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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약으로 뇌를 다스린다…국내 뇌과학 산실 '뇌의약연구단'

 

 

 

 

KIST, 국내 최대 규모·뇌과학인재 보유
"난치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위한 기초원천연구 지향할 것"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뇌졸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간질, 우울증, 정신분열 등 각종 뇌관련 질환에 고통 받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뇌졸중 같은 경우, 우리나라 60대 이상 사망률 1위를 차지할 만큼 위험한 질병으로, 고령화의 가속화로 뇌졸중 환자의 증가속도는 점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에 따른 뇌질환 치료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안고 있는 공통 과제다. 지난 22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인간의 뇌에는 많은 미스터리들이 풀리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다. 뇌지도 프로젝트는 이런 것들을 풀어줄 것이며, 과학자에게 뇌의 작동원리를 규명할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해줄 것이다. 인간이 더 잘 생각하고, 배우고, 기억하게 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이라며 인간의 뇌 작동원리를 밝히고 치매나 뇌졸중 등을 치료하기 위한 '뇌지도 프로젝트'1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한바 있다.

 

그러나 뇌과학 연구를 통해 뇌를 치료할 수 있는 약을 개발하는 것은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만드는 것과 비슷해 소위 말하는 대박연구를 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김영수 박사(KIST 뇌의약연구단)"블록버스터급 영화를 제작할 때 우수한 영상, 음악, 카메라, 배우 등이 필요한 것처럼 뇌과학도 생명과학, 의약, 임상, 물리, 화학 등 다양한 분야가 필요하며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면서 뇌과학을 '종합생명과학'으로 표현했다.

 

그 가운데 KIST 뇌과학연구소에 소속된 뇌의약연구단(단장 배애님)은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기초연구와 의약분야에서 다양한 기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이다. 연구단 내에는 합성개발팀 약효검색팀 분자영상팀 구조 및 모델링 팀 안정성 분석 팀 등이 소속돼 있는데, 국내 가장 긴 뇌과학 연구역사를 가진 만큼 보유한 인력, 노하우, 장비 역시 국내 상위권이다.

 

 

뇌의약연구단에서는 뇌질환 영역별로 새로운 타겟 발굴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화학정보학을 이용한 in-silico 약물 디자인, 가상검색, 조합화학, in vitro 고효율 약효검색 그리고 in vivo 동물실험 등의 일련의 신약개발 시스템을 바탕으로 신약 후보물질 도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또한, 뇌과학 연구소 내 기타 연구단 (신경과학 연구단 및 기능커넥토믹스 연구단)에서 뇌과학 기초 원천연구를 활용하여 발굴한 신규 타겟에 대한 작용물질을 개발함으로서 타겟을 검증하고 뇌질환 치료제로 발전시킬 수 있는 중개 연구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적인 뇌질환 연구를 바탕으로 알츠하이머병, 우울증, 신경병성 통증 등 뇌질환 관련 많은 기반 기술과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 제약회사 및 벤처회사들과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혈액으로 ‘치매환자’ 구분…국내최초 사업단 구성

 

 

최근 연구단은 혈액을 채취해 알츠하이머를 진단하는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혈중에서 더 정확하고 빠르게 검출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연구단을 꾸린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주제를 사업단화하여 연구에 돌입한 사례는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제약사와 국내 대학병원, 해외병원 등 산학연이 투입돼 대형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연구단에 따르면 관련 연구는 이미 해외에서 시도된 바가 있으나 제대로 치매환자를 구분할 수 있다, 없다의 의견이 대립된 상황이다.

 

 
뇌질환 연구, 마우스 모델제작 중요해 “2년 걸리는 경우도 있어“

 

 

뇌질환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 동물실험이다. 특히 뇌질환치료에 주로 실험되는 것이 마우스인데, 마우스는 포유동물이면서 새끼를 많이 낳고 번식력이 빠르면서도 체구가 작아 관리하기가 쉬운 장점이 있다. 또 세대가 짧아 유전질환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되며, 인간과 질병관련 유전자가 90%가량 비슷해 의학실험에 주로 쓰인다.

 

 

 

 

 

 

실험을 위해 연구진들은 특정 모델을 만든다. 약물투여로 쉽게 모델을 만드는 경우도 있는 반면 정신질환 모델을 만드는데 길게 1~2년 소요될 수도 있다. 암치료의 경우는 실험동물 몸에 암세포를 만들어 세포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면 되지만 정신질환이나 이상행동의 경우는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모델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연구진 설명이다.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다양한 효능 검색 및 검증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갖춰

 

뇌의약 연구단에서는 여러 가지 뇌질환 영역에서 개발하고 있는 신약후보 물질을 스크리닝하고 검증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실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신경병성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타겟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신약후보 물질에 대한 효능 검증을 포함해서 약물동력학, 대사 안정성 및 독성 등을 연구단내에서 자체적으로 검증하고 있다. 이렇게 연구단 자체에서 신약개발에 필요한 체계적인 약물평가 시스템을 자체보유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된 연구진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중 하나라고 한다.

 

뇌질환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차세대 신약을 목표로

 

사실 뇌질환을 치료하는 의약은 환자의 고통을 완화시키거나 약간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약을 섭취한다고 해서 드라마틱하게 질병이 호전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단은 뇌질환 원인에 접근해 치료가 가능한 새로운 치료제개발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배애님 단장은 "뇌질환치료제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나 뇌질환연구에 성공확률이 낮은 만큼 사업성이 약해 기업들이 쉽게 뛰어들기 어렵다"면서 "퇴행성 뇌질환이나 신경성질환 계통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뇌질환 치료물질이 실제 약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자 뇌의약 연구단의 필요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