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cience news

3D프린팅 기법으로 '시각장애인 촉각 제작물 기술' 개발(04.17)

KIST, 저렴한 가격으로 복잡한 촉각제작물 제작 가능

서울 맹학교와 입체 학습 자료 개발 협력 MOU





3D프린팅 기법과 3차원 표면 열처리 기술을 결합해 쉽고 빠르게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제작물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이병권)에서 개발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점자책 뿐 아니라, 점자 그림책, 교육도구 등 다양한 제작물을 만들 수 있고, 색깔과 높이를 자유자재로 조절 할 수 있다. UV 코팅과 같은 화학처리 공정이 없어 인체에도 무해하다.


KIST는 17일 문명운 다원물질융합연구소 연구팀이 이 같은 성과를 내고 연구성과를 국내특허로 출원했다고 밝혔다.


현재 시각 장애인들을 위한 제작물은 종이에 점을 찍어 글로 표현한 점자문서나 책이 대부분이다. 사물의 외곽선을 점자의 솟아있는 점을 이용해 종이에 표현한 그림책, 관공서 안내판 위 점자들이 있지만 판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복잡한 지도의 등고선이나 형태가 복잡한 지진발생과정과 같은 교육 자료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3D 프린터 기법 중 3차원의 모델 자료를 기반으로 필라멘트를 한층 한층 쌓아 올리는 적층가공 기법을 이용했다. 이 기법은 컴퓨터지원설계(CAD) 데이터를 활용해 짧은 시간에 저렴한 가격으로 복잡한 3차원 형상의 축소된 모델이나 시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은 최종 제작물의 재료가 되는 필라멘트를 적층하는 횟수를 조절해 제작물의 크기와 모양, 두께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작물은 글자위주였던 점자 문서 안에서 표나 그림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 시각장애인들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평이다. 필라멘트의 색깔을 달리하면 3차원 입체 구조물을 다양한 색깔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산의 모양이나 지도의 등고선 등 복잡한 구조를 실제 색깔과 유사하게 만들 수 있다. 또 몇 달이 걸리는 제작시간을 몇 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어 교육현장의 수요를 빨리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시각 장애인을 위한 촉각 제작물은 대부분의 정보 습득이 손의 감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해야 하고, 내구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촉각 제작물 제작 후 표면을 Thermal Flow 방식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연구 관계자는 "160도 이상의 열로 표면을 처리하면 고체화된 필라멘트가 녹으면서 표면의 미세 구조 내로 스며들어 제작물 사이에 접착력이 향상된다"며 "표면 처리한 제작물은 플라스틱 소재여서 기존 종이 재료보다 재료 자체의 내구성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외부 충격에 대한 내구성 또한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열처리 기법은 3D 프린터 적층 제작시 발생하는 경계면에 의한 표면 거칠기 또한 완화시킬 수 있어 매끄러운 표면 처리공정도 가능하다.


이번 연구는 표면처리 기술을 통한 점자와 표면과의 접착력의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종이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금속, 세라믹 등 다양한 소재로 이루어진 표면에 적용가능하다. 또 3D 프린터를 이용하므로 시각장애 학생들이 쉽게 만져서 알 수 있는 우리나라 지도나 동식물의 성장 과정 모델 등의 학습자료를 만들 수 있다.


한편, 17일 다원물질융합연구소(소장 이광렬)와 서울 맹학교(교장 이유훈)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시각 장애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입체 학습 자료 개발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광렬 소장은 "개발된 자료는 시각 장애인들의 교육과 생활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색깔과 형태가 다양해 비장애인 학생의 교육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며 "장애인의 교육과 행복을 위한 따뜻한 R&D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