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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대학생 서포터즈

[KIST인 생활탐구] 치매DTC융합연구단 박기덕 박사

 

안녕하세요! KIST 서포터즈 4기 조규철, 박지은입니다. 저희의 마지막 인터뷰는 뇌과학 연구의 허브, 치매DTC융합연구단의 박기덕 박사님입니다! DTC란 Diagnosis-Treatment-Care로 치매에 대한 조기예측과 치료제의 개발을 통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연구를 하는 곳이라 하는데요. 생소할 수도 있지만 고령사회에 대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치매DTC 융합연구단이 어떤곳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Q1. 안녕하세요! 박사님님의 짧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키스트 책임연구원 박기덕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4년 정도 뇌의약연구단에서 일하다가 이번 해에 치매DTC 연구단에서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Q2. 뇌과학연구소의 뇌의약 연구단에서도 뇌질환에 관련된 연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특별하게 치매에 대한 DTC 융합연구단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한 치매DTC융합연구단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뇌의약연구단에서는 다양한 뇌 질환에 대한 치료물질과 기전연구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일반적인 뇌 질환과는 다르게 퇴행성 뇌 질환인 치매는 치료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상당히 중요해요. 먼저 빠른 진단이 필요하고, 아직 치매에 대한 기전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기전에 대한 연구와 치료제도 개발해야 해요. 그런데 치료를 하면서도 완치가 어려워서 치매환자들은 다른 질환의 환자들보다 케어를 필요로 하는 사회문제 해결형의 대표적 질환이에요.  이런 것들이 토탈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요소마다 여러 가지 기술들이 융합될 필요가 있고, 따라서 다양한 정부출연연구원들이 한 곳에 모여서 융합연구를 하고 있어요. 저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Q3. 치매의 원인은 단순히 고령화와 관련된 문제인가요?

아직 치매는 명확한 원인을 몰라요. 2~3%는 유전적으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고, 대부분은 고령화에 따라 발병해요. 현재까지 연구된 병인은, 고령화에 따라 뇌 안의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많이 생성되면서 뭉치게 돼고 그로 인해 신경세포가 죽게 되어 인지기능, 공간기억력이 안 좋아지게 된다고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이 단백질이 뭉치는 이유가 원인인지 결과론적인 것인지 조차도 아직 명확하지는 않아요. 최근의 많은 연구들에서 다양한 원인들이 제시되고 있고, 이러한 원인들이 고령화로 인해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Q4. 아직 치매에 대한 치료제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치료물질은 어떤 방식으로 연구가 되는지와 미래에는 치매가 예방과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완치가 가능할지 저 또한 알고 싶은 질문인데요. 치료제가 없는 이유는 원인을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이에요.  많이 연구는 하지만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치료물질을 찾는 방식은 베타아밀로이드가 많이 생성되는 유전자 조작 치매 동물모델을 이용해서 약물의 효능을 검증합니다.  베타아밀로이드가 축적된 상태로 행동 실험을 하면 치매환자처럼 기억력이 떨어져 있고 인지기능이 떨어져 있어요.  예를 들어 보통의 쥐 같은 경우 어떤 특정한 공간에 들어오게 되면 전기적인 shock을 주어 반복학습을 통해 기억 하게 되고 그 공간에 들어오지 않는 데에 반해 치매 동물모델 쥐들은 금방 잊어버리고 들어오게 됩니다.
그 쥐에 약을 일주일 또는 한 달 동안 처리해서 보통의 쥐들과 비슷한 행동을 보이면 효과가 있는 것이죠.

이렇게 현재는 기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치매동물모델로 인지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행동실험을 통해 효능이 있는 물질을 찾아내고 있어요.  요즘엔 많은 연구자가 동물모델 이나 치매환자의 임상시료를 이용해서 확실한 치료기전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확실한 기전이 찾아지면 치매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Q5. 박사님께서 연구하신 ‘도파민 생성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후보물질 개발’에 관한 기사를 보았는데요. 기존의 치료물질에 비교해서 발전된 부분과 그 물질이 어떤 원리로 몸에 작용하는지 궁금합니다.
예전에 치매에 대해 연구를 하기 전에는 파킨슨병에 대해 연구를 했어요.  파킨슨병은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점점 없어지면서 생기는 병인데요.  도파민을 생성해내는 신경세포가 죽으면 운동능력이 점점 떨어지면서 떨거나 걷지를 잘못해요.  그래서 기존의 대표적인 파킨슨병 치료제는 도파민이며 이는 전구체인 L-도파라는 물질입니다.  물질을 넣어주면 뇌에 들어가서 우리 몸의 엔자임에 의해서 도파민이 생성되죠. 도파민을 넣어주는 거나 마찬가지인 아주 간단한 치료법이에요.  또 다른 치료법은 도파민을 대사시키는 엔자임을 억제해서 뇌의 도파민 양을 유지시켜주는 방법이 있어요.
제가 한 연구는 기존의 치료약물과 다르게 도파민을 만들어주는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보호함으로써 파킨슨병의 원인인 신경세포 사멸을 막고 도파민 양을 유지시켜주는 것이죠.

