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IST Talk/사내직원기자

[사회공헌활동] “밥퍼 나눔” (정인숙 기자)

 

 

11월 지역사회공헌활동 “밥퍼 나눔”
이 땅에 밥 굶는 이 없을 때까지....

 

여러분은 하루라도 밥 없이 살 수 있나요? 아무리 식단이 서구화 됐다고 해도 하루 한 끼는 꼭 쌀로 지은 밥을 먹어야 제대로 끼니를 때운 것 같습니다.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인에게 밥은 아직까지 때려야 땔 수 없는 음식입니다.

 

사진 출처 : 한국방송공사

 

오늘 KIST 지역사회공헌활동의 주제는 어려운 이웃에게 밥을 나눠주는 “밥퍼나눔”입니다. 청량리 굴다리 옆에 있는 밥퍼나눔운동본부를 방문, 주변의 노숙자 및 무의탁 어르신들께 우리의 주식 밥을 나눠주러 갑니다. 분자인식연구센터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님을 대표로 KIST 각 부서에서 모인 직원 25명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동참해 주셨습니다.

 

 

오늘은 점심밥을 손수 지어야하기 때문에 출근시간 이전부터 서둘러 모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집결장소는 국기게양대 앞입니다. 8시 40분쯤에 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목적지인 밥퍼나눔운동본부 앞에 도착하니 박종원 부본부장님께서 직접 마중 나와 환영해 주셨습니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식당 내부에 앉아 계시거나 밖에서 대기하고 계시는 어르신이 많았습니다. 하루에 한 끼만 드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는 말을 듣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는데요, 아직도 한국에 밥 굶는 분들이 많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봉사활동에 앞서 본부 건물 2층 강당에 모여 오리엔테이션을 했습니다. 사회는 박종원 부본부장님께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밥퍼나눔운동의 역사에 대한 설명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 청량리역전에서 라면이 담긴 냄비로 시작한 밥퍼나눔운동은 주변 교회들의 후원을 시작으로 조금씩 힘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1990년대 후반 “다일복지법인” 설립으로 본격적으로 전개된 밥퍼운동은 2002년 마침내 거리 배식을 끝내고 “다일밥퍼운동본부”라는 이름으로 자그마한 사무실과 식당을 설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다일이라는 말은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추구한다는 뜻이며 교리와 이념을 초월한 봉사활동을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본부 내 직원에 대한 간단한 소개 후 김미경 주방장님께서 팀별 역할분장을 해 주셨습니다. 마늘 까기, 쪽파 다듬기, 밥솥 닦기, 식기세척, 서빙, 숟가락 닦기, 밥 푸기, 반찬 푸기 등의 임무를 배정해 주셨습니다.

역할분장에 이어 운동본부의 설립자이자 본부장님이신 최일도 목사님께서 인사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최 목사님은 굶주려 쓰러진 할아버지에게 라면을 끓여드린 일을 계기로 밥퍼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좋은 일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표정이 정말 인자해 보였습니다. 우리원에 최 목사님의 아드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이때 처음 알아서 깜짝 놀랐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오늘 참여한 KIST 직원들 모두에게 최고급 밥퍼 곰인형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현재 운동본부에서 주관 중인 ‘생명의 쌀 이어가기(라이스 팟 릴레이)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셨습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밥 버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줄여서 생쌀이운동의 참여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밥퍼에 직접 오시거나 집에서 쌀항아리나 양동이에 쌀을 붓는 동영상이나 사진은 찍어서 자신의 sns에 올립니다. 이때 "라이스팟 릴레이, 밥퍼!"를 외치시고 쌀을 부어주세요.
② 이때 최소 2명 이상을 지목하여 sns에 그 명단을 공개하여 생쌀이운동이 계속해서 이어지게 합니다.
③ 라이스팟릴레이를 마친 분은 생쌀이운동 은행계좌(국민은행 467701-01-231407 사회복지법인 다일복지재단)으로 36,500원, 365,000원, 3,650,000원 등등 형편에 따라 입금하시면 생쌀이운동 참여가 완료됩니다.

 

 

 

유영숙 박사님은 최 목사님과 함께 대형 쌀통에 쌀을 부으며 이 릴레이가 전국과 해외로 확산되기를 소망하셨습니다. 라이스팟 릴레이가 끝나고 단체사진 촬영 후 우리는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배식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 덧 오전 11시, 배식을 시작할 시간입니다. 유영숙 박사님께서는 배식에 앞서 방문하신 어르신들께 인사말씀을 드리고 후원금 전달식을 하셨습니다.

 

 

이어서 ‘다일 섬김의 5대 원칙’을 다 같이 외쳤습니다. “지금부터”, “여기부터”,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나부터”를 큰소리로 외치니 몸이 풀리고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2시간 동안의 긴 배식을 위해 기지개도 해 봅니다.

 

 

 

 

드디어 배식 시작! 일렬로 서서 밥과 반찬이 정성껏 담긴 식판을 조심스럽게 옆 사람에게 전달합니다. 여러 명의 작은 힘으로 식판은 어르신들이 계신 식탁까지 무사히 전달됩니다. 식사 후의 물 한잔까지 정성껏 준비하여 드렸습니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두 시간 지나니 배가 고프긴 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시는 어르신들께는 후원업체에서 기증한 육포와 귀마개를 선물로 드렸습니다. 올 겨울 따뜻하게 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식사를 못하신 어르신들께서도 밖에서 질서정연하게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밥퍼운동이 지역사회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날씨가 그렇게 춥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배식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이어졌습니다. 배식을 마치고 나서야 KIST 직원들도 점심식사를 시작했습니다. 고된 노동 후의 밥은 역시 맛있습니다. 2시간 동안 같은 자리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배식

주신 유영숙 박사님도 밥이 꿀맛이라고 하시며 추가로 더 드셨습니다.

밥을 먹었으니 마지막 뒷정리가 남았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설거지, 물청소, 바닥청소로 오늘의 봉사활동을 깔끔하게 마무리합니다. 모두들 힘들고 지쳐있지만 누구하나 미루지 않고 열심히 청소합니다. 다들 오늘하루 뿌듯한지 표정이 밝아 보입니다. 정리가 끝나고 다시 2층 강당에 모여 각각의 느낀 점을 종이에 써봅니다.

 

 

 

오후 2시가 다 되어서 마침내 모든 행사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큰 변화의 시작은 작은 움직임인 것 같습니다. 특히 밥퍼운동은 작은 나눔이 큰 행복을 가져온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출근시간 이전부터 쉬지 않고 밥하랴 배식하랴 많이 지쳤지만 마음만큼은 그 누구보다 가볍습니다. 돌아오는 버스 안 직원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습니다. 왠지 모르게 오늘 일은 다 잘 풀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