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형 박사팀, 배터리 열화 문제 해결할 새로운 양극 소재 개발

장원영 박사팀, 다양한 환경에서 분석 가능한 플랫폼 개발

"설계부터 분석까지, 배터리 연구 A to Z"



BMW 독일 뮌헨 본사가 '전기차 배터리' 모양으로 변신했다.


올해 목표였던 '글로벌 전기자동차 판매량 10만대' 목표를 달성한 기념으로 99m 높이의 조명상징물이 설치된 것. 건물 유리창과 벽면에는 'THE FUTURE IS ELECTRIC'라고 적혀있다. 차세대 전기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BMW뿐만이 아니다. 도요타,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이미 전기자동차 시대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 중이다. 여기에 독일, 영국, 인도, 중국 등 주요 국가들도 내연기관차 연비규제, 신에너지 정책 등을 도입하며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다양한 모델과 디자인의 제품이 생산되고 충전소와 같은 인프라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배터리 기술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이전까지의 연구가 배터리 효율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제는 안전성, 생산성, 비용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의 배터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전기자동차 청사진에 맞춰 KIST 녹색도시기술연구소 에너지융합연구단 내에서도 찰떡호흡을 보이는 연구자들이 있다. 바로 오시형 박사, 장원영 박사 팀이다. 오시형 박사팀은 초고속 충·방전이 가능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신소재를, 장원영 박사팀은 급속 충전과 성능 저하의 원인을 각각 찾아내며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한계를 극복할 Breakthrough



현재는 다양한 물질이 전기자동차 배터리 주요 소재로 연구되고 있지만, 주축은 리튬이온(청산계)을 이용한 이차전지다. 하지만 리튬이온전지의 경우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와 충전속도라는 측면에서 한계를 보이며 새로운 소재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오시형 박사는 이차전지 기술로 전기자동차 보급화뿐 아니라 온실가스와 자원고갈 등 전세계적 이슈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오시형 박사가 주력하고 있는 '리튬망간 전이금속 산화물(LMR, Lithium- and Manganese-Rich nickel-cobalt-manganese oxide)'도 그 중 하나다. LMR은 에너지밀도가 높고 안전해 차세대 양극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LMR은 충·방전 시 표면에서 열화가 일어나며 결정구조가 불안정해지는 문제를 가지고 있어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오 박사는 최장욱 서울대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바로 이 문제점을 잡아줄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양극재 표면에 형성되는 수 나노미터 크기의 ‘지르코늄 함유 혼합전이금속 산화층'이 그 주인공이다.


오 박사는 "합성과 동시에 LMR 활물질 표면에 1~2 나노미터 코팅층이 형성되며, 공정과정도 쉽고 간편하다"며 "코팅층이 열화를 억제해주고, 코팅층을 이루는 지르코늄 혼합산화물은 이온전도도가 높기에 자연스레 충·방전 효율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수 나노미터 지르코늄 함유 혼합전이금속 산화층’을 가진 LMR 입자의 (a) 충전 전, (b) 1회 충전 후, (c) 20회 충·방전 후 에너지 분산 X-선 분광 (STEM-EDS) 분석 결과.


실제 산화층이 형성된 양극재는 2분 이내에 고속 충·방전을 300회 이상 실시해도 초기 특성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 박사가 연구당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소재디자인'이다. 그는 "효율과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활물질 디자인은 공정단계에서 비용 상승을 야기한다."며 "이를 '열역학적으로 한 번에 해결할 수 없을까?'하는 생각에서 연구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양산가능성' 역시 중요하다. 소재가 실제로 산업계로 이어지기 위해선 생산과정이 중요한데, 이는 이론과 달리 직접 생산을 통해 비용과 시간, 성능을 테스트해야 한다. 그는 이 과정에서 실질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설계 예측 및 분석 전문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박사는 "전기자동차가 시중에 나오고 있지만 아직 가격이 비싸 부자들만 타는 차라는 인식이 있다"며 "배터리 효율은 높이고 비용은 낮춤으로써 전기자동차 대중화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배터리 문제의 원인을 찾아라···분석연구 必



최근 휴대폰 배터리의 폭발로 인한 부상자가 발생하면서 크게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전기자동차의 배터리가 폭발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결과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제는 단순 성능뿐 아니라 종합적인 배터리 설계와 분석이 필요한 상황, 장원영 박사가 배터리 분석 플랫폼 구축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유다.


