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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STORY/KIST 소식(행사·연구성과)

경영리더십 포럼 한비야 (9.2)

껄끄러운 호칭 문제를 단박에 정리했다. 선생님 혹은 팀장으로 불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자신보다 어린 사람은 언니 혹은 누나, 자신보다 나이 많은 분은 친구로 정리했다.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대해서는 더욱 손사래를 친다. 자신도 매일매일 망설이고, 흔들리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란다. 자신이 좀 더 일찍 경험한 세상, 반 발짝 먼저 본 세상이야기를 언니와 누나의 심정으로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대한민국은 베이스캠프 전 세계가 나의 무대

한비야 누나가 준비한 특강의 키워드는 머리, 가슴, 손이었다. 그의 첫 번째 화두 ‘머리’ 는 세계지도다. 세계지도에 담긴 뜻은 삶의 관심과 무게, 사랑을 좁은 대한민국에 한정하지 말고 세계로 넓히라는 것이다 . 우리가 터 잡고 있는 대한민국이 베이스캠프라면 우리의 무대는 세계이다. 바람의 딸, 세계의 딸로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지금의 한비야를 만든 것도 어릴 적 아버지가 사준 세계지도였다. 집안 곳곳에 장식된 지도와 또 지도로 장식된 커튼, 저금통, 필통, 식판(한비야 누나의 어린시절은 세계지도 없이 설명할 수가 없다고 했다.) 속의 세계지도를 보면서 한비야의 꿈은 자연스럽게 세계를 향할 수 있었다. 세계지도 속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강대국 뿐만 아니라 우리를 필요로 하는 약소국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나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그가 정말로 강조하고 싶었던 이야기다.

 

정글의 법칙, 사랑과 은혜의 법칙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정글의 법칙’과 ‘사랑과 은혜의 법칙’이 있다고 했다. 정글의 법칙은 강자가 약자를 누르고 이긴 사람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것이라면 ‘사랑과 은혜의 법칙’은 강자가 약자를 돌보고, 약자가 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다시금 그 사람이 약자를 도우는 선순환의 법칙이다. 새가 양 날개로 하늘을 날 듯, 자전거 바퀴가 두 개이듯 세상도 결국 정글의 법칙과 사랑과 은혜의 법칙이 공존한다. 정글에 법칙에 자신의 손을 빌려주는 사람은 많다. 오늘 한비야의 특강을 듣는 사람은 정글의 법칙이 아닌 사랑과 은혜의 법칙에 자신의 손을 빌려주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한손은 자신을 위해서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빌려주라고 말이다.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40년 동안 선진국의 원조를 받았던 대한민국이 경쟁력이 있는 강한 국가가 되어 다시 약한 나라를 원조하는 것도 바로 사랑과 은혜의 법칙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이 내 가슴을 뛰게 하는가

한비야는 가슴에 불화살을 꽃은 케냐의 어느 의사이야기를 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소름이 끼친다고 했다. 손과 얼굴, 귀가 뭉그러진 환자들을 치료하면서도 늘 콧노래를 부르는 멋진 남자, 그가 상상한 좋은 비주얼의 멋진 남자는 아니었지만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모습에서 그는 광채를 보았다. 그리고 그 의사의 말한 한마디가 한비야를 긴급구호의 길로 이끌었다. ‘무엇보다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죠’.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뜨거운 불화살이 있다면 방전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이내 나를 움직이게 하는 에너지가 다시 생성되기 때문이다.

 

99도가 아닌 100도의 의미

머리가 합리적이고 가슴이 뜨거워도 손과 발의 실천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99도까지 데워지는 사람은 많으나 실제 물이 끊는 100도에 이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 그 1도의 차이는 무엇이 진정 가슴 뛰는 일인가를 고민하고 용기를 내서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 일은 진정으로 하고 싶으면 하고 싶은 갈망만큼의 용기가 난다. 조금 하고 싶으면 조금의 용기가 나고 많이 하고 싶으면 많은 용기가 생기는 법이다. 기왕에 한번 사는 인생 99도에 멈추지 말고 100도의 열정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다른 사람의 행복과 연결되는 삶, 다른 이의 눈물과 상처를 닦아주는 손과 발이 움직이는 실천적인 삶이 100도의 삶이다. 돈과 시간, 에너지와 사랑을 주는 사랑, 은혜의 법칙에 손을 빌려주는 삶이 100도의 열정적인 삶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비야씨가 강연 전 상영한 영상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전쟁과 질병, 가난으로 3초에 1명에 아이가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들을 살리기 위해 10년간의 고군분투 속에는 그를 움직이게 한 머리와 가슴, 손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멋진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전반전도 끝나지 않은 서른과 마흔의 삶,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한다면 인생 후반엔 멋진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며 젊은 동생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