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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용팔이 김태희가 잠든 VIP 방의 비밀 'CASE'

 



KIST 메디컬 IT팀, 적재적소 수술실 비서 'CASE' 개발

수술상황 인지시스템, 세계 3대 상 'IDEA 디자인 어워드' 동상 수상
"수술실 안에서 정보기술 활용 '안전성·효율성' 제고할 것"

 

# A 의사가 출근하자 하루 스케줄이 모니터와 휴대폰 단말기에 나타난다. 어떤 환자를 집도하느냐에 따라 최적의 스태프를 알아서 배치해주고, 내진할 환자 기록을 전체적으로 보여준다. 의사가 수술실에 들어가자 수술과정을 제시한다. 수술환경을 모니터링하여 미리 준비된 약물도 수술 과정에 맞춰 자동으로 제공해주고, 긴급상황에 대처 가능한 방법을 제시해주는 등 현 상황에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추론하고 결정한다.

 

의공학연구소 메디컬 IT팀(팀장 김래현)에서 개발 중인 미래형 의료시스템 기술개발 프로젝트의 성공단계 모습이다. 수술실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그 중  박면웅 박사의 케이스(CASE, Context Aware Surgical Environment) 연구그룹은 수술계획, 수술자원 스케줄링, 지능적 데이터마이닝, 수술 모니터링 및 리포트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용팔이의 주인공 김태희가 발작을 일으킬 때마다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황을 감시해 스마트폰으로 환자 상태를 전송하는 시스템도 '케이스'의 일부분이다. KIST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의사의 스케줄과 수술집도 지원 등 그야말로 수술실 비서역할을 하는 더 발전된 소프트웨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비서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상황을 인지하고 추론해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케이스의 핵심기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케이스를 연구하는 김재관 박사는 "수술현장의 정보를 분석해 지금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추론하고 결정해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라며 "인공신경회로망, 유전알고리즘, 사례기반추론 등을 통해 수술실 및 환자, 의사의 행동을 관찰·추론해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이 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듯, 케이스도 의사의 수술 및 진료 패턴을 습득하여 의사에게 필요한 수술 정보와 긴급상황 대처방안을 효율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케이스 기술 중 일부분인 수술실 자원관리 기능은 지난 8월 22일 디자인분야 세계 3대 상 중 하나인 'IDEA 디자인 어워드'에서 동상을 수상, KIST의 의료 콘텐츠 개발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바 있다.

 

기술뿐 아니라 디자인까지 인정받은 상황인지기반 수술환경 연구시스템의 개발 주역을 만나봤다.
 

 

수술지원에서 수술결과보고까지…의사의 '손과 발'

 

 

"의료사고의 39%가량이 수술실에서 발생하고 대부분의 통제는 의사경험에 의해 이뤄진다. 정해진 수술 일정도 자주 변동될 정도로 의료현장이 예측 불가능한 가운데 수술 제반 과정을 모델링하고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수술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집도의들은 수술 전 수술계획을 세우지만 일정이 수시로 바뀌는 등 예측이 불가능하다.

 

갑작스러운 수술일정에도 당황하지 않도록 소프트웨어가 의사 스타일에 맞춰 해당 질병을 분석해서 계획을 세워준다면 어떨까.

 

KIST는 케이스의 초기단계 버전인 '스웜(SWORM, Surgical WORkflow Manager)'을 개발했다.

 

의사나 간호사 등이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수술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스웜을 사용해 수술계획을 세우면 언제 마취를 하고, 어떤 기기들을 사용할지 수술계획을 그대로 수술실에서 볼 수 있다.

 

특히 갑작스럽게 수술이 진행되더라도 의사의 수술 패턴과 환자의 상태를 스웜이 분석해서 수술계획의 제공도 가능하다.

 

어느 절차를 진행 중인지는 의사와의 인터랙션 과정을 거쳐 인식하게 한다. 수술  전 단계에서는 종류나 적정량 등이 설정된 마취약이 환자의 몸에 투입되고, 언제 얼마만큼 투여됐는지 자동으로 기록된다. 정해진 시간 안에 수술을 끝내야하는 경우 수술시작과 동시에 단계별로 시간을 체크하고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외에도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수술 스태프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긴급상황정보 데이터들을 분석해 현 상황에 가장 적합한 해결방안을 제시해주기도 한다. 이 모든 기록은 스웜에 저장 및 처리되어 결과보고뿐 아니라 시스템 지능의 향상과 교육 등에 활용된다.

 

김 박사는 "계획된 각 단계에서 수술 수행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의 획득이 가능하다"면서 "더불어 실제 수술 중 발생하는 정보를 저장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수술결과보고까지 자동으로 완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지식이 축적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시스템, 지능적 서비스 초기단계…세계선도 가능해"

 

"인공지능이 단계적으로 발전하듯 '상황인지기반 수술환경 연구시스템'이 고도의 지능과 기능을 가지도록 지속적으로 개발할 것이다. 수술실 안에서 고도의 정보기술을 활용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제고할 것이다."

 

미래 상상기술 중 전쟁에서 다친 환자를 기계가 자동인식하고 이송해 치료부위를 스캔, 의료장비가 스스로 치료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실제 미국 국방부 달파(DARPA)가 지원해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지만 아직 먼 상상 속의 기술이다. 이런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현장을 인지하고 수술계획을 짜는 등 케이스와 같은 기술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KIST는 경희대, 인천성모병원, 고려대, 연세대 등 많은 대학 및 병원과 협력해 실제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하고 적용해보면서 현재 뇌심부수술과 두경부재건수술에 케이스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김 박사는 "두경부재건수술은 구강부의 종양, 기형, 외상 등으로 인한 병소를 외과수술을 통해 절제를 한 후에, 환자의 몸에서 필요한 조직을 채취한 뒤 이를 이식하여 재건하는 매우 복잡한 수술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팀이 개발 중인 의료영상시스템과 케이스 기술을 접목하여 수술시간 단축과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비인후과, 성형회과, 구강외과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가가 필요한 만큼 케이스가 의사와 간호사 등의 능력 및 스케줄을 분석해 환자에게 적합한 최적의 수술팀 구축과 수술자원의 효과적인 활용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IST 연구진은 향후 의료 전반에서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지능형 에이전트를 실현하고자 한다. 동시에 개발 중인 모바일버전의 스웜은 내년 초에는 대학병원의 레지던트 교육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김 박사는 "의료정보화는 이미 많이 확산되어 있지만 장비개발의 급속한 발전에 비해 지능적 서비스의 구현은 아직 초기단계로 실제 병원에서 사용하는 단계에 도달한 시스템 기술은 아직 없다”며 "글로벌마켓을 선도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