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급속 충전,

배터리 성능 저하의 원인 찾았다.  
  - 급속 충·방전 중 수반되는 전극 소재 열화 메커니즘 분석 플랫폼 구축
  - 전기자동차용 차세대 배터리 소재 설계를 위한 발판 마련

 

리튬이온전지(LIB, Lithium-ion battery)는 1990년대 소니(SONY)에 의해 최초로 상용화되어 현재 휴대폰, 노트북의 소형 전원에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s)등의 대용량 전원까지 활용되는 추세다. 특히 최근 들어 전기자동차가 주목받으면서 동력원인 리튬전지의 용량을 키우고 충전시간을 줄이는 것에 높은 관심이 모아졌다. 즉 빠른 충전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전지의 성능(에너지밀도) 저하가 없는 고출력, 장수명의 전지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리튬이온전지의 급속 충·방전 시 전극 소재의 변형, 즉 열화로 인한 전극 내부구조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다양한 범위에서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전지 소재의 열화 분석 플랫폼을 확립하고, 이를 통해 전지 소재의 열화 메커니즘을 규명하여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에너지융합연구단 장원영 박사, 전북분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 공동연구팀은 최근 전기자동차용 고용량 양극(+) 소재의 후보물질로 각광받고 있는 3원계(Ni, Co, Mn) 양극 물질(NCM, LiNixCoyMnzO2) 소재의 충·방전 과정을 투과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을 이용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충·방전 시 리튬이온의 이동속도 변화에 따른 전극소재의 열화 정도 차이를 각각 표면 및 벌크 구조별로 다중 길이 범위(multi length scale)에서 규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림 1> NCM 양극재의 니켈 함량이 각각 40% 및 80% 일때의 완속 및 100배 고속 방전 시 전지 용량 감소 변화 및 고속 방전 시 각 소재별 표면 및 벌크 내부 구조 변화 도식도

리튬이온전지는 충전 과정에서 리튬 이온이 내부의 전해질을 통해서 양극에서 음극으로 이동하게 된다. 리튬이온전지의 충전 속도를 급속으로 하게 되면, 리튬이온이 전극 및 전해질을 거쳐 전달되는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못하여 전지의 용량과 수명이 급격히 감소되는 단점이 있다. 즉, 완속 충전량에 비해 훨씬 적은 용량만 충전할 수 있고, 또한 반복되는 급속 충전으로 리튬이온전지의 수명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점은 전기자동차의 시장 확대에 큰 걸림돌이 되어왔다. 현재까지는 주로 전지의 성능 지표를 높이기 위해 전지 용량과 직결되어 있는 전극 소재의 벌크 구조 분석에 대한 연구가 집중되어 왔다. 하지만 KIST 연구진은 실제로 유기용매 전해액과 맞닿아 있는 전극의 표면에서 전지의 열화나 열 폭주 현상이 시작하는 것에 주목하고, 수년간의 연구를 통해 배터리의 전극 표면을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전자현미경(나노스케일) 기반 전지 소재 열화 분석 플랫폼을 구축했다. 연구진은 다양한 투과전자현미경 분석기법(고 분해능 이미징 기법, 전자에너지 분광 분석법, 전자 회절 분석법 등)을 활용하여 전이 금속 간 함량 차이를 가지는 3원계 양극소재(NCM)에서 급속 충·방전 시 발생하는 열화 메카니즘을 규명하였다. 충전 속도에 따라 전극 물질 표면에서의 내부구조 변형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내부구조 변형의 회복 정도 역시 방전 속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즉, 불완전하게 회복된 전극 물질의 내부 변형이 결국 전지 용량의 감소와 수명 단축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KIST 장원영 박사는 “전지의 안전성이 무엇보다도 강조되는 중대형 이차전지 개발에 있어서 이번 연구가 전극 소재의 설계 인자를 찾아가는 고도 분석 연구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특히 이번 분석 플랫폼을 통해 전기자동차용 차세대 배터리 소재 설계를 위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 지원으로 KIST 기관고유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Physical Chemistry Letters’(IF:9.353, JCR 분야 상위 2.78%)에 11월 8일(수) 온라인 게재되었다.

