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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우리 집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직접 만들어요"


유병철 KIST 건설운영팀 전문원, 세 딸과 함께 크리스마스 준비

"흰눈 사이로 / 썰매를 타고 / 달리는 기분 / 상쾌도 하다∼." 제일 큰 딸 아이가 부르는 캐롤음악이 집안 가득 울려 퍼진다. 아빠 엄마의 박수 소리에 둘째, 셋째도 덩달아 신이 났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12월 19일. 유병철 KIST 건설운영팀 전문원은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두 살 된 첫째 딸 채민이와 이제 돌이 된 쌍둥이 희원&희우가 트리 만들기에 흥분을 감추지 못 한다.


채민이도 이제는 제법 컸다보다. 말도 잘 하고, 노래도 잘 부르는 채민이는 길가에 꾸며져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면서 "산타할아버지 선물이다!"라며 반가워할 정도다. 그런 채민이에게 아빠는 예쁜 추억을 선물하고 싶다.

유 전문원 가족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일은 올해가 처음이다. 작년에는 크리스마스 즈음 태어난 쌍둥이를 맞이하느라 허둥지둥하는 바람에 크리스마스는 아무도 몰래 스쳐지나가 버렸다. 하긴 두 살난 첫째 딸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조금 일렀는지도 모른다.

올해는 작년의 채민이가 아니다. 특별한 이벤트가 시작되는 것을 눈치라도 챘는지, 눈망울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아빠가 트리가 든 상자를 뜯기 시작하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다가 흥이 나서 집안을 콩콩 뛰어다닌다. 쌍둥이 두 딸은 아직 크리스마스 트리가 뭔지 모른다. 하지만 그게 문제인가. 언니의 신나하는 모습에 덩달아 즐겁기만 하다.

먼저 유 전문원이 트리를 세우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의 부인은 트리에 장식할 알록달록 공과 인형, 별 등이 가득담긴 상자를 열었다. 순간 보물상자이라도 열리는 듯 채민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 중 반짝이는 금색 공을 꺼내 동생들에게 쥐어주고 트리의 마지막을 장식할 별을 집어 들고는 "아빠 아빠~. 마지막 별은 내가 달게~"라며 보챈다.


천장에 닿을 정도로 커다란 트리가 세워지자 채민이는 트리 장식구들을 어디에 달을지 고민하다 작은 의자에 올라가 금색 리본, 빨간 공을 매달기 시작했다. 쌍둥이는 언니가 달아 놓은 공을 만지작거리다 떨어뜨리기도 했지만 채민이는 여기 저기 공을 매달아 놓느라 정신이 없다.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은 "엄마, 아빠 저기 위에다가 곰인형 달아주세요"라며 트리 디자인까지 한다.

트리 장식의 하이라이트 '별 달기'는 결국 키가 큰 아빠에게 양보했다. 유 전문원이 "채민아 트리 완성됐다~"라고 말하자, 자신의 곰 인형을 가지고 와서 트리 밑에 앉혔다. 이로써 약 2시간 만에 채민이 몸집보다 훨씬 큰 트리가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냈다.

엄마는 세 딸에게 씌워줄 산타모자와 머리띠를 준비했다. 그러자 채민이는 "언니가 예쁘게 씌워줄게"라며 직접 동생들에게 머리띠를 씌워준다.

그리곤 신이나 어린이용 키보드를 두드리며 캐롤을 부르고 쌍둥이는 자기네들도 다 안다는 식으로 박수를 친다.

유 전문원은 "작년에는 쌍둥이가 태어나 크리스마스를 병원에서 보냈다. 올해가 가족과 맞이하는 첫 크리스마스"라며 "결혼하고 처음으로 만드는 트리 작업이 아이에게 그리고 우리 부부에게도 따뜻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민이도 "트리 만들기 재밌어요. 너무 예뻐요. 친구들에게 보여줄 거에요"라며 신나는 표정이다.

세상에 태어나 첫 크리스마스를 맞은 쌍둥이와 첫 트리를 만든 채민이, 그리고 동심으로 돌아가 트리 만들기에 열중한 유 전문원 부부에게 2011년 크리스마스는 이미 행복으로 가득하다. 다섯 가족 모두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