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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news

양자컴퓨터 실용화, 'KISTI 계산'이 앞당겼다04.22)

슈퍼컴 활용 계산연구로 '실리콘-인 다중 큐비트 시스템' 구현 가능성 입증




▲ 류훈 KISTI 박사. ⓒ 2014 HelloDD.com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원장 박영서)가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계산 연구로 실리콘 기반의 양자컴퓨터 실용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해 냈다.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에서 주사형 터널 현미경을 이용한 공정으로 소자를 제작하고, KISTI와 퍼듀 대학교에서 계산을 통해 소자특성을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협동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실리콘을 기반으로 한 다중 큐비트 시스템의 구현'이 가능함을 입증하고 그 결과를 지난 14일 네이쳐지에 게재해 주목받았다. 


양자컴퓨터는 현존하는 컴퓨터보다 계산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 또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려서 일반 컴퓨터로는 풀기가 어려운 난제들을 확률적 알고리즘을 이용해 정해진 오차범위 내에서 푸는 데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능성 때문에 미국의 국방연구 기관에서는 양자 컴퓨터 개발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실리콘 기반의 큐비트 시스템은 재료 특성 뿐 아니라 가격 측면에서도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기존 컴퓨터에서 비트와 같은 역할을 하는 정보 단위인 큐비트의 안정성과 정보유지시간, 시간당 정보 처리량을 늘리기위한 다중 큐비트 시스템 구현의 문제 등이 실용화 난제로 꼽혀왔었다.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된게 실리콘 기반의 큐비트 시스템이다. 실리콘의 경우 물질의 특성상 가간섭성 시간이 길고, 스핀-궤도의 결합성이 작아 정보유지시간과 다중 큐비트 시스템 구현의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실제 실리콘 기반의 다중 큐비트 시스템을 구현한 사례는 아직 없었다. 


KISTI는 계산을 통해 소자특성을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실리콘-인을 기반으로 한 다중 큐비트 시스템 구현이 가능함을 입증해냈다. 


구현 가능성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계산을 통한 증명이 필수적이다. 다중 큐비트 시스템의 동작 타당성을 검증하게 하기 위해서는 슈뢰딩거 방정식과 푸아송 방정식을 행렬화시켜 풀어야 하는데, 이들 방정식의 크기가 최대 3000만X3000만에 달해 슈퍼컴의 활용이 불가피했다. 


류훈 KISTI 박사는 슈퍼컴으로 계산할 수 있는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에서 제작한 샘플의 성능 측정결과가 다중 큐비트 시스템으로서 적합하다는 사실을 슈퍼컴퓨터 기반의 계산을 통해 이론적으로 규명해냈다.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시스템의 특성을 계산을 통해 미리 연구하는 것은, 실제 구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공정과 계산의 협동 연구를 통해 실리콘-인을 기반으로 한 양자컴퓨터가 실용화에 성공할 경우, 현재 캐나다가 독주하고 있는 초전도체 기반의 양자컴퓨터에 맞서 학계와 시장에서 경쟁구도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훈 박사는 "현재 연구결과는 2~3개의 인 원자를 집적한 것으로 실리콘 기반의 양자컴퓨터 개발을 위한 기본단계"라며 "더 많은 인 원자를 가진 큐비트 시스템의 성능을 계산해 실리콘 기반 양자컴퓨터의 확장성(Scability)을 높이기 위한 설계 가이드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