런 개념이 아니라 순도 99.99999%의 개념을 말해요
 
Q9. 화학적 증착 기법(CVD)도 장점이 있는 걸로 아는데 물리적증착기벙(PVD)을 이용하는 이유가 있나요?
화학적 증착 기법(CVD)은 대량생산이 용이하고 여러 샘플을 만들 수 있어서 기업에서 많이 사용하죠. 하지만 원자를 한층 한층 제어하는 것은 다소 힘듭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물리적 증착 기법(PVD)은 웨이퍼를 하나 밖에 넣을 수 없는 단점은 있지만, 더욱 정밀한 제어가 가능해요. 공정변수를 독립적으로 여러 변수를 제어할 수 있어서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소에서는 더욱 선호하죠. 또한, 가격이 CVD 장치보다 훨씬 비싸지만, 저희 KIST에서는 굉장히 좋은 진공박막증착장치를 가지고 있어요.

 

Q9. 반도체의 성장속도에 비해 주변 기술의 성장속도가 느려서 더 이상 반도체분야에서의 폭발적 성장은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박사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반도체 기술의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는 말이 어느 정도는 맞습니다. 인텔, 삼성처럼 반도체 기업에서 50년 동안 채널의 길이를 줄이며 소형화를 이룸으로써 집적도를 높였습니다. 그래서 현재 14㎚까지 만들어냈고 갤럭시 s7에도 들어가 있어요. 이후에 10㎚가 개발되고 7㎚, 5㎚ 까지는 개발이 힘들 수도 있는데 더는 물리적으로 소형화 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만약 가능할지라고 수 년내에 소형화와는 다른 개념의 새로운 기술로 개발된 반도체 소자를 필요로 하게 될 거예요. 그래서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소자를 어떤 기술이 대신할지는 그래핀, 나노와이어, 화합물반도체 등 여러 가지가 후보 기술로 연구가 되고 있지만, 아직 어떤 것이 대세가 될지는 기업에서조차도 모릅니다. 예전에는 기술은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소형화시키는데 목표가 있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소자 타입, 새로운 소재, 실리콘보다 좋은 소재를 만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연구해야 하므로 많은 기업, 연구소에서 자신의 분야가 대체 할 방법이라 생각하고 연구를 하고 있죠.

 

Q10. 반도체를 더욱 작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데 발전이 끝났는지, 또 실리콘 웨이퍼로는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 그럼 실리콘을 대신할 수 있는 대체물질이 무엇인가요?
지속적인 소형화 기술 개발로 채널 길이가 7㎚, 5㎚ 이하는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관점도 있고 불가능하다는 관점도 있어요.  그 이하는 이제 개발할 수 없으므로 대안기술을 찾고 있죠. 실리콘 대체물질이라고 그래핀이 개발되었을 때 많은 관심이 있었지만, 반도체를 대신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습니다. 실리콘을 대신할 수 있는 후보물질은 많아요, 스핀트로닉스도 한 예고 화합물반도체, 새로운 소자 메커니즘, 실리콘을 계속 이용하지만 포토닉스 배선기술을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요.

 

Q11.박사님께서는 앞으로의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우리나라가 반도체 1위라고 하지만 사실은 아니거든요. 반도체는 정보처리를 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와 정보저장을 하는 메모리반도체가 있어요. 그중에 메모리반도체만 1등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시장보다 몇 배나 훨씬 큽니다.  인텔 같은 세계적인 반도체 그룹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R&D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기업이 먼 미래를 내다보고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죠. 그래서 우리나라 기업은 비메모리만 다루고 있는데 중국에서 모든 반도체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가 비메모리 분야 1위를 유지 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에 더 큰 활약을 보이려면 지금까지는 추격형 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성장하였지만, 추격형은 한계가 있으니까요. 연구자 입장에서는 미래를 좀 더 내다보고 먼저 연구해서 원천기술을 확보해 이끌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해요.  

