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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news

대장균 활용해 친환경 의료용 플라스틱 생산한다(03.08)

 

이상엽 KAIST 교수, 공정 간단해 비용 낮고 환경오염 없어
다양한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 가능성도 커

 

길애경 기자 (kilpaper@hellodd.com)

 

▲제1저자인 최소영 박사과정생(왼쪽)과 이상엽 KAIST 교수가 이번 개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대장균에서 당질을 활용해 친환경 의료용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대장균은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대표적 모델이며 산업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미생물이다. 이번 기술개발로 고부가가치의 플라스틱 생산 플랫폼이 마련될 전망이다.

 

이상엽 KAIST 교수팀이 대장균을 이용해 간단하고 친환경적 공정으로 약물전달체와 지지체, 임플란트 등 의료용 재료로 사용되는 폴리락테이트-co-글라이콜레이트(poly(lactate-co-glycolate), PLGA)를 원스텝으로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PLGA는 의료용으로 사용되는 대표적 플라스틱. 1~6개월 내의 생분해성, 생체적합성, 안정성, 낮은 독성으로 의료계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PLGA의 글라이콜레이트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주로 미생물 발효로 얻어지는 락테이트와 석유기반 화학합성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글라이콜레이트를 사용하는데 화학적 전환, 정제 등 복잡한 절차가 요구돼 환경문제는 물론 비효율적이었다.

 

또 유독성 금속 촉매가 사용되며 의료용으로 이용시 잔류촉매의 위험성을 피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연구팀은 글라이콜레이트 생산 대사회로를 구축하기 위해 외래 유전자와 그로 인한 세포 대사흐름 변화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하고 분석했다.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유전자를 논리적으로 조작해 세포성장, 락테이트와 글라이콜레이트의 대사흐름을 강화했다.

 

그 결과 폐목재 볏짚 등 재생가능한 바이오매스를 기반으로 친환경 PLGA를 생산하는 미생물을 개발하고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추가적인 유전자 조작으로 다양한 PLGA를 생산하며 이 기술을 응용해 다양한 목적을 가진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결과는 자원고갈, 기후변화 등 문제를 안고있는 기존 석유의존형 화학산업을 재생가능한 자원을 이용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바이오 의존형 화학산업으로 바꾸기 위한 바이오리파이너리 분야의 의미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제1저자로 참여한 최소영 박사과정생은 "개발초기에는 추출한 샘플이 날아가 버린 경우도 있었고 소량의 고분자만이 생산돼 분석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연구과정을 밝혔다.

 

이상엽 교수는 "이번연구는 의료용 고분자의 대표물질인 PLGA를 만드는 미생물을 개발한 최초의 사례로 의미가 크다. 대장균을 활용해 35~45시간안에 PLGA 생산이 가능하다"면서 "PLGA 관련 시장은 1조원 규모로 향후 상용화를 위한 추가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생명공학분야 최고 권위지인 Nature Bio-technology 온라인 판에 8일 게재됐다(논문 중요지수 41.51).

 

▲이번 개발기술을 통해 생산된 다양한 PLGA.<사진=길애경 기자>

 

▲시스템 대사공학을 통해 PLGA생산기술 개발로 친환경 플라스틱 생산플랫폼이 마련될 전망이다.<이미지=KAIS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