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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사내직원기자

[고슐랭의 가이드투어] '소심한 일상의 자극제'(고세환 기자)

1. ‘부유하는’
 점점 일기장이 되는 것 같다. ‘소심한 일상의 자극제’ 음... 참으로 뭔가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쓴 제목 같은 느낌이다. 지난 주 일요일에 밤 12시에 침대에 누웠는데 아침까지 생각만 하다가 출근을 했다. 왜 그랬을까, 무슨 생각을 그렇게 했기에 잠 한숨 못 잤을까. 그 날 오후에 오랜만에 대학동기와 후배를 만났다. 이 친구들은 미술을 전공했고, 후배가 전시회를 해서 찾아갔다. 작품들에 대해서 작가님(후배)의 생각들을 듣고 공유하면서 감상했다. ‘부유하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이다. ‘점과 점으로 이어진 web 으로 사람사이의 관계를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고 구체적으로는 할까 말까 하다가 결정하고 나서 계속 생각나는 것들’ 생각해보니 지금도 그렇다. 이 글을 쓸까 말까 하다가 쓴다. 지금 저녁시간이 지나고 배가 고프지만, 그래도 이렇게 스스로 조금이라도 만족하려고 하는 마음이 더 커서 하는 것 같다. 이 글을 쓰는 것이야말로 나에겐 ‘소심한 일상의 자극제’ 이다. 이 글을 쓸 생각을 하게 해준 것은 전시회를 가서 보고 생각하고 또 얘기하면서 나온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이 그럴 것 같다. 업으로 하고 있는 것에서는 그냥 그렇게 되는 것 같다. KIST라는 곳에서 정보보안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사실 여기서 새로운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기는 힘들 것 같다. 여기 저기 새로운 환경에 가보고 해보고 하는 게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전시나 콘서트에 가려고 한다.(혼자서도 잘 간다.) 그리고 감상이 끝나고 밥 먹고 수다 떨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출처 :  http://blog.naver.com/artscalatium/220587268888

 

 작가님(후배)의 이름은 ‘조현지’로 미술 분야는 잘 모르지만 내 또래 이니 아직 엄청나게 유명하고 그런 친구는 아닐 것이다. 한 친구도 미술을 전공했지만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커피숍도 운영하고 잡지도 출간하고 지금은 애기옷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다들 나름 고민이 많지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이 생각이 나를 잠 못 들게 했다. 나는 뭐하는 사람일까. 내가 지금하고 있는 일을 얼마나 하고 싶을까. 아직 책임질 것들이 없어서 이런 고민을 하는가라는 생각도 들고, 세상에 그런 게 어디 있어! 라는 생각도 들고, 결론은 난 소심하다. 하고 싶으면 해야지! 하면서 난 그냥 그 자리에 있다. 이 생각은 10년도 넘게 해왔지만 그 자리에 있다. 전시를 가고 일기를 쓰고, (나름 대담하게 용기 있게) 이런 개인적인 글을 공유하는 인터넷에 올리고, 이런 것에 소심하게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지금 책임질 것도 없는데도 이렇게 살아가는데, 나중에는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아침이 밝았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현지 작가님의 다음 전시에 꼭 가보세요.

 

2. 로스팅팩토리 카페 더 블루스

출처 : http://www.cafetheblues.com/

 커피라는 것을 난 정말 모른다. 대학교 1,2 학년 때는 아예 먹지를 않았다. 그 당시에는 과일주스만 먹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근데 여기는 나 같은 초짜도, 전문가인 내 친구도 압도적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세상에나... 처음 먹고 커피 맛이 이렇구나 했던 곳. 상수역에 있는 ‘카페 더 블루스’ 이다. 영업시간을 한 번 보자. 세상에 평일은 오후 12~6시, 토요일 12~4시, 일요일 휴무. 직장인이 먹을 수 있는 날은 토요일 4시간이라니. 허허허허.. 지금은 가게를 이전해서 의자가 생겼지만 예전엔 무조건 테이크아웃. 가격도 메뉴도 왕이다. 아메리카노 2,000원 /카페라떼 3,000원/카푸치노 3,000원 으로 단 3가지 메뉴이다. 난 초딩입맛 이기 때문에 라떼만 먹지만 다른 사람들은 카푸치노 도 극찬을 한다. 이제 카페도 운영하면서 가게도 커지고 밴드공연도 한다. 점점 맘에 드는 곳으로. 상수로 이사 가고 싶다. 한 번 가보면 안다. 원래 이번 호의 가게는 ‘진X개’ 이었는데, 사실 최근에 안 가봐서 다시 가보고 다음호에 소개하려고 한다.

   

3. 윤종신 5집 우(愚)

출처 : http://www.maniadb.com/album/121816

 찌질의 대명사. 남자 마음을 정확하게 후비는 사람. 윤종신님이다. 원래 015B 로 알았지만, 5집을 듣고 종신님이 되었다.  1996년 그 당시에 중학생이었던 내가 뭘 안다고, 큰 형이 사온 테이프를 늘어지게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5집을 알게 되었다. 무슨 길고긴 소설이나 영화 같다. 이 앨범은 유희열님이 공동으로 작업한 앨범이다. 그 당시는 꽃청년. 보통 앨범을 들을 때, 죽 들어보고 듣고 싶은 곡만 반복해서 듣는 편이다. 근데 이 앨범은 그냥 대놓고 순서대로 들어보라 한다. track A 는 ‘Sweet Days’, track B 는 ‘Hopeless Days’ 9 곡이 이어진다. 들어보면 안다. 세상에나... 타이틀곡은 환생이다. 이 곡은 별로이다.(코러스는 지난번에 소개했던 조규찬님이 하셨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가 좋다. ‘일년’ 과 ‘오늘’ 이 2곡. 음... 아직도 자주 듣는 노래이다. 난 작사가 윤종신을 제일 좋아한다. 노래나 작곡이나 다 좋지만 가사에 뭔가 표현할 수 없는 공감이 간다. 앨범을 듣다보면 뭔가 옛날 냄새가 난다. 노래의 가장 큰 효과? 장점은 그 당시의 내 모습이 그려진다는 것 같다. 중학생 때 테이프로 듣던 모습과, 고등학교 때 침대에 누워서 듣고, 몇 년 전 밤에 차 안에서 같이 찌질 해졌던 모습이 생각난다. 지금도. 모두 이런 앨범이나 노래하나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