 

 * (논문명) Structural Evolution of LixNiyMnzCo1-y-zO2 Cathode Materials during High-Rate Charge and Discharge
    - (제1저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황수연 박사 (박사후연구원, 現 BNL 연구원)
    - (교신저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장원영 박사, 김승민 박사

Posted by KIST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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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공학, 뇌과학의 필수 동반자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각광받고 있는 의생명과학의 다양한 학문분야 가운데 뇌과학은 미지의 영역이 가장 많은 분야이다. 뇌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신경세포들이 반복적이고, 복잡하게 얽혀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어 그 기능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구조를 잘 알고 있는 공학적 전기회로 네트워크도 복잡할 경우에는 그것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초고해상도의 현미경으로 관찰하더라도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복잡한 신경세포 간의 네트워크를 알아내고, 나아가 그들 상호 간에 주고받는 신호들과 이로 인해 작동하는 뇌 기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도구를 발명함으로써 최후의 과학적 난제인 뇌의 신비를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다. 근대 뇌과학의 선구자로서 1906년에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라몬 이 카할(Ramon y Cajal)은 은염색법을 이용해 뇌가 독립된 신경세포들로 이뤄져 있음을 밝혀냈으며, 신경세포를 정교한 스케치로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카할의 업적은 노벨상을 공동수상한 카밀로 골지(Camillo Golgi)의 염색법과 근대의 정밀한 현미경의 발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후 전자현미경의 등장으로 신경과학자들은 고해상도로 세포를 관찰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신경세포들을 연결해 주는 물질이 시냅스에서 만들어지는 나노미터 크기의 소포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었다. 또한 전자공학과 컴퓨터의 발달로 뇌가 발생시키는 미약한 뇌파를 인체 외부에서 측정하고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뇌조직을 투명화 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뇌의 3차원적인 연결구조를 환상적인 컴퓨터 그래픽으로 관찰할 수 있어 뇌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뇌과학 분야에서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더 활발한 학문 간 융합이 일어나고 있다.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신경과학 분야의 최대 학회인 SFN(Society for Neuroscience)에서는 신경생물학자 뿐만이 아니라 물리학, 수학, 컴퓨터공학, 심리학, 전자공학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수만 명의 과학자들이 모여 ‘뇌’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열띤 논의를 벌인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위한 도구가 개발되고, 그 도구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서 획기적인 연구성과가 나오는 것이 최근 뇌과학 분야의 추세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오바마 정부가 2014년에 출범시킨 국가차원의 대형 뇌연구 프로그램인 BRAIN(Brain Research through Advancing Innovative Neurotechnologies) Initiative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가 혁신적인 신경기술을 개발하는 것이고, 신경세포를 모니터링하는 기술과 축적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기술개발이 주요 과제로 포함되어 있는 것 또한 신경과학 분야의 발전에 있어 새로운 과학적 분석도구의 개발이 필수불가결한 조건임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6년 수립된 뇌연구 발전전략을 바탕으로 대규모 연구투자 계획이 수립되는 등 뇌연구 분야가 최근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다. 물론 미국, 일본,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 비하면 연구비 규모나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우리나라의 뇌연구 역량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뇌공학 분야를 주요 연구분야 중 하나로 인정한 것은 뇌연구에 있어서 뇌공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처럼 최근 높아진 뇌공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에도 불구하고 국내 뇌공학 연구가 크게 활성화 되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인데, 이것은 국내 공학 분야의 연구비 지원이 기초연구 보다는 응용연구에 치중되어 있어 기초연구인 뇌공학자들이 연구비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국내 뇌공학자들은 선도형 연구보다는 추격형 연구에 비중을 두고 연구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우리 뇌연구가 세계적인 연구그룹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도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알파고 이후 불어온 인공지능 열풍으로 뇌연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뇌공학에 대한 관심도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인공지능이 기존 뇌공학의 범주에서는 생소한 분야이기 때문에 이 같은 관심에 다소 냉소적인 학자들도 있지만, 대중들의 관심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때에 해외의 주류 연구만 쫓지 않고 새로운 생각과 관점으로 새로운 문제에 도전한다면 대한민국 뇌공학만의 독특한 색깔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은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뇌공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갈 ‘퍼스트 펭귄’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KIST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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