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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racle KIST

행복전도사 문희규 박사 "봉사활동? 어렵지 않아요~"


 


아이들에게 푸근한 '옆집 아저씨', 독거 노인에게 '귀여운 손자'

학생시절부터 봉사활동 계속 해와


친구 생일을 위해 선물을 고를 때의 설렘, 그리고 그 선물을 전해 주기 전까지 그 사람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상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지어지는 미소.

그러고 보면 인간은 나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선행을 하면서도 행복바이러스가 만들어지는 모양이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다니는 한 남자도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산타 복장을 하고 복지관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모습을 그리면서 행복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벌써 들리는 듯 했고 그들의 미소가 머릿속에 그려졌다.


낯선 산타의 등장에 아이들이 싫어하면 어떻게 하나 걱정도 됐지만 그의 등장에 아이들은 꺄르르 천사미소를 지으며 반겼다. 추운 겨울날 아이들의 마음에 따뜻한 선물이 하나씩 안겨졌다.

산타 역할을 자청한 사람은 KIST 봉사활동맨으로 꼽히는 문희규 KIST 전자재료연구센터 박사다. 어린아이들에게 푸근한 옆집 아저씨로, 독거노인들에게 귀여운 손자 같은 문 박사를 만나봤다.


'덩치 큰 모습에 아이들 무서워했지만…이제는 푸근한 오빠~'


첫 봉사활동의 기억은 누구나 그러하듯 자발적이기 보다 학교에서 단체로 혹은 몸담고 있는 조직의 주도하에 실시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문희규 박사도 첫 봉사활동을 타인의 손에 이끌려 간 덕분인지 그리 달달한 기억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봉사활동을 처음 가게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시절. 봉사활동을 하기로 약속돼 있던 친구의 몸이 아파 대신 가게된 것이 계기였다.

"친구 대신 장애인복지기관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는데 방청소도하고 어린아이들과 놀아주는 그런 활동을 했죠. 근데 봉사활동을 한 이유가 성적을 위해서였어요. 그때는 모르고 그냥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가 스스로 원해서 하는 봉사활동이 아니었기 때문에 의미가 없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 내가 원해서 자발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은 봉사활동을 하면 행복하고 즐거워요.(웃음)"


하지만 봉사활동은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워낙 덩치가 커서 아이들은 무서워하기 일쑤였고, 자라온 환경이 달라 어떻게 대해야 아이들이 좋아할지도 몰랐다. 또 깍듯하게 대한다고 너무 딱딱하게 어르신들을 모시다보니 거리감을 만드는 것이 아닌가 걱정도 됐다.

하지만 진실 된 사람의 마음은 고스란히 전해지는 법. 이제 그의 큰 덩치는 아이들에게 푸근한 오빠로 인식되는 무기다.

 
"아이와 함께 봉사활동 다니고싶어"


지난해 사랑하는 한 여인을 만나 결혼식을 올린 그는 "서로가 해오던 가치 있는 일을 공유하자는 약속을 했다"며 "최근에는 부인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전부터 아내와 봉사활동을 다니곤 했다. 그 중 한달 동안 안면도의 창기초등학교에 가서 과학프로그램을 만든 일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한다.

"시골에 있는 초등학생들을 위해 생활과학을 1달 동안 가르쳐줬어요. 물로켓의 원리도 알려주고 같이 쏴보기도 했고, 돌의 구조는 어떻게 됐는지도 알려줬어요. 아이들에게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아이가 생기면 봉사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 꿈이다. 문 박사는 "아이가 어릴 때는 시골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고, 좀 더 커서는 복지관에 가서 공동체란 이런 것이라는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공동체에 대한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는 문 박사는 점점 개인주의화 되어가는 사회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사람이란 어울리며 살아가는 공통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얻은 것이 참 많아요. 사람과 어울리며 조화를 이루는 것이 무엇인지 배우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거든요. 또 아이들 덕분에 더 따듯해 질 수 있었어요. 앞으로는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혼자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하지 않으려 해요. '함께'라는 말을 배웠으니까요. 이제는 그들과 함께 느끼겠습니다."


Q. 제일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은 무엇입니까.

A. 지난 1월 달동네에 가서 등유를 배달했던 일과 크리스마스를 맞아 몰래싼타라고 산타복을 입고 갑작스럽게 유아복지시설에 찾아가는 일이 기억에 남아요. '아이들이 처음에 우리를 보면서 경계하며 시큰둥하면 어쩌지'라고 걱정했었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대단했어요. 특히 함께 난타와 춤을 추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이들이 재능이 대단하더라고요. 참 밝아서 봉사활동 내내 기분이 좋았죠. 오히려 우리가 아이들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등유 배달은 독거노인을 돕기 위해 진행된 활동이었어요. 우리 부모님 그리고 할머니와 같은 세대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기억이 많이 나요.

Q. 봉사활동을 하면서 친해진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 있으신가요.

A. 제가 덩치가 커서인지 아이들은 저를 무서워하기도 하더라고요. 반면 푸근하게 느끼는 친구들도 있고요. 저는 연락하는 친구는 없지만 제 와이프는 봉사활동 하면서 알게된 여학생들을 가끔 만나는 듯해요. 얼마 전에도 아이들에게 USB를 주는 겸 개인적으로 만남을 가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Q. 앞으로의 봉사계획이 있으시다면.

A. 교육 쪽을 해보려고 합니다. 공부는 너무 하고 싶은데 형편이 안 되는 친구들에게 수학을 알려주려고 해요. 이 일은 이전에 평택이나 용인 지역에서 해본 적이 있어요. 구청이나 면에 연락해서 이런 일을 하고 싶은데 도움이 될 수없는지 물어서 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희 부부가 같이 동대문구청에 지금 신청해 놓은 상태고 방문했었던 문화센터에도 이야기를 해 놨어요. 기회가 되면 연락을 준다고 했으니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