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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연구도 체력이다"…다이어트 성공비결 '전격공개'

 

 

 

 

 다원물질융합연구소'체지방 감량 프로젝트'…최고 11kg 감량
"운동하며 다이어트, 옷맵시 달라지고 연구하는데 도움돼"

 

주로 앉아서 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은 한 겹 두 겹 쌓이는 배를 보며 오늘도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잦은 야근과 야식, 회식 등에 어쩔 수 없다며 쉽게 포기해버린다.

 

하지만 평균 체중보다 불어난 몸은 업무와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 즉 체력은 기르고 체지방은 감량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다이어트가 아닐까.

 

그 가운데 최근 1년 사이 KIST에 뜨거운 다이어트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고 해서 찾아가봤다. 다원물질융합연구소 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 다원물질융합연구소는 지난 2012년 10월부터 자체적으로 '체지방감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시즌 3가 진행 중이다.

 

 

 

매주 수요일 의무실에서 체지방을 측정해 제출하면 담당자가 체지방률 추이를 체크하고, 전주에 비해 체지방이 증가하면 페널티(만원)을 내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그렇게 모인 페널티와 이광렬 다원물질융합연구소장이 직원들의 건강을 기원하며 쾌척한 금일봉을 합쳐 시즌 최고 체지방 감량자에게 모두 상금으로 전달한다.

 

현 최고 성공 기록은 체지방 11kg감량이다. 참석한 전원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바 있는 프로그램의 숨은 비결은 무엇일까. 이광렬 소장을 비롯하여 최고 우승자 한재완 씨와 현재 시즌 3에 참여 중인 권석준 박사를 직접 만나봤다.

 

 

다이어트 하고 싶다면? “주변인에게 많이 알려라”

 

 

"예전에 산 옷들이 안 맞기 시작하더라고요. 옷태도 안 나고. 그래서 체지방감량을 시작했죠"

 

광전융합시스템연구단의 한재완 씨는 2기 체지방감량 프로젝트 참가자로 11kg 체지방감량이라는 최고기록을 세웠다. 체대를 다니는 친구의 도움을 받아 튀긴 음식은 되도록 피하고 닭가슴살이나 채소, 견과류 등을 15알씩 꼬박꼬박 챙겨먹는 등 식단 조절을 꾸준히 했고, 하루 2~3시간씩 걷는 운동도 병행했다. 물도 많이 마셨는데 그 덕분인지 피부도 한결 매끄러워졌다.

 

그는 KIST 내의 시설을 틈틈이 활용했다.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KIST 산책로를 걸은 것. 그는 "한 바퀴 돌면 30분정도 소요되는데 아스팔트길이 아니라서 열량소모가 있었던 것 같다"며 "그 외에는 원내 헬스장을 이용하거나 팔굽혀펴기를 했다. 운동의 70%는 걷기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이어트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이 저녁약속을 잡지 않는 것이다. 그는 "친구들에게 부탁해 술자리에서도 되도록 샐러드를 먹거나 기름진 음식은 피했다"며 "맛있는 안주를 마음껏 먹지 못한 친구들에게 상금으로 맛난 걸 샀다"고 말했다. 이 외에 그는 상금을 다이어트로 날씬해진 몸매에 맞는 옷을 사는데 쓰고, 대부분을 어머니께 드렸다. 

다이어트를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 한방이 무엇이냐 묻자 그는 "주변인에게 알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주변의 시선 때문이라도 다이어트를 하게 된다는 것. 그러나 그는 "자기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다이어트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연구단에서 광섬유 제작을 담당하고 있다. 연구단에 들어온 지 9개월 된 새내기로 연구단 내에서 내공을 쌓을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목표다.

 

 

걸어서 출퇴근 “식사조절과 유산소·무산소 운동 병행이 중요하죠”

 

 

