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REPLY’ ‘Road’

 

 ‘NO REPLY’ ‘노 리플라이’ 이번 호는 뮤지션 특집이다. 2016.10 호에 ‘그대 걷던 길’을 소개했는데 이대로 넘어가기엔 나에게 너무 크기 때문에 자세히 소개하려고 한다. 노리플라이 앨범이 3개다. 고슐랭도 3 연작으로 하려고 한다. 이번 호에서는 1집 Road 로 하겠습니다.

* 한 때 카톡 프로필 이름을 ‘no reply’ 로 해놓으면 맨날 까여서 그렇게 했냐고 놀림 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1. ‘Cloud 9 CupCake’ & ‘그대 걷던 길’ & ‘뚜뚜르 베베’

 대학교 3학년, 방황을 마친 줄 알고 복학을 해서 더 방황을 하던 시기에 친구가 커피숍을 냈다. ‘Cloud 9 CupCake’ 지금은 더 유명해진 홍대 기찻길 근처에 있었다. 지금은 연남동 공원으로 너무너무 살랑살랑 그냥 걷고 싶은 곳이 되었지만 그때는 그냥 거칠게 되어있었다. 나는 심심하면 여기에 갔다. 괜히 카운터에 서있고, 주문도 받고, 멍때리고. 마음이 넓었던 사장님(?)이 음악 선택권을 나에게 주어서, 내 마음대로 플레이 했다. 아직도 선명히 기억난다. 사진처럼. 공기산타 인형이 밖을 보고 있고, 햇볕이 비추고, 밀크티 색깔의 페인트가 칠해져 있던 가게에서 ‘그대 걷던 길’을 무한반복으로 틀었다.

출처 : http://seeknhide.egloos.com/v/1816946 .

지금도 ‘그대 걷던 길’을 들으면서 쓰고 있다. 처음 시작이 너무 좋다. 드럼이 스르릉(?)하는 소리와 건반소리. ‘가끔 시간이 멈추길 바래, 너의 생각에 잠기게 되면, 한참을 걷잡을 수 없어’ 세상에나 어떻게 이런 생각이 나올까. 사실 지금도 모르고 이때도 모르지만. 괜히 뭔가 있는거 같다. 이 노래를 듣다보면. 음... 그런거 있잖아요. 괜히 혼자 노래 듣고, 혼자 엄청 기분 좋아지고, 뭔가 내가 멋있다는 그런 기분이 들 때. 요즘도 이 노래는 엄청 듣는다. 왠지 과거는 막연히 생각하면 다 미화되는거 같다. 모두 좋았던 기억으로. 머릿속에서 자체적으로 뿌옇게 처리되면서. 집에 아무도 없을 때 누워서 틀어놓는다. 특히 요즘 계절에 딱 좋을 것 같다. 모두들 꼭 들어보세요. 아! 노리플라이는 그민페, 뷰민라 단골멤버다.  그리고 이 가게는 없어졌다. 이 친구에 대해서 잠깐 얘기를 해보자. 그 당시 대학생이던 나는 이 친구가 너무 멋있었다. 나는 이 때 뭘해야될지 고민만 하던 시기였다. 전공도 나랑 안 맞는거 같고, 휴학하고 다른 걸 준비해보기도 하고. 그런데 이 친구는 (속마음과 준비를 얼마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겉에서 보기에는 그냥 하고 싶은 일을 뚝딱 뚝딱 해냈다. 고슐랭이 계속 고민거리로 가지고 있는 실행력을 이 친구는 타고났다. 배워야지. 이 커피숍 이후로도 잡지회사, 쇼핑몰, 디자인 회사를 하고 현재는 애기 옷가게를 하고 있다. ‘뚜뚜르베베’ 주변에 애기가 탄생하면 이 친구 가게에서 선물하면 너무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같은 공간을 나눠서 공방도 있다. 친누님이 하신다. ‘Starry lounge’ 나도 가서 몇 번 만들어봤다. ‘왁스태블릿’, ‘그림엽서’, ‘위빙’ 막상해보니 왕 재밌어서, 어린이날에 조카들 데리고 가서도 했다. 애들이 너어무 좋아한다. 한번 해보세요.

