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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개도국 지원, 당장 이익보다 지속가능 발전 바라봐야”

 

 

 

 

한-몽 과기협력센터, 몽골의 창조경제 이끌다
‘부족한 자원’ 도움 받고 ‘과학기술’ 도움 주고 윈-윈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3시간 거리에 위치한 '몽골'. 세계에서 19번째로 면적이 넓지만 무더운 여름과 -40도까지 내려가는 추위로 경작 가능한 면적이 1%로 안 되는 초원 사막 나라인 이곳에 KIST 연구진이 2001년 첫 발을 내딛었다. 한국과 몽골의 과학기술협력을 위해서다.

 

1999년 4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몽골을 방문하면서 시작된 이 사업에서 KIST는 몽골학생의 단기연수와 직업인들 교육, 한국과 몽골의 과학기술 외교의 역할을 해오며 국가 간 벽을 허무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몽골약용식물 유래 항균 에센셜 오일 함유 천연항균비누를 산업화해 몽골 현지로부터 에센셜 오일의 대량 원료확보방안을 마련했고, 몽골 전통약용식물과 몽골 마유특성연구, 한국기업의 몽골진출을 위한자료작성 및 국내 비닐장갑 및 비닐팩 생산기업의 몽골진출을 위해 2006년 8월 현지에 벤처회사도 설립했다.

 

이 외에도 몽골 축산과 낙농분야 지원을 위한 현지조사 산업기술연수와 학술활동을 주도했으며, 지난 7월 연구과제 종료 및 신형장비 구입 등으로 장기간 사용하지 않는 KIST 유휴장비 15점을 몽골국립대학교에 기증하는 등 10년 이상 몽골이 과학기술로 경제부흥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렇다면 왜 몽골인가. 몽골은 면적에 비해 인구수가 적지만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중요한 나라다. 우리나라는 대북정책을 위해 몽골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특히 몽골은 천연자원 7대 부국 중 하나로 여기저기 흩어져 자라는 약용식물들과 석탄, 동 등 몽골 토지에 묻힌 풍부한 광물을 보유하고 있어 자원개발, 인프라 프로젝트, 의료·바이오 등 다방면에서 매력적인 진출대상지로 부각 중이다. KIST는 이 같은 몽골의 천연자원과 약용식물을 연구개발해 사업화를 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적으로 몽골을 지원하고 있다.

 

한몽과기협력센터의 4대 센터장인 노주원 박사는 "식물은 환경적 스트레스에 견디기 위해 스스로 변화한다. 해충이 와서 자기를 먹으면 쓴 맛을 내서 쫒아 내거나, 물 없는 곳에서 자라기 위해 이차대사를 만드는 것이 그 예"라며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는 약이 된다. 몽골은 고산지대이면서 건조하고 들판에 해충이 있는 등 독특한 지형과 환경을 갖고 있어 좋은 약효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성장, 당장의 이익보다 미래 바라봐야”

 

 

최근 몽골의 천연자원을 얻고자 많은 나라들이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몽골도 자국이 가진 천연자원의 가치에 대해 깊게 인식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몽골은 많은 천연자원을 가공할 능력이 되지 않아 자원 자체를 수출하고 있다.

 

 

노주원 박사가 우려하는 점은 바로 이것이다. '천연자원을 팔면 GDP[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량]는 오르지만 다 팔고나면? 무엇을 팔아 GPD를 유지할 것인가.'

 

노 박사는 천연자원을 1·2차 가공해 수출하거나 자원을 키워 대량재배를 하는 방법을 몽골에게 권유하고 있다. 유목민으로 농사법을 모르는 그들이기에 KIST는 지난 2010년 약용식물농장을 만드는 자금을 제공했다. 이 농장에서는 천연자원은 물론이요 한국의 감자와 토마토 등 농사법을 알려주고 있다. 대부분의 채소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농사법을 배우면 몽골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극한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재배할 수 있도록 관련기술도 공동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는 생물다양성 부족으로 국내 천연물 식의약품 산업발전에 한계가 있다. 이에 몽골의 독특한 지형과 기후로 형성된 약물식용을 이용해 산업화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는 것은 산업화 동시에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KIST는 지난 10년간 몽골 화학기술연구소, 몽골과학원 등과 함께 몽골약용식물 유망산업화 후보군을 도출했다. 이 후보군은 기업에 공개했으며 관심 있는 기업이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 일환으로 KIST와 KOTRA, (주)종근당·(주)로얄네이처는 개도국 적정기술 지원사업 등을 통해 몽골약용식물 산업화를 목표로 하는 '한-몽 몽골약용식물 산업화 추진 컨소시움'을 발족시켰다.

 

노 박사는 "당장의 이익을 취하기보다 지속적으로 개도국이 지속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며 ”우리는 기업이 관심 있는 천연물을 몽골사람들이 대량생산해 수출가공할 수 있도록 했다. 몽골의 부가가치는 높이고 우리나라는 해외천연물로 산업화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도국의 창조경제, KIST가 선도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창조경제가 강조되는 가운데, 개도국 사업에서도 과학기술을 통한 경제부흥 등 창조경제 및 산업화 비즈니스 모델이 선호되고 있다. KIST 역할이 더 주목을 받는 이유다.

 

 

그러나 센터의 시작은 녹록치 않았다. 한-몽 과학기술협력사업이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4억의 예산으로 투입·추진됐지만 2단계 사업부터는 연간 6천만 원으로 삭감돼 운영자금의 부족으로 사업에 위기를 맞은 것이다. 노주원 박사가 과제책임자로 선임된 시점인 2008년( 3단계 사업)에는 9천만 원의 사업비가 배정됐다. 센터는 저예산 고효율 사업추진을 위해 이전 사업 중 가장 성과가 우수했던 한-몽간 공동연구분야에 집중 투자키로 결정키로 했다.

 

부족한 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센터는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공동연구, 인력훈련, 기술이전사업 등 다양한 성과를 냄과 동시에 한국과 몽골의 과학기술협력의 발전전략 수립과 양국간 운영위원회 구성 등 협력기반 구축 및 공고화라는 측면에서 과학기술협력의 대표성을 가져왔다.

 

 

앞으로 노 박사는 한국과 ODA 국가간 과학기술협력의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현재 추진 중인 사업들을 성공시키면서도 몽골에 한-몽 사이언스센터를 세우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그는 "몽골의 센터가 한-몽인력 교류와 단기연수, 기술이전 업체 연결, 유휴장비 제공 등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훌륭한 인재들을 배출해내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그들이 체계화되지 않은 시스템도 정비하고 스스로 논문이나 특허 등을 배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잡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몽골은 우리나라를 솔롱고스(Solongos)라고 부른다. 솔롱고는 몽골어로 무지개란 뜻으로 솔롱고스는 '무지개 뜨는 나라'라는 뜻을 갖고 있다. 한국을 솔롱고스라고 부르게 된 다양한 설이 존재하지만 몽골에게 있어 우리나라가 친근하고 따뜻한 나라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