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영웅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처럼 거미줄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최근 마블의 새 히어로 영화 ‘스파이더맨’이 개봉됐습니다. 이 영화에서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에서 영감을 받은 화학물질을 손목에서 분사하여 강력한 거미줄을 발사합니다. 이 거미줄을 건물과 건물에 쏘아대며 이동하기도 하며, 다양한 범죄자들을 제압하거나 심지어 무거운 물건을 가볍게 들어 올립니다. 이런 다양한 기술들을 선보이기 위해선 힘(strength)과 탄성력(elasticity)이 매우 우수해야 합니다. 물론 영화 속 이야기라고 얘기할 수도 있는데요, 과연 가느다란 거미줄이 이렇게 튼튼하고 강력한 힘을 낼 수 있을까요?

<그림 1> 영화 속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은 튼튼한 거미줄을 손목에서 발사하여

빌딩 사이에서 움직이거나 적을 붙잡고 공격합니다.
<출처>1. http://movie-rater.com/


거미는 거미줄을 방적돌기라는 부위에서 생성합니다. 이렇게 생성한 거미줄은 일반적으로 먹이를 잡기위한 집을 짓고, 그물을 짜는데 사용합니다. 거미줄은 가늘고 가볍지만 매우 튼튼하고 잘 늘어나며, 내구성이 강합니다. 거미줄의 탄력성과 내구성을 이용한 물건을 제작하려는 시도가 많이 되었습니다. 거미줄이 실제로 쓰이는 곳은 꽤나 다양합니다. 예를 들어, 인도-태평양의 어부는 튼튼한 거미줄을 이용하여 작은 물고기를 잡기 위한 그물로 사용했습니다. 또한 가느다란 거미줄의 굵기를 이용하여 망원경과 현미경, 소총 등의 십자선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거미줄을 이용하여 광통신에 응용하거나 바이올린의 현으로 이용이 되기도 합니다.

<그림 2> 거미줄을 이용한 십자선과 바이올린의 현. 가느다란 거미줄을 이용하여 십자선을 만들었고,

거미줄을 이용하여 제작한 바이올린은 아주 특이한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출처> (좌)https://www.thestrad.com/ (우)http://www.dehilster.info/

2009년 마다가스카르에서는 황금 원형 거미(Golden Orb Spider)의 실을 이용하여 ‘거미줄 비단’을 제작하였습니다. 11 피트 X 4 피트 크기의 비단을 만들기 위하여 백만 마리 이상의 암컷 거미가 사용되었고 4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합니다. 거미줄 비단은 황금빛을 띠는 아름다운 비단이지만 필요로 하는 거미의 수와 시간이 어마어마합니다. 이런 이유로 인공 거미줄을 만들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림 3> 마다가스카르의 거미줄 비단 사진과 황금원형거미의 거미줄. 황금원형거미 100만 마리의 거미줄을 이용하여

4~5년 동안 거미줄을 모아 실크옷을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출처> (좌)http://www.studiozna.com/ (우)https://www.yatzer.com/

 

거미줄은 실크(Silk)의 일종입니다. 실크는 단백질 섬유를 전반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거미의 방적돌기에서 생성된 실크단백질은 스프링 모양으로 꼬여있습니다. 스피링 각 코일이 주변의 다른 스프링 코일과 결합하고 있는 구조가 거미줄의 높은 강도의 비밀입니다. 분자 단위로 수없이 많은 결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벼운 무게에도 불구하고 보다 튼튼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림 4> 거미줄의 분자구조. 베타 시트라는 붉은 부분과 비정형 단백질인 푸른 부분이 거미줄에 특별한 탄성과 강성을 부여합니다.
<출처> Biophysical Journal, 2011 (100) 1298


위 그림에서 붉은색은 베타 시트(β-sheets)라고 불리는 결정체이고, 푸른색 부분은 단백질 펩타이드(peptide)가 비결정 상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결정 상태 혹은 비결정 상태의 펩타이드만 존재한다면 그 섬유는 유연하지 못하여 부러지거나 힘을 지지하지 못하는 연약한 섬유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분자구조 덕분에 거미줄은 단위면적당 강도가 강철에 비할 정도로 매우 튼튼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에 거미줄 혹은 거미줄의 구조를 이용하여 튼튼하고 질긴 성능을 가지도록 하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에 소개한 마다가스카르의 거미줄 비단과 달리 더욱 손쉽게 거미줄의 성능을 가져오고자 한 연구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거미줄에 대한 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는 거미줄을 생물로부터 추출하게 만드는 연구이며 두 번째는 거미줄의 특이한 물리/화학적 결합구조를 흉내 낸 물질 구조를 가져오는 연구입니다. 두 방법은 각각 생명공학과 생체모방기술(Bio mimicry)이라는 다른 범주에 속하지만 결과적으로 강력한 섬유를 만들겠다는 같은 목표를 향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에는 거미줄을 이루는 아미노산의 구성 분석에 대한 연구가 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1980년대부터는 거미 실크 단백질에 대해 연구가 되었고, 1990년대 이후 대장균(E. coli)을 이용하여 거미 실크 단백질을 합성하려는 연구가 되었습니다. 이후 유전자 이식 기술을 이용하여 염소의 젖 등에서 거미줄을 추출하거나 누에에 거미줄 단백질 성분을 생산하게 만들어 거미줄 생산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개발한 거미줄을 이용하여 방탄복보다 가볍고 성능은 뛰어난 새로운 군복 등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림 5> 유전자 변형 염소의 젖에서 추출한 거미줄로 제작한 방탄섬유. 거미줄의 단백질구조를 염소의 젖에서 추출하였을 때

방탄 성능을 가지는 섬유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자들은 강철에 비해 10배 정도 강력하다고 말합니다.
<출처> https://sallyhanreck.com/


이렇게 다른 생물을 통해 거미줄을 연구하려는 시도 외에 ‘인공거미줄’을 제작하려는 연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고분자(polymer)의 모양을 거미줄과 유사한 나노구조로 제작하거나 판상구조를 가지는 첨가물(그래핀 등)을 거미줄의 베타 시트처럼 넣음으로써 고분자의 강도를 증가시키려는 연구입니다. 국내 연구진에 의해 진행된 연구에서는 나노 탄소 물질을 이용하여 거미줄을 모방한 물질을 제작하였는데요, 거미줄이 젖은 상태에서 공기 중으로 배출되어 굳으면서 특별한 구조를 가진다는 것에 착안하여 wet-spinning 이라는 방식을 도입하였습니다.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의 복합체를 젖은 상태에서 뿜어내는 방식을 통해 섬유를 제작하였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제작한 필름은 다른 방식으로 제작한 섬유에 비해 크게 향상된 물성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검은색의 섬유가 얻어졌지만, 매우 튼튼하고 강력한 섬유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림 6>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으로 제작한 거미줄 같은 섬유. 거미줄의 모습을 모방하여

케블라보다 더 높은 성능을 가지는 섬유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Nature communications, 2012 (3) 650

비록 영화 속 스파이더맨의 모습이 조금 많이 과장되었을지는 몰라도 튼튼한 강도의 거미줄은 현재도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영화처럼 손목에서 섬유를 발사할 수는 없겠지만 가볍고 가는 인공 거미줄을 통해서 무거운 하중을 지탱하는 것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아마 멀지 않은 미래에 거미줄 같은 섬유가 무거운 쇠줄을 대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Posted by KIST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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