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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news

황 기반 고성능 적외선 광학신소재 개발(04.07)

기존 플라스틱 광학소재 대비 적외선 굴절률과 투과율 향상

차국헌 서울대·제프리 편아리조나대 교수 "화학분야 새로운 패러다임"




저렴한 황을 주원료 이용해 고성능의 적외선 렌즈용 플라스틱 소재가 개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기존의 비싸고 가공이 어려운 물질을 대체하고 성능을 개선함으로써, 차세대 스마트폰에 탑재될 수 있는 적외선 센서, 카메라, 조명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차국헌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와 제프리 편 아리조나대 화학과 교수 등 국제공동연구팀이 '황을 이용한 고성능의 적외선 광학소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적외선 광학소재는 카메라 센서 등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의학기기, 군사장비 등에도 널리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무기반도체 재료나 황(S), 셀레늄(Se), 텔러륨(Te) 계열의 유리질과 같이 적외선 영역의 굴절률과 투과율이 우수한 물질을 광학렌즈로 제조해 사용해 왔다. 그러나 이들은 가격이 비싸고 가공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가공이 용이한 고굴절 고분자는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높은 굴절률과 투과율을 보이지만 적외선 영역으로 갈수록 굴절률과 투과율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역가황반응(Inverse Vulcanization)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다량의 황을 함유한 공중합체 고분자를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이 고분자는 기존의 물질에 비해 간편하게 합성이 가능하고 가공성이 우수하며, 적외선 영역에서도 높은 굴절률과 투과율을 갖는다.


연구팀에 의하면 광학적 특성이 뛰어난 황에 유기물질을 첨가해 가공성을 개선, 플라스틱처럼 자유자재로 모양을 만들 수 있다. 또 높은 굴절률과 투과율, 가공성을 동시에 확보해 기존의 고굴절 고분자 물질의 한계를 극복했다. 무엇보다 적외선 렌즈에 고분자 물질이 활용될 수 있음을 최초로 시연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 이와 같은 광학소재로 만든 광학렌즈로 적외선 영상을 촬영한 결과 기존 플라스틱 렌즈에 비해 초점거리가 짧으면서도 훨씬 선명한 열이미지를 얻어냈다. 황을 함유한 고분자의 투과율을 측정한 결과 500~300nm의 적외선 영역에서 85% 이상의 투과율을 보였다. 특히 600~2000nm 근적외선 영역에서는 일반적인 고굴절 고분자 물질과 비슷한 투과율을 보였으나 2000nm 이상에서는 기존의 어떤 고분자보다 우수한 투과율을 기록했다.




▲ 일반 플라스틱 렌즈(1)와 황함유 플라스틱 렌즈(2)의 적외선 촬영 성능. 황 80wt% 함유 플라스틱 

렌즈를 사용한 적외선 카메라의 인물사진으로 일반 플라스틱 렌즈에 비해 선명도가 향상된 것을 볼 

수 있다. ⓒ 2014 HelloDD.com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향후 사람을 비롯한 열을 가진 물체가 방출하는 적외선 영역에서 광학적 특성이 뛰어나 체온을 감지하는 적외선 센서나 어두운 밤에 촬영가능한 적외선 카메라 등의 적외선 렌즈로 활용될 수 있고 국방과 의료 등 특수 분야에도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차국헌 교수는 "원유의 정제과정에서 발생되는 연간 700만톤의 황폐기물이 처치곤란 문제를 겪고 있었다. 이에 황을 보다 유용한 고부가가치 물질로 변환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차원에서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황은 뛰어난 광학적 특성을 지니고 있고 저렴하지만 가공과 활용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단순한 방법으로 가공성을 크게 개선해 고성능 적외선 광학렌즈로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 교수는 "앞으로 기존의 여러 기능성 신소재 물질의 제조과정에 주원료로 사용되던 석유화학 제품을 황이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화학분야 패러다임이 친환경에서 황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과제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 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 3월 2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용어설


▲굴절률(Refractive Index)은 빛이 물질을 투과하면서 방향이 변하는 정도. 굴절률이 클수록 공기 중에서 입사된 빛이 많이 꺾이게 된다. 즉 굴절률이 큰 물질을 오목렌즈나 볼록렌즈에 사용하면 얇게 만들어도 효과적으로 빛을 분산시키거나 집중시킬 수 있다. 따라서 광학렌즈 제조 시 굴절률이 큰 물질을 사용한다.


▲투과율(Transmittance)은 빛이 물질에 반사되거나 흡수되지 않고 투과되는 정도. 투명도, 렌즈 제조시 투과율이 높은 물질이 더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