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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뱀띠연구원 특집] "계사년은 나의 해"…KIST 뱀띠연구원 모여라!

 

 

 

 

 

띠동갑 연구원 3인방 한자리, 선후배 격려와 새해소망 등 공유
그들이 KIST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하고 싶은 연구 가능하니까'

 

보슬보슬 단비가 내린 1월 21일 점심시간. 외빈식당에서 남녀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웃음소리를 따라 문을 열어보니 1명의 여성연구원과 2명의 남성연구원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선후배 사이인 듯 보이는 이들에게는 2가지 공통점이 있다. ① KIST에 몸담고 있으며 ② 뱀띠라는 것. 2013년 계사년을 맞아 뱀띠연구원인 정병화 분자인식연구센터장과 유성종 연료전지연구센터 선임연구원, 김진수 바이오닉스 연구단 연구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로의 성격을 잘 이해해 공동의 관심분야가 있으면 강한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뱀띠. 연구하는 분야와 나이, 성(姓)도 다르지만 "뱀띠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어색할 것 없다!"는 그들을 따라가 봤다.

 

 

KIST를 선택한 이유?…"하고 싶은 연구 가능하니까"

 

 

둥그런 원 테이블에 둘러앉은 3명의 연구원은 처음보는 사이임에도 하하호호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각자 원하는 음식을 시킨 후 담소 중인 그들에게 KIST에 어떤 이유에서 들어오게 됐는지 질문하자 '하고 싶은 연구가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입을 모은다.

 

보통 대학·기업연구실에서 갖추기 어려운 연구장비와 시설, 그리고 더 큰 사람으로 인재를 키우는 선후배의 따뜻한 격려와 다양한 시스템은 그들이 KIST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 정병화 센터장(이하 '정') ="석사마치고 90년도에 KIST에 들어왔어요. 제가 수행 중이던 연구를 계속 할 수 있도록 해준다해 처음엔 도핑컨트롤센터 연구원으로 들어오게 됐죠. 지금은 달라졌다 들었는데 당시에는 필기시험을 치루기도 했답니다.(웃음)

 

현재는 인간이나 동물이 질병상태에 이르렀을 때 몸에 어떤 변화가 있고, 약을 처방했을 때 어떻게 변화하는지 질병의 진단에 이용할 수 있는 분자 마커와, 질병의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약물의 작용점을 발굴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요."

 

◇ 유성종 선임연구원(이하 '유') ="작년 신입사원으로 들어오긴 했지만 학위를 마치고 2009년 KIST에서 박사후 과정(post doctor)을 했습니다.

 

저는 연료전지 자동차에 들어가는 촉매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촉매로 주로 백금이 사용되고 있는데 비싸기 때문에 대체 가능한 촉매를 만들고자 합니다. 연료전지는 실험자체가 장비도 많이 필요해서 학교에서 하기 어려워요.

 

KIST가 실험장비 등이 잘 구축돼 있는 편으로 연구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라 선택하게 됐죠."

 

◇ 김진수 연구원(이하 '김') ="작년 3월 병역특례로 KIST에 오게 됐어요. 정직원이기 때문에 군복무가 끝나도 KIST에서 지속 연구가 가능합니다.  

 

저는 바이오닉스 연구단에서 재활로봇을 주로 많이 연구해요. 편마비 환자를 대상으로한 하지재활로봇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재활로봇은 인력으로 환자의 다리를 운동을 시키거나 보행을 도와드리고 있는 물리치료사의 역할을 로봇으로 대체해보자는 취지에서 개발되기 시작했어요.

 

저희는 단순 재활뿐 아니라 상체균형도 환자가 알 수 있도록 설명하고, 무게중심 이동도를 고려해서 로봇에 접목시켜 재활로봇을 만들기도 해요. 작년에 하드웨어를 만들어 요즘 대모도 하고 있습니다."

 

◇ 유 ="병역특례시군요. 최근엔 대기업지원이 없어졌다고 하던데. 그래서 병역특례로 어딜 들어가는게 참 어렵다 들었어요. 그리고 KIST가 원에서 군 복무 수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박사과정 유학을 지원해주기도 한다죠?"

 

◇ 김 ="네 올해부터 대기업 지원은 아예 없어졌습니다. KIST에는 운이 좋아서 뽑히게 된 것 같아요.

 

유학가서 박사과정을 밟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담당 박사님께서 적극 장려를 해주셔서 군복무 기간이 끝나고 가볼까 고민도 하고 있어요. 연구뿐만 아니라 해외유학도 적극 지원해주는 등 KIST만한 곳이 없는 것 같아요."

 

"미래가 걱정되는데 어떻게 하죠?…열심히 연구하라"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박사와 석사과정 등을 거친 후 연구소에 입사하기 때문에 일반 회사원보다 늦게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오랜 기간 활발히 연구하고 싶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연구역량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때로는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KIST에서 위촉연구원,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을 거친 정병화 센터장은 '그런 고민은 하지말라'고 조언한다. 현재 주어진 환경과 목표를 향해 열심히 연구해 나가는 것, 오로지 연구만을 생각해달라고 그는 당부했다.

 

◇ 유 ="시간이 흐르면서 연구역량이 떨어지는 시기가 오기 마련인데 이런 부분에 대해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건지 고민이 되기도 해요."

 

◇ 정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돼요. 연구역량은 사람마다 다 다르니까요. 지금부터 연구역량을 충분히 쌓으면 계속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선임연구원 때는 어떤 분야를 떠올렸을 때 이 사람이 떠오르는 그런 입지를 다지는 것이 중요해요. 그렇게 하면 책임연구원으로 가더라도 그 부분을 발판으로 더욱 심화된 연구를 하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연구원 때는 학위가 없으니 좋은 곳에 가서 학위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는 것이 좋아요. 나이도 젊으니 몸을 움직여서 열심히 연구하면 다른 분들이 서포트 해주셔서 논문도 내고 프로모션도 낼 수 있도록 해주실겁니다.

