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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사내직원기자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구나

'가진탄식밖에없어저녁거리마다물끄러미청춘을세워두고살아온날들을신기하게세워보았으니/
누구도나를두려워하지 않았으니/   희망의내용은질투뿐이었구나'

(기형도 <질투는나의> )

  친구와 함께여러교수님의연구실홈페이지를탐방하며 publication 살펴보곤했다. Nature, Science 편이니, Nano letters, Advanced materials편이니세어보다가좌절과함께동경의마음이자연스레일었다. , 희망의내용은질투뿐이었구나, 나의 청춘이여.

 연구를 하는사람은논문에서자유롭지못하다. 특히 '가시적인성과 = 논문'으로통용될수밖에없는현실이기에더욱그렇다. 미숙한나는본래논문이라는것이가지는순수한의미를가까스로되새김질하려는노력이없을, 그런시류의인식에바로휩쓸려버리곤했다. 그럴때마다새로운고민들은태되었다.

 '역시아직은질보다는양이지. 편수늘리기논문을써버리자.' 하는 "참을없는논문의가벼움"만큼이나 "참을 없는연구자양심의가벼움"선택하라는유혹에서부터, 소위대박학술지용논문을위해서는획기적인아이디어가필요하며그런아이디어를위해서 fancy테마를쫓는것은너무나당연하다는유혹까지, 완벽하게주객이전도된상황이생각보다너무나쉽게연출되었다.

 본디 논문은자신의연구결과를공유함으로써첫째로는다른연구자들의삽질방지로인한인류의과학발전가속화를꾀하자는, 둘째로는자신의연구결과의타당성을만인에게검증받자는, 단어의딱딱함과는어울리지 않도록아름다운속성들의뒤범벅인결정체인데이다.

  예전에 일본학회에참석했을때의일이다. 지금내가공부하고있는분야의대가인일본노교수님께, 교수님의많은페이퍼가공부에도움이된다고말씀드렸다. 교수님께서선하게 웃으시며하신말씀은말의무게때문에하루종일다른생각을없게만들었다.

 "Enjoy my papers."

 어떻게 이런말씀을하실있는걸까. 교수님의미소는 머릿속에서반복재생되었고, 밀림을지배하는, 코털조차위엄있는사자와같은당당함이마음을쳤다. 나의 Nature 논문을보거라, 하신것이아니라논문의아름다운그래프와 환상적인해석을보고세라믹의아름다움을즐겨보거라, 하신것이기에. 한참을생각한후에나는앞에생략된말을이렇게정리할있었다.

“(나는 나의아름다운그래프와해석을통해라믹의아름다움을알고있고즐기고있다. , 나는매우행복하구나. 그래서너희들에게도기꺼이천기를누설하나니부디) enjoy my papers.”

  나에게는 지금시기가매우중요한같아서생각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 어린 시절에아이가자신의더듬을의식하면장성하였을 때에도말을더듬게된다던데, 지금내가소위탐나고맛깔스러운유혹을의식하고산다면노년에도그리살아가고있을같아서두려움이크다. 마음이 흔들릴때마다질투의대상을누구로삼아야할지, 생각을하나씩정리하고있다. 바라기로는, 나도웃으며“Enjoy my papers.” 라고 말할있는사람이되기를. 바라기로는, 남을 돕는것이거창한것이아니라지금내가바른생각으로쓰는논문으로세상과다른이들에게귀하게도움을있음을항상생각하는사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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