<내맘대로> by 고세환. ‘왁스태블릿’ 출처:고세환’s IPhone 6s <뚜뚜르베베 & Starry lounge> 출처:고세환’s IPhone 6s

 

 by 고세환. ‘위빙’ 출처:고세환’s IPhone 6s .

 

2. ‘토끼정’

 갑작스럽지만 고슐랭이기 때문에 맛집소개를 하겠다.
‘토끼정’ 처음에 토끼정에 대해 들은건 우선 줄이 길다는 것이었다. 난 맛있는 거는 기꺼이 몇 시간이고 기다린다. 근데 메뉴도 일본 가정식(?)이고 강남역에 기본 2시간은 기다려야 된다는 말을 듣고 뭔가 내키지 않았다. 그러다가 전 회사 부서모임을 분당에서 했는데 거기에 토끼정이 생겼고 별로 안기다려도 된다고 해서 갔다. 세상에나. 하나하나 음식이 맛있었다. 가격도 여러명이서 가서 이것저것 시키고 내가 쏘는 자리였는데도 감당할 만 했다. 크림우동, 간장치킨강정, 소고기찌개, 숯불구이 반반, 밥 다 맛있었다. 알아보니 요즘 토끼정이 엄청 늘어나고 있다. 홍대, 서울역, 대전 등등 그래서 거의 안 기다리고 먹을 수 있어서 자주 가고 있다. 아직 실망한 적은 없다.

출처:고세환’s IPhone 6s,BUNNY’s IPhone.

 

3. ‘Belief Coffee roasters’

홍대에서 토끼정 먹고 합정에 여기 가면 딱 이다. 여기도 뚜뚜르베베 사장님이 알려준 곳이다. 우선 1층도 좋다. 내가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맛있었던 마카롱, 내가 좋아하고 맛있었던 티라미슈. 1층에서 주문하고 앉지 마시라. 진짜는 지하에 있다. 와. 좋다. 세상에나. 개인적으로 천장이 높은 걸 좋아하는데, 너무 좋다. Aa 뮤지엄 하고 비슷할 정도 이다. 난 지난번에도 썼듯이 라떼를 좋아하는데 여기도 좋았다. 근데 분위기 맛을 본 건지, 다음에 데려간 친구도 커피를 좋아하는데, 커피맛은 쏘쏘 였다고 했다. 직접 가서 맛 보세요. 근데 마카롱 하고 티라미슈는 진짜 맛있었음. 이제 합정 쪽에도 구석구석 생기는 것 같다. ‘왕창상회’ 도 한 번 가보세요.

출처:고세환’s IPhone 6s, BUNNY’s IPhone .

* 다음 호 예고)
- ‘NO REPLY’ ‘Dream’
- ‘국*가’
-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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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적 2017.05.31 12: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좋은 글 감사합나다 볼때마다 마음의 힐링되서 자주 읽고 있습니다 바쁘시겠지만 구독자들을 위해 자주 써주세요^^
    감사합니다~~화이팅~!!^.^

  2. HN 2017.05.31 13: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홍대 자주가는데 토끼정도 꼭 가보고 싶네요~
    항상 최신 트렌드(?) 정보 감사합니다 :)

2017년 이라고 특별한 건 없다. 그냥 같이 생각해보면 좋을 것들에 대해서 쓰고, 정말 주관적인 맛집과 문득 떠오르는 노래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한다. 궁금하신 분들은 개인적인 문의 언제나 환영합니다.

 

1. 첫 번 째 동네

 

언제인지 기억이 안나는데 내가 좋아하는 단어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냥’, ‘동네’, ‘Gorgeous’ 3개가 고세환의 단어였다. ‘동네친구들’, ‘이따 동네에서 봐이런게 참 좋았다.

