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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테니스와 함께 한 옹진군 시도 여행

 

글: 특성분석센터 차주환


신선한 바다 내음 맡으며 테니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은 곳이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 시도이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가다가 화물터미널인터체인지 쪽으로 빠져 삼목 선착장으로 가면 옹진군 시도에 갈 수 있는 배를 탈 수 있다. 배 타는 시간은 단 10분. 서울 성산대교에서 섬까지 들어가는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린다.  가장 가까이 서울 곁에 있는 자그마한 섬이다.
 
퇴근 후 저녁에 테니스를 치는 테짱테니스라는 동호회가 있다. 테니스를 사랑하는 키스트의 여러 부서 직원들로 이루어진 테니스회는 운동뿐만 아니라 연구, 삶 등 융합의 힘을 보여주 모임이다. 테짱테니스회에서는 매년 테니스와 함께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을 찾아 여행을 해오고 있다. 2011년 6월 올해는 옹진군에 있는 작은 섬 시도에 다녀왔다. 섬에는 테니스인들의 삶의 자리인 테니스코트가 있다. 그리고 테니스를 중심으로 섬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서로 확인하고 있다.


첫날 오전: 시도 도착 그리고 낚시


장마가 시작되기 전 떠난 여행. 자유로를 지나 인천국제공항 길을 따라 한시간정도 달려 8시 10분경 삼목선착장에 도착하니 세종해운에서 운행하는 배가 막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섬에 들어가려는 차량 행렬이 길어지고 우리는 낚시를 하기위해 미꾸라지와 갯지렁이를 구입하고 예정보다 빠르게 카페리에 자동차와 함께 승선하였다. 바다를 갈라 섬에 도착한 시간은 불과 10분.

드라마 풀하우스 세트장의 표지판을 따라 가다 우리가 1박2일 동안 머무를 추장민박집에 도착하였다. 시도의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경치 좋은 언덕에 위치한 민박집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전화로만 통화했던 인상좋은 주인집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처음부터 낚시와 테니스를 위한 여행이었기에 배멀미하는 사람들은 테니스를 치고 나머지는 바다낚시를 위하여 떠날 채비를 하였다. 민박집 주인아저씨가 선주로서 우리를 안내하였다. 배타러가는 도중의 경치 또한 점입가경 이었다.


그 동안 바다낚시를 여러 번 경험한 사람들도 있었고 처음인 사람도 있었다. 선장의 안내로 배에 승선하여 바다를 가르며 낚시할 장소에 도착하였다. 미꾸라지와 갯지렁이 미끼를 각각의 낚시 바늘에 끼어 바닷물에 던지고 물고기와 씨름 아닌 씨름을 하였다. 아침 공기를 마시면서 바다 한가운데서 낚시줄을 던져놓고 물고기를 잡으려는 생각보다는 그 상황에 취해버린 느낌이었다.

처음에 도착한 포인트에서는 물살이 세어 그런지 입질이 없어 우리는 다른 곳을 찾아 이동하였다. 마치 모타 보트를 타는 양 빠르게 물살을 가르며 도착하여 물고기와 숨박꼭질을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고기를 낚아올리는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손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손맛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던가, 12시가 다되어 서서히 배가 고프다고 하니 선장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산낙지를 내놓았다. 배위에서 먹는 산낙지가 잠시 우리들을 분위기에 취하게 만들었다.
 
아마 그 순간은 지금생각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우리 주위로 바다 낚시하러온 다른 배들과 꽃게잡이 어선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영종도 근처인지라 멀리 하늘에는 아시아, 유럽, 대양주, 미주 대륙을 향해 날아가는 비행기가 2~3분 간격으로 날아올라 정취가 그지없다. 4시간 정도 낚시하고 테니스를 치면서 우리를 학수고대하는 회원들을 위하여 잡은 고기를 가지고 민박집으로 향하였다. 민박집에 도착하여 우리가 잡은 숭어 우럭 산낙지회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전에 일식집을 운영했다던 주인부부는 바지락전을 비롯하여 게장 등 맛깔나는 음식으로 우리의 미각을 자극하였다. 모든 야채는 민박집 텃밭에 있는 자연그대로를 가져다 먹었다. 바다음식과 손맛 야채가 어우러진 맛있는 점심을 먹고 이구동성으로 시도에 오기를 잘했다고 하였다.      


첫날 오후: 테니스 그리고 바다


해물 그득한 냄비로 점심 식사를 마치고 우리들은 테니스장으로 향하였다. 인조잔디가 깔린 종합운동장 주위에 관리가 잘된 테니스장이 있었다. 고개만 돌리면 바다가 보이고 염전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서로 조를 나눠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뽐내며 바다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테니스를 즐겼다. 