현재 시즌 3에 참여 중인 권석준 박사는 7월부터 총 12kg 체지방을 감량했다. 시즌 3 우승 후보자다. 1시간 30분 정도 속보를 하면서 30분은 근육운동을 한다는 그는 시간을 내서 걷기도 하지만 창동에서 연구소까지 걸어서 출퇴근을 한다. 그는 "유학을 마치고 7월 한국에 돌아왔더니 살도 많이 쪘더라"며 "또 지난 2월 아이가 태어나서 아이를 키우려면 체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체지방감량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역시 다이어트의 경험이 있다. 2006년 26kg감량에 성공을 한 것. 그러나 운동에만 집중한 다이어트로 무릎관절에 무리가 왔다. 그는 "식이요법 7 : 운동 3이 다이어트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더라"라며 "식사 조절은 물론이고,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면서도 기초대사량을 늘리기 위한 무산소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작정 속보를 하는 것은 재미가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2006년에는 유학준비로 영단어를 들으면서 운동을 했다. 지금은 일어와 중국어 등을 공부하면서 걷는다"며 "최근에는 걸은 만큼 땅따먹기 경기를 하는 어플도 사용한다. 운동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이용한다"고 말했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만큼 최근 과총에서 개최한 '과학기술 정보통신인 한마음대회'에 참가해 하프코스를 완주했다. 그는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하프코스를 완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일상생활은 물론이고 연구에 집중하려면 어느 정도 힘이 있어야하는데 영양 불균형 되거나 칼로리 소모가 많이 되면 본업에 투입할 힘이 없다. 운동을 열심히 했으면 그만큼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너무 무리한 다이어트는 지양하라고 조언했다.

 

권 박사는 화합물 반도체를 가지고 나노구조체를 만들어 광전시스템에 융합시키는 소자를 제작 하는 팀 중에서도 양자계산과 나노구조체 성질 개선을 하고 있다.

 

그는 "좀 더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방식으로 알고리즘(algorithm)만드는 연구를 하고 싶다"면서 "이 알고리즘이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여 사람들의 복지향상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전거로 연구소 ↔ 집 "자동차 출퇴근 보다 빠르죠"

 

 

이광렬 소장은 잦은 회식과 술자리로 불어나는 살이 늘 고민이었다. 그러다 이경화 운영기획팀장의 제안으로 연구소 다이어트프로그램을 개설하게 됐다.

 

"주로 한 자리에 앉아서 연구를 하기 때문에 연구자들 운동이 많이 부족하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건강도 찾고 연구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했는데 호응이 좋다."

 

식단조절로 여러 번 다이어트를 실패한 이 소장은 시즌 1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참여하며 운동을 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 늘 먹던 음식을 딱 반으로 줄이니 위가 줄었고 8kg가 빠지더라. 하지만 유지하기 어려웠고 야식에 회식을 하니 다시 돌아왔다"면서 운동과 식단조절을 강조했다.

 

 

그가 최근 푹 빠진 운동은 '자전거'다. 지난 4월부터 일주일에 2~3일 방배동에서 연구소까지 자전거로 출퇴근 하고 있다. 여름엔 땀이 많이 나지만 연구소 샤워실에서 머리를 감으면 하루 시작이 상쾌하고, 금요일 같은 경우는 자전거 출퇴근이 훨씬 빠른 것이 자전거의 매력이다.

 

자전거를 탄 덕분인지 하체 근육도 늘었다. 그는 "산 다닐 때도 느낌이 좋고, 겨울에 스키가 취미인데 스키 보조운동으로도 좋아서 이번 겨울 시즌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원물질융합연구소는 지난 2월 시작된 신생연구소로 계산과학자들이 연구개발 방향을 디자인해주면 연구원이 연구를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연구개발에 따르는 방대한 계산과 수치해석을 계산과학으로 미리 예측해 정확성을 높이는데 이용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계산과학을 이용한 연구가 진행 중이나 초보적 수준의 협력으로 다원물질융합연구소와 같이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곳은 드물다.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만큼 소통이 중요하다. 체지방 감량 프로젝트는 그 소통창구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소장은 “융합이란 고도의 전문성 있는 사람이 소통을 해야 이뤄진다고 생각한다”며 “체지방 감량 프로젝트 뿐 아니라 펀데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간적 교감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런 대화가 좋은 연구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계산과학을 통한 합성연구 등은 전 세계적 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전 세계 연구진들과 네트워크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연구진들이 열정적인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다원물질융합연구소는 다양한 연구성과를 배출했다. 고가의 텅스텐 등 희소금속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가격이 저렴한 비전이 금속 조촉매를 사용해 친환경적인 탈질촉매를 개발해 상용화 시켰다. 올해 말부터 POSCO 소결로에 장착해 사용할 예정이다. 또 탄소나노입자를 이용해 상온에서 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기존보다 더 강한 초발수성을 가진 스펀지를 개발했다. 이 스펀지는 물과 기름 혼합액에서 스펀지 무게의 5배에 달하는 기름을 분리했다. 선박사고 등으로 바닷물에 기름이 유출됐을 때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스마트폰의 배터리 소모시간을 늘려주고 컴퓨터 부팅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반도체소자와 소금물을 마실 수 있는 물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융복합 연구를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