 

난 내가 자란 동네를 참 좋아한다. 정말 오랜만에 가도 너무 좋다. 한강으로 나가는 터널(?) 굴다리(?)를 지나서 한강이 잘 보이지만 사람이 없는 곳. 거기서 동네친구들과 그냥 말할 것도 없는데 있다 보면 한,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가는 . 대학생 때 이사를 하고 지금 동네로 오니 동네라는 맛이 없어졌다. 그냥 밤에 심심할 때 불러서 얘기하고, 치킨 먹고, 떡볶이 먹고, 걷고 하는 그런 것이 없다. 얼마 전에 아직 그 동네에 사는 친구를 만나러 갔다. 그를 만나니 이곳은 다시 동네가 되었. 한강이 보이는 거기에는 여전히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청구슈퍼는 세븐일레븐으로 바뀌었지만 인사를 안 받는 무뚝뚝한 주인아저씨도, 슬램덩크 신간이 언제 나오나 매일 들르던 봉은문구도 여전했다. 이젠 그 동네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몇 없다. 동네친구들을 만나면 맨날 똑같은 얘기를 한다. 우리는 40, 50대가 되어서 만나도 똑같을 거라고. 그런 거 같다. 밖에서 보면 그냥 꼰대들이 또 옛날 생각하면서 술 먹고 있구나 하겠지만, 안에서 보면 동네만의 같은 생각을 하면서 웃고 말한다. 난 지금 나를 보면 편하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과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인생의 제일 혼란의 시기인거 같다. 점점 더. 그래서 어릴 적 동네가 그리운 거 같다. 정말 별 생각 없이 하고싶은 대로 하면서 살았으니까, 그 때 친구들과 만나면서 수다 떨면서 그리워하는 거 같다. 지금 글을 읽는 모두에게 그런 동네가 있을 것이다. 한 번 생각해보고 지금 동네친구들하고 바로 약속 잡아보세요. 동네술집에서.

 

2. 두 번 째 동네

김현철님. 대학교 초창기에 한창 빠졌던 분. 처음 접한 것은 달의 몰락이었다. tv에 뭔가있어보이는 사람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는데 좋았다. 그리고 그대안의 블루’. 키야~. 이소라를 처음 접하게 해준 곡이다. 그리고 음반CD를 모으기 시작했다. 1. . 세상에나. 모든 노래가 다 좋았다. 그리고 더 놀랍게도 그가 20살에 낸 앨범이. 그리고 더 세상에나. 고등학교 선배님이었다. 1집에는 모두가 다 아는 춘천가는 기차가 있고, ‘비가와’ , ‘오랜만에다 있다. 그리고 동네도 있다. 가사가 요즘 내 마음과 비슷한 거 같다.

 

가끔식 난 아무 일도 아닌데 음 괜스레 짜증이 날 땐 생각해

나의 동네에 올해 들어 처음 내린 비

짧지 않은 스무 해를 넘도록 나의 모든 잘못을 다 감싸준

나의 동네에 올해 들어 처음 내린 비

 

내가 걷는 거리 거리 거리마다

오 나를 믿어왔고 내가 믿어가야만 하는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그리고 나에게 잊혀질 수 없는 한 소녀를 내가 처음 만난 곳

둘이 아무 말도 없이 지치는 줄도 모르고 온종일 돌아다니던 그 곳

 

짧지 않은 스무 해를 넘도록

소중했던 기억들이 감춰진 나의 동네에 올해 들어 처음 내린 비

 

지금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를 받아 적었. ... 역시.

1집 재킷 사진을 보면 진짜 요즘 복면가왕에 나오는 김현철님은 찾을 수 없다.

모든 노래의 작사/작곡/편곡을 다 한다. 진정한 천재. 시간을 내서 들어보시길 바란다. 진짜.

그리고 김현철님의 또 다른 노래 서울도 비가 오면 괜찮은 도시도 너무 너무 좋다.

출처 : http://www.maniadb.com/album/120944

 

3. 새벽집 육회비빔밥

여기는 고깃집이다. 그런데 고기를 먹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너무너무 비싸다. 그런데 여기는 육회비빔밥으로 엄청 유명하다. 비빔밥도 맛있지만 같이 나오는 선지해장국도 맛있다. 그리고 24시간이다!!

