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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news

빛·물질 동시에 갖는 양자입자 상온서 만드는데 성공(07.15)

조용훈 KAIST 교수 연구팀, 거울 대신 육각형 반도체 막대구조 이용해 성공

 

길애경 기자 (kilpaper@hellodd.com)

 

 

▲반도체 코어-쉘 마이크로 막대 모식도. 마이크로 막대 내부에 쉘 형태로 양자우물이 위치하고 있으며 내부에 전반사의 원리로 속삭임 회랑 모드의 빛이 형성됨.<이미지=KAIST 제공>

국내연구진이 빛과 물질의 성질을 반절씩 동시에 갖는 양자 입자를 상온에서 만드는데 성공했다.

KAIST(총장 강성모)는 조용훈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육각형의 반도체 막대구조에서 빛과 물질의 성질을 반반씩 동시에 갖는 양자 입자를 상온에서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빛이 물질 내부에 충분히 머물수 있는 적절한 조건이 만들어지면 빛과 물질 서로가 강하게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 이때 제3의 입자가 생성되는데 이를 빛과 물질 두 성질을 모두 갖는 준입자인 폴라리톤이라고 한다. 

특히 반도체 내부에 존재하는 엑시톤과 빛을 강하게 결합시킨 경우에는 엑시톤 폴라리톤이 생성되는데 이는 작은 구동전류에서도 동작하는 비선형 광학소자로 응용될 수 있어 차세대 광소자로 각광받는다.

또 엑시톤 폴라리톤은 빛과 물질이 지닌 장점을 동시에 가지면서 빛으로부터 얻은 고유 특성으로 전자보다 10만배, 원자보다 10

억배 정도 가벼운 질량을 갖는다.

질량이 가벼우면 '보즈-아인슈타인 응축'을 관측할 수 있는 임계온도를 올려주는 역할을 하며 그동안 영하 273도 근처에서 연구된 양자 현상들을 상온에서도 관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준다.

그러나 빛이 물질 내부에 충분히 머물수 있게 하려면 좋은 품질의 거울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수다. 100%에 가까운 반사율을 갖는 거울 구조를 만드는 반도체 기술은 공정이 매우 복잡하고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거울 대신 육각기둥 모양의 질화물 반도체 마이크로막대를 이용했다. 이를 통해 거울이 없어도 전반사의 원리로 빛이 물질 내부에 갇혀 강한 상호작용을 할수 있게 했다.

또 에너지가 큰 반도체 사이에 에너지가 작은 반도체를 나노미터 수준으로 얇게 쌓아 만든 우물형태의 양자구조를 성장시켜 기존구조보다 5배 이상 강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상온에서도 엑시톤 폴라리톤 입자가 형성됨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성과로 상온에서 양자 응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 엑시톤으로부터 얻은 고유 특성으로 레이저, 광학 스위치 등 빛을 이용한 비선형 광학 시스템보다 10배 이상 낮은 구동 전류를 갖는 폴라리톤 기반의 신개념 광학 소자로도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에는 공수현 KAIST 물리학과 박사(1저자), 고석민 박사(2저자)가 참여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모험연구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나노분야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8일자에 게재됐다.

조 교수는 "전통적 레이저의 문턱전류의 한계를 넘는 폴라리톤 레이저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상온에서 작동이 가능한 양자 광소자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