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가득한 첫걸음 - 2012년 2차 신입직원 교육 후기
센서시스템 연구센터 김철기
목요일 아침 국제협력관 제 1회의실, 다양한 종류의 어색함이 가득하다. 창의경영팀 팀장님과 팀원들의 반가운 인사가 감사하기만 하다. 짧은 영화로 소개된 KIST의 역사는 흥미로웠다. 애틋한 향수마저 느껴질 만큼. 대한민국 출연연구소들의 맏형으로서 나라안팎의 살림을 책임지던 KIST는 할 일이 많았던 만큼 찾아주고 반겨주는 사람도 많았을 텐데, 그러한 역할들을 여러 동생들에게 나눠 준 오늘에 와서, 잦아든 사람들의 발걸음이 그리워서 일까.
점심 식사 후, 이쁜 오솔길을 따라 KIST 역사 박물관을 방문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당시 최형섭 초대소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KIST에 큰 영향을 준 이 두분은 지금의 KIST를 어떻게 생각하실지 새삼 궁금해진다. 오늘의 KIST에서 설립자들의 비젼을 얼마나 찾아 볼 수 있는가, 또 우리의 비젼은 그 때와 어떻게 달라졌는가. 좋은 연구로 두 분에게 답하리라, 수줍게 다짐하며 박물관을 나섰다. KIST 내 여러 행정 부서장님들에 의한 직무교육이 이어졌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구원들을 지원해 주시는 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오늘의 KIST 가 있을 수 있었음을 알게 된다. 연이은 강의 속에서 간간히 피로를 달래오던 우리가, 학습에 상당히 적합한 상태에서 문만용 교수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던 것은 정말 다행이다. 교수님의 열정적인 강의는 KIST와 함께한 대한민국의 과학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실로, KIST는 대한민국 산업기술의 요람으로서, 과학기술의 방향을 제시하는 맏형으로서, 지난 반세기 동안 이 나라와 함께 했던 것이다. 첫째 날 교육이 끝나고 강의장을 나서는 우리에게 커진 자부심 만큼이나 무거워진 책임감이 엄습한다.
이튿날 아침, 좀 더 솔직한(?) 모습의 동기들과 이른 아침 버스에 올랐다. 세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곳은KIST 강릉 분원. 짐을 풀기 위해 잠시 들른 연수원 숙소가 너무 이뻐서 교육장에 돌아가기 망설여진다. 그것도 잠시, 애듀맥스 피디님의 힘찬 인사로 둘째날의 일정이 시작되고, 여행을 떠나는 컨셉으로 진행되는 교육은 우리를 편하게 이끌어 주기에 충분했다. 먼저 우리가 한 일은 가족이 되는 것이다. 딸부잣집, 군인가족, 아빠와 오형제, 붕어빵가족. 개성 만점의 가족들이 생겨났고, 그렇게 우리는 좀 더 편하게 웃을 수 있었다. 프로그램 안에서 이야기 나누었던 주제들은 서로에게 서로를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었고, 가족대항으로 진행된 다채로운 몸의 대화를 통해 어느 덧 우리는 서로를 챙겨주고 배려하는 가족이 되어 있었다.
저녁식사가 준비된 방으로 들어서는 동기들의 얼굴에 긴장감과 어색함이 역력하다. KIST의 과거와 미래가 현재를 공유하는 저녁만찬이 시작된 것이다. 부원장님, 분원장님들, 본부장님들께서 시간을 내셔서 먼 길을 오셨다. 새로 온 사람들의 열정적인 소개와 기다리던 사람들의 희망찬 박수는 밤이 늦어서야 잦아든다. 시간이 지나고 작은 그룹으로 흩어 모여 이야기가 계속 되었다. KIST의 과거를 살아왔던 분들의 이야기는 이전에 자료를 통해 들은 내용처럼 아름답다고 할 순 없겠지만, 어느 객관적인 자료들로도 보여질 수 없었던 뜨거운 무언가를 전해준다. 지금 그 분들의 말씀들을 모두 이해할 순 없겠지만, 언젠가 그것들이 우리 안에 닿을 순간이 올 것임을 분명히 직감한다.
1박 3일간의 2012년 2차 신입교육은 끝이 났다. 새로 얻은 가족들과 함께 한 여행에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 곧 더 긴 여행이 시작된다. KIST의 미래로의 여행이다. 그것은 지금껏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그 무언가로의 여행이다.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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