 

Q6. 치매는 옛날부터 있던 질병인데 다른 질병에 비해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세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
1. 병의 원인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을 타겟으로 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죠.
2.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이 치료제가 효능이 좋은지 테스트를 해봐야 하는데 기존의 질병과는 다르게 치매 동물모델은 오랜기간(5~10개월)을 키워야 병증이 생겨요.  치료물질 하나를 만들어서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동물을 오랫동안 키워야 하는데 중간에 동물이 죽기도 하다 보니 여러 개를 빨리 테스트할 수가 없어요. 또 동물도 비싸고 시간이 오래 걸리다보니 어려움이 있죠.
3. 동물 실험을 통해서 좋은 후보물질을 찾으면 임상시험을 해봐야 하는데 암 환자 같은 경우는 환자 수도 많고 심각한 경우가 많다 보니 임상 지원자가 많은데 치매의 경우는 임상시험을 하기가 매우 힘들어요.  또 보통 질병의 임상시험 기간에 비해 치매는 2년이상 계속 추적해야 하다 보니 임상시험이 상당히 힘듭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임상시험이 매우 어렵고 해외에서도 글로벌제약회사에서 주로 진행됩니다.

 

Q7. 세계적으로도 고령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치매에 대한 치료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을 것 같은데요. 어느 정도 수준까지 개발이 되었나요?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치매는 심각한 사회문제이고, 따라서 많은 연구자와 글로벌제약회사에서 뛰어들어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요.  예전에도 꾸준히 치료제 개발을 해왔지만 대부분이 실패했어요. 치료타깃이 잘못되었거나 또는 임상연구에서 스케줄이나 환자군 선택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이전의 약물로 초기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기능을 개선시키거나 병의 진행을 지연시키는지 다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어요.  완치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5년만 지연되어도 사회적 비용은 충분히 줄어들 수 있거든요.  그리고 다양한 약물들이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니 곧 FDA 승인 약물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Q8.사실 치매에 관련된 연구원을 한다는 것은 생소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치매 DTC 융합 연구단에 들어오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다양한 뇌 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 및 기전연구를 하는데요.  치료약물개발이 주된 업무예요.  다양한 뇌 질환의 치료제 개발 연구를 하던 중 알츠하이머성 동물모델에 효과가 좋은 약물 후보물질이 나왔고, 그 약물이 기전도 명학하고 치매 동물모델에서 효능이 월등하게 뛰어났어요.  이 약물을 약으로 개발하기 위해서 약물 최적화와 전임상 시험등의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치매 DTC 융합연구단에 들어와서 임상후보물질 도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9. 이곳의 연구원이 되기까지, 또 연구원의 삶을 선택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사실 연구원이 원래 꿈은 아니었어요.  대학원을 가서 박사과정을 거쳐 전문연구 요원을 하면서 연구가 상당히 재밌고 잘 맞는 것 같아 해외에서 심도있게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으로 UNC약대에서 포닥으로 연구를 했어요.  그때 뇌전증(간질)의 치료제 개발과, 타겟규명에 대한 연구를 했는데 그때 뇌질환에 대한 재미가 생겼고,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5년 동안 좋은 연구기법에 대해서 습득할 수 있었고, 국내에 들어와서 뇌질환 연구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또한 뇌질환 연구를 꿈꾸는 학생연구자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KIST의 연구원이 되었죠.

 

Q10. KIST에서 진행한 가장 인상 깊은 연구는 무엇이었나요?
처음으로 선정된 과제가 시신경척수염 치료제 개발 연구였는데요.  처음이다 보니 가장 힘들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에요.  시신경척수염은 재발률이 높고 사망률이 50%가 넘는 희귀질환이에요 미국사람들보다 아시아 사람이 많이 걸리는 질병이어서 아시아에서 많은 연구를 할 필요가 있었어요.  실제 환자 시료로부터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치료물질을 개발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 만큼 좋은 연구결과를 많이 얻을 수 있어서  기억에 남습니다

 

Q11. 박사님처럼 미래의 사람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연구원의 꿈을 가진 친구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 있을까요?

연구실에 학생들에게도 항상 얘기하는 것인데요.  자신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오랜기간의 연구수련 중간에 시련, 좌절을 겪으면서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실패를 통해 배움으로써 훨씬 더 좋은 연구결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요연구 수련동안 실패했던 연구 하나하나가 나중에 본인의 연구를 진행할 때 자기 자산이 되는 것 같아요.

연구원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이 자신의 분야에 포기하지 않고 나를 믿는 것, 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이 가장 필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