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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STORY/K-Research town(보도자료)

DNA 나노스위치로 생체 내 단백질 활성 조절(테라그노시스연구단 김소연 박사)

DNA 나노스위치 개발로 물리적 개폐를 통해 단백질의 활성 조절
세포 활성 및 정교한 조작이 가능, 신개념 세포치료제 개발 기대

 

세포는 외부의 물리, 화학적 신호를 인식하여 그에 따른 신호 단백질의 활성을 끊임없이 가역*(可逆, reversible)적으로 조절하면서 항상성을 유지한다. 예를 들어, 세포 주기(cell cycle)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활성화 되면 세포가 분열이 시작되고, 분열이 끝난 후엔 단백질의 활성이 억제되는데, 이러한 가역반응에 문제가 생겨 세포가 끊임없이 분열되면 암을 유발하게 된다.
*가역 : 화학반응에서 반응 조건에 따라 정반응과 역반응이 모두 일어날 수 있는 반응

[그림 1] pH 에 감응하는 DNA 나노 케이지를 이용한 단백질의 활성 조절 모식도.
DNA 나노케이지 안쪽으로 단백질이 위치하도록 DNA 염기 가닥에 직접 공유 결합시켰다. DNA 나노케이지 정사면체의 한쪽 변을 pH에 민감한 염기서열로 구성하여, DNA 나노 케이지가 pH에 따라 개폐될 수 있게 설계함으로써, 단백질과 주변의 다른 단백질(항체)의 접근성 및 활성을 pH에 의해 가역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하였다.  

 

이렇듯 단백질의 활성을 인위적, 가역적으로 조절하면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생명현상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데, 기존에 쓰이던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외부의 물리, 화학적 자극(pH, 온도, 빛 등)에 반응할 수 있는 반응기를 원하는 단백질 내부에 삽입하는 것이나, 해당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의공학연구소 테라그노시스연구단 김소연 박사팀은 조절하고자 하는 단백질의 구조 및 기능과 무관하게 범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나노스위치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생체 내 DNA 나노구조체를 케이지(cage)로 이용하고, 단백질의 활성을 인위적, 가역적, 반복적으로 조절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림 2] DNA 나노케이지의 pH 감응성 측정.
(A) pH가 낮아져 용액이 산성을 띄게 되면 DNA 나노케이지 정사면체의 한 변을 구성하는 DNA 염기 서열 특성에 i-motif 구조가 생기면서 변이 풀리게 된다.
(B) pH에 따라 DNA 나노케이지의 한쪽 변이 개폐됨을 확인하기 위해, DNA 나노케이지의 양 꼭지점에 해당하는 위치에 두 개의 형광 염료를 표지하고, 두 형광 염료의 거리를 형광 공명 에너지 전달 현상 (FRET)으로 측정하였다. pH가 낮아져 용액이 산성을 띄게 되면 i-motif 구조가 생기면서 두 형광 염료의 거리가 짧아지고, 형광 공명 에너지 전달 현상이 극대화됨을 보여준다.

 

[그림 3] DNA 나노케이지를 이용한 단백질의 접근성 조절.
(A) DNA 나노케이지 밖의 항체가 DNA 나노케이지에 갇혀있는 단백질 (RNase A, RA)과 반응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단분자 풀다운 방법의 모식도. 유리 표면에 부착된 RA 특이적 항체에 의해 풀다운 된 단백질의 개수를 세기 위하여, RA 혹은 DNA 나노 케이지에 Cy3 형광 염료를 표지하였다.
(B) 하얀색으로 형광을 나타내는 점들이 유리표면에 있는 항체에 의해 포획된 단백질을 나타낸다. DNA 나노케이지 안에 단백질이 위치하는 경우 (Td-IN-RA)에 용액의 pH가 높아져 산성에서 염기성으로 바뀌게 되면 DNA 케이지 안에 존재하는 단백질이 갇히게 되면서 유리판 표면위의 항체에 의해 포획되지 않으나, pH가 다시 산성으로 바뀌게 되면 DNA 케이지가 열리게 되면서 유리표면의 항체에 의해 포획됨을 나타낸다.

 

KIST 김소연 박사팀은 원하는 단백질이 정사면체 모양의 DNA 나노케이지(DNA nano cage) 안쪽에 위치하도록 DNA 염기서열을 구성하였고, 정사면체의 한 변이 외부 자극의 일종인 산도(pH) 변화에 의해 가역적으로 개폐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pH 변화에 따른 단백질의 외부 접근성을 조절하였다. 기존의 방법은 주로 나노 입자를 케이지로 이용하여 단백질을 가두어 두었다가 특정 신호에 의해 단백질을 물리적으로 방출하는 방식이여서, 방출된 단백질을 다시 가두는 역반응을 유도하기 어려웠다. 즉, 가역 반응을 모사할 수 없어 반복적으로 활성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스위치의 경우 단백질을 나노케이지 내부에 고정시킴으로써 나노케이지의 개폐를 통해 단백질의 활성을 가역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개발한 DNA 나노케이지에 단백질(RNase A*)을 가두어 놓은 경우, 외부 용액에 있는 다른 단백질과의 접근성 및 RNase A 단백질의 활성이 모두 억제되었으나, 산도(pH)를 바꾸어 나노케이지를 열게 되면 억제되었던 접근성 및 단백질의 활성이 모두 증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pH를 연속적으로 바꾸어 가며 단백질의 활성을 측정한 결과, 반복적인 활성 조절이 가능함을 밝혀냈다.  
**RNAse A : RNA를 분해하는 효소 단백질, pH(4.0-9.0)와 온도(4-70 ℃)의 변화와 무관하게 활성을 유지하는 특성을 지님. 주로 암세포 내 RNA를 분해함으로써 암세포를 제거하는 용도로 사용

[그림 4] DNA 나노케이지를 이용한 단백질 활성 조절 및 가역성 확인.
(A) DNA 나노케이지 안에 단백질이 위치하는 경우, pH를 높여 나노케이지를 닫게 되면 (초록색 별 그래프) 단백질의 활성이 저해됨을 확인하였다. (B) 단백질의 활성을 여러번에 걸처 가역적으로 조절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pH를 연속적으로 바꿔가면서 DNA 나노케이지 안에 있는 단백질의 활성을 측정하였다. 연속적으로 pH를 3번 이상 변화시켜도 단백질의 활성이 가역적으로 조절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KIST 김소연 박사는 “본 연구로 개발된 DNA 나노스위치를 단분자 수준에서 작동하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단백질의 생물리학적 특성을 규명하는 연구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하며, “개발된 DNA 나노케이지는 세포 내 전달체로도 사용이 가능하여, 세포의 움직임, 주기(cell cycle), 나아가 줄기 세포의 타입(운명)까지도 정교하게 조작하는 방법으로 응용이 가능하여 향후 신개념 세포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지원으로 KIST 기관고유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에서 발행되는 나노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ACS Nano’(IF = 13.942)에  8월 28일(월) 온라인 게재되었다.

 

 * (논문명) Reversible Regulation of Enzyme Activity by pH-Responsive Encapsulation in DNA Nanocages
   - (제1저자)  김성호 학생 (통합과정),  UST KIST 스쿨 바이오-메디컬 융합 전공,
   - (교신저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소연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