장원영 박사는 배터리 연구에 있어 더 이상 성능만 쫓는 것이 아닌 종합적인 기술개발로의 패러다임 변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장원영 박사팀은 전북분원 탄소융합소재연구센터 김승민 박사팀과 함께 최근 전기자동차용 고용량 양극 소재 후보물질로 주목받는 3원계(Ni, Co, Mn) 양극 물질(NCM, LiNixCoyMnzO2) 소재의 충·방전 과정을 분석했다. 


리튬이온전지를 급속 충전할 시, 리튬이온이 전극과 전해질을 거쳐 전달되는 속도가 빠르지 않아 용량과 수명이 급격하게 감소된다. 즉, 일반적인 속도로 충전할 때보다 적은 용량이 충전되는 것이고, 충전을 하면 할수록 수명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게 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점을 분석하기 위해 투과전자현미경(TEM)을 이용해 리튬이온 이동속도별 전극소재의 열화 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충전속도에 따라 전극 물질 표면의 내부구조가 각각 다르게 변형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장 박사는 "동일한 연구환경이더라도 전극 표면을 이루는 물질의 분자 구조, 결정 구조에 따라 결과가 제각각이다"라며 "이를 정량화할 수 있는 방법론이 갖춰진다면 리튬이온전지가 갖는 근본적인 한계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배터리 연구는 성능 향상이 우선이었고, 벌크 구조 분석이 대부분이었다"라며 "근본적인 열화 발생 원인 규명과 함께 이를 다양한 환경에서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연구가 대두되는 원인으론 배터리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들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 이슈로 인해 사람들에게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이 자리 잡은 것이다. 


장 박사는 "이제는 효율만 높은 배터리가 아니라, '안전하고 성능 좋은 배터리'가 요구되기 시작했다"라며 "기초설계부터 성능향상, 분석플랫폼으로 이어지는 연구체계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NCM 양극재의 니켈 함량이 각각 40% 및 80% 일때의 완속 및 100배 고속 방전 시 전지 용량 감소 변화 및 고속 방전 시 각 소재별 표면 및 벌크 내부 구조 변화 도식도


전기자동차 시대가 다가오는 속도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오 박사와 장 박사, 그렇다면 이들이 바라보는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연구 전망은 어떨까?


장 박사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과 국가들이 전기자동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으며, 시장규모는 자연스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연구가 휴대폰 위주의 소형 배터리에 국한되어 있었다면, 이제는 전기자동차와 같은 곳에 사용되는 대형 배터리 연구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박사는 "꼭 전기자동차가 아니더라도 환경 문제나 에너지 고갈 문제 등으로 배터리 분야 연구는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다만 현재 리튬이온전지는 그 한계점이 명확하기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자동차가 대중적으로 보급되는 시기에 대해선 2020~2025년 사이로 의견이 모아졌다. 오 박사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계획과 주요 국가들의 정책이 순차적으로 실행된다면 2025년엔 세 대 중 한 대가 전기자동차가 아닐까 조심스레 예견한다(웃음)"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미래 자동차로 꼽히는 '수소자동차'에 대해선 용도에 따른 구분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 박사는 "전기자동차는 주로 단거리 주행이나 소형 자동차에 사용되고 장거리 주행이 필요하거나 큰힘을 내야하는 대형 자동차의 경우 수소자동차가 현재로썬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오시형 박사와 장원영 박사는 입을 모아 융합형 연구가 필수임을 강조했다. 오 박사는 "소재 기술 연구만 한다고 해서 배터리가 좋아지진 않는다. 이를 제대로 검증해줄 분석과학자들이 있어야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며 전체적 퀄리티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장 박사 역시 "단순 배터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설계부터 공정, 분석까지 많은 연구자들의 협업이 요구된다. KIST는 종합연구기관으로서 연구 인력과 연구시설, 장비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기에 융합연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Posted by KIST PR

댓글을 달아 주세요