출처고세환’s IPhone 6s

 

여기는 대학교 때 처음으로 가봤다. 지금은 원 으로 올랐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7천원 일 때 처음으로 가본 것 같다. 한식을 좋아하던 그 친구와... 처음에 가보고 동네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이야. 세상에나. 밤에 그냥 배고프면 갔다. ‘동네친구와. 선지해장국에서 왕건이를 건져 먹는 재미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좀 서운해졌다. 그래도 좋다. 24시간!!

일요일 낮에 가면 가족단위로 와서 먹는 분들이 많고, 밤에 가면 연인 분들과 관광객들이, 새벽에 가면 옆에서 놀다가 배고파서 오신 분들이 많다. 겉에서 보면 그냥 주택 하나로 보이는데, 들어가 보면 미로처럼 엄청 크다. 그리고 그 옆에 커다란 공터를 다 주차장으로 쓰고 있고 발렛 해주니 걱정 마시라. 참고로 바로 맞은편 2층에 짬뽕산이라는 중국집이 있다. 이 집은 4,5년 전만 해도 인생짬뽕집이 었는데 지금은 좀 덜해졌다. 여기도 24시간이어서 맨날 고민했던 행복한 기억이 난다. 2개 다 가보셔도 좋을 듯하다.

 

3. 더 비너

커피. 난 커피를 잘 모른다. 그냥 아라아이스라떼를 99% 먹는다. 여기는 커피숍을 운영하는 친구가 소개해준 곳이다. 강남권에서 제일 맛있는 곳 중 하나라고. 신논현 쪽 주택가 골목 안에 있어서 찾아가기 힘들다. 근데 가보면 놀란다. 인테리어. 1층도 좋고, 지하는 더 좋다. 지금은 노출과 레일조명을 많이 하는데 이 가게가 처음할때만 해도 없었다. 맘에 든다. 요즘엔 사람이 많아졌다. 지하에 조용해서 공부하는 분들도 많아서 시끄럽게 수다? 떨기에는 민망할 수도 있다. 분위기 노래 그림 인테리어 다 좋다.

 

 

출처고세환’s IPhone 6s

* 다음 호 예고)

- ‘*

 

- ‘*프 커피 로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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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연 2017.03.14 15: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래 꼭 들어볼게요! ^^

  2. 멍청이 2017.03.20 16: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 내용 정말 좋네요. 감사합니다.

    계속적으로 좋은 내용 부탁드립니다~:)

 

개봉하는 영화만 해도 매년 1편씩이다. 눈 뜨고 있는 매 시간 각본쓰고 영화를 연출해야만 가능할 일일텐데도 81세 노장은 쉴 틈 없이 자신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우디 앨런의 영화는 몇 가지 형식적인 공통점이 있다.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재즈음악,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우디앨런스러운 윈저(Windsor)체, 90여분의 상영시간, 고전영화 같은 연사의 내레이션, 대본은 어떻게 다 외울까 궁금할 정도로 수다스러운 인물들, 그렇지만 어딘가 모르게 우스꽝스러운 느낌들. 그러한 틀 안에서 인생에 대한 우디앨런의 시각은 그간 대체로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경우가 많았다.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꿈 같은 헐리웃, 꿈 같은 인생

2016년도 86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카페 소사이어티>는 아름답고 씁쓸한 느낌을 자아내면서도 전반적으로 꿈 같이 느껴지는 영화였다. 나른한 영화적 색감과 헐리웃의 황금기인 1930년대를 화려하게 조명한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주인공들이 삶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는 모래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1930년대 성공의 꿈을 품고 LA로 온 뉴욕남자 바비(제시 아이젠버그)는 헐리웃의 거물 삼촌 슈테른(스티브 카렐)의 에이전시에서 일하면서 삼촌의 비서 보니(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보니는 삼촌과 불륜 관계였고, 보니가 갓 이혼한 삼촌과의 결혼을 택하면서 바비의 LA 생활은 막이 내린다. 뉴욕으로 돌아온 바비는 갱스터인 형이 살인을 통해 얻게 된 한 클럽을 사교계의 최고급 명소로 탈바꿈시킨다.
그리고 클럽에서 만난 동명이인 보니(블레이크 라이블리)와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된다. 삼촌과 숙모가 된 보니가 뉴욕을 방문하면서, 바비는 또 한번 그녀에게 흔들리지만 결국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화려한 연말 파티가 진행되는 가운데 바비와 보니의 몽롱한 눈빛으로 영화는 마무리 된다. 이루지 못한 옛사랑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많은 것을 이룬 현실의 안락함은 놓지 않으려는 그들의 눈빛은 허망해보이기도 하고, 꿈처럼 아련해보이기도 한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은 변한다

