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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news

'바이러스 나노실' 이용 고성능 분리막 제작 성공(04.06)

10~30nm 초박막 형태…높은 처리용량·분리효율 동시 만족




▲ 유필진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좌)와 이용만 박사과정 연구원(우). ⓒ 2014 HelloDD.com



국내 연구진이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인체에도 무해한 '바이러스 나노실'을 이용해 고성능 수처리용 분리막에 활용할 수 있는 '초박막 나노 그물망 구조체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은 유필진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와 이용만 박사과정 연구원(1저자)이 '초박막 나노 그물망 구조체 소재'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개발된 소재는 기존 수처리 분리막에 비해 뛰어난 정수 처리특성과 오염물질 제거능력을 가져 저비용 고효율 수처리 분리막 제작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처리용 분리막은 가능한 많은 물질이 빠르고, 정확하게 분리될 수 있도록 처리용량과 분리효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수처리용 분리막 소재는 기공의 크기가 불균일하고, 막 표면의 기공 밀도가 낮아 처리용량과 분리효율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먼저 인체 감염 또는 독성의 위험이 없는 M13 바이러스를 재료로 삼아 산화 그래핀 기판 위에서 한쪽 방향으로 정렬시켜 나노 구조체를 제작했다. 다음으로 이를 격자처럼 쌓아 올려 나노그물망(nanomesh) 형태의 분리막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두피에 고정된 머리카락을 빗질을 통해 고르듯이 선형 바이러스의 꼬리 부분을 산화 그래핀의 기판에 결합시켜 고정하고, 물 또는 공기를 흘리면 바이러스가 흐르는 방향에 따라 일정하게 정렬되도록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렇게 정렬된 바이러스들을 격자방향으로 교차시켜 쌓으면 기공이 나노 크기인 그물망 구조의 분리막이 만들어진다. 간단하게 바이러스 막을 쌓는 횟수를 변화시키면 기공의 크기 조절이 가능하며, 분리하고자 하는 물질에 따라 특화시킬 수 있다.


만들어진 분리막은 기공 크기가 균일하면서도 두께 10~30nm의 초박막 형태여서 높은 처리용량과 분리효율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상용 분리막과 비교해 보면, 1㎡ 면적에 대해 단위 시간당 1000리터 이상의 물이 통과하여 2~4배의 투과 특성을 가지며, 10nm 크기 입자를 95% 이상의 정확도로 분리해 분리효율도 3~4 배 수준이다.


유필진 교수는 "바이러스를 분리막 소재로 이용하는 기술은 수용액 공정에 기초하고 있어 친환경적이면서 대면적화가 쉽다"며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는 산화그래핀을 기판으로 활용함에 따라 앞으로 분리막 제조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 제작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誌(Advanced Materials) 3월 2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