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iracle KIST

아름다운 청산도, 슬로우 길따라~ 봄의기운 만끽

 

 

[KIST 산악회, 1박 2일 청산도 보적산 산행후기]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 학 연 생 진홍석

 

작년 10월 국내 최고라 일컫는 설악산 단풍 산행 이후로 오랜만에 참가하는 1박2일 정기산행이다. 당일치기 산행 역시 늘 유쾌하고 즐거웠지만, 유독 1박2일 산행 코스는 KIST 산악회장님이신 김종수 박사님과 여러 고문님들 및 산악대장님들이 고심하여 계획하곤 한다, 예전 1박2일로 다녀왔던 전라북도 군산시의 고군산 군도에서의 아름다운 비경과 설악산을 오색 빛으로 곱게 물든 가을 단풍산행의 많은 추억들 때문인지 3월초부터 이번 산행만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려왔다.

 

이번 정기산행에는 설악산 정기산행에 함께했던 영상미디어센터의 로사(Rosa)와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의 리네(Line), 그리고 같은 센터인 이승주연구원이 함께 동행했다. 설악산 이후 한국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있는 이란 출신의 로사(Rosa)를 비롯 덴마크에서 온 리네(Line)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니 외국으로 여행가서 태극기 들고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는 젊은 청년들 마냥 나름 순순한 마음에 애국심이 발동하기도 했다. 출발 며칠 전부터 틈틈이 인터넷으로 여행의 목적지인 청산도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보며 중간중간 두 외국인 친구들이 질문했을 때 머뭇거림 없이 멋지게 설명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아니다, 좀더 솔직히 털어놓자면 리네랑 로사가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대답을 못한다면 이번 정기산행에 자처하고 가이드로 나선 내가 너무 창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것이 더 맞을 듯 싶다.^^

 

 

아시아 최초의 슬로우시티 ‘청산도’의 매력발견 

 

 

본격적인 산행기에 앞서 청산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청산도는 전라남도 완도군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일부로 지정되어 있는 섬으로 KIST로부터 육로로는 463km정도 떨어져있으며, 완도여객선착장에서 하루에 4번 운행하는 페리호를 타고 45분정도 운항해야 하는거리만큼 떨어져있다. 청산도는 영화 찰영지로도 유명한데, 한국을 대표하는 임권택 감독이 이청준작가의 소설 ‘서편제’를 읽고 깊게 감명받아 10여년 동안의 준비작업 끝에 이곳에서 촬영을 했으며, 영화는 1993년 개봉돼 한국영화사상 처음으로 100만 관중이 넘어선 대단히 유명한 작품으로도 알려져있다.

 


또한 아시아 최초로 슬로우 시티로 지정된 곳으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는 ‘치따슬로’라는 슬로우시티의 또 다른 말로 생산성과 속도, 결과만을 강조하며 빠르게 빠르게만 강조하는 현대사회,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서 자연과 환경, 인간이 조화를 이루면서 여유 있고 행복하게 사는 삶을 의미하기도 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도시 정도 될까? 암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놓치고 사는 그 어떤 정신적인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곳이 아닐까 싶은데 이곳 청산도가 세계 슬로시티 연맹 본부 관계자들의 실사를 통한 여러 검증을 거친후 아시아 최초로 지정되었다고 하니 그만큼 완벽한 슬로시티 조건을 가졌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이처럼 잘 알려져있지만 거리상으로 워낙 멀기에 좀처럼 가기 힘든 청산도를 KIST 산행을 통해접할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친다면 개인적으로는 더 경험하기 힘들것을 알기에 더욱 참가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1박 2일~ 보적산 자유산행의 현장~  

 

 

산행 첫날인 9일 저녁 7시, 본관식당에서 간단히 저녁 식사를 마치고 회장님의 인원확인 후에 차량에 탑승했다. 역시나 좋은 산행임을 알아보고 많은 회원들이 참여신청을 했고 45인승 버스 두 대가 동원됐다. 이윽고 각 차량 책임대장님들의 신속한 탑승확인과 함께 하룻밤을 신세지게 될 완도의 어느 숙소를 향해 출발했다. 장장 6시간 가까운 이동 시간은 리네(Line)및 로사(Rosa)와 다양한 주제로 많은 대화를 나누기에 충분했으며 거의 도착할 때쯤에는 차량에 탑승했던 회원들 중 몇몇은 이미 지쳐 깊은 잠에 빠진 분들도 있었다.