얼핏 보면 1930년대 헐리웃판 위대한 개츠비가 아닐까 생각했지만, 바비는 철저히 목적지향적이고 사랑을 위해 헌신하는 이상주의자에 가까운 개츠비와 많이 달랐다. 주인공들은 (자기들이 영화 속 인물들임을 망각이라도 한 것 처럼) 운명의 장난에 대해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바비는 열렬히 사랑한 보니가 숙모가 된다는 사실을 순진하게도 가장 마지막으로 알게 되고, 알고난 후에도 삼촌에 대해 악의를 갖거나 낙담해있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보니를 되찾겠다고 어떤 일을 비장하게 감행하거나, 복수를 꿈꾸는 모습 등은 나오지 않는다. 요컨대 <카페 소사이어티>에는 극적인 장치와 상황은 있어도, 극적인 인물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저 인생이라는 거대한 바다 속 이따금씩 생겨나는 파도에 맞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하면서도 어떤 때는 순진하게, 어떤 때는 우직하게 자신들의 삶을 살아간다.  

 

인생은 원래 그런거야

영화가 주목한 것은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변화되는 인물들의 모습 그 자체였다. 청운의 꿈을 안고 헐리웃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바비는 원칙를 중요시 여기는 순진한 젊은이였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고, 헐리웃에 환멸을 느껴 도망치듯 떠났으면서도 뉴욕에서 새로운 유흥의 세계인 '카페 소사이어티'를 운영하며 이름을 날린다. 옛 연인 보니에게 흔들리면서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 부인 보니에게 사랑을 이야기하는 등 바비는 큰 불협화음 없이 자신의 삶을 조종해나간다. 바비의 가족들은 또 어떠한가. 살인과 폭행 등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가문의 부를 축적해온 바비의 형이 사형에 처해지지만 결국은 그가 벌어 놓은 돈으로 다시 잘 먹고 잘 살게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실제로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알 수 없이 많은 우연과 아이러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런 것들을 미리 예측할 수도, 그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도 없다. 그러기에 주어진 현실을 자신의 방식대로 잘 살아가는 것 말고는 최선의 대응책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인생은 가학적인 작가가 쓴 코미디(Life is a comedy written by s sadistic writer)라는 바비의 말은 곧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노장 우디 앨런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인생에 대한 훈수인 셈이다.

영화관에서는 GV(Guest Visit)라는 이름으로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명사를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들도 진행된다. 지난 9월 압구정에서 김도훈 허핑턴포스트편집장과 모델 이영진이 함께 ‘1930년대 패션스타일과 헐리웃의 분위기’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1930년대 미국은 경제적으로는 가장 암울했어도, 패션부문에선 가장 아름다웠던 시기였다. 오늘날과 같은 코르셋과 브래지어가 등장한 시기니만큼 당시 패션은 여성적인(feminine) 스타일이 많았고, 오늘날까지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고 한다. 영화 속 보니(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프릴(frill)이 들어간 옷을 다양하게 입고 나오는데, 이는 페미닌 스타일을 대표한다. 특히 카페 소사이어

티에서 보니(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입고 나오는 화려한 드레스들은 오늘날 입어도 손색이 없을만큼 세련되고 화려하다. 

 

+ 이번 영화로 우디 앨런의 영화가 궁금해졌다면, 케이트 블란쳇의 편집증적인 연기가 돋보이는 <블루 재스민>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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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슐랭 2016.11.01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키야.....
    전 '미드나잇 인 파리' 보고 너무 감동받아서 한동안 비를 맞고 다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