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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사내직원기자

[고슐랭의 가이드투어] ‘그냥 걷기만 해도 좋은’

1. ‘어쩌다 가게’

 요즘이다. 아무렇게나 멍 때리고 그냥 걷기만 해도 좋은. 그 중에서도 ‘어쩌다 가게’. 그냥 이름만 들어도멋지다. 홍대에 있는 2층집 주택이다. 여기는 몇 년 전 연남동을 친구랑 그냥 터벅터벅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이게 뭐지.... 하면서. 참 신기한 곳이다. 카페도 아니고 바 도 아니고 책방도 아닌데, 다 있다. 알고보니 하나, 하나의 가게들이 모두 유명한 곳 이었다. 홍대메인에 있던 곳들이 임대료 때문에 힘을 모아서 하나의 가게로 ‘어쩌다’ 모여서 ‘가게’를 만든 것이다. 너무너무 좋다. 숨겨진 입구로 들어가서 보면 조그마한 정원에 테이블이 있는데 너무 좋다. 2층엔 미용실, 공방 이것저것 있다. 1층 라운지 카페에서는 다른 곳의 맛난 것들을 가져다 놓으신다. 제일 유명한건 ‘kiosque’ 의 토스트. 키야.. 맛보시라. 사진은 없다. 직접 가보세요. 1호점은 요즘 사람들이 많이 가는 연트럴파크 골목에 있다. 망리단길에 2호점이 생겼다는데 거기는 못 가봤다. 연트럴파크, 연희동, 망리단길 요기만 천천히 멍때리고 걷기만 해도 좋겠다. 연남동에는 수없이 많은 맛집이 있지만 다음 이 시간에...

 

2. 9월 vs 그대 걷던 길

 ‘9월’ 종신님의 노래도 있다. 가사. 진짜. 요즘 ‘작사가 윤종신 콘서트’ 도 하니까 가보세요. 노래의 가장 큰 효과는 지난 호에도 말했지만 그 당시의 내 모습이 그려진다는 것이다. 종신님의 노래도 좋지만 이 시기의 나에게는 ‘그대 걷던 길’ 이다. 노리플라이. 그렇게 유명하진 않지만 유명하다. 대학교 3학년. 당시에 학교 앞 친구 집에 1주일 정도 있었다. 친구는 회사를 다녀서 혼자 있는 때가 많았다. 그럴 때면 노래를 틀었는데 노리플라이 1집. 세상에나. 무한반복 이었다. 이때도 나는 혼자 한량이었다. 주변에서 보기에는. 내 머리, 마음속에는 한 가득이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뭘까’ 혼자 머릿속에서 무한반복 이었다. 노래와 이 생각들이 서로 무한반복 되면서 그냥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수업도 안가고. 지금도 ‘그대 걷던 길’을 듣고 있다. 9년이 지났지만 똑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뭘까’ 아직도 모르겠다. 이렇게 사내기자? 라는 것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지만, 이것도 잘 모르겠다. 왜 하고 있지? 글쓰기, 맛집탐방, 노래듣기, 전시회 가기, 여행가기 이런 것들이 괜히 남한테 한마디 하려고 나 스스로한테 엄청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이 글을 남들이 볼까 생각이 들면서 엄청 창피하지만, 알고 쓰는 거니 또 ‘너 이런 것도 하네’ 라는 한마디 듣고 싶어서 쓰고 있나? 또 정리가 안 된다. 10년 후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라고 남들 말고 나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다들 한 번 생각해보세요.

 

3. 진고개
 드디어!!!! 처음부터 1순위 맛집이었지만 최근에 가본 적이 없어서 일부러 방문해서 소개한다. 진고개. 충무로와 동대문 2군데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충무로 점을 좋아한다. 별 이유는 없다. 여기서 제일 유명한 메뉴는 ‘어복쟁반’ 양도 진짜 많아서 육수를 계속 계속 추가해서 먹으면 무한반복. 여러 명이 가는 경우에 좋다. 보통 둘이 가면 ‘양념게장’ 과 ‘갈비찜’ 이 2개 메뉴를 시켜서 먹는다. 개인적으로는 양념게장에 한 표. 보통은 간장게장이 유명하거나, 양념게장은 고기 집에서 밑반찬으로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여기서는 메인이다. 우선 맛있게 맵다. 아프게 매운 게 아니고. 그리고 밥이 맛있다. 같이 나오는 갈비탕 국물에 먹으면 딱이다. 사실 이거 메뉴 하나만 있어도 둘이 먹을 수 있다. 갈비찜도 양념게장 보다는 덜하지만 충분히 맛있다. 약간의 한약? 향이 나서 처음엔 낯선 느낌이 있지만 먹다보면 맛있다. 갑자기 또 생각이 난다. 여기는 병역특례로 게임회사를 다니면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24살 때, 첫 사수님이 데려가 주셨다. 영어이름 ‘마이클’ 님. 기억이 난다. 잘 살고 계실까. 쓰다 보니 음악과 음식의 공통점을 찾았다. 둘 다 듣고, 먹던 그 당시의 모습이 내 머릿속에 그려진다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보는 분들은 앞으로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분과 같이 ‘노리플라이’ 노래를 듣고 ‘진고개’를 가보면 좋겠습니다. (먹느라 사진을 한 장만 찍어서... 아래 사진 처음 나오자 마자 찍은 겁니다)

 

* 다음 호 예고)
- ‘새*집’ 육회비빔밥
- ‘더*너’ 라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