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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3D TV를 원해? 그럼 먼저 원리부터 공부하자"

 


3D역사 1833년부터 시작 …두 눈의 정보와 뇌의 조합이 3차원을 만든다


2010년 8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영화 '아바타'가 국내 개봉 73일만에 총 관객수 1308만 1607명을 기록했다. 아바타가 한국 박스오피스의 모든 기록을 깨고 최다 관객동원 1위를 석권한 것이다. 아바타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약 27억27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세계 영화사의 흥행기록을 다시 세웠다. 또 기술 발전에서도 역사적 획을 그었다. 바로 3D영화 제작에 본격적인 막을 연 것이다.
 
그렇다면 아바타로 인해 다시금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된 3D영상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3D는 의외로 긴 역사를 갖고 있다. 1833년 영국의 물리학자인 찰스 휘트스톤이 양안 시차를 이용한 입체경을 발명하면서 3D의 서막을 열었다. 이후 1851년 세계 박람회에서 영국 빅토리아 여왕 사진전이 3D로 전시됐고, 1900년에 열린 파리박람회에서는 적•청색 필터를 부착한 안경으로 보는 애너그리프 (anaglyph) 방식의 영상이 처음 공개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3D는 마침내 영상미디어의 총아인 영화 영역에까지 스며든다. 1922년 미국에서 최초의 상업용 3D영화 'The Power of Love'가 상영된 것. 하지만 이 최초의 3D영화는 불안정한 두개의 프로젝터를 쏘아 보는 방식으로 만족스러운 입체영상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한다.

3D 영화는 이후 잠시 침체기를 겪다 1993년의 ‘크리스마스 악몽’을 시작으로 ‘럼딤’ ‘치킨 리틀’ ‘폴라 익스프레스’ 등의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해 세상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2010년 3D의 장점을 최고조로 살린 영화 아바타가 등장하면서 3D 시장이 다시금 주목을 받는다.

아바타의 영향으로 3D 영화가 줄줄이 이어 나오는 지금, 전 세계는 3D 관련 연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국내도 물론 3D연구를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에 힘입어 개인용 디스플레이에서 감상이 가능하며 안경 없이 볼 수 있고 눈도 피로하지 않은 3D 영상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럼 스크린 속 평면이 어떻게 입체적으로 보이는지, 앞으로 개발될 무(無)안경 3D 디스플레이는 어떤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되는지를 살펴보자.


3D TV의 원리 "인간의 뇌와 눈을 먼저 이해하라"

인간은 두 눈을 통해 서로 다른 영상정보를 얻는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을 교차하며 감았다 떠보면 가만히 있는 사물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는 눈과 눈 사이의 간격에서 비롯된 시각 차이 때문인데, 우리가 사물을 입체적으로 느끼는 이유는 좌우의 눈이 얻어내는 서로 다른 영상정보를 뇌가 조합함으로써 이를 입체적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3D영상을 촬영하는데도 이와 같은 방법이 사용된다.

3D 영상을 촬영에는 몇가지 방식이 있으나 애너그리프 방식이 가장 원시적이다.
애너그리프 방식 촬영은 사람의 눈을 대신할 카메라 2대에 각각 붉은 필터와 푸른 필터를 끼운 후 사람의 눈 간격을 감안해 위치 설정을 한 뒤 촬영한다. 각각 촬영한 2개의 영상을 하나로 합친 다음 특수안경(붉은 필터와 푸른 필터가 끼워져 있는 안경)을 쓰고 보면 3D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특수안경을 쓰는 이유는 안경을 통해 한쪽 눈은 푸른색 영상을, 반대쪽 눈은 붉은 영상을 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과정을 통해 각 동공에 전해진 다른 영상이 뇌에서 합쳐져 3차원의 영상처럼 느끼는 것이 바로 3D 영상의 원리다.


애너그리프 방식보다 좀 더 발전된 형태가 패시브 편광글래스 방식이다. 이 방식은 좌•우 동공에 입력돼야 하는 영상이 한 화면에 동시에 보여지는 것으로 이때 쓰이는 3D안경은 좌우 렌즈가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영상이 좌안과 우안에 나뉘어 입력되고 뇌에서 영상이 합쳐져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이제 곧 현실로

안경을 쓰지 않고도 감상 가능한 3D TV가 최근 제작되고 있지만 장시간 시청하면 눈이 많이 피로해지고 일정한 각도를 벗어나면 영상이 입체로 보이지 않는 등 위치가 매우 제한적인 단점이 있다. 이 부분을 보완하려면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안경식 3D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차 장벽과 같은 광학판을 부착하는 홀로그램과 집적 영상, 체적 영상, 다시점 방식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그러나 이 방식들은 좁은 각도에서 영상을 관람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입체 영상을 볼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만큼 여러 사람이 함께 관람 가능한 무안경 3D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시점(視點)에 따라 디스플레이가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시점당 하나의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치자. 그럼 10사람이 보기 위해서는 10개의 디스플레이가, 100명이 본다면 100개의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초다시점 기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디스플레이 사양도 높아야 함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초다시점 보다는 한 단계 낮은 수준인 다시점, 즉 한 사람만 즐기는 개인용 노트북과 TV 등이 먼저 상용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D 디스플레이를 연구하고 있는 KIST 영상미디어연구센터 김성규 박사는 "무안경식 3D영상은 자유도가 얼마 안 되는 개인용 디스플레이에서 제일 먼저 상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무안경식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입체영상이 관람하도록 하는 초다시점 기술도 동시에 연구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5~10년 정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3D영상은 긴 역사에 비해 지금까지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해 그럴듯한 연구결과가 나오지 못했다. 앞으로 여러 분야가 고루 발전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