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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 news

"죽느냐 사느냐" 활성산소 세포반응 기전 규명(06.08)

KAIST-생명연 연구진, IT+BT 융합 '시스템생물학' 적용

활성산소 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세포의 운명 밝혀



▲ (왼쪽부터)조광현 KAIST 교수, 이호성 박사과정 연구원, 황채영 박사, 권기선 

생명연 박사. ⓒ 2014 HelloDD.com



'활성산소'는 세포의 성장을 돕지만 세포손상을 일으켜 노화 등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세포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상반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KAIST 연구진이 정보기술(IT)과 생명과학(BT)을 융합한 '시스템생물학(Systems Biology)'을 통해 활성산소 농도에 따라 세포의 운명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원리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조광현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석좌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이호성 박사과정 연구원(제1저자), 황채영 박사(공동 제1저자), 신성영 박사, 권기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교신저자) 등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활성산소는 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생물학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은 농도의 활성산소는 세포 내 필수적인 신호전달 물질로 세포신호전달과 항상성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산화환원신호의 매개체가 된다. 반면 과도한 활성산소는 단백질이나 DNA 등에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해 세포의 주기 정지, 사멸, 괴사를 일으킨다.


이처럼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 관여하는 활성산소는 암이나 당뇨, 심장병 등 각종 질병이나 노화와 같은 많은 생체 현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때문에 활성산소에 대한 세포 반응의 근본 원리를 밝히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MLK3'가 매개하는 양성피드백 회로가 활성산소 농도에 대한 ERK와 JNK 경로간 신호흐름 균형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생사를 가르는 분자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 활성산소 관련 신호전달 네트워크 구축과 이에 대한 수학적 모델.ⓒ 2014 HelloDD.com



MLK3(Mixed Lineage Kinase 3)는 단백질을 인산화시키는 인산화효소로 세포 사멸에 관여한다. 또 ERK(Extracellular signal-regulated kinases)는 세포의 생존 및 증식에 관여하는, JNK(c-Jun N-terminal kinases)는 세포의 스트레스 반응과 사멸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신호전달 분자이다.


연구결과 활성산소 농도가 낮을 때는 세포증식에 관여하는 ERK 단백질이 활성화되는 반면, 활성산소 농도가 높아지면 세포사멸에 관여하는 JNK 단백질이 활성화됐다. 적절한 스트레스 환경에서는 ERK 단백질이 활성화되어 세포가 분열하도록 신호를 보내지만,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JNK 단백질이 활성화되어 분열을 멈추고 세포가 죽도록 유도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조광현 교수는 "IT와 BT의 융합연구인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수수께끼로 남아있던 활성산소에 대한 상반된 세포반응의 원리를 규명했다"며 "앞으로 활성산소로 인한 노화나 암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자매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Science Signaling)'지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