 

Q12. 반도체를 전공하셨다면 진로를 결정하셨을 때 다양한 길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KIST에서 연구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 당시에는 실용적인 연구와 학문적인 연구의 길에 대해 다양하게 고민했어요. 기업에서는 몰입하는 연구, 실생활에 현재 쓰이는 반도체 칩을 개발할 수 있지만 관심 분야를 두루두루 연구할 수 있는 곳은 KIST가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매력을 느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봐도 그 때 기업에 입사했다면 지금처럼 다양한 분야의 연구는 할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해요.
 
Q13. 그럼 지금까지 근무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는 어떤 것이었나요?
제가 속해있는 팀이 스핀트로닉스 중 스핀트랜지스터를 연구하고 있었어요. 1990년도에 스핀트랜지스터가 이론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지만 어떤 연구팀에서도 직접 개발해서 동작하는걸 보여주진 못했어요. 저희가 2009년에 스핀트랜지스터를 만들고 동작시키고 신호까지 얻는 걸 처음으로 보여주었고 그 결과 SCIENCE 지에 논문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SCIENCE 지에 논문을 싣는다는 자체도 굉장히 힘든 일이었거든요.  KIST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혼자서 이 연구를 진행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거든요. 10명 정도 팀을 이루어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스핀트로닉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연구할 수 있는 것은 KIST가 유일해요. 그때 이론적으로만 나와 있는 연구를 신호까지 측정함으로써 성공시키고 SCIENCE 지에 실린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던 것 같아요

 

Q14.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일과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부탁드려요.
대학생 때는 무엇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냥 공부만 열심히 하는 거 말고는 없었어요. 지금의 대학생들도 마찬가지 일거라 생각을 해요. 하지만 공부, 취미생활, 노는 것도 열정을 가지고 한다면 언젠가는 그 분야에 대해 더 깊은 것이 보일 테고 열정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한 경험이 나중에 어떤 일을 하건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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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준비하고 진로를 결정해야하는 고등학생들, 특히 과학에 관심과 열정을 가진 학생들에게 연구원들의 일상은 본인의 미래 모습이자, 꿈의 실현일 것이다. 이러한 고교생들에게  연구현장을 실제로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고교생 사이언스 캠프가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은 7월 20일(월)부터 성북구 하월곡동 본원에서 고교생 대상 명품 ‘사이언스 캠프’를 진행했다.

 

뇌과학, 생명과학, 물리, 로봇, 화학 등 5개 분야에서 분야별로 1주~2주간 진행되는 본 프로그램은 기존의 단순 견학형 과학체험에서 벗어나, 연구원들이 직접 강의를 하고, 학생들과 토론을 하며 직접 실험해보는 체험형 심화 학습활동으로 구성되었다. 이를 위하여 참가 학생들에게 실험 및 강의가 가능한 연구센터를 선별하고 센터의 연구자들이 직접 참가 학생들을 선발하고 프로그램을 계획,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한 개별 심화 교재를 개발하여, 캠프 참가 학생들의 학업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캠프가 끝나는 7월 31일(금)에는 5개 분야 학생들이 캠프 결과 및 소감발표를 통해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리도 마련할 예정이다.

 

로봇 분야 캠프에 참가한 양정고등학교 옥재현 학생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게 가장 좋았다. 무엇보다, 이번캠프 참가를 계기로 대학교의 전공뿐만 세부진로를 정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라며 참가소감을 전하였다.

 

생명과학 분야 캠프를 진행한 환경복지연구단 류재천 책임연구원은 “요즘 학생들은 미래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과학지식을 전달하는 것 뿐아니라 학생의 멘토가 되기위해 노력했다. 학생들의 수준도 높을 뿐만 아니라 연구에 대한 열정도 강렬해, 캠프를 진행하는 연구자로서도 유익한 경험이였다”고 진행 소감을 밝혔다.

 

KIST 이병권 원장은 “고등학생들이 캠프 참가를 통해 진로탐색기회를 얻고, 차세대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과학을 쉽게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만들어 국민과 소통하는 연구소가 되기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

- 에너지데일리 : KIST 고교생대상 명품'사이언스 캠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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