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면 됐다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거면 됐다 저녁이 힘을 잃을 즈음, 격정적이었던 흐름들은 이곳에서 잠잠해진다. 차분한 공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거칠게 흩어지는 그 시간의 가로등 빛을 나는 좋아한다. 그리고 그런 차분함 속에서 차분하지 못했던 하루를 생각한다. 이곳에서의 차분하지 못했던 날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아픔을 엄살로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일종의 강박을 남겼다. 세상물정에 어두운 것도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며,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나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세상의 많은 이야기들은 용케도 나의 작은 두 귀까지 흘러 들었고, 그것들은 생각보다 감미로웠으며, 다만 나는 반사적으로 그 흐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나의 선택에 더욱 강한 확신만을 더했다. 순수치 못했기에 순수하려 애썼다. 시간은 소리 없이 내리는 눈처럼 쌓였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