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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친환경·국방·수출’세마리 토끼 잡는다…KIST 전북분원 복합소재기술연구소

 

 

 

전북 KIST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에 가다
탄소융합소재 개발 박차, 강도·탄성 높이면서 무게는 낮춰
구본철 박사 "연비절약·이산화탄소 감소…선택 아닌 필수"


"전 세계적으로 탄소섬유의 저가화·경량화가 이슈입니다. 탄소섬유는 비행기, 자동차, 자전거, 로켓 등 다양한 곳에 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비향상 뿐 아니라 지구온난화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복합소재는 두 종류 이상의 섬유를 혼합해 만든 소재다. 각 소재의 강점을 합쳐 더 강한 구조를 형성할 수 있어, 무게는 낮추면서 강도를 높일 수 있으며, 유연성이 크고 진동에 강해 금속 구조물의 피로응력문제를 해소하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나 비행기, 로켓 등에 이 소재를 이용하면 무게가 가벼워져 연비절약과 이산화탄소 방출을 줄일 수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기술이자, 전 세계 이슈인 이산화탄소 방출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복합소재개발은 미래 산업 중 하나로 꼽힌다.

 

복합소재는 일본과 미국, 유럽 등이 선두주자다. 일본의 경우 1970년부터 관련연구를 수행해 복합소재시장의 상당부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이지만 최근 과학기술자들의 노력으로 소재의 강도와 탄성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과 태양전지 대량생산·수명향상기술, 탄소나노시트기술개발 등 다양한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내는데 KIST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역할이 컸다. 센터는 탄소소재를 이용한 고성능, 고부가가치 복합소재개발을 목표로 탄소섬유의 고강도화와 저가화를 위한 연구를 추진 중이다. 또 나노카본인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CNT)를 이용한 다기능성 고분자 나노복합재료를 추진하고 있다.

 

센터는 KIST 전북분원에 위치하고 있다. 고성능 복합소재 개발을 통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탄소산업을 육성하고 탄소복합소재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원천기술을 목표로 하는 전북 분원에 가봤다.

 

“수출 규제 강화된다” 복합소재개발 시급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는 크게 ▲탄소섬유/탄소나노섬유 ▲탄소나노튜브(CNT) 연속섬유 ▲그래핀 등을 연구한다. 탄소섬유는 자동차,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우주, 항공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저가화와 초고강도화가 전 세계적 이슈로 KIST에서도 관련연구가 한창이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연구를 주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효성, 태광, 코오롱 등 기업체가 관련연구를 하고 있다.

 

탄소섬유의 경우 T300~T1000 등 여러 단계로 나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강도가 세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탄소섬유는 T300, 우주/항공용에 들어가는 T1000이다. T1000의 경우 군사용으로 분류되어 수출 금지품목으로 정해져 있어 국방을 위해서라도 자국 기술확보가 중요하다. 현재 효성이 T700급을 양산 중이며 라지토우 탄소섬유개발을 통한 저가화 실현을위한 연구를 KIST와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탄소섬유분야기술이 선진국 추격형 기술분야라면 CNT 연속섬유는 전 세계적으로 초기연구단계로 꾸준하게 연구개발을 수행하면 우리나라가 퍼스트무버가(first mover)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구본철 KIST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장은 "CNT연속섬유는 카본나노튜브를 섬유형태로 직접 뽑아내는 것“이라며 ”구리와 유사한 수준의 높은 전기전도도를 갖고 있어 기능성 섬유로 적용이 가능할뿐만 아니라 탄소섬유보다 강도가 우수하여 초고강도 미래차세대 탄소섬유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20년 복합소재 시장이 100조로 예측되는 가운데 기술자생력이 필요한 때가 됐다. 구 센터장은 "자동차 산업에 있어서 이산화탄소 규제와 에너지 연비 등이 무역 규제로 이어지고 있어 수년 내로 그 기준치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복합소재 개발을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CF 강도와 탄성률 높이는 CNT 국내최초 개발

 

센터는 최근 소량의 CNT를 첨가하는 것만으로 탄소섬유의 강도와 탄성률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와 같은 기술로 개발된 제품은 자동차의 고압수소저장탱크 , 우주/항공용 고성능 탄소섬유, 반도체 이송 공정 시 활용되는 로봇팔 등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KIST는 CNT를 적당한 사이즈로 잘라 기능기를 도입하여 분산성을 향상시켰다. 이러한  CNT를 T300급(230GPa) 탄소섬유 전구체 고분자에 분산시켜 탄소섬유로 만든 결과 탄성률이 T1000급(300GPa) 보다 우수한 최고 430GPa의 물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CNT를 단순하게 섞는 것에서 벗어나 CNT의 길이를 조절하고 기능기를 어떻게 붙여 분산성과 배향성을 좋게 하느냐와 공정을 최적화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미국의 조지아텍 공대가 관련기술을 주도하고 있지만 KIST는 조지아공대 기술 대비 분산속도를 획기적으로 절감시킨 것을 확인했다. 또, 기존의 단일벽 CNT보다 저렴한 다중벽 나노튜브를 활용해 저가 측면에서도 조지아공대보다 우수성을 보였다.

 

이 외에도 센터는 전북대와 화학연 공동연구로 플라스틱 원료인 고분자를 이용해 그래핀과 유사한 구조와 특성을 가지는 투명한 '탄소나노시트'를 개발했으며, 전북대와 디스플레이 소재의 코팅층이나 우주·항공 복합재산업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한 그래핀 기반 고전도성 복합재료를 개발해 논문 및 특허 출원에 성공했다.

 

앞으로 구 센터장은 고강도, 고탄성화 연구를 계속해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더불어 그는 "소재를 복합화해 자동차나 항공에 적용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실질적인 상용화연구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NT분야, 세계적 권위자와 손잡고 연구한다

전북 KIST는 지난해 8월 엔도 모리노부 일본 신슈대 교수를 국제특별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엔도 교수는 탄소나튜브(CNT)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엔도 교수는 카본 소재 분야에서 노벨 물리·화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1946년 일본 나가노에서 태어났으며, 신슈대에서 전기 공학을 전공하고 일본 나고야 대학과 프랑스 오를레앙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금속 나노입자를 이용한 촉매 화학 기상 증착법(CVD)으로 CNT를 합성했고 CNT 구조를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또 그는 미국 탄소 협회의 'Charles E. Pettinos Award' 수상을 시작으로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과 재료연구학회, 일본 정부에서 주는 상들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나노과학과 나노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여준 세계적 과학자에게 임명하는 'NANOSMAT Prize 2012'에 선정돼 연구 성과의 탁월함을 인정받고 있다.

 

구본철 센터장은 엔도교수와의 협력에 기대했다. 그는 “엔도 교수는 CNT 분야의 대가로 우리가 하고 있는 CNT 연속섬유에서 다양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카본을 오랫동안 연구해왔기 때문에 차세대 탄소섬유 개발에도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