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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지구온난화 잡는 '수소연료전지차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KIST연료전지연구센터, 20년간 연료전지 원천기술 개발
"테크놀로지 리더 역할 하는 센터 될 것'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한 번 운전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주 부드럽죠. 물론 연료전지스택이 차에 장착돼 있어 좀 무겁긴해요. 이를 더 개선해야 합니다. 자 시동 한번 켜볼까요? '웅~'하고 소리가 나죠? 이것이 수소통이 열리면서 공기를 빨아들이는 소리랍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불리우는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이기 위해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뛰어들고 있다. 그 중 연구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이 수소연료전지차다.

우리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무언가를 태운다. 그 중 석탄은 타면 산소와 반응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만들지만 수소는 타면 산소와 반응하며 물을 만들어낸다. 때문에 친환경이라는 것이다. 이런 강점을 잘 살려 국내에서도 수소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KIST 연료전지연구센터(센터장 남석우)가 관련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KIST에는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수소차가 시범운행을 위해 원내를 씽씽 달리고 있다. 아직 상용화 되지 않아 안정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연구원들이 직접 시범운행을 하고 있는 단계다.

KIST에 도착해 김형준 연료전지연구센터 연구원을 만날 수 있었다. 그를 따라가자 주차된 차들 사이에 ‘수소연료전지차’라는 로고가 붙어있는 회색차가 눈에 들어왔다. 김 박사의 안내를 받아 시동을 켜자 일반 자동차에서는 들을 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로보트가 기동을 하는 듯한 소리와 비슷했다.

"웅~하는 소리 들리시죠? 이게 바로 수소통이 열리면서 공기를 빨아들이는 소리입니다. 수소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 공기가 필요하거든요. 이 소리는 곧 꺼질겁니다. 소리가 꺼지기 전에 운전하셔도 되니 직접 한 번 해보시죠."

엑셀을 밟자 수소차는 가볍게 달리기 시작했고 달리는 내내 외관·내관이 다른 차들과 별반 차이가 없음을 느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이 차는 고속도로에서도 전혀 문제없이 달릴 수 있다.

수소차를 운전해 KIST가 처음으로 개발한 제 1세대 수소차가 전시돼 있는 곳으로 향했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KIST와 현대자동차가 2000년 첫 선을 보인 수소연료전지 골프카가 유리관 속에 전시돼 있었다.

골프카를 살피니 뒤로 검고 무겁게 생긴 연료전지스택이 보였다.
김 박사는 "수소차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연료전지스택이 필요한데 이 골프카에는 엄청난 크기의 연료전지스택이 들어있다"면서 "이 스택의 크기를 현재는 1/10로 줄이면서도 실용성도 높이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수소차 개발 20년 노하우, 기업에게 이전하다

수소차 시승이 끝나고 구체적으로 KIST가 수소차 개발을 위해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센터내부에 들어가봤다. 센터는 수소연료자동차 핵심 기술을 20년간 연구하며 원천기술을 개발해 기업에게 이전하는 활동을 지속해 왔다.

센터는 크게 ▲고온연료전지 연구팀 ▲저온연료전지 연구팀 ▲수소제조·저장연구팀 ▲미세·나노유체 연구팀으로 나뉘며 주요 연구분야는 고온연료전지와 저온 연료전지, 연료전지용 수소 생산·저장 등이다.

센터는 수소연료전지가 자동차뿐 아니라 비행기, 선박, 건물 등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중·단기적으로 연료전지 상용화의 걸림돌인 연료전지 구성요소의 내구성과 경제성을 극복할 수 있는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하고 확보해 이를 스택과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수소제조, 수소저장 등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창의적 융합기술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

센터 실험실을 열자 기계 한 대에 다양한 선들이 얽혀있다. 그 중 바닥에 깔려있는 작은 모형은 누군가 보물상자를 열어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 기계의 이름은 '로페즈'. 로페즈는 군사용 로봇으로 이라크 전쟁 중인 자이툰 부대에 투입돼 지뢰파괴를 수행했다.

김 박사는 "로페즈의 몸통을 보면 현재 수소차가 어떤식으로 구성됐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페즈의 몸통을 보면 두개의 통이 달려있다. 이것이 바로 수소탱크다. 그 밑에는 검은 플로피디스크같은 모양이 여러개 붙어있는데 이것이 바로 연료전지스택이다.

김형준 박사는 "이차전지만 장착돼 있으면 로페즈는 30분 이상 운전하지 못하지만 수소와 스택을 함께 이용함으로써 3시간 정도 운행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로페즈 위로 모니터와 연결된 단전지가 쉼 없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장치는 자동차가 꼈다 켜졌다하는 시동, 정지기능을 연속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기계로 시동과 정지기능에서 어떤 부분이 망가지는지, 망가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 원인을 살펴보는 실험하는 중이다.

다른 방에서는 연료전지스택 내부에 들어가는 막전극접합체를 만드는 실험이 한창 진행 중이다. 김 박사에 따르면 막전극접합체는 스택 사이사이에 들어가며 접합체 1개를 만드는데 최대 1주일 정도 소요된다.

그는 "막전극접합체는 말 그대로 막과 전극을 만들어 접합시켜야 한다. 전극은 촉매로 이뤄져있는데 촉매는 백금을 사용해 만든다"면서 "하지만 백금은 비싸 이 실험실에서는 촉매 양을 줄이면서도 성능을 높일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앞으로 수소에너지 시대가 올 것이며, 수소 이용 기술인 연료전지기술이 경제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수소로 건설되는 발전소는 현지 설치형 연료전지발전소가 대부분이 되고 가정과 대형건물, 승용차와 버스 등에 연료전지가 사용될 것"이라며 "우리 센터가 수소연료전지에 있어 테크놀로지 리더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