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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STORY/KIST 소식(행사·연구성과)

태백산 보직자 워크숍(2.4)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도 태백산은 단연 민족의 영산으로 손꼽힌다. 정상에 있는 천제단에서는 매년 개천절 태백제가 열리고 천제가 치러진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소망과 숙원을 함께 해온 산인 것이다. 겨울 설경이 장관이라 매년 눈꽃축제가 열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이기도 하다.

지난 2월 3일, 문길주 원장님을 비롯한 전체 보직자들은 태백산의 정기를 받아오기 위해 기록적인 2월 한파를 뚫고 새벽부터 버스에 몸을 실었다. 우리의 비전인 'The KIST, Making New History'를 실현할 수 있는 힘을 얻고, 창의적인 소통과 성과창출의 형통, 일·생활 균형의 대통을 이루는 '3通 리더'에 한 발짝 다가서기 위한 산행이었다. 한파 속 겨울 산행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눈꽃이 가득 피어난 설경에 대한 기대감도 만만치 않았다.

신년 기념 산행이라 창의경영팀에서는 알록달록한 복주머니를 미리 준비했다. 새해에 복(福 )과 용돈까지 담을 수 있는 복주머니는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기억되어 있는 물건이다. 하지만 창의경영팀은 복주머니에 용돈 대신 '비전'을 가득 채워 준비해 보았다. 소통(疏通)·형통(亨通)·대통(大通)·상통(相通)의 메시지를 새긴 복주머니에, KIST의 비전을 적어넣고 구운 '소망쿠키'라고 이름붙인 포춘쿠키, 그리고 태백산 정상에서 KIST의 로고와 비전을 쌓아올리고자 미리 준비한 '비전블록'까지 차곡차곡 담았다.

내복과 바람막이, 장갑과 모자, 겨울 산행 필수품이라는 아이젠과 스패츠까지 완전무장을 마치고 유일사매표소를 출발해 본격적으로 태백산에 발을 내디뎠다. 눈보라가 치고 손발은 얼어붙어 얼얼한데도 목덜미에서는 땀이 흘러내렸다. '뒤처지면 더 힘들다'는 일념으로 한 발짝씩 열심히 내딛자, 고개 들어 보니 어느새 정상 바로 밑 장군봉까지 와 있었다. 장군봉에서 먹는 초코바 맛은 꿀맛이었다. 올라가면 갈수록 태백산의 설경도 장관을 이루었다. 종아리까지 눈에 빠져 가며 힘들게 올라온 보람이 충분했다.

  

초코바에 힘을 얻어 금세 정상 천제단에 도착했다.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조직된 분임조별로 각자 모여, 빨리 도착한 순서대로 '비전 블록'부터 쌓아올렸다. 가장 빨리 비전블록을 완성한 조에는 소정의 상품이 약속되어 있었다. 형통(亨通)조가 가장 먼저 블록을 완성했다. 빨간 블록을 쌓아 만든 KIST 로고가 흰 설원에서 보니 참 예뻤다. 조 이름처럼 한 해 동안 만사 형통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땀이 얼어붙는 추운 산 정상에서도 돼지머리를 놓고 축문을 낭독하며 엄숙하게 발원제를 치렀다. 술을 올리고, 절까지 끝마치고 나자 차린 술과 음식을 음복하는 순서가 되었다. 막걸리가 어는 강추위 속에서도 편육에 고사떡과 막걸리의 조합은 맛있었다.

땀흘려 등산한 후 내려와 먹는 밥은 유독 맛있고 배불렀다. 모두들 잔을 높이 들어 KIST의 비전을 다시 한번 다짐하며 흥겹게 건배했다. 하얗고 깨끗한 태백의 설원을 흰 도화지삼아 우리의 소망을 그리고 온 산행이었다. 모두에게 의사소통, 만사형통, 운수대통, 일맥상통의 한 해가 펼쳐지도록 태백산의 정기가 힘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