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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서울여자·LA여자 '즉흥 1박 2일'…진해 벚꽃과 부산 명소를 품다

 

 

 

벚꽃 명소 진해 여좌천을 걷다 (첫날)

 

KIST에 벚꽃이 만발하기 전, 꽃이 만개하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고 진해로 벚꽃 구경을 하기 위해 여행계획을 세웠다. 비록 서울에서 왕복 8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당일치기로 구경하고 오기엔 적당한 거리라고 생각했다. 남부터미널에서 오전 7시에 출발해 오후 6시 돌아오는 버스를 탈 예정으로 여좌천(로망스다리), 경화역 두 군데의 유명한 관광지의 위치만 알아보고 즉흥 여행을 시작했다.

LA 출신의 샐리는 물론이고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나 역시 서울을 제외한 곳을 다녀 본 적이 거의 없어 이번 장거리 여행에 매우 들떠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예상과 달리, 남부지방이라 따뜻할 거라고 생각했던 진해는 쌀쌀했고, 심지어 약간의 비를 뿌리기까지 했다. 아쉽긴 했지만 잠시 지나가는 여우비라고 생각하고 발걸음을 옮겨 진해의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여좌천으로 향했다.

 

여좌천에 도착해보니 전날 내린 비의 영향으로 꽃들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샐리와 나는 그래도 평소에 자주 볼 수 없는 풍경이고 여행이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고 드라마 로망스에 나오며 유명해진 여좌천 다리를 걸었다. 다리 끝에서 끝까지 걷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아 바로 다음 유명 관광지인 경화역으로 장소를 옮겼다.

 

큰 기대를 안고 도착한 경화역 역시 여좌천과 다를 바 없었다. 모처럼 온 진해였는데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했다. 이대로 서울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 진해에서 무엇을 할까 고민 하는데 불현듯 진해 고속버스터미널에서 30분마다 부산으로 가는 버스가 있다는 사실이 생각나 당일치기 계획을 1박 2일로 변경, 부산으로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첫날: 나는 지금 부산 밤바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은 샐리도 나도 몇 번 여행경험이 있다. 하지만 항상 가족들 또는 단체로 여행을 했었기에 이번처럼 개인적으로 하는 즉흥 여행은 처음이어서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다.

 

부산은 진해와 달리 규모가 크고 볼 거리가 많기 때문에 버스에서 계획을 세우고 이동하기로 했다. 먼저 부산의 유명 먹거리인 동래 파전, 밀면 등을 먹고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해운대, 광안리 등 바닷가와 부산 시민들의 열정이 나타나는 사직 야구장에 가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진해에서 출발 후 정확히 50분 만에 부산에 도착했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동래역에 위치한 동래할매파전에 갔다. 여행자들이 자주 가는 장소에 위치한 것도, 역에 가깝게 위치한 것도 아니어서 일부러 찾아가야 했지만 동래파전의 원조 집을 꼭 가보고 싶어 이 곳을 선택했다.

20분 정도 헤맨 후에야 우리는 동래할매파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점심도, 저녁도 아닌 애매한 시간이었지만 가게 안은 꽤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맛있게 파전 한 그릇을 다 비우고 가게를 나오니 날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고 곧 비가 내렸다. 고단했지만 부산까지 와서 밤바다를 보지 못하고 가면 안 된다는 생각에 해운대로 장소를 옮겨 산책하기로 했다. 하지만 종일 쌀쌀했던 날씨와 더불어 바다 바람이 거세서인지 생각보다 바닷가 주변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둘째 날: 부산여행의 백미, 부산 먹거리 천국에 가다

 

봄비와 찬 바람으로 몸이 고단하기는 했지만 우리는 새벽에 일어나 센텀시티 내에 있는 스파랜드로 향했다. 센텀시티는 국내에서 가장 큰 백화점으로 그 규모에 걸맞게 3층 규모로 빽빽하게 다양한 찜질방이 운영 중이었다. 스파랜드에서 4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부산의 유명한 먹거리 중 하나인 밀면을 먹기 위해 개금 시장으로 향했다. 개금밀면은 부산의 3대 밀면집 중 하나로 평소에는 엄청난 줄을 서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다행이 11시쯤 도착해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밀면을 먹은 후 5시에 예매해 둔 야구 경기를 보기 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부산의 명동이라고 할 수 있는 남포동을 구경하기로 했다. 남포동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자갈치문화관광축제 등이 열리는 전국적 명소로 어제 보았던 그 어느 곳보다 사람들로 붐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산국제영화제 거리에는 여러 종류의 노점상들이 있었는데 여러 분식 들 중 씨앗호떡이 유명했다. 이 호떡은 1박 2일에서 이승기가 먹었다고 해서 승기 호떡이라고 불리기도 한단다.

 

남포동은 부산의 옛 중심가라서 그런지 자갈치 시장, 국제시장, 용두산 공원 등 주변에 둘러볼 곳이 많았다. 특히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부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부산의 심장 사직구장에 가다(둘째 날)

 

경기 시작 한 시간 전 사직 야구장에 도착했다. 주말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는 모습을 보면서 부산이 정말 ‘야구의 도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부산의 응원 열기를 접해보고자 우리는 부산 홈팀 응원석으로 표를 예매했다. 야구장을 자주 가보지 않아서 다른 팀 분위기는 잘 알지 못했지만 나도 모르게 신이나 응원가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사직구장의 특이한 점은 경기장안에서 삼겹살을 판다거나 생맥주를 배달하는 모습이었는데 다른 경기장과는 다른 모습이 신기했다. 그야말로 짧은 1박 2일 여행을 마무리 하는데 적합한 장소였다.

 

1박 2일 동안 부산의 모든 곳을 다 돌아 볼 수는 없었지만 부산의 정취를 느끼고 즐기기에는 충분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는 주말, 어떤 여행지를 선택하더라도 마음만 먹고 떠나면, 생각보다 많은 곳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주 나만의 즉흥여행을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