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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사내학생기자

[뇌과학연구소] 치매 정복을 위한 통합 솔루션, DTC 융합 연구단(이수현 기자)

지난 5월 18일(수) 오후 KIST 서울 본원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회 (NST, 이사장 이상천)가 시행하는 융합연구단사업으로 선정된 ‘치매 DTC(Diagnosis/Treatment /Care) 융합연구단(단장 배애님)’의 현판식이 진행되었다.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치매환자의 수도 비례하여 늘어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치매가 불러올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 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통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국가적 차원의 종합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새로이 출범한 DTC 융합 연구단은 치매 극복을 위해 조기진단 시스템 구축, 치료제 타겟 발굴, 평가 플랫폼 및 환자 케어 시스템 구축이라는 통합 솔루션을 제시하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DTC 융합 연구단이 바라본 기존 치매 연구의 문제점과 이들이 꿈꾸는 치매 솔루션은 어떤 모습인지 조명해본다.

 

◦ 치매 조기진단에 대한 어려움  
  현재 알츠하이머 진단은 의사의 문진과 신경학적 검사, 다양한 신경심리 검사 이후에 임상적으로 내려지거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PET 검사를을 통하여 베타아밀로이드의 양적 변화와 타우 단백질의 인산화 및 양적 변화를 측정함으로써 내려지게 된다. 이러한 방법들은 반복적인 측정이 어려우며 고가의 장비 및 전문 의료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비용의 측면에서 환자에게 많은 부담이 가게 된다. 특히 치매에 가장 취약한 계층인 저소득 노인 계층의 경우 기존의 진단방식을 선택하기도 어려울 뿐더러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병원도 찾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치매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기 십 수 년 전부터 이미 뇌의 손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이후의 치료는 그 성과가 제한적이기 마련이다. 따라서 치매 진단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치매DTC융합연구단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조기진단 시스템의 구축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뇌차, 눈의 움직임, 자세, 자가 운동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러한 정보를 개인병력이나 가족력 등 이미 수집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하여 치매의 정도나 종류를 분석하게 된다.

 

◦ 난항을 겪고 있는 치료제 개발

  현재까지 개발된 알츠하이머 병 치료제는 일시적인 환자의 인지 능력 향상을 가져오긴 하지만 증상의 시작 이후의 5년 이상의 생존율에는 변화를 주지 못하고 있다. 또한 현재의 대부분의 치료제는 뇌 안의 아세틸콜린의 분해를 억제하여 뇌 안의 아세틸콜린 양을 증가시키는 메커니즘을 이용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방법들은 일시적으로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켜주기는 하지만 뇌신경의 손상 등 부작용이 많아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알츠하이머의 치료제를 찾기 위한 기존의 연구들이 신경세포 상에서의 베타아밀로이드의 침착을 억제하거나 분해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어왔으나 임상 시험을 통과한 물질은 아직까지 없고 계속되는 신약개발 실패로 제약사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는 것이 현실이다. 


  치매DTC융합연구단에서는 기존의 신경세포나 베타아밀로이드가 아닌 다른 타겟을 발굴하고 접근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발병 시 교세포의 변화가 인지기능에 악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토대로 교세포에 작용하는 치료 후보 물질을 발굴하려 하고있다. 동시에 타우 올리고머가 신경세포에 독성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베타아밀로이드가 아닌 타우의 응집을 억제시키는 물질을 발굴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치료 물질은 치매 동물 모델에서 실질적 인지기능 장애 개선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 적절한 치매 연구 모델의 부재

  기존의 치매 연구는 인체의 사체 부검 또는 유전자 변형 동물들을 이용하여 왔다. 하지만 부검을 통한 방법은 이미 발병한 뒤에 역학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므로 그 원인을 규명하기가 어려웠으며 동물 모델을 통한 연구는 종의 특이성을 넘지 못하고 많은 치료제들이 임상 실험에서 좌절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또한 특히 현재 치매연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중인 마우스 모델의 경우 노화에 따른 치매 형질의 발현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2개월에 이르는 문제점이 있고 베타 아밀로이드의 변화만을 볼 수 있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점 극복을 위해 동시에 DTC 연구단에서는 초파리, 제브라피쉬 치매 모델을 개발하여 약물 효능 평가의 실효성을 높이며 타우 올리고머 모니터링용 마우스 모델 및 영장류 치매 모델을 만들어 전임상과 임상시험의 연결고리를 구축하고자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치매 환자 관리의 어려움

  치매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케어가 필요한데 이러한 치매 환자 관리비용은 치매 환자의 증가에 따라 국가 재정과 의료 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치매 진료비는 2050년에 134조 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어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많은 경우 환자의 가족들이 환자를 보살피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비용문제 등으로 인한 심리적인 갈등으로 가정의 붕괴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구단에서는 이러한 환자 관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로봇기반 치매환자 케어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치매 환자와의 정서를 공유하고 다중센서에 기반하여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 시스템을 제작하고 있다.

 

 치매는 당사자에게는 한 인간의 삶의 역사와 추억을 지워버리고 그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극심한 고통을 주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치매는 이미 멀리 있는 질병이 아니다. 2030년이 되면 100 만 명 이상의 치매환자가 나타날 것이고 직간접적으로 500만 명 이상이 치매로 인해 고통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치매DTC융합연구단은 지금도 치매가 두렵지 않은 대한민국을 목표로 열심히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