테니스가 시합이 끝난 뒤 시도 섬 관광에 나섰다. 면적 2.538 제곱 킬로미터의 자그마한 섬에는 슬픈연가 드라마 세트장, 풀하우스 드라마 세트장 등이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봄, 가을로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것이다. 
 


배미꾸미 해변에는 조각가 이일호씨가 ‘사랑과 죽음’에 관한 주제로 흥미로운 작품을 전시해 놓았다. 동서와 남북으로 불과 수 킬로미터에 불과한 곳을 산책 삼아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섬은 자그마했다. 섬에 있는 것도 있는 것이지만 섬에서 바라 본 강화 마니산 산세와 인근 섬들을 보는 것도 색다른 맛을 연출한다. 
 

첫날 밤: 숭어구이 그리고 막걸리


저녁 식사는 숭어를 건조해 냉장고에 보관한 숭어구이로 시작하였다. 생선 비린내도 없이 마치 고기를 먹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아무나 맛볼 수 없다는 주인장의 말대로 별미중의 별미였다. 그리고 시도에는 옹진군에 하나밖에 없는 양조장이 있었다. 애주가가 많은 우리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에 전통방식으로 막걸리를 만들며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양조장 시도 막걸리를 곁들여 저녁식사를 하였다. 마치 살아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막걸리를 마시며 잠시 옜날 향수에 젖었다. 콘크리트 벽 도시에서는 도저히 만끽할 수 없는 진미로 채워진 상을 받았다. 

저녁식사 후 우리는 장봉도 시도에 유일한 노래방을 찾아 나섰다. 하늘에는 라이트를 단 비행기가 일정한 간격으로 정해진 코스로 날고 있는 것을 빼고 밤하늘은 바다 색깔과 하나가 되었다. 회장님을 비롯한 회원들은 노래를 하면서 서로를 더 알아가면서 그렇게 시도의 첫날밤을 보내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저녁식사 때 마셨던 막걸리 여운이 많이 남아서인지 자연스럽게 양조장으로 향하였고 문을 닫으려던 주인장은 아주 반갑게 맞아주었다.

갑자기 많은 양을 주문해서인지 일일이 손으로 담느라 꽤 시간이 걸렸다. 덕분에 우리는 시도의 야경을 더 만끽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도의 첫날밤은 우리와 함께 깊어만 갔다.
저녁 6시 이후 배를 타고 뭍에 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인지 아무 소리하나 들리지 않는 곳에서 두고 온 가족도 머리 속에 맴돌던 일 어느 하나도 생각이 연장되지 않았다. 아하! 섬 생활의 매력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둘째 날 테니스 그리고 기약


아침 동틀 무렵 새벽 바다를 찾았다. 일몰 방향 바다임에도 어둡지 않았다. 그런 탓에 인천공항에서 새벽부터 날아오르던 국적을 알 수 없는 비행기들이 먼 하늘에서 점으로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어느덧 등 뒤의 떠오르는 태양이 섬을 비추고 바다를 비추며 아침을 맞았다.

지리매운탕과 바지락 칼국수로 좀 푸짐한 아침식사를 하고 어제 일정상 못 만난 테니스 관리자겸 시도 문화해설사인 장광현 회장을 만나 시도에 대한 애정과 테니스에 대한 열정을 들을 수 있었다. 같이 게임도 하고 하면서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과 충분한 교류를 나눌 수 있었다. 60대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 못지않은 패션과 체력을 가지고 있었다. 기싸움이라도 하듯 우리 회원과 같은 동년배끼리 단식 게임도 하였다. 우리회원들과 앞으로를 기약하며 아쉬운 작별을 하고 오전 일정을 마쳤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양조장에서 막걸리를 더 사고 서울로 출발하였다.   

배를 타고 삼목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인천공항에서 나오는 자동차들이 경주하듯 꽁지를 내 뺐고 그 자동차 행렬에 실려 거대한 시멘트 덩어리로 무장한 도시에 숨어들었다. 인간은 개발이다 인간의 편리라는 명목으로 자연을 배반하지만 시도의 곳곳의 갯벌과 멀리 보이는 마니산 산세처럼 자연은 결코 인간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으면서 서울에서 가까운 테니스 여행지가 늘 존재하기를 기대한다.

 

*가는 길
승용차: 영종대교 지나 화물터미널방향(신도,장봉)으로 빠져나와 5km 직진 후 우회전(삼목 선착장). 선착장에서 세종해운 이용(차량 수송 가능, 문의 전화 032-884-4155, 첫 배 7시 10분, 막 배 18시 10분, 운행 간격 1시간 )해 10분 뒤 신도 선착장 도착. 신도 선착장에서 연육교를 이용해 시도로 이동(3분)
 
 
활동
테니스, 갯벌체험, 갯바위낚시, 자전거 투어링, 낙조 감상 등
여행과 테니스 문의: 장광현 문화해설사 (011-894-9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