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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암모니아보란’으로 무인비행기 창공 갈랐다

 

 

 

 

KIST, 관련 '고용량 수소저장체' 개발
암모니아보란제조로 수입가격 대비 4분의 1로 줄여
윤창원 박사 "다가오는 수소시대, 수소저장 필요성 확대될 것"

 

 

지난 13일 산·학·연(KIST, 고려대학교, (주)원익머트리얼즈) 연구자들이 무인비행기를 싣고 경기도 화성으로 떠났다. 이 무인비행기는 국내 순수기술로 제조한 암모니아보란을 이용, 수소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운행되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암모니아보란 제조기술이 없어 전량 수입해 사용했다.

 

'KIST'이름이 새겨진 무인비행기가 창공을 가르며 비행하였다. 실제 운전상황에서 국내제조 암모니아보란이 수소연료로 상용화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암모니아보란은 고체로 수소저장화합물 중 수소저장용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수소저장화합물인 붕화수소나트륨보다 수소저장용량이 2배 이상 많으면서도 가볍다. 100℃ 이상 열을 가해주면 수소가 방출되며, 상온저장이 가능해 압축할 필요가 없다. '수소연료는 연료전지에 공급되어 전기와 물만을 만들어내 친환경적이지만 압축으로 폭발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암모니아보란 수소 저장소재 생산 및 재정공정 개발 공동연구 책임자인 윤창원 연료전지연구센터 박사는 "암모니아보란에서 우리가 원할 때 수소를 방출해 연료전지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었다"며 "상대적으로 작은 무게 및 부피로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휴대용을 비롯해 대용량 전원공급장치까지 활용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 박사는 미국 유펜(Upenn)에서 수소저장 및 촉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이후 버클리대학교에서 2년간 포스트 닥터로 지내면서 촉매 연구를 수행했다. 그가 암모니아보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유펜에서 부터다.

 

"유펜대학은 실용주의 연구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원천기술 연구도 했지만 실제로 상용화를 할 수 있는 연구도 병행했고 그 때 다뤘던 것이 암모니아보란 관련 물질들이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소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암모니아보란 국산 제조와 수소연료의 필요성을 윤 박사에게 직접 들어봤다.

 

 

암모니아보란 가격 4분의1로…상용화 한 발

 

 

윤창원 박사팀이 실증테스트에 성공한 무인비행기에는 저장과 취급이 용이한 캡슐형태인 BB탄 모양의 암모니아보란이 사용됐다. 암모니아보란은 다양한 모양으로 개발할 수 있는데, 윤 박사에 따르면 미국은 암모니아보란을 다른 물질과 섞어 액체 형태로 만드는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해 암모니아보란을 공급한다. 이 외에도 암모니아보란 가루에 이온성 액체 및 기타 타 오일 등을 섞어 액상에 가까운 형태로 공급하는 방법도 있다.

 

 

윤 박사팀은 2011년부터 관련연구를 시작해 암모니아보란 제조 관련특허를 출원했으며 수입 대비 4분의1가격으로 암모니아보란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공헌했다. 윤 박사는 "암모니아보란을 이용한 수소발생장치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아 수요가 적지만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면 원가를 더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산 제조하는 과정에서 난제는 없었을까. 그는 “무인비행기테스트에서 무인비행기용 수소발생장치의 공간적 제한이 있어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지상에서 암모니아보란을 정치형 발전용 수소연료로 활용한다면 부피나 무게 등에 크게 관계가 없으나 비행기에 탑재해야하기 때문에 공간에 제한이 있었다.

 

그는 "무인비행기 본체 내에서 암모니아보란을 이송하고 열분해를 통해 수소를 만들어 에너지로 전환하는 부분에 있어서 재현성 있게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료전지연구센터에 기초과학자부터 공학응용, 엔지니어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있어 이 같은 어려운 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 윤 박사가 기초연구를 하면,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엔지니어 설계팀이 동시에 움직여 기초과학과 응용연구가 동시에 가능했던 것이다.

 

산학연 공동연구도 난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고려대와 KIST가 암모니아보란의 탈수소화반응(혹은 수소발생반응)을 연구, 공정화 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원익머트리얼즈가 이를 실증하는데 힘쓰는 등 산학연 협조를 통해 암모니아보란 국산제조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무인항공기 비행실증으로 산불, 재난감시에 활용가능한 장시간 무인비행기 개발과 수소를 이용한 스마트폰용 고용량 배터리, 대용량 전원공급장치 활용성 가능성을 제시했다.

 

 

“암모니아보란, 부산물 정제 재활용기술 연구해야”

 

 

암모니아보란 수소 저장기술은 미국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03년부터 8년 이상 기초연구를 해온 덕분에 관련기술은 미국이 선도하고 있다. 우리는 후발주자이지만 미국에서도 상용화 제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꾸준히 연구하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해결해야할 문제점들도 많다. 고체로 압축이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액체처럼 이송이 안 되는 단점과, 암모니아보란 열분해 과정에서 수소 뿐 아니라 다른 부산물들이 발생해 수소를 추가로 정제하는 기술을 개발해야한다. 또 연구자들은 “아직 수소연료에 관심이 부족하며, 고용량의 수소저장 기술을 비롯해 이를 연료전지와 연계할 수 있는 실증연구에 대한 연구비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윤 박사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소시대가 올 것으로 수소저장의 필요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며 "암모니아보란의 경제적인 재생방법과 시스템 최적화 등 상용화연구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원천∙핵심기술 및 응용기술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암모니아보란을 개발하는데도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폐연료에 수소를 다시 집어넣어 재생할 수 있는 고효율 재생공정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11년부터 산업부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암모니아보란 수소 저장소재 생산 및 재정공정 개발'과제에 참여하면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