 

연구원은 그에 보답할 수 있도록 좋은 연구데이터를 만들어야겠죠."

 

◇ 유 ="네 감사합니다. 갑자기 포닥시절 연구궁합이 잘 맞아서 의지했던 연구원생각이 나네요. 저도 열심히 연구해서 커리어(career)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감합니다.

 

논문과 특허 등 우리나라 과학기술에 도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연구해야지요."

 

◇ 김 ="KIST에 계시면서 이 분야를 했으면 좋았겠다 생각되는 부분은 없으신가요?"

 

◇ 정 ="연구말고 다른 부분은 있어요. 예전에 피아노를 열심히 했었는데 재능이 없는 것 같아 금방 관뒀죠. 그런데 딸이 피아노를 치는걸 보니 제가 더 재능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 (질문) "연구원분들 음악을 취미로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다른 분들은 음악 안하시나요?"

 

◇ 유 ="전 운동을 좋아합니다. 어릴 때부터 공던지는걸 좋아해서 하루에 천개씩 공을 던진적이 있을 정도에요. 지금도 연구하면서 체력단련을 위해 다양한 운동을 하고 있어요."

 

◇ 김 ="저도 운동을 좋아해서 족구 간사를 하고 있습니다. 연구실 형들과 농구도하고, 탁구도하고, 대회에 나가기도 해요."

 

첫 만남의 어색함을 덜어줄 가벼운 대화와 식사를 마친 후 연구원들은 김진수 연구원이 실험 중인 재활로봇을 직접 보기위해 연구실 견학에 나섰다. 도착한 곳에는 운동기구가 곳곳에 위치해 있었고 오른쪽 끝에는 재활로봇 'cowalk'가 늠름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연구실에 들어간 선배 연구들은 평소 연구생활에서 접할 수없었던 로봇에 신기함을 감추지 못하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곳저곳을 살펴봤다.

 

 

◇ 유 ="이 장치에 직접 올라타는 건가요?"

 

◇ 김 ="네 맞습니다. 1차년도 사업이 하드웨어를 만들어 놓은 상태고 2차 년도에는 안정성 테스트 후에 임상실험을 할 예정입니다. "

 

◇ 정 ="좀 큰 것 같은데 어떻게 사용하나요?"

 

◇ 김 ="사람 신체에 따라 길이 조절이 가능합니다. 외국에도 비슷한 재활로봇이 있는데요, cowalk는 사람이 걷는데 중요한 균형을 잡고, 단순 다리움직임뿐 아니라 골반의 움직임도 컨트롤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국립재활원에서 재활로봇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치료사분들을 직접만나 부족한 부분 등 이야기를 듣고 반영시켜 로봇을 만들고 있어요. 특히 재활운동을 필요로 하시는 분들은 잘 못 걸으시기 때문에 몸무게를 절반정도 지탱시켜줄 수있도록 상단에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 정 ="아직 안타봤나요?"

 

◇ 김 ="네, 시스템을 갖춘지 1~2달 정도 돼서 아직 완전하다고 할 수없어요."

 

◇ 정 ="시스템 갖춘지 얼마 안됐으면 최초 공개인가.. 김 연구원이 타보고 그러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웃음) "

 

갑작스런 방문에 로봇을 가동할 순 없었지만 타 연구소에 직접 방문하는 일이 드문만큼 연구원들은 다양한 질문을 이어갔다. 이후 자리를 옮겨 그들의 올 한해 꿈과 바람을 들어봤다.

 

◇ 유 ="저는 어릴 때부터 과학자가 꿈이었어요. 그래서 한번 꿈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후배들을 양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그런 일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올해 바람은 둘째가 7월 태어납니다. 한참 더울 때인데 순산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고요. 올해가 흑뱀띠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백뱀띠인데 둘째는 흑뱀띠라 백과 흑의 만남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태어나면 같이 운동하려고요. (웃음)"

 

◇ 정 ="아들이 중학교 가서 적응도 잘 하고 제 건강을 위해서 체질개선도 해야죠.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한 것이 최우선이에요."

 

◇ 정 ="부모님이 자영업을 하셨는데 올해는 다른 일을 하고계세요. 부모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셔서 앞으로 제가 노력해서 효도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 미래를 위해 열심히 연구해 논문과 특허도 많이 써서 좋은 곳에 유학 다녀올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 정 ="KIST가 참 넓은 동네라는 것이 오늘 또 한번 느껴지네요. KIST에 온지 오래됐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새로운 분들을 만나 너무 즐거웠어요."

 

◇ 유 ="뱀띠 동기라는 새로운 만남 아주 좋았습니다. 다음에는 운동장에서 운동도 하는 그런 모임을 추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김 ="처음 연락받았을 때 무턱대고 한다고 했다가 시간이 다가오니 부담이 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오늘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셔서 유익한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모임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어요."

 

뱀은 알을 많이 낳아 다산성·재물성·풍요를 상징하며, 지난 허물을 모두 벗고 함께 상생하는 의미가 있다. 특히 뱀띠 생은 충실의 기를 타고나 사람됨이 비범하며 무슨 일이든지 남에게 지지 않고 자력으로 해결하려고 할뿐 아니라 의지력과 지력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13년은 60년에 한번 온다는 흑뱀띠해다. KIST에 있는 뱀띠 연구자의 활약과 더불어 KIST의 모든 구성원들이 흑뱀의 정기를 받아 다양한 활약을 할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