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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STORY/KIST 소식(행사·연구성과)

경영리더십 포럼 유진녕 LG화학 기술연구원장 (11.30)

 

경영리더십 포럼 유진녕 LG화학 기술연구원장

‘특강주제가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이번 강연에서 정말 도움이 되는 많은 것을 얻었다’는 특강참석자의 평가가 이번 경영리더십 ‘기술개발과 리더십’특강을 가장 압축해주는 말일 것이다. 전문 강사가 아님에도 연구자의 입장에서 연구자의 언어로 연구자가 정말 필요로 하는 이야기를 유진녕 원장은 담담하고 조곤조곤하게 설명했다.

 

First Mover와 Fast Follower

반도체, LCD, 조선 등 지금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 제품들은 우리가 처음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선진국 기술을 빠르게 추격하여 시장의 지배자가 된 것이다. Fast Follower 전략으로 국민소득 2만불의 고도성장을 일구어냈지만 국민소득 4만불의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 시장을 선도하는 ‘First Mover’전략이 LG화학이 자동차용 리튬폴리머 전지를 만든 가장 핵심적인 전략이었다. 이미 외국기업이 선점한 니켈수소전지분야가 아닌 리튬폴리머전지 개발로 시장의 선도자가 되겠다는 전략을 설정했다. 기술개발을 위해서 잠재고객인 미국자동차 회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안전성과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파우치형의 차별화된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런 LG화학의 리튬폴리머 전지 개발의 이면에는 연 2천억원이 넘는 적자 속에서도 성공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전폭적인 지원을 한 경영진이 있었다. 유진녕 회장을 LG화학의 R&D 성공은 전략(First Mover), 기술, 경영 3박자가 어우러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래기술혁신, Ambidextrous R&D

연구자들은 모든 것을 자기가 개발해야한다는 NIH(Not Invented Here) 증후군이 가지고 있다고 유진녕 원장은 말했다. LG화학에서도 이미 개발된 기술이 서로 공유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개방형 혁신의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략적 측면에서 ‘First Mover’와 ‘Fast Follower’, 사고적 측면에서 ‘Goal Pursing'과 ’Goal Finding', 실행측면에서 ‘Conventional Planning'와 ’Discovery Driven Planning', 방식차원에서 ‘Closed Innovation'과 ’Open Innovation' 이 모든 개념들은 상호 배타적인 개념이다. 양손잡이 R&D는 이런 상호배타적이고 모순적인 특징들을 조화를 이루면서 공존하게 하는 것이다. 당장의 이익을 추구하는 ‘Fast Follower’와 미래를 준비하는 ‘First Mover’, 정해진 목표에 따른 전통적 계획과 학습에 따라 즉시 수정하는 ’Discovery Driven Planning'은 양자택일이 아닌 서로 공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원의 특징을 활용한 혁신경영

유진녕 원장은 게리헤멀의 경영의 미래를 인용하면서 가장 어려운 혁신은 조직의 DNA를 바꾸는 조직문화의 혁신이라고 했다. 연구원의 본성을 반영한 혁신만이 미래기술혁신의 핵심 축인 ’Open Innovation'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유진녕 원장은 ‘연구원의 6가지 특징’을 바탕으로 LG화학 색깔을 반영한 혁신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자율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는 연구원의 특성을 반영한 ‘가치있는 실패용인’, 고도의 기술개발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는 연구원의 특징을 반영한 연구몰입환경 조성프로그램 등 여러 가지 혁신활동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LG화학 기술연구소의 조직문화혁신은 공유와 소통 두 단어로 함축된다. 지향해야할 가치를 공유하고, R&D전략을 공유하고, 연구아이디어와 최신기술을 공유하고, 리더는 진정한 설득을 위해 공식․비공식의 다양한 소통채널을 운영하고 있었다.

유진녕 원장은 좋은 리더는 정신적․물질적으로 밑질 줄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후배들에게 흔쾌히 밥을 사는 넉넉한 상사, 까다로운 고민도 들어줄 수 있는 상사가 그들이란다. 위대한 리더는 진보와 보수 양극단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진 양손잡이 리더라고 했다. 선택지는 다양할수록 좋다. 양자택일의 외골수로는 변화무쌍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응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