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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KIST School 출범! "융복합·팀체제 강의로 과기계 '필요한 인재' 육성"




[인터뷰]홍재민 대표교수

"가르쳐야 할 것 가르치는 시스템...KIST 이름에 걸맞은 좋은 학교 만들 것"


'KIST School'이 올해 초 본격 출범했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는 지난 3월 UST(과학기술연합대학교대학원대학교)와 함께 운영하던 'UST-KIST 캠퍼스'를 새롭게 개편했다.


기존 교육시스템은 정부출연연구기관 현장에 투입돼 현장중심의 전공교육이 이뤄지는 석·박사 프로그램으로, 국가과학기술 인재양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KIST School은 기존 목표를 그대로 가져가되 더 좋은 인력을 모으고, 효율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기존 UST 교육시스템을 스쿨제로 개편한 곳은 KIST와 화학연, 생명연, 건설연 등 4곳이다.

 

KIST School은 출범과 동시에 원 내에 사무국을 만들고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기존에는 대전 본원 UST 사무국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UST KIST캠퍼스를 운영해왔다. 거리도 멀고 학교 운영 의사결정권이 UST에 있어 교육현장 중심의 시스템 운영이 어려웠다.

 

사무국 분리 및 위원회 운영은 빠른 피드백의 어려움 등을 개선하고, KIST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현장과 호흡하며 만들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KIST 연구진이자 KIST School의 대표교수인 홍재민 교수는 "사무국 운영을 통해 약간은 독립적이면서 KIST만의 특성을 반영한 효율적인 새로운 교육방향을 찾아가려고 한다"고 운영 취지를 설명했다.



가르쳐야 할 것 가르치는 시스템으로 "팀 체제 강의, 학생 연구자 윈-윈"



"KIST는 출연연 중 같은 공간 안에서 융복합 연구가 가능한 기관입니다. 이런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갈 계획입니다."

 

KIST School의 가장 큰 강점은 대학과 달리 연구현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KIST를 통해 석·박사를 수료한 학생은 약 460여명으로 국내외 유수 대학과 출연연 등에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구현장에 적응성이 뛰어난 학생들을 배출시켜 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융복합 연구가 가능한 KIST는 KIST School에도 그 강점을 적극 활용해 기존 대학이 설치 운영하기 어려운 과목을 개설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3개의 커리큘럼(▲바이오-메디컬 융합 (생물화학 / 생체신경과학 / 의공학) ▲에너지-환경 융합 (에너지공학 / 환경공학) ▲나노-정보 융합 (HCI 및 로봇공학 / 나노재료공학))을 운영 중이다.

 

홍 교수에게 '커리큘럼의 확대 운영 계획'을 묻자 "커리큘럼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팀 체제 강의'를 소개했다. 이는 한 강좌를 1명의 교수가 아닌 3~4명의 교수가 가르치는 방식이다.

 

팀 체제 강의는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연구자, 그리고 효율적인 강의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사실 연구자가 본인 과제를 수행하며 하나의 강좌를 끌고나가는 것은 큰 부담이 따르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에게 필요한 수업을 하기보다 연구자가 가르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에 따르면 KIST의 많은 연구원들은 그룹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팀으로 하나의 강좌를 가르치는 것이 가능하다. 강좌를 배분하는 만큼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만 가르치는 시스템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 교수는 "개인 마다 다르겠지만 1시간 강의를 위해 약 6시간정도 준비시간이 필요하더라. 강의준비와 연구병행은 연구자들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면서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강의를 하되 연구자들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대학교의 경우 자기 지도교수 외에 다른 교수에게 코치를 받을 기회가 많지 않지만 KIST School은 소속과 관계없이 팀 강의 및 그룹 연구를 통해 학생을 코치해줄 교원들이 많은 장점이 있다"며 "학생들에게도 더 많은 배움의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KIST School은 교육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적인 변화뿐 아니라 하드웨어적인 변화도 꾀하고 있다. 그는 "지금은 학생들을 강의할 강의실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면서 "KIST내에 내년 완공예정인 건물이 있다. 이곳에 강의실을 만들어 학생들끼리도 자주 얼굴을 보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 목표..."KIST School 졸업생, 科技계 중추적 인재로"




"KIST 50주년을 앞두고 우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인재육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좋은 학생들을 유치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KIST는 미국의 원조를 받아 세워진 연구소다. 불철주야 연구개발에 매진한 과학자와 든든한 지원자들 덕분에 KIST 연구성과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초석을 이뤘다. KIST는 성과를 인정받으로 2015년, 2016년 연속으로 톰슨로이터가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연구기관' 세계 6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 KIST가 인재육성에 나선 것은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지난 50년의 영광을 이을 백년대계를 위해 앞으로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던 때, KIST 역할 중 하나로 대두된 것이 '인재 육성'이었다. 해외 원조를 통해 설립된 만큼 국내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과학기술 인재를 발굴을 위해 KIST가 일조해야 한다는데도 의견이 모였다.

 

이에 오래전부터 KIST는 UST와 IRDA(International R&D Academy) 등을 통해 개도국 전문 기술 인력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KIST School 절반 이상의 학생이 외국인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국내외의 훌륭한 인재 발굴과 유치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과학기술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연구의 초석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KIST에서 학위를 한 학생들이 한국에 남는 경우도 있지만 모국으로 돌아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들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과학기술 협력 등 크고 작은 교류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마친 다음날 홍 교수는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출장 중 그는 틈틈이 중국의 대학 등을 방문해 KIST School에 대해 알릴계획이다.


그는 "중국 현지에서 KIST School에 좋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미팅을 계획 중"이라며 "KIST School을 졸업한 학생들이 세계 어디서든 과학기술계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이를 위해 교육기능의 내실화를 위해 힘쓸 것이며, 연구자와 학생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KIST 이름에 걸맞은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홍 교수는 1996년 KIST에서 연구활동을 시작, 2007년 세계 최고수준의 휘어지는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는 등의 연구성과를 내며 주목받았다. 이후 2010년 반도체 분야 권위자로 불리는 황창규 단장이 이끄는 R&D 전략기획단의 요청에 따라 중소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하고, 2011년부터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정책조정전문위원회 위원과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개발조정국 과학기술예산심의관을 역임했다.


KIST에 돌아온 후 그는 KIST School 대표교수로 과학기술계 우수 인재 양성에 애쓰는 동시에 휘어지는 트랜지스터 연구 연장선상으로 당겨도 전기가 통하는 전깃줄을 개발할 수 있는 소재 연구를 하고 있다. 향후 몸에 착용하거나 휘어지는 전자제품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