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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실리콘 한계를 넘어선 '전자소재'를 연구한다

 

 

 

전자재료연구센터, 실리콘이후 겨낭한 ‘빠르고 뛰어난 소재’ 개발
"국내 IT 세계 우뚝 서게 하는 역할 주도하겠다."

 

일반인들이 쉽게 쓰고 사용하는 컴퓨터와 비행기, 그리고 과학자들의 연구영역인 원자력, 인공위성까지 이 위대한 발명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기를 흐르게 하거나 차단 또는 저장 등 스위칭 및 메모리를 기본으로 하는 '전자소자'에 의해 제어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자소자는 실리콘이라는 꿈의 물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우리는 더 작으면서 가볍고 빠르게 작동 가능한 전자기기를 원한다. 과학자들 역시 미래의 전자기기는 소형화, 환경친화, 다기능, 고성능화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곧 기술적,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혀 세계 여러 나라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진상 전자재료연구센터장은 "새로운 지능형 전자재료 원천기술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면서 실리콘 이후의 시대를 겨냥해 실리콘이 가지지 못하는 특성을 가진 전자소재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더 빠른 속도로 전기의 흐름을 제어하거나 외부의 힘, 빛, 자장 등에 의해 전기의 흐름을 변환시킬 수 있는 소재와 투명하면서도 전기를 생산하거나 저장할 수 있는 소재, 이를 이용하는 기술을 주로 개발하는 'KIST 전자재료연구센터'를 찾았다.

기존 이론을 뛰어넘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전자기기의 미래기술을 대비하고 미래 정보·에너지 분야의 핵심 전자기술 구현에 꼭 필요한 원천기술 개발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센터를 통해 살펴보자.

 

 

공업용 다이아몬드 국산화에서 초소형모터 양산화까지

 

 

공업용 다이아몬드의 국산화, 비휘발성 상변환 메모리의 쓰고 지우는 반복동작 특성 개선, 다양한 기지위에 원하는 사이즈의 다이아몬드를 코팅하는 기술까지. 전자재료연구센터는 다양한 연구성과를 도출해 국내 기업에 이전하고 상용화하는데 큰 기여를 해왔다.

 

특히 전자재료센터가 보유한 다이아몬드와 관련된 기술은 국내외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다. 1987년 센터의 백영준, 이욱성, 박종극 박사 주도 하에 일진다이아몬드와 공동연구를 통해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기술을 개발한 것.

 

다이아몬드는 단단한 경도와 우수한 열전도율로 전 산업분야에 절삭 및 연마 소재로 사용되고 있어 전기, 전자, 컴퓨터, 반도체 등 첨단산업분야에 꼭 필요한 자원이다.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의 국산화로 KIST는 국내 공구업체에 값싸고 질 좋은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공급하는 길을 열었다. 현재는 실리콘 기판뿐 아니라 다양한 기지위에도 원하는 사이즈의 다이아몬드를 코팅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 하고 있다.

 

 

국내 S사의 미러리스 카메라용 OIS 모듈, 미국 Intermec사의 바코드리더 오토포커싱 모듈, 핀란드 Optomed사의 안구 검침 광학기기용 오토포커싱 모듈 등에 쓰이는 초소형 모터 기술도 KIST에서 비롯됐다. 윤석진 박사(현 연구기획조정본부장) 주도하에 개발된 '압전세라믹 소재의 조성'이 바로 그 것이다. 이 기술은 경원 페라이트에 기술 이전됐고, 이를 이용해 개발한 초소형 선형모터는 ㈜피에조테크놀러지에 이전돼 다양한 제품의 초소형 모터로 양산화 되고 있다.

 

또 정병기(현 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장), 이수연, 정두석 박사는 비휘발성 상변환메모리에 이용되는 GeSbTe 조성을 개발해 국내 굴지 대기업에 기술이전을 했다. 이 기술은 비휘발성 상변환 메모리의 쓰고 지우는 반복동작 특성을 크게 개선한 것으로 메모리 소자 성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센터는 지난 10여 년간 압전 세라믹 및 이를 이용한 압전 액츄에이터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 관련자의 국제 네트워크 (IWPMA 학회 창설 및 주관)를 주도적으로 만들고 또 기술을 국내에 이전한 바 있다.

 

김진상 센터장은 "센터는 실리콘 이후를 겨냥한 고유전 세라믹소재, 다기능 산화물 전자소재, 고속 스위칭소자에 대한 연구가 충실히 진행 중으로 조만간 가시적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연구성과 일등공신은 누구?

 

 

이 같은 연구성과를 도출하는데 ▲지능형 전자재료 연구실 ▲박막재료설계 연구실 ▲계산재료설계 연구실 등 센터 내에 소속된 3개의 연구실의 역할이 컸다. 연구실은 그간 독자적인 연구를 해오며 쌓아온 연구성과의 융합연구를 통해 차세대 산화물 기반 전자소재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문길주 원장 취임 이후 지난 3년간 융합연구가 지속됐고, 이를 통해 스위칭소자, 메모리소자, 고감도 센싱소자 등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지난해 네이쳐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 에 투명 산화물 나노구조 고감도 화학센서 연구결과를 게재했으며, 올해에는 Advanced materials지에 산화물 계면에서 비휘발성 2차원 자유전자가스 전도성 제어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이 기술들은 현재 국내 대기업에 기술이전을 추진 중에 있다.

 

각 연구실의 역할은 다음과 같다. '지능형전자재료연구실'은 미래정보, 에너지 분야의 핵심 전자기술 구현에 필요한 박막 부품용 전자재료의 설계, 공정, 가공 및 응용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과 보급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다. 유형별로 전하를 저장하는 캐패시터 재료, 전도성 재료, 압력에 의해 전자가 생산되는 압전재료, 온도차에 의해 전자가 생산되는 열전재료, 산화물 반도체 재료를 대상으로 원자레벨에서 구조 및 결함을 조절함으로 소재 기능의 고도화 또는 소재의 신기능을 창출하고자 하고 있다.

 

'박막재료설계 연구실'은 빛과 나노소재의 융합을 이용하는 플라즈모닉 소재, 인공 다이아몬드 필름, 기계류의 강도를 극대화 하는 코팅소재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특히 박막재료설계 연구실은 공업용 합성 다이아몬드 제조 기술을 개발한 바 있으며, 현재는 나노스케일의 매우 매끈한 다이아몬드 코팅기술을 개발 보유하고 있다. 또 절삭 공구의 내 마모성, 내 부식성 향상을 위해 현재에는 탄소로 이루어진 다이아몬드 이외에 질소(N) 및 보론(B)등의 코팅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계산 재료설계 연구실'은 재료개발을 위해 계산 과학을 이용한다. 물질의 구조 및 조성을 원자단위로 제어해야 하는 맞춤형 재료 설계를 위해서는 원자단위 전산모사 및 실험·분석의 원활한 피드백이 필수적인 만큼 계산과학이 전자재료를 연구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제일원리 계산기법 및 분자 동력학 계산기법을 주로 사용해 차세대 반도체 재료, 고효율 저가의 나노 촉매 등의 개발 연구를 실험 연구자들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각 응용에 특화된 계산기법의 개발 및 계산결과의 체계적인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위한 재료정보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실리콘 이후를 겨냥하는 반도체 재료로 IT분야 과학기술 선도한다”

 

 

정보화 사회로 대변되는 IT산업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우리나라가 세계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현재, 그들을 선도하고 이끌기 위해서는 기존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새로운 지능형 전자재료 원천기술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 시점에 놓여있다.

 

 

이에 전자재료연구센터는 향후 국내외 여러 대학과 연구기관들과의 협동 연구를 통해 정보산업 핵심기술 개발을 선도하고자 한다. 특히 시급성 측면에서 기업에서 수행하기 어렵고 또 학계에서 조직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연구를 도전적인 연구를 통합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진상 센터장은 "실리콘 이후를 겨냥하는 반도체 재료, 플라즈몬을 이용한 고기능 전자-바이오- 환경 융합소자 등 새로운 고성능 물질의 개발과 실제 소자제작을 위한 공정 개발을 함께 진행함으로써 IT 분야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세계에 우뚝 서게 하는 역할을 주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