 

 

 

하룻밤을 보낼 완도의 숙소에 대략 12시 20분쯤 도착했으며, 각자 배정된 방에서 휴식을 취하며 내일의 완벽한 청산도 산행을 위한 1박을 기약했다 물론 몇몇 그룹은 1박 여행의 묘미인 뒤풀이를 하느라 밤새 술잔을 기울이고 이야기 꽃을 피우며 밤을 지새운 분들도 계셨던 것 같다.

 

 


다음날 아침, 정확하게는 3시간 수면 후 아침식사를 예약한 식당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탑승했다. 남도의 맛깔스러운 나물반찬과 황태해장국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운 후 완도여객터미널로 향했다. 간단한 수속절차 후 페리호에 탑승했고, 45분 동안 다도해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바닷길을 감상할 수 있었다. 이른 아침의 차가운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만끽하며 즐겁게 사진 찍는 시간을 보내는 찰라 어느새 페리호는 도청항에 도착해 있었다.

 

 

 

     

도청항 도착 이후 산행은 각자의 취향에 맞는 자유산행이 권장되었으며, 청산도내에 슬로길이라 부르는 청산도 주민들의 마을간 이동로로 이용되던 아름다운 풍경길이 총 11개 코스로 42.195km에 이른다. 선창장 귀환 시간까지는 7시간이 주어지므로 모두들 서둘러 개개인 혹은 삼삼오오 짝지어 발걸음을 옮겼으며 난 리네(Line)와 로사(Rosa) 그리고 이승주 연구원과 함께 산 정상에서 청산도 전체의 모습을 두 눈에 담기 위해 KIST 회장님과 함께 보적산 산행을 시작했다.

 

 

 

 

 

 김종수 회장님의 산행에 동참한 코스는 도청항을 출발하여 옵리큰재 보적산 말바위를 지나, 당리, 도락리 등을 거쳐서 돌아오는 순서로 소요시간은 4시간 정도 걸리나 보적산 정상에서 섬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매력 때문에 세 명의 아리따운 아가씨들을 격려하며 보적산 산행팀을 뒤따랐다. 산길로 접어들기까지 즐겁게 주변 경치를 관람하며 상쾌한 바람을 맞아가며 신나게 걸음을 옮겼다. 본격적인 산행길은 등산화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정돈 되어있었으며 비교적 매우 완만했기 때문에 여성 및 노약자 심지어는 어린 초등학생도 충분히 오를 수 있었다. 보적산 정상에 도착 후 다같이 모여 각자 준비한 간식을 나눠먹으면서 아름다운 청산도의 모습을 감상했다.

 

  
  

  
 

이후 보적산에서 하산하여 말탄바위 길을 지나 권덕리해변으로 그리고 서편제길을 마지막으로 슬로길을 걸으며 도청항으로 향했다. 보적산에서의 산행도 매우 좋았지만, 슬로길이 지닌 풍경, 길에 사는 사람과 동물, 길에 얽힌 이야기에 대해 얘기 나누며 유쾌하게 걸었던 좋은 여행이었다.

 

 

 

 

돌아오는 배 위에서 KIST산악회 창립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찍은 단체사진을 끝으로 공식일정을 마감했으며, 서울로 향하는 장시간의 복귀버스에서는 1박2일간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낸 별탈 없이 버텨준 심신을 풀기 위해 달콤한 잠을 청했다.

이번 정기산행을 이끌어주신 김종수 회장님과 송귀은 대장님 그리고 장시간 운전해주신 두 분의 버스 기사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몇 달 후 있을 6월의 지리산 정기산행을 다시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