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2003년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인 '니모를 찾아서'에서 니모를 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도리’를 기억하시나요? ‘니모를 찾아서’를 인상 깊게 봤던 관객으로서 도리는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캐릭터였습니다. ‘니모를 찾아서’에 나왔듯이 도리는 단기 기억상실증을 앓으면서도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물고기입니다. 아들 니모를 잃어버린 후 슬퍼하는 니모의 아빠인 말린에게 힘을 북돋아주었죠.

 

이번 영화 ‘도리를 찾아서’에선 주인공으로 거듭난 도리는 자신의 부모를 찾는 모험의 여정을 시작하게 됩니다. 도리는 모험의 과정에서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들을 하나하나 떠올리게 됩니다. 잃어버렸던 자신의 이야기를 찾아나가는 모습에서 도리는 진짜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도리 뿐만 아니라 위장술의 대가인 문어 행크, 어린 시절 친구 고래상어 데스티니, 음파 탐지 능력이 고장났다고 믿는 벨루가 고래 베일리 등 친구들과 함께 좌충우돌 여러 상황을 마주하며 여정을 이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영화에 흥미진진함을 더해줍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도리를 찾아서’ 공식 포스터,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97629

 

여기서 신의 한수의 캐스팅인 문어 ‘행크’는 절대적인 존재감을 나타냈는데요. 오늘은 문어 행크에 숨겨진 과학기술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일단 문어는 과학적으로 놀라운 생물입니다. 무척추 동물 중 가장 지능이 높은 동물로 꼽히죠. 실제로 코코넛을 요새로 활용하는 등 지적으로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목격된 바 있다고합니다. 문어의 뉴런 중 3분의 2는 팔에 있기 때문에 모든 팔은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합니다. 이 외에도 문어는 심장이 세 개고 피는 파랗고 수영하지 않고 바다 바닥을 걸어다닐 때도 많다고 합니다. 이처럼 문어가 놀라운 생물인 이유는 다양합니다.

 

<출처> 네이버 영화 ‘도리를 찾아서’ 공식 포스터, http://movie.naver.com/movie/bi/mi/photoView.nhn?code=97629

 


 ‘도리를 찾아서’에서 ‘문어 행크’는 놀라운 두 가지 능력을 보여줍니다. 먼저 빨판이라고도 불리는 흡반을 이용하여 벽이나 바닥, 심지어 천장까지 자유자재로 붙어 다닙니다. 문어는 빨판 속 근육으로 공간의 압력을 조절하여 표면에 달라붙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요. 빨판 벽이 얇으면 공간 내 압력이 낮아져 잘 달라붙고, 반대 경우는 잘 떨어집니다.

 

<출처> http://news.unist.ac.kr/kor/20160705-01/

 

 

최근, UNIST의 고현협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과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김형준 박사팀은 여기서 아이디어를 착안하여 ‘스마트 접착 패드’가 개발했습니다. 문어 빨판의 구조와 접착 원리를 바탕으로 외부 온도에 따라 접착 능력이 달라지도록 만든 것인데요.

 

고분자 탄성체인 PDMS(polydimethylsiloxane)가 빨판 모양이고, 열에 반응하는 하이드로젤인 pNIPAM이 빨판 근육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pNIPAM이라는 물질은 32℃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수축하고,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습윤 팽창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따라서 이 재료로 만든 스마트 접착 패드는 외부 표면의 온도에 따라 접착특성이 달라져 문어 빨판처럼 작동하는 것이죠.

 

 

<출처> http://news.unist.ac.kr/kor/20160705-01/

 

 

이외에도 미끄럼방지에 역할을 하는 문어빨판 모양의 신발밑창이나 강하고 부드러운 문어다리의 특성을 이용한 수술용 로봇 등도 있습니다.

 

<출처>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2/01/15/20120115002113.html

 

‘문어 행크’는 또 다른 능력인 보호색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눈을 요리조리 피해 다닙니다. 문어의 피부에는 색소주머니가 존재하는데 이는 근육섬유와 연결되어있습니다. 이 때 근육이 수축하면 색소주머니가 커지고 그 주변의 피부가 색소주머니 속의 색을 띄게 됩니다. 반면 근육이 이완되면 색소주머니가 줄어들어 색이 사라지고 본래의 색을 나타내는 것이죠.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출처> http://www.ted.com/talks/david_gallo_shows_underwater_astonishments#t-282706 http://young.hyundai.com/magazine/life/detail.do?seq=14641

 

 

이러한 문어의 보호색 원리를 응용한 기술에는 ‘스마트 유리’ 가 있습니다. 2003년, 일본 후지 제록스사의 료지로 아카시 박사 연구팀이 ‘Advanced Materials’ 에 발표한 ‘니팜(NIPAM)’이라는 고분자물질을 이용한 것인데요. 이들은 이 고분자물질로 문어의 수축성 색소주머니처럼 검은색 색소를 집어넣은 색소주머니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서로 교차시켜 겔 상태를 만들고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겔의 부피로 색을 바꿀 수 있게 했죠. 일반적인 실내 온도에선 겔이 팽창하여 색소주머니가 커져 검은색을 띠지만 40도로 가열하면 수축하여 투명해집니다. 이를 이용하여 겔을 유리창 사이에 넣어 온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스마트 유리를 만들었습니다. 

 

<출처> 사진 (Anna Llordes,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http://www.latimes.com/science/sciencenow/ http://mirian.kisti.re.kr/futureknow/tech_define.jsp?tech_no=231

 

 

이밖에도 2014년 10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광전융합시스템연구단(KIST)이 영국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스마트 윈도우 등이 있습니다. 연구팀에서는 자외선 유무에 따라 자동적으로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였고 이를 태양전지와 결합해 다기능 태양전지 일체형 스마트 윈도우를 만들었습니다. 이외에도 빛이나 전류, 특정 물질에 대한 반응을 이용한 다양한 스마트 유리들이 있습니다.

 

<출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http://www.kist.re.kr LG CNS 공식 블로그, http://blog.lgcns.com/702

 

지금까지 문어의 특성을 응용한 과학기술들을 보셨는데요. 문어 외에도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을 보고 개발한 벨크로나 바다가재처럼 바다 속 땅위를 걷을 수 있는 해저로봇도 생체 모방 기술 대표적인 예입니다. 또한 외형을 모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공장기나 인공효소, 인공혈액 등도 있죠. 이처럼 자연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닮아가려는 노력인 생체 모방 기술의 긍적적인 발전을 기대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Posted by KIST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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