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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Talk/사내직원기자

Scientist, Music ver. - 6th, 피타고라스; 천구의 음악

 

 

안녕하세요~ DJ 사내기자 김미현입니다.
이제 봄은 가고 초여름의 문턱입니다.
더워지기 시작하는 날씨에 잘 지내시나요?

 

오늘은 지난번 갈릴레이에 이어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발단은 인간이 하늘의 별을 관찰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인간이 문자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자연을 관찰하고 문명을 발전시켜오면서
지금 우리가 흔히 일컷는 “과학”의 모습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가장 초기 형태의 과학은 자연에서 본 것을 기록하고
그것을 기록하고 확인하는 것이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천문학 역시 그 안에서 자연의 하늘, 태양과 달, 수많은 별들을 관찰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그 효시 격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자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때는 기원전 560년경, 고대 그리스에는 피타고라스라는 인물이 있었습니다.

 

고대의 지식인은 넓은 범위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 역시 수학자이자 천문학자, 정치가, 철학자로 활약했습니다.

흔히 우리는 피타고라스를 수학자로 많이 기억합니다만
그는 종교와 학문의 경계가 모호한 학파를 창시하기도 합니다.

그는 그 당시 그리스 등지에서 유행하던 영혼의 불멸, 윤회와 사후 등에 관한
오르페우스교의 교의를 일부 받아들여 교단을 조직합니다.

 

그와 그의 학파에게 있어서 수학, 음악, 천문학, 의학 등의 연구목적은
교의를 추구하기 위한 보조적인 것이었기에 그의 이론-심지어 수학의 연구에서도-
합리성 속에 신비성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그는 만물의 근원을 수(數)로 보았고
숫자들을 가지고 현실을 설명하려는 시도를 계속했습니다.
예를 들어 남자는 홀수, 여자는 짝수이고
남자와 여자를 뜻하는 최초의 수인 남성수 3과 여성수 2를 더하면
나오는 숫자 5는 결혼을 뜻한다는 식이었습니다.

 

이런 그에게 태양과 달의 규칙적인 운행,
별들의 궤적과 별자리의 변화, 달의 차오름과 이지러짐 등
하늘에서 관찰할 수 있는 행성의 모든 움직임은
지극히 수학적인 것으로 최고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세상 만물 중에서 신과 가장 가까운 존재였습니다.

 

게다가 피타고라스의 학풍은 특히 조화를 중시하는 면이 대단히 강했습니다.
따라서 그 교리 아래에 연구하는 학자들은 하늘, 우주 자체가
조화로운 신의 법칙으로 구성되어 있을 것 이라는 가정을 합니다.

 

그는 최초로 천문학과 그 비례에 얽힌 숫자들을 음악으로 표현했습니다.
대장간의 장인들이 금속을 두드리는 소리를 관찰하고
음악과 수의 비례와의 관계에 주목하여
음의 높이에도 수학적인 비율에 의하여 나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옥타브의 수적 비율을 밝혀내고 그 연관성을 눈에 보이는 수로 증명했으며
현의 길이를 2:3비율로 분할하여 완전 5도의 음정을 고안해냅니다.
이것이 바로 <피타고라스의 음계>입니다.

 

그리고 별들의 위치와 움직임, 소리의 진동을 음계로 전환하여
숫자로 연결하는 분석 작업을 통해 아래 그림과 같은 <천궁도>를 그려

‘천구의 음악’, ‘화음과 조화의 음악’이라고 이름 붙였으며
이는 화성악으로 발전되며 음향학의 기초로 후세에 이어지게 됩니다.

 

 

그의 우주론은 기존의 대지평판설(大地平板說)이 아닌 구상설(球狀說)이며,
또한 천동설이 아니라 변칙적인 지동설을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와 그의 학파들은 10이 완전수(1+2+3+4)이고
화음의 비(比)의 수이기도 하며, 신성한 수로 간주했는데,

천체의 수도 항성구(恒星球), 토성, 목성, 화성, 수성, 금성을 비롯한
5개의 행성구와 태양, 달, 지구, 대지구(對地球) 등 10개로 보았습니다.

이 10개는 우주의 중심에 있으면서
일종의 창조력을 가진 존재인「중심불(中心火)」의 주위를 돌고 있으며
중심불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것은 지구의 반구면(半球面)에만 인간이 살고,
그 반구면은 항상 중심불로 향하지 않도록 회전하고 있기 때문이며
태양은 유리와 같아 중심불을 반사해 지구에 빛과 열을 전하고,
달은 태양의 빛을 받아서 빛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우주상은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의 둘레를 행성과 마찬가지로 운행한다는 것,
지구를 포함하는 모든 천체가 구형이라는 것,
행성과 항성을 구별한 것 등은 후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또한 그의 음악이론은 후에 신플라톤주의로 부활하여
17세기 갈릴레이, 케플러, 코페르니쿠스로 이어집니다.

 


고대의 그리스에서는 음악이란 체육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뮤즈 여신들의 관장하여 실행되는 모든 예술과 과학을 의미했습니다.

흔히 ‘뮤즈’라고 하면 음악의 여신으로만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학예(學藝)의 여신들로 그 안에는 천문학, 서정시, 희극과 비극,
가무, 서사시까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음악을 리듬과 선율을 중심으로 하는 정서적인 측면이 아닌
이성적인 통제 아래에 있는 가사와 규칙이 있는 음률을 강조하는
이성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던 시대였음을 알려줍니다.


그 시대상에 맞추어 피타고라스 역시 음악을 조화라는 관점에서
수학적이고 이성적인 분석을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그의 연구는 논리적 사고와 신에 대한 믿음이 뒤섞여
마치 연금술과 같은 신비주의적인 면도 볼 수 있습니다.

피타고라스는 하늘의 별들이 움직일 때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며

그는 행성들이 회전하는 속도가 우주의 중심(중심불)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속도와 관계되어 중심에 가까운 구는 저음의 음악이 나오고
중심에서 멀수록 빠르고 높은 음이 나오며,
또한 각 행성에는 고유의 음이 있어 운행할 때에는
각 천구들이 돌 때 생기는 마찰로 화음이 생기며
그 화음은 신의 섭리에 따라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그로인해 우주는 아름다운 음악으로 가득 차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그 소리들이 지상의 하프소리와 가장 유사하다고 말했는데요,
어찌 보면 그는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오르골속의 구슬과 같은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몇 천년 전의 그는 신 앞에서 한없이 작고 미약한
인간의 필멸에 관해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음악 몇곡을 추천해드리겠습니다.

그가 말한 천구의 음악과 비슷할 것 같은 곡들입니다.
여러분도 화음으로 가득 찬 우주를 상상하며
잠시 음악에 젖어보는 건 어떠세요?

 


Andy McKee - Into The Ocean - Harp cover by Amy Turk


 


 

 

Carolan's Dream - played on celtic harp


 


 

Josh Layne performs Grandjany's cadenza-